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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닝 인터뷰]2009 어메이징 코리안 테이블 한식, 세계를 유혹하다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에서는 국내외 요리 거장들이 특별히 마련한 한식을 경험할 수 있는 식도락 축제, 어메이징 코리안 테이블 Amazing Korean Table이 열렸다. ‘미식 도시 서울’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키워드를 찾고자 열린 이번 축제의 백미는 세계적인 스타 셰프 4인의 방한과 그들이 만든 한식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였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한식의 세계화’라는 화두가 뜨거웠다. 민관 합동의 ‘한식 세계화 추진단’이 출범되었고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명예위원장으로 나섰다. 그 뒤를 이어 국내외에서 한식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 체험 행사 등 다양한 노력이 이어졌고, 성과가 발표되었다. 2009년이 한식을 재조명하며 한식 세계화의 초석을 다진 해였다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한식’이 외국 관광객 앞에서 실전을 치르며 ‘세계화’의 완성을 이룰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식 도시 서울을 전 세계에 알리다 현재도 비빔밥, 쌈밥 등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으로 제공하면서 외국인 탑승객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고, 불고기와 김치, 비빔밥, 삼계탕 등 한식 단품 요리가 널리 알려지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에서 막걸리 수요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아직 한식을 잘 모르거나 맛보지 못한 외국인이 대다수이기에 농림수산식품부와 서울특별시, 서울관광마케팅, 농수산물유통공사가 힘을 모아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그 축제의 이름이 바로 ‘어메이징 코리안 테이블’이다.
총 5일간 이어진 어메이징 코리안 테이블은 숙명여대에서 개최된 ‘한식 슬로푸드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열었다. 미각의 즐거움을 느끼며 전통 음식을 보존하는 슬로푸드 운동의 취지에 부합되는 한식, 그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진행한 심포지엄은 숙명여대 한영실 총장의 기조연설로 시작해 일본 슬로푸드 전국연합회의 국제협력국장인 이시다 마사요시 씨와 농심식품문화연구원 이종미 원장의 발표로 이어졌다.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푸드 저널리스트 안드레아 페트리니 씨와 <워싱턴 타임스>의 앤드루 샐먼 씨가 해외 초청 패널로 참석해 그 열기를 더했다.
첫날 저녁에는 ‘한국의 집’에서 공식 초청된 해외 셰프를 비롯해 이탈리아,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지에서 온 기자들과 국내외 음식 관련 오피니언 리더 1백 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 만찬이 열렸다. 만찬은 농림수산식품부 하양제 제2차관의 환영사, 서울관광마케팅 구삼열 대표이사의 축사에 이어 셰프 대표로 피에르 가니에르 씨가 건배를 제의하며 시작됐다. 만찬 메뉴는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의 자문으로 준비한 조선시대 궁중 요리를 코스로 제공해 단품 메뉴가 아닌 고급 코스 요리로서의 한식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다음 날부터는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과 해외 스타 셰프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월드 마스터 코리안 클래스’, 세계 유명 셰프가 한식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월드 마스터 코리안 테이블’과 국내의 대표적인 한식당 10여 곳의 셰프들이 ‘한식의 세계화’에 맞춰 고안한 요리를 선보이는 ‘어메이징 코리안 테이블 마스터 셰프’ 등의 행사가 이어졌다. 부대 행사로는 ‘젊은 요리사 한식 경연 대회’와 인사동 거리에서 일반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한 ‘서울 거리 뷔페’ 등을 진행했다.


궁중음식연구원 한복려 원장의 음식부터 세계적인 스타 셰프의 요리까지. 어메이징 코리안 테이블은 우리 음식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 유명 세프가 이야기하는 한식의 현주소를 알 수 있었던 자리였다.


