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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별미 햅쌀로 지은 무쇠솥밥의 진미
따가운 가을 햇살 아래 습기를 바짝 말려버리고 단단하게 잘 여문 햅쌀이 출하됐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일 년 중 밥이 가장 맛있을 때가 바로 요즘이지요. 특히 무쇠솥에 햅쌀로 지은 부드러운 밥은 진정 밥맛의 지존이라 할 만합니다. 어릴 적 시골 외할머니 댁 아궁이에 늘상 걸려 있던 커다란 가마솥에 나무를 때서 지은 밥은 또 얼마나 차지고 맛있었습니까? 구수한 누룽지와 숭늉의 맛 또한 건너뛸 수 없는 고마운 덤입니다. 밥맛은 쌀과 물, 불 이외에도 솥의 재질이나 두께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몇 년 전 국립중앙박물관 과학기술사 연구실은 솥과 밥맛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무작위로 4백 명을 선발한 뒤 이 중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등 네 가지 맛을 정확하게 판별하는 10명을 최종 선정해 밥맛을 보게 했습니다. 연구팀은 무쇠솥, 돌솥, 스테인리스 스틸 냄비, 전기밥솥, 압력밥솥에 쌀 1kg과 물 1500cc를 넣어 똑같은 방법으로 밥을 지었습니다. 열 사람이 맛을 본 결과, 밥 색깔과 윤기는 무쇠솥이, 밥 냄새는 무쇠솥과 돌솥이, 밥맛은 무쇠솥이, 찰기는 압력밥솥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나 최종 우승은 무쇠솥에 돌아갔답니다. 묵직한 무쇠솥은 열전도율이 높고 열 분배가 균일합니다. 또 무거운 뚜껑으로 내부 압력이 적당하며 오랫동안 높은 온도가 유지돼 밥알이 고르게 익어 밥이 가장 맛있게 완성됩니다. 반질반질 윤기 나고 정겨운 엄마 냄새가 배어 있는 밥맛이 그립다면 식구 수에 알맞은 예쁜 무쇠솥 하나 장만해보세요. 열 반찬이 필요 없는 맛있는 밥만큼 입과 마음을 위한 호사가 또 있을까요?


밥 짓기가 즐거운 무쇠 밥솥

1 롯지 에나멜 더치오븐 롯지 Lodge는 미국의 무쇠 조리 기구 브랜드로 역사가 1백 년이 넘는다. ‘L’ 자 모양의 스테인리스 스틸 손잡이가 악센트를 더하는 블루, 레드, 그린 컬러의 에나멜 냄비는 프랑스산 에나멜 원재료를 여러 번 코팅해 전 과정 수작업으로 중국에서 생산한다. 지름 26.6cm, 높이 10.8cm, 무게 6.8kg. 26만 4천 원.
2 르크루제 원형 무쇠 주물 냄비 무쇠 주물 냄비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쇠의 단점인 녹 방지를 위해 유리질 에나멜 코팅으로 실용성을 높인 르크루제 Le Creuset 주물 냄비. 열전도성과 열 보유력이 뛰어나 영양소 파괴가 적고, 무거운 뚜껑 때문에 맛과 향이 달아나지 않아 밥맛이 좋다. 에나멜 코팅으로 표면이 매끄러워 설거지하기 쉽고 안티 박테리아 효과가 있어 위생적이다. 누룽지와 숭늉도 제대로 만들 수 있다. 85년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르크루제의 오리지널 주황색 냄비로, 지름 22cm, 용량 3.3L, 무게 3.7kg. 34만 5천 원.
3 이와추 무쇠 밥솥 이와추 철기는 일본 모리오카에서 3백50년의 역사를 이어온 생활 철기. 양옆에 동그란 손잡이가 달린 깊이감 있는 5~6인용 밥솥은 지름 20cm, 높이 13cm, 무게 2.6kg. 13만 5천 원. 모던하고 심플한 라인의 3~4인용 신형 무쇠 밥솥은 샤브샤브 냄비로 사용해도 좋다. 지름 22cm, 높이 5.5cm. 10만 3천 원.



