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본문 바로가기
아는 만큼 맛있다! 내 손으로 맛있게 담그는 김장 김치 5
주부에게 겨울 채비의 정점은 바로 김장이다. 김치를 사 먹는 가정이 제아무리 늘었다 한들 김장은 여전히 고된 연중행사이면서 동시에 유쾌한 이벤트다.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61%가 올겨울 김치를 집에서 담가 먹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장이 어디 의욕만으로 되는 일인가? <행복>은 내 손으로 김장하기가 막막한 초보 주부들과 김치 담그는 데 자신 없는 이들을 위해 김치 고수들에게 그 노하우를 물었다. 재료 준비부터 절이기, 양념해서 김치통에 담는 방법까지, 그들의 매뉴얼과 자세한 설명을 따라 도전해보라. 잘 담근 김장 김치만 있으면 일 년 밥상이 행복해질 테니.

1 무 끝이 둥글게 생긴 총각무
2 태양초의 씨를 제거하고 빻은 고춧가루
3 김치에 천연 단맛을 더하는 과일
4 전남 신안의 토판염
5 보쌈김치의 소로 넣는 햇밤
6 섬유질이 적고 연한 생강
7 크기와 모양이 균일한 마늘
8 매운 맛이 적고 씹는 맛이 좋은 무
9 보쌈김치용 산 낙지
10 쪽파와 함께 각종 김치에 빠지지 않는 매콤한 갓
11 2.5kg 정도로 너무 크지 않고 통이 단단한 배추
12 통영산 멸치액젓
13 살지고 깨끗한 거제산 굴
14 보쌈김치와 동치미에 쓰이는 대추
15 깨끗이 닦아 씨와 꼭지를 제거한 마른 고추
16 배추 김치 사이사이에 넣어 익히면 시원한 맛을 더하는 생태
17 토굴에서 저온 숙성한 온양의 육젓
18 대파보다 깔끔한 매운맛을 내는 쪽파
19 배추김치 속이나 보쌈김치, 깍두기에 향을 더하는 미나리


한식 연구가 박종숙 씨에게 배우는
통김치

배추를 통째로 쪼개어 무채 양념을 넣어 담근 포기김치는 대표적인 김장 김치. 통김치를 맛있게 담그려면 우선 어떤 배추를 선택하느냐가 중요하다. 또 김치 맛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과정은 바로 배추 절이기. 오랫동안 김치 특강을 해온 박종숙 씨는 “초보자라면 배추와 물과 소금의 양을 무게 비율로 맞추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배추가 10kg일 때 물 10L, 소금 1kg이라고 기억하라”고 조언한다. 요즘 마트나 시장 어디를 가도 저울은 쉽게 만날 수 있으니, 배추 한 포기 무게만 재보면 열 포기 무게도 대략 가늠할 수 있다. 박종숙 표 배추김치는 생태나 코다리를 넣고 북어 머리 육수를 부어 숙성시킨 경기도식이다. 짜지 않고 시원하며 국물이 많아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스타일링 이윤혜



배추 절이기
재료 배추 5포기(2~2.5kg짜리, 총 12kg), 물 12L, 천일염 1.2kg
* 12kg의 배추를 절이면 약 8kg이 된다. 절임 배추를 구입할 때 참고할 것.
만들기
1
너무 크지 않은 중간 크기로, 보기에 싱싱하고 속이 꽉 차지 않은 것, 되도록 푸른 잎이 건강하게 붙어 있는 것으로 고른다. 배추의 길이가 폭의 두 배 이상 되지 않는 것이 좋다.
2 분량의 물에 소금의 반을 잘 풀어놓는다(배추의 총 무게와 절임물의 양은 같다).
3 배추의 겉잎을 다듬은 뒤 밑동 부분의 1/3 정도까지 칼집을 내어 양손으로 쪼갠 뒤 소금물에 10분 정도 담근다.(사진 1)
4 숨이 약간 죽은 배추를 건져 줄기 윗부분에 남은 소금을 두세 켜 나누어 넣고 자른 면이 위로 향하게 해서 깊은 통에 차곡차곡 담는다. 남은 절임물을 붓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놓는다. 배추가 절임물에 완전히 잠기면 중간에 뒤집지 않아도 돼 한결 수월하다.(사진 2)
5 하루 지난 후 잘 절여진 배추를 짠물이 남아 있지 않도록 서너 번 깨끗이 흔들어 씻어 건진다. 6 채반에 차곡차곡 겹쳐 담은 후(자른 면이 아래를 향하도록) 경사지게 고여 세 시간 정도 물기를 뺀다.(사진 3)