서울에서 세계의 별들을 맛보다
세계적인 스타 셰프가 만든, 한식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의 맛과 식사 분위기는 어땠을까? 초청된 스타 셰프 네 명의 요리를 모두 맛본, 영화감독이며 유명한 미식가이자 <세계의 별들을 맛보다>라는 책을 펴낸 안휴 씨에게 그 소감을 물었다.
“피에르 가니에르는 한 가지 요리를 먹으면서 세 가지 또는 그 이상의 다양한 맛을 느끼게 합니다. 롯데 호텔에 있는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은 평소에도 한식 재료를 많이 쓰는 편인데, 이번 어메이징 코리안 테이블 기간에는 좀 더 강도 높은 시도를 보여줘 디너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갈채를 받았습니다. 특히 누룽지와 안동소주를 넣어 만든 디저트는 입에 넣는 순간 감동이 밀려올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마시모 보투라 셰프는 제가 만난 셰프 중 가장 서정적인 분입니다. 요리 이름을 짓는 것부터 재료의 선택과 맛을 내기까지 그는 그만의 이야기로 요리를 표현합니다. 이번 디너에서는 이탈리아 전통 파스타에 된장을 매치했습니다. 된장과 콩 수프의 절묘한 조합을 보고 무릎을 탁 쳤지요. 된장과 콩 수프는 정말 잘 어울릴 수 있는데도 아직 시도한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는 확실히 천재적인 셰프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코리 리 셰프는 오래전 뉴욕에서 그의 스승인 토머스 켈러를 통해 만나 그의 음식 맛을 보고 반했던 셰프입니다. 디너 아뮈즈 뷔슈로나온 토마토 오이를 분자요리화해서 계란 노른자 모양처럼 젤리화했던 ‘토마토와 오이를 곁들인 맑은 해초 국물’이 인상 깊었습니다. 오이 냉채에서 영감을 받은 모양입니다. 루크 데일 로버츠는 이번에 초청된 셰프 중 한식 재료를 가장 과감하게 쓴 셰프입니다. 갯벌에서 자란다는 세발나물과 된장 드레싱, 당근 에멀션, 미숫가루로 만든 크렘블레, 분자요리인 에스푸마로 만든 소주 칵테일을 선보이는 등 한식 식재료에 대한 포용감이 대단하더군요. 그의 넓은 스펙트럼이 요리에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요리는 마시마 보투라 셰프가 디너에 선보인 ‘모르타델라 샌드위치의 추억’이라는 이름의 아뮈즈 뷔슈입니다. 모르타델라는 세계전쟁 전후 가난했던 이탈리아 사람들이 끼니를 때우던 햄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 햄을 추억한 것이죠. 오랜만에 절 감동시킨 음식이었습니다.”


네 명의 스타 셰프가 보내는 한식 예찬 이번 축제를 위해 모인 네 명의 셰프는 초청받은 외신 기자들이 ‘정말 네 명이 다 오냐’는 질문을 거듭할 정도로 이름난 거물들이다. 그래서 직접 만나 물었다. “세계적인 스타 셰프로서 한식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피에르 가니에르 Pierre Gagnaire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셋을 받은 레스토랑 오너 셰프. 요리계의 피카소라 불리며 프랑스 요리의 지존으로 꼽힌다. 죽기 전에 꼭 맛봐야 할 음식으로 칭송받는 그의 요리는 1년 전 소공동 롯데 호텔에 오픈한 ‘피에르 가니에르 서울’에서도 맛볼 수 있다. <행복>에서는 2008년 11월호 178쪽에 단독 인터뷰로 소개한 바 있다.
지난 1년간 한국 식재료도 많이 보고 한식도 많이먹어봤을 텐데 무엇을 느꼈나? 한식은 조화로운 음식이다. 김치를 보면 알 수 있다. 채소의 신선함과 발효 음식의 깊은 맛, 맵고 청량한 맛이 잘 어우러져 있다. 아쉬운 점은 없었나? 다양한 식감 개발이 필요하다. 좀 더 바삭하고 아삭한 음식이 있으면 좋겠다. 최근 누룽지를 먹어보고 ‘이거다’ 싶었다. 이번에 선보이는 요리에 응용해봤는데 썩 괜찮았다. 한식의 세계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셰프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맛과 함께 시각적인 측면도 고려하는 예술성, 재료의 크기와 음식을 내는 온도 같은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쓸 때 비로소 미식이 완성된다.
- 월드 마스터 쿠킹 클래스에서 피에르 가니에르는 거위 간인 푸아그라에 김칫국물과 막걸리를 넣은 무스를 활용해 다양한 요리를 선보였다. ‘원칙만 지킨 요리는 좀 지루하다. 변화가 중요하다’라는 설명과 함께 순식간에 완성한 일곱 개의 접시에는 ‘요리계의 피카소’라는 닉네임에 어울리는 ‘그림 같은’ 음식이 담겨 있었다.