4 운틴가마 미니 가마솥 무쇠로 만든 전통 가마솥 모양과 기능을 그대로 축소한 미니 가마솥으로, 바닥이 가장자리보다 두꺼워 솥 안의 쌀에 온도가 일정하게 전달됨으로써 밥이 고르게 익는 효과가 있다. 가마솥 밥에는 솥에서 우러나온 철분이 함유돼 빈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장인 정신을 대물림해 3대째 가마솥을 만드는데, 3인용부터 15인용까지 다양한 크기가 있다. 지름 18cm 무게 3kg의 5인용 가마솥은 5만 3천 원.
5 스타우브 무쇠 주물 냄비 프랑스에서 생산한 스타우브 Staub의 냄비는 안팎 모두 2~3회에 걸쳐 에나멜 처리를 했다. 모든 냄비 뚜껑 안쪽에는 ‘피코’라고 하는 볼록한 돌기가 여러 개 있는데, 이는 열로 인해 발생한 재료의 수분이 돌기에 맺혔다가 다시 음식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반복하게 해줌으로써 저수분 요리의 효과를 높여준다. 1~2인용 밥솥으로 알맞은 블랙 냄비는 지름 16cm, 높이 9cm. 앙증맞은 스타우브 X.O. 레드 양수 냄비는 지름 12cm, 높이 8cm. 모두 개인 소장품.
6 사쐬르 무쇠 주물 냄비 안쪽에 화이트 에나멜 코팅 처리가 된 프랑스산 주물 냄비 사쐬르 Chasseur. 무쇠 조리 기구의 ‘길들이기(시즈닝)’ 과정이 필요 없고, 무쇠로 만들었기 때문에 열 분배력과 유지력이 뛰어나다. 가스레인지, 인덕션 레인지, 오븐, 식기세척기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지름 20cm, 높이 13.5cm, 무게 3.5kg의 원형 냄비로 블루, 옐로, 그린, 화이트, 블랙 컬러가 있다. 선우실업에서 수입 판매할 예정이며 가격 미정.



무쇠솥으로 맛있는 밥 짓기
1 물이 빠지는 스테인리스 스틸 체 바구니에 품질 좋은 쌀을 담아 흐르는 수돗물로 재빨리 씻는다.
2 첫 물을 뺀 쌀을 손으로 가볍게 휘젓듯이 씻는다. 힘주지 말고 살살 문질러야 밥알 모양이 뭉개지지 않는다.
3 체를 깨끗한 물속에 반쯤 담가 살살 흔들어 두세 번 헹군 뒤 물기를 뺀다.
4 체에 밭쳐 30분 정도 둔 쌀을 솥에 담고 미네랄워터 혹은 정수한 수돗물을 넣어 밥물을 잡는다. 일반적으로 쌀 부피의 1.2배(중량의 1.5배)가 적당한데, 쌀의 양이 많을수록 물 양의 비율은 줄어든다(1~2인분은 1.2배, 4인분은 1.1배, 8인분은 0.9배 정도).
5 중간 불에 올린 뒤 끓어서 김이 나거나 물방울이 흐르면 불을 끄고 밥물이 잦아들게 한다.
6 5분 정도 지난 뒤 약한 불로 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반찬이 필요 없는 별미 솥밥 4
무쇠 주물 냄비에 쌀과 각종 재료를 한데 넣어 솥밥을 지으니 왕후의 밥상도 부럽지 않습니다. 따끈하게 지은 솥밥에 맛이 잘 어우러지는 국물 한 사발과 간단한 절임 반찬 하나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지요. 작은 무쇠 냄비는 밥을 윤기 있고 고슬고슬하게 지어줄 뿐 아니라 먹는 내내 온기를 유지해주니 별미 솥밥 만들기에 제격입니다. 르크루제에서 새롭게 선보인 지름 14cm 무쇠 냄비(18만 5천 원)는 산뜻한 빨강, 주황, 노랑, 초록색으로 구성돼 1인용 솥밥 차림에 더없이 안성맞춤입니다.


밤찰밥
재료
쌀 1컵, 밤 5개, 설탕・소금 1/4작은술씩, 검은깨 약간 조미액 맛국물 180ml, 간장 1/3작은술, 정종 1작은술, 소금 약간
맛국물 만들기 물 3컵과 다시마(5×5cm)를 냄비에 넣고 끓으면 불을 끈다. 가쓰오부시 5g을 넣은 뒤 가쓰오부시가 가라앉으면 체에 거른다.
만들기
1 쌀은 30분 전에 씻어 불려 체에 밭친다.
2 밤은 속껍질까지 벗겨 설탕, 소금을 넣고 살짝 삶는다.
3 조미액의 재료를 섞어 밥물을 만든다.
4 냄비에 쌀과 밤을 담고 ③을 부어 밥을 안친다. 완성되면 불을 끈 뒤 밥을 뒤섞고 뚜껑을 덮어 10분간 뜸을 들인 뒤 검은깨를 뿌린다.

조개 맑은국
맛국물 2컵에 해감을 뺀 바지락 10개를 넣고 끓이다가 간장 2작은술, 정종 1/2작은술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참나물을 데쳐 볶아서 얹어 낸다.

무 샐러드
무는 필러로 얇게 벗겨 찬물에 헹궈 차게 두고, 시소는 찢어 3~4등분한다. 우메보시 3개를 다진 뒤 소금 1/2작은술, 설탕・맛술 1작은술씩, 식초・포도씨유・물 2큰술씩을 한데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무와 시소를 고루 담고 드레싱을 뿌린다.