무채 소 만들기
재료 무 1.2kg, 쪽파・갓 200g씩, 마른 고추 100g, 맑은 액젓・무즙・배즙・양파즙 1컵씩, 매실청 5큰술, 밥・온수 100g씩, 잣 1컵, 고운 고춧가루 1/4컵, 굵은 고춧가루 2/3컵, 새우젓 간 것 1/4컵, 다진 마늘 90g, 생강 간 것 30g
만들기
1
마른 고추는 꼭지와 씨를 털어내고 잘 씻어 자루에 넣고 물에 담가 서너 시간 불린다.(사진 4)
2 ①의 물기를 뺀 후 액젓, 무즙, 배즙, 양파즙, 매실청과 함께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사진 5)
3 밥은 뜨겁게 데워 동량의 뜨거운 물과 함께 믹서에 곱게 간다.
4 무는 잘 다듬어 씻어 2mm 굵기로 채 썬다.
5 쪽파와 갓은 잘 다듬어 씻어 4cm 길이로 썬다.
6 잣은 고깔을 떼어낸 후 반은 다지고 반은 통으로 준비한다.
7 무채에 쪽파와 갓을 넣고 ②의 양념과 나머지 모든 재료를 합하여 고루 버무린다.(사진 6)

소 넣기와 국물 부어 익히기
재료 절인 배추 8kg, 무채 소
생태 손질한 생태(혹은 코다리) 400g, 소금・고춧가루 1/2큰술씩, 매실청 1큰술
섞박지 무 2kg(배추의 20% 정도), 굵은 고춧가루 1큰술, 소금 40g, 매실청 2큰술
국물 북어 머리 육수 2컵, 새우젓 1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1
절여서 물기 뺀 배추의 밑동 부분을 반 갈라 1/4 등분한 후 딱딱한 부분을 칼로 잘 도려낸다.(사진 7)
2 배추의 잎 부분을 잘 잡고 두세 켜에 한 번씩 줄기 윗부분에 소를 넣은 뒤 배추를 반으로 접어 겉잎으로 잘 감싼다.(사진 8)
3 속이 깊은 김치통에 4/5 정도 차곡차곡 담는다. 중간 중간에 양념에 버무린 생태, 섞박지를 섞어가며 함께 담는다.
4 양념 그릇에 우거지 떨어진 것을 잘 버무려 양념을 닦은 후 김치 위에 덮고 꼭꼭 누른 뒤 다시 비닐을 덮어 공기를 차단한다.(사진 9)
5 서늘한 곳에 하루나 이틀 정도 두었다 북어 머리 육수에 새우젓과 소금으로 간한 국물을 살그머니 부어 김치냉장고에 넣어 익힌다.

김장 초보가 김장 고수에게 묻다
Q
배추 소 만드는 무채의 양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A 너무 많으면 지저분하고, 너무 적어도 시원한 맛이 없어요. 대략 배추 무게의 10% 정도를 무채 양으로 잡으면 적당합니다.
Q 김치통에서 김치를 한 포기씩 꺼내 먹는데, 처음 것과 나중 것의 맛이 많이 달라요.
A 김치통에서 한 포기씩 꺼내 먹으면 공기와 접촉하는 횟수가 늘어나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떨어지지요. 김치냉장고에서 김치 한 통을 꺼내 헐면 몇 쪽씩 작은 용기에 옮겨 담아 일반 냉장고에 보관하며 드세요. 그러면 일정한 맛을 유지할 수 있답니다.