코리 리 Corey Lee
일곱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재미 동포 셰프이기에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17세에 뉴욕의 ‘블루 리본 스시’에서 근무하며 셰프의 꿈을 키웠고 20세부터 영국과 프랑스의 일류 레스토랑을 누비며 경력을 쌓았다. 그의 나이 스물넷이 되던 2001년에 미국에서 ‘마에스트로’ 셰프로 불리는 토머스 켈러에게 ‘기술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환상적인 요리를 선보인다’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뉴욕에서 ‘요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재단으로부터 ‘떠오르는 스타 요리사’로 선정되며 유명해졌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셋을 받은 미국의 레스토랑 ‘프렌치 런드리’의 수석 셰프로 일했으며, 현재는 내년 5월 샌프란시스코에 ‘베누 Benu’라는 본인의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당신이 만드는 음식의 국적은 어디인가? 굳이 따지자면 프랑스지만 정통 프랑스 요리만 고수하지 않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한다. 그리고 주변의 전문가들에게 배우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부부터 예술가와 과학자까지 내 요리에 영감과 도움, 조언을 주는 사람은 국적과 직업이 다양하다. 이번 미션이 비교적 수월했겠다. 그렇다. 어렸을 때부터 한식을 많이 먹었고 요즘도 자주 즐기니까. 외할머니가 미국에 오시면 만들어주시던 도토리묵을 기억한다. 이번에도 그 도토리묵을 이용한 요리를 준비했다. 한국에 자주 오나? 즐겨 먹는 한식은? 1~2년에 한 번씩 왔었는데, 내년에 오픈할 레스토랑의 투자자를 만나러 요즘은 자주 온다. 한식은 보쌈과 갈비를 즐겨 먹는다. 이제 시작하는 후배 요리사에게 조언을 한다면? 요리사는 정말 좋은 직업이다. 내가 만든 음식이 고객의 건강에 도움을 주고, 행복한 기분을 갖게 한다. 늘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예술가라는 자부심도 크다. 하지만 늙어서까지 물과 불을 다루고 칼질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신체적으로 고된 일이 하고 싶지 않다면 다른 직업을 찾는 것이 좋겠다.
- 그는 이번 행사의 디너에서 송로버섯을 곁들인 호박쌀죽과 고추장을 곁들인 삶은 돼지고기 등을 선보였다. 네 명의 셰프 중 가장 어리지만 겸손한 태도와 성숙한 음식 솜씨에 반한 사람이 꽤 많았다는 후문이다.