치킨 필래프
재료
쌀 1컵, 닭 넓적다릿살 1장, 양파 1/4개, 당근 5cm, 무염 버터 1큰술, 물 180ml, 치킨스톡 1개, 파슬리 가루 적당량,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1
쌀은 30분 전에 씻어 불려 체에 밭친다.
2 닭 넓적다릿살은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한 뒤 팬에 노릇하게 지져 한입 크기로 썬다.
3 치킨스톡은 물에 미리 풀고, 양파와 당근은 잘게 다진다.
4 냄비에 버터를 녹인 뒤 양파와 당근을 볶다가 쌀을 넣고 치킨스톡을 부은 뒤 ②를 얹어 밥을 안친다.
5 밥이 다 되면 파슬리를 뿌린다.

토마토 양파 매리네이드
방울토마토는 끓는 물에 데쳐 껍질을 벗기고, 양파는 4등분해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군다. 밀폐 용기에 방울토마토와 양파를 담고 식초 150ml, 꿀 2큰술, 소금 1작은술, 통후추 약간, 월계수 잎 1장, 물 4큰술을 섞어 부은 뒤 냉장고에 넣어 하루 정도 지나면 먹는다.

채소 수프
감자, 셀러리, 양파, 당근, 토마토는 가로세로 1cm 크기로 썬다. 냄비에 푹 끓인 닭 육수와 채소를 넣어 끓이다 토마토 페이스트를 풀고 소금, 후춧가루를 뿌린다.


모둠 버섯 솥밥
재료 쌀 1컵, 표고버섯 1장, 애느타리버섯 30g, 당근 1/3개, 유부 1장 조미액 맛국물 180ml, 간장 2작은술, 설탕・정종 1/2작은술씩, 소금 약간
만들기
1
쌀은 30분 전에 씻어 체에 밭친다.
2 표고버섯은 0.5cm 두께로 얇게 썰고, 애느타리버섯은 가닥을 나눈다.
3 당근은 얇게 슬라이스해 단풍잎 모양으로 찍고, 유부는 1cm 두께로 썬다.
4 냄비에 쌀을 담고 조미액으로 밥물을 잡은 뒤 준비한 모든 재료를 얹어 밥을 안친다.
5 밥이 다 되면 고루 섞은 뒤 불을 끄고 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 조미액 대신 맛국물로만 밥을 한 뒤 양념간장을 곁들여 비벼 먹어도 좋다.

미역 유부 미소시루
건미역 3g은 물에 담가 불리고, 유부 2장은 1cm 두께로 썰고, 참나물은 송송 썬다. 맛국물 1컵을 끓이다가 미소 1큰술을 풀고 미역과 유부를 넣어 한소끔 끓으면 그릇에 담고 참나물을 뿌린다.

연근 초절임
연근은 슬라이스해 살짝 데친 뒤 헹궈 밀폐 용기에 담는다. 식초・맛국물 1컵씩, 설탕 180g, 소금 2큰술, 저민 생강 5쪽, 마른 고추 3개, 유자 껍질 10g을 부어 냉장고에 두고 하루 지나면 먹는다.


해물 카레 파에야 솥밥
재료 쌀 1컵, 오징어 1/2마리, 새우(중하) 2마리, 바지락 5개, 양파 1/4개, 올리브유 1큰술, 사프란 1작은술, 물 180ml, 소금 약간
만들기
1 쌀은 30분 전에 씻어 체에 밭친다.
2 오징어는 껍질을 벗겨 5mm 두께로 둥글게 썰고, 새우는 내장을 제거한 뒤 소금물에 씻는다. 바지락은 소금물에 담가 해감을 뺀 뒤 씻는다.
3 물에 사프란을 넣어 불리고, 양파는 다진다.
4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쌀, 양파를 볶다가 사프란 물, 오징어, 새우를 넣고 끓여 물이 졸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 10분 정도 뜸을 들인다.

치킨 수프
소금, 후춧가루로 밑간한 닭 가슴살을 정종을 넣은 물에 삶은 후 결대로 잘게 찢는다. 닭 육수가 끓으면 불린 당면과 닭 가슴살을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를 뿌려 송송 썬 대파를 얹어 낸다.

중국식 피클
무는 5×1cm 크기로, 오이는 5cm 길이로 썬 뒤 8등분해 씨를 발라낸다. 마른 고추는 송송 썬다. 밀폐 용기에 채소를 담고, 식초 8큰술, 간장・설탕 3큰술씩, 참기름 2작은술을 섞은 절임액을 부어 냉장고에 두고 하루 지나면 먹는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