박종숙 씨에게 배우는
총각김치&동치미

김장 김치의 별미는 바로 알싸하게 익은 무김치가 아닐까? 매운 느낌이 일반 무보다 훨씬 강한 총각무는 한국의 토양에서만 재배되는 토속 무다.
총각김치는 치렁치렁한 무청을 떼지 않고 담가 다른 김치보다 식이 섬유가 풍부하고 비타민 함량이 특히 높다. 한입에 아삭아삭하게 씹히며 콧등이 찡해지게 매운 무 맛이 일품인 총각김치, 시원한 국물에 쩡하게 익은 동치미는 이맘때 담가 숙성시켜야만 비로소 제맛을 낸다.
추운 겨울날, 살얼음이 살짝 덮인 시원한 동치미 국물에 냉면을 말아 먹으면 별미 중 별미다.
스타일링 이윤혜



총각김치
재료 총각무 5단(손질한 실량 8kg), 물 8kg, 천일염 800g, 쪽파・붉은 갓 200g씩
양념 마른 고추 100g, 육젓・배즙・양파즙 1 1/2컵씩, 밥 2/3컵, 매실청 1컵, 소금 3큰술, 다진 마늘 90g, 다진 생강 30g, 잣 3큰술
만들기
1 총각무는 잎이 싱싱하고 무 끝이 둥글게 생긴 것으로 골라 시든 겉잎을 떼어내고 다듬는다.
2 물에 소금을 녹인 후 다듬은 총각무를 넣어 고루 절인다(다듬은 총각무의 무게와 같은 양의 물).
3 4시간 후 건져 소금기가 다 빠지도록 잘 헹궈 2시간 정도 물기를 뺀다. 쪽파와 갓은 다듬어 길이를 반 자른다.(사진 1)
4 총각무가 큰 것은 2~3등분하는데, 십자로 자르기보다 일자로 자르는 게 먹기 편하다.(사진 2)
5 마른 고추는 잘 씻어 자루에 넣고 물에 담가 서너 시간 불린다.
6 잣은 고깔을 떼어 반은 다지고, 반은 통으로 준비한다.
7 ⑤의 불린 고추와 육젓, 배즙, 양파즙, 밥, 매실청을 함께 넣고 곱게 간다.
8 큰 그릇에 ⑦과 마늘, 생강, 소금 등 모든 양념 재료를 넣어 고루 섞은 후 총각무와 갓, 쪽파를 넣고 고루 버무린다.
9 총각무와 갓,쪽파를 서너 줄기씩 묶는다.(사진 3)
10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고(사진 4) 윗부분에 무청 우거지나 비닐을 덮는다. 실온에서 하루 정도 두었다 김치냉장고에서 익힌다.

동치미
재료
동치미 무 4kg, 소금 200g, 매실청 1컵, 갓・쪽파 200g씩, 양파・유자・배 1개씩, 마른 고추 200g, 마늘 70g, 생강 30g, 대추 20g
국물 배즙 2컵, 무즙 4컵, 액젓 1/2컵, 소금 50g, 물 3L
만들기
1 동치미 무는 다듬어 잘 씻는다.
2 다듬은 무를 분량의 소금과 매실청으로 잘 버무려 항아리나 김치통 밑에 넣고 이틀 동안 아래위를 바꿔준
다.(사진 5)
3 이틀 후 자루에 양파, 유자, 배, 마른 고추, 마늘, 생강, 대추를 담아 ②의 무 사이에 넣는다.(사진 6)
4 또 다른 자루에 갓과 쪽파를 묶어 담아 무 사이 사이에 넣는다.(사진 7)
5 분량의 재료로 국물을 만들어 가장자리에 살그머니 붓고 소독한 돌로 눌러서 김치냉장고에서 익힌다.(사진 8)
* 삭힌 고추를 함께 넣으면 칼칼하고, 절인 배추를 한 포기 함께 넣고 담아도 좋다.