루크 데일 로버츠 Luke Dail Roberts
영국인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009년 영국의 <레스토랑>지에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38위에 오른 ‘라 코롬베’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한다. 아시아 요리와 컨템포러리 프렌치 요리를 믹스해 새로운 퓨전 요리를 만드는 셰프로 유명하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셰프 중 한국 식재료를 가장 다양하게 사용했다. 본래 아시아와 프랑스 요리를 접목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즐거움이 꽤 컸다. 한우와 자연 송이는 물론이고 깻잎, 전복, 거미게 등 훌륭한 식재료가 많아 놀랐다. 된장이나 고추장 등 고유의 한식 소스도 훌륭했다. 이번에 개발한 메뉴를 내 레스토랑의 메뉴로 꼭 활용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도를 했나? 깻잎으로 페스토를 만들었더니 맛이 매우 좋았다. 된장과 고추장으로는 드레싱과 양념장을 만들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내 눈과 마음이 많이 열린 것 같다. 새로운 식재료를 만나는 건 셰프로서 무조건 반가운 일이다. 이번에 함께 온 우리 직원들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 여기며 굉장히 만족해한다. 스타급 셰프는 남성이 많다. 요리를 남성의 직업이라고 생각하나? 내 레스토랑에도 남성 요리사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여성의 손길이 더 섬세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녀 공동으로 요리를 한다면 아주 성공적인, 그리고 유명한 레스토랑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식의 세계화 전망을 어떻게 보나? 솔직히 동남아시아나 일본, 중국 음식에 비해 한식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가능성이 얼마든지 크다는 의미다. 이렇게 좋은 재료와 식문화를 가졌으니 반드시 멋지게 진화할 것이라 믿는다.
- 한 외신 기자는 그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가장 유명한, 그곳에서조차 만나기 어려운 셰프라고 말했다. 그는 미숫가루, 깻잎, 소주, 된장 등 한식 식재료를 폭넓게 활용한 요리를 선보여 이번 행사 취지에 가장 걸맞은 요리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시모 보투라 Massimo Bottura
초청된 셰프 중 유일하게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 지역에서 ‘오스테리아 프란세스카나’라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그는 실험적인 요리를 많이 시도해 요리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린다. 그의 레스토랑은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점 2개를 받은 데 이어 올해 이탈리아의 권위 있는 미식 잡지 <레스프레소 L’espresso>에서 2009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다.
한국 음식이나 한국 식재료도 처음 경험했나? 그렇다. 전혀 몰랐었다. 그런데 재료를 받고 반갑더라. 마늘을 많이 쓰는 점이 이탈리아와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 또 이탈리아에서는 발사믹 비니거나 안초비, 치즈 등 몇 가지 발효 음식을 먹는데 한국은 발효 음식이 다양한 점 또한 흥미로웠다. 기자 간담회에서 자기소개를 ‘미친놈 또는 파괴자’라 했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나?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른다. 나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다. 유년기, 밖에서 실컷 뛰어놀다 들어와서 먹는 음식은 무얼 먹어도 맛있지 않나. 내 고객에게 그런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 그 정도로 맛있고, 그처럼 즐거운 기분을 선사하는 음식. 그래서인가? 이번에 선보이는 메인 요리의 이름이 ‘가짜 바비큐’다. 하하. 왠지 궁금하지 않나? 나는 요리 이름 짓는 것을 즐긴다. 한우는 세계 어디서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재료다. 첫날 만찬에서 맛본 갈비찜도 맛있었고, 어젯밤 함께 온 직원들과 대학가 근처의 고깃집에서 바비큐(갈비구이)를 먹었는데 그 또한 너무 맛있더라. 한국의 바비큐와 한우는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이번에 선보이는 ‘횡성한우 가짜 바비큐’는 숯 향과 고기의 질감, 영양이 모두 살아 있는 요리다. 고기는 탄 것을 먹으면 건강에 나쁘지만 채소는 크게 무리가 없다. 각종 허브와 채소를 270℃ 오븐에서 40분간 구우면 모두 타버린다. 이걸 모아서 빻아 파우더를 만든 다음 올리브유에 재워두었다가 생고기 겉면에 바르고 진공 상태로 62℃의 물에 오랜 시간 중탕하면 고기의 육즙과 질감은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 단백질과 피는 응고되지 않은, 숯 향이 고스란히 배어 바비큐와 비슷한 풍미를 내는 바비큐 아닌 바비큐가 완성된다. 한우 외에 또 어떤 식재료가 매력적인가? 된장 향이 마음에 들어 몇 가지 요리에 사용했다. 인삼도 바싹 구워 리소토 위에 올리면 맛이 꽤 잘 어울린다.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조언한다면? 피에르 가니에르가 레스토랑을 연 것만으로도 서울은 미식의 도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피에르 가니에르 같은 거장이 한국의 셰프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것이다.
- 기자 간담회에서 마시모 보투라 씨는 “이번에 한식을 처음 접했지만 이탈리아에서 한식 식재료를 전달받았을 때부터 이 재료를 통해 한국의 영혼까지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 나라의 전통적인 소스에는 그것을 먹는 국민의 식문화와 영혼이 담겨 있다고 확신하는 말투였다.

서울관광마케팅 구삼열 대표 인터뷰
축제 기간 동안 모든 행사장을 직접 발로 뛰며 체크했고, 외신 기자들이 부탁했을 땐 새벽 수산시장 가이드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보인 서울관광마케팅 구삼열 대표에게 이 행사의 성과를 물었다.
네 명의 스타급 셰프를 초청한 행사, 어땠나? 그들이 한식 식재료를 사용해 만든 요리를 맛보는 일은 감격스러운 경험이었다. 김치부터 한우까지, 우리 음식과 식자재에 대해 모두 크게 칭찬했다. 최고에게 최고라는 찬사와 인정을 받은 자리였던 셈이다. 교훈 또는 성과가 있다면? 세계화하려면 우선 세계를 알아야 한다는 단순 명료한 진리다. 한식을 외국인들의 취향에 맞게 임의로 변형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의 식탁에 뚫고 들어갈 수 있도록 틈새를 찾고 궁합을 맞추는 노력은 꼭 필요한 일이다. 이런 성과가 모이면 머지않아 일본의 기코만 간장이나 멕시코의 타바스코 소스처럼 우리 양념과 식자재 역시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음식이 될 것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외신 기자들과 새벽 6시에 노량진 수산시장에 다녀왔다. 피에르 가니에르의 멍게 요리에 매료된 한 기자가 신선한 멍게를 맛보고 싶다고 해 함께 가서 맛봤다. 즉석에서 썰어준 멍게 회를 입에 넣고는 “바다 전체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며 멍게뿐 아니라 우리가 즐겨 먹는 모든 음식이 이른바 ‘미식가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와 자신감이 생겼다.


이화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