김장 초보가 김장 고수에게 묻다
Q 동치미 국물을 시원하게 만드는 비결이 궁금해요.
A 먼저 매운맛이 나는 무를 선택하세요. 그리고 김치에 청각을 넣으면 고유의 시원한 맛과 향을 낼 수 있습니다. 숙성 온도도 중요해요. 더운 곳에서 급하게 익히지 마세요. 동치미는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익혀야 국물이 맑고 맛이 개운합니다.

개성하우스 정영희 대표에게 배우는
보쌈김치&백김치

보쌈김치는 황해도 개성의 명물 김치로, 배, 밤, 잣 등의 과일과 낙지, 굴, 생태 등의 해산물이 채소와 어우러져 화려한 모양만큼이나 맛도 특별하고 영양도 풍부하다. 개성 출신의 할머니가 정성 들여 정갈하게 담은 개성 보쌈김치는 일반 김치처럼 아주 빨갛지도 백김치처럼 하얗지도 않으며 칼칼하고 깔끔하다. 정영희 대표는 “고명으로 올라가는 것만도 열한 가지예요.
젓갈은 새우젓만 사용해 깔끔하고, 보쌈 소에도 낙지와 굴을 다져 넣어 깊은 맛이 우러납니다”라고 비결을 이야기한다. 반으로 쪼갠 통배추에 고춧가루 대신 다양한 소를 채워 국물을 넉넉히 붓고 익힌 백김치 역시 추운 북쪽 지방에서 즐겨 먹는 김치다. 배추의 신선한 맛과 청량감을 느낄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하고, 특히 매운맛에 약한 외국인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스타일링 김진주


보쌈김치
재료 절인 배추 4통(보쌈 10개 분량), 쪽파 2단, 무 2/5개, 배 1개, 대파 흰 부분 10대 분량, 갓 10줄기, 미나리 2/3단, 다진 마늘 100g, 다진 생강 50g, 새우젓(육젓) 200g, 고춧가루 150g
고명 실고추, 미나리, 무, 밤, 배, 감, 당근, 잣, 낙지, 생태, 굴
만들기
1
배추는 짜지 않게 절여 씻어서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뺀다. (통김치의 배추 절이기 참고) 흰 줄기 부분을 5cm 길이로 두 쪽으로 자르고(사진 1) 잎 쪽의 겉대와 노란 배춧잎은 따로 모아둔다.
2 쪽파, 무, 배, 대파,
갓, 미나리는 깨끗이 손질해 4cm 길이로 썬 뒤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새우젓,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려 보쌈 소를 만든다.
3 고명으로 쓸 미나리와 낙지는 4cm 길이로 썰고 무, 밤, 배, 감, 당근, 생태는 나붓나붓 썬다.
4 오목한 보시기에 푸른 배춧잎을 사방으로 깔고(사진 2), 그 위에 노란 배춧잎을 놓은 뒤 가운데에 잘라놓은 ①의 하얀 배추 줄기를 세워 꽃 모양을 만든다.(사진 3)
5 ④의 배추꽃 사이사이에 젓가락으로 ②의 보쌈 소를 채워 넣는다.(사진 4)
6 ⑤의 배추꽃 위에 낙지, 생태, 굴을 먼저 얹고 무, 밤, 배, 감, 당근, 미나리, 실고추, 잣을 보기 좋게 놓은 다음(사진 5) 노란 배춧잎으로 덮는다.(사진 6)
7
사방을 파란 배춧잎으로 오므려(사진 7) 단단하게 싼다. 모양이 일그러지지 않도록 주의할 것.(사진 8)
8 김치통에 차곡차곡 담는데, 국물이 많이 생기므로 가운데 공간을 비워놓는다.(사진 9)
9 2~3일 후 김치통에 생긴 국물의 간을 보아 싱거우면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다.

백김치
재료 배추 2포기(5kg), 굵은소금 500g, 찹쌀가루 40g, 곤소금 80g, 설탕 50g, 무 2/3개, 배・사과 1개씩, 대파 2대, 양파 2/3개, 생강 4쪽, 통마늘 6통, 홍고추 2개
만들기
1
배추는 반으로 쪼개 굵은소금에 절인 후 씻어 물기를 뺀다.
2 찹쌀가루로 풀을 쑤어 식혀서 곤소금과 설탕으로 간하고 김칫국물 분량의 생수를 섞는다.
3
무와 배, 사과, 대파 흰 부분, 양파는 채 썰고 생강, 마늘, 홍고추는 굵직하게 어슷 썬다. 대파 잎 1/2대도 굵게 어슷 썬다.
4 ②에 ③의 모든 재료를 섞는다.(사진 1)
5 배춧잎 사이사이에 ④의 양념을 채워 넣는다.(사진 2)
6 김치통에 ⑤의 배추를 담고 배추가 잠기도록 양념 국물을 붓는다.(사진 3)
7 사과와 배 껍질, 대파 잎으로 김치 위를 덮어 찬 곳에서 익힌다.(사진 4)

김장 초보가 김장 고수에게 묻다
Q
보쌈김치를 한 통이나 담갔는데 배추가 금세 물러버렸어요.
A 보쌈김치는 양념과 손길이 많이 드는 데 비해 장기간 저장할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해물과 과일을 넉넉히 넣어 싱겁게 담그기 때문에 빨리 시고 물러지기도 쉽지요.
그래서 보쌈김치는 조금씩 담가 맛있을 때 즐겨야 합니다.



김치 고수 6인의 나만의 김장 노하우
단단하고 고소한 강원도 배추와 생태의 조화
우선 원재료인 배추가 좋아야 한다. 온도 편차가 큰 강원도에서 재배한 배추는 섬유질이 단단하면서 고소하기 때문에 반드시 강원도 배추로 김치를 담근다. 김장 배추는 살이 좀 있어야 다음 해 여름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태양초 고춧가루, 간수를 뺀 천일염(복에 나는 복 소금), 새우젓은 육젓, 통영 멸치액젓, 자연산 생굴, 생새우 등을 최상급으로 사용한다. 또 김치에 생태를 넣어 시원한 맛을 내는 게 강원도 김치의 특징. 손질한 생태를 1.5cm 두께로 썰어서 속을 넣은 김치 한 쪽에 생태 한 조각을 넣고 겉껍질로 잘 싼다. 생새우와 생굴을 분쇄기로 갈아 넣는데, 양이 너무 많으면 좋지 않다. 총각김치 담글 때도 생새우와 생굴을 갈아 넣는다. 다시마와 표고버섯 국물에 액젓으로 간을 맞춘 뒤 총각무가 잠길 정도로 부어 숙성시키면 달박하고 맛있다. 김장 시기도 중요하다. 보통 입동 전후해서 김장을 한다. 박광희(‘박광희 김치’ 대표)

새우젓 대신 까나리액젓과 생새우로 깔끔하게
김치에 특별한 재료나 많은 종류의 재료를 넣어야 더 맛이 좋은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꼭 필요한 재료만 좋은 것으로 선별해 넣고 깔끔하게 담는 편이다. 내가 담그는 김치에는 새우젓이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백령도 까나리액젓과 생새우만 넣는데 개운하고 감칠맛이 좋다. 김장철에 마트나 시장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팔딱팔딱 뛰는 조그만 새우를 사서 두어 번 씻은 뒤 통째로 넣는다. 요즘 미나리에서는 석유 냄새 같은 게 나서 미나리도 넣지 않는다. 속은 무와 갓, 쪽파만 넣고 연하게 양념하는 대신 넉넉히 넣는다. 무가 많이 들어가야 시원하다. 동치미에는 배즙과 양파즙, 갓, 쪽파, 마늘, 생강을 넣고 청각은 넣지 않는다. 나는 김치냉장고를 사용하지 않는다. 집 앞 화단에 통배추김치와 총각김치, 동치미를 묻어 숙성시키는데, 확실히 맛이 다르다. 동치미의 쩡한 맛의 비결은 땅에 묻는 거다. 노영희(한식 연구가, 푸드 스타일리스트)

무르지 않는 김장 김치의 비결
김장 김치를 몇 년씩 저장해놓고 먹다 보니 김치가 무르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불암3호’라는 배추 종자를 구해 강화도에서 위탁 재배하는데, 크기가 작고, 속잎이 노랗고, 맛이 매우 좋다. 수분 함량이 적어 김치를 담가 3~4년을 두어도 맛이 잘 변하지 않고 무르지도 않는다. 5년간 간수 뺀 천일염, 전라도산 태양초, 꼴뚜기・산낙지・갈치(정수한 해수에 씻어서 넣어야 덜 뭉글어지고 오래간다), 동백하(겨울에 잡히는 산 새우) 통째로, 토굴에서 숙성된 최상급 육젓으로 김치를 담근다. 부재료를 풍부하게 넣는 대신 젓갈을 거의 안 넣는 편(2백 포기에 멸치액젓 1.8ℓ 정도). 또 찹쌀풀을 많이 쓰면 금세 시기 때문에 아주 조금만 쓰고, 잘 무르는 굴도 넣지 않는다. 이 재료로 11월 말에 김장해서 독에 넣어 묻은 뒤 2월 중순에 꺼내 김치냉장고에 넣어두고 1~3년 동안 먹는다. 김장 때 총각김치를 손쉽고 맛나게 담는 방법. 총각무를 배추 절였던 물에 절인 뒤 씻어 물기를 뺀다. 배추김치 속 넣고 남은 양념에 총각무와 긴 쪽파를 넣어 버무린다. 송숙(카페 ‘무이무이’ 대표)

서울・경기 지역 조선 후기 양반가 김치의 맛
일본인들이 사시미에 싸 먹고, 와인 안주로 곁들일 수 있는, 그냥 먹어도 짜지도 맵지도 않은 중간 맛의 김치. 워커힐 호텔 수펙스 김치의 콘셉트는 ‘서울・경기 지역 조선 후기 양반가의 김치’다. 외국인에게 거부감이 없도록 곱고 밝은 색을 내기 위해 여주, 음성, 영양 등 경기・충청 지역의 밝은 색 고추만 쓴다. 고춧가루는 고추장용으로 곱게 가루를 내서 사용하는데, 최종현 회장이 “김치를 먹고 난 뒤 이에 고춧가루가 끼는 것까지 고려하라”고 조언하신 것과도 연관 있다. 광천 토굴 새우젓, 민물 새우(칼슘이 풍부하고 시원한 맛을 냄) 간 것, 양지 육수(단백질 보충)를 김치 소 버무릴 때 넣는다. 여기에 곱게 썬 배채, 무채, 미나리, 쪽파, 갓을 곁들이면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김치 소가 완성된다. 김치 맛을 내는 데는 절임이 60%, 양념이 20%, 숙성이 20%다. 우리는 신안의 최고 천일염을 쓰는데, 불순물을 제거한 세척 소금이다. 이선희(워커힐 호텔 수펙스 김치 담당 조리장)

해를 넘겨 먹는 동치미와 염도를 낮춘 배추김치
예전에는 동치미와 총각김치를 배추김치가 익기 전에 먹는 김치로 여겨 11월에 담가 12월까지 먹곤 했다. 해를 넘겨 먹으면 물러지고 군내가 나기 때문이다. 요즘 나는 11월에 슴슴하게 담근 동치미를 밀봉해 8개월 정도 김치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한여름에 꺼낸 동치미 무를 얇게 돌려 깎고 다양한 파프리카 채를 얹어 돌돌 만 다음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살짝 끼얹어 내면 상큼하고 아삭아삭한 별미 김치가 된다. 배추김치는 자극적인 맛을 줄이고 비교적 순하게 담그는 편이다. 염도를 낮추고 맵지 않게 담그는데 배즙이나 사과즙을 넣어 천연의 단맛을 살리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냉동 망고스틴을 갈아 즙을 내어 사용했다. 상큼하고 깔끔하기도 하지만 김치 고유의 향과 강한 양념 맛을 중화시키는 작용이 뛰어나 외국인들도 아주 좋아한다. 한번 잘 숙성시키면 시거나 무르지 않고 오랫동안 김치 맛이 유지된다는 장점도 있다.
김순자(대한민국 김치 명인 1호, 한성식품 대표)

속을 충실히 넣어 깊은 맛이 나는 전라도식 김치
나는 친정이 정읍이라 전라도식 김치를 담근다. 김치 맛의 비결은 텃밭에서 갓 뽑은 배추와 무로 그날 담그는 것. 싱싱한 배추로 담그면 오래 익혀도 맛이 좋다. 찹쌀을 불려 묽은 찰밥을 지은 뒤 믹서로 갈아 식혀 친정표 3년 묵은 액젓(어린 잡생선으로 만든 젓갈에서 추출한 액젓으로 맛이 구수하고 깊다)과 새우젓, 생새우를 넣는다. 고춧가루는 태양초 고춧가루와 마른 고추 간 것을 반반 섞어 김치 색을 예쁘게 하고, 오랫동안 칼칼한 맛이 살아 있도록 한다. 여기에 배나 체에 내린 대봉(연시)을 섞는다. 김치의 시원한 맛을 더하기 위해 특별히 청각도 넣는다. 김장 김치를 이듬해 가을, 혹은 후년 여름까지 두고 먹는데, 맛을 유지하는 비법은 나중에 먹는 것일수록 양념을 적게 넣는다는 것. 김치 소를 너무 많이 넣으면 김치가 무르고 밍밍해지기 때문에 풍성하게 속을 넣은 김치는 서너 달 안에 즐기도록 한다. 이경희(<행복> 나도연 기자 어머니)

김장하는 날 저녁엔 뭐 먹지?
드디어 고된 김장을 마무리했다. 방금 버무린 배추겉절이와 싱싱한 굴, 부드러운 돼지고기를 곁들인 김장 쫑파티를 마련하자.
경기도 수원이 고향인 박종숙 씨는 김장하는 날 저녁이면 언제나 김치 양념에 바로 버무린 우거지를 들기름에 볶다가 육수를 넣고 자작하게 끓여먹었다고 한다. 배추 넣고 구수하게 끓인 된장국도 김장하는 날 저녁에 빠질 수 없는 단골 메뉴다.

무친우거지지짐
재료
배추 우거지 적당량, 들기름 3큰술, 매실청 1큰술, 코다리(혹은 생태) 대가리 3개, 오징어 다리 3개, 북어 머리 육수 4컵
만들기
1
김장 후 남은 우거지로 양념 그릇을 깨끗이 훑어 모아놓는다.
2 ①에 들기름과 매실청을 넣어 무친다.
3 달군 냄비에 ②를 넣고 볶는다.
4 ③에 북어 머리 육수와 코다리 대가리, 오징어 다리를 넣고 푹 끓인다.

돼지고기보쌈
재료 돼지고기 오겹살 600g, 소금・매실주(혹은 청주) 1큰술씩, 절인 배추속대・배추 속 양념・생굴 적당량 삶는 물 양념 물 3L, 된장 2큰술, 커피 1큰술, 양파 1/2개, 생강 20g, 마늘 40g,통후추 1작은술, 마른 고추 2개, 대파 잎 약간
만들기
1
돼지고기는 소금, 매실주로 밑간해 2시간 정도 재운다.
2 삶는 물 양념을 한데 넣어 끓인 후 ①의 돼지고기를 넣고 40분 정도 삶는다.
3 ②를 꺼내 찜기에 20분간 찐 뒤 먹기 좋게 썬다.
4 접시에 절인 배추속대와 배추 속 양념, 생굴과 함께 곁들여 낸다.

배추된장국
재료
배추 300g, 대파 1대, 북어채 100g, 육수 8컵, 된장 3큰술, 고추장・다진 마늘 1큰술씩, 생강즙・액젓 1작은술씩
만들기
1 배추는 속살 부분을 먹기 좋게 썬다.
2 육수에 된장과 고추장 등 양념을 풀고 북어채를 넣어 끓인다.
3 어느 정도 국물이 끓으면 ①의 배추를 넣고 한소끔 끓인다.
4 대파를 어슷 썰어 넣고 다시 한 번 끓인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