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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음식으로 차린 치유의 밥상 심혈관 질환에 도움 되는 식단
당뇨,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대장 질환, 아토피 그리고 암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들은 수많은 병에 노출돼 있다. ‘생활습관병’이라고도 부르는 이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은 매일 먹는 음식을 개선하는 일이다. 오래전부터 불가에서 먹었던 음식 속 지혜와 비법을 선재 스님에게 배운다.
심혈관 질환에 도움 되는 식단
연근죽, 마된장참깨무침, 더덕돌나물물김치, 연근찜, 느타리버섯무채무침, 산초장아찌, 두부우엉조림, 쑥갠떡

자연스러운 나뭇결이 살아 있는 주칠 원형 소반은 나성숙 함과 소반, 마된장참깨무침과 연근찜을 담은 백토
찬기 볼과 나무 수저는 우리그릇려, 나머지 반찬이 담긴 백자 접시와 연근죽이 담긴 백자 진사 국그릇, 백자 컵은 동방미인 제품.


심혈관계 질환은 심장과 혈관에 영향을 주는 질병을 모두 포함한다. 고지혈증, 고혈압,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이 가장 대표적이다. 고지방*고칼로리 식사, 음주, 흡연 등이 고혈압과 고지혈증의 원인으로, 이는 동맥벽을 손상시키면서 동맥경화증을 악화시켜 다른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비만, 당뇨병 등은 심혈관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당뇨병으로 인해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지 않으면 동맥경화,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는 것.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는 심장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혈관 탄력성을 변화시켜 급성 돌연사를 유발하기도 한다. 식생활 개선은 물론이고, 혈관 탄력성을 유지하고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 금연과 금주는 필수. 여기에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도 반드시 필요하다.
평소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다섯 가지 이상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현미와 잡곡의 혼식을 해야 한다. 또 육류 섭취를 줄이고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등 푸른 생선을 상에 올린다. 염분 섭취, 단순 당질, 삼겹살과 버터・치즈・생크림 등 포화지방산이 함유된 식품, 달걀노른자, 오징어, 새우, 내장 등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식품 등은 피해야 한다. 심혈관계 질환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연근, 마, 참깨, 더덕, 버섯 등을 들 수 있다.

연근에는 뮤신이라는 복합 단백질이 풍부한데, 이는 콜레스테롤 저하, 위벽 보호, 해독 작용을 한다. ‘산약’으로 불리는 마에도 뮤신, 사포닌이라는 복합 단백질이 풍부하며 이 외에도 칼륨을 다량 함유해 동맥경화와 고혈압 예방에 효능이 있다. 참깨는 <동의보감>에서 ‘오랫동안 계속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늙지 않으며 굶어도 배고프지 않고 수명이 연장된다’고 했다. 참깨 속에 많이 들어 있는 리놀산이라는 불포화지방산과 메티오닌 등의 필수 아미노산 등은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간 기능을 강화시키며 전신의 건강을 증진시켜준다. 또 항암 작용과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큰 오메가3 지방산과, 노화 억제와 천연 항생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리그난도 함유돼 있다. 더덕은 산삼에 버금하는 뛰어난 약효가 있어 ‘사삼’이라고도 하며 사포닌과 이눌린 성분에 의한 자양・강장 효과가 높다. 폐, 비장, 신장을 튼튼하게 하며 혈중 콜레스테롤 억제 작용, 혈압을 낮춰주는 효능이 있다. 버섯은 콩, 두부와 함께 대표적인 장수 식품으로 꼽힌다. 칼로리가 거의 없는 데다 고단백이어서 다이어트와 성인병 예방에도 무척 좋은 식품으로 평가받는다. 느타리버섯 속에 든 에르고스테롤 성분은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뛰어나다. 쑥 역시 정혈 작용과 해독 작용이 강하며 고혈압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식품이다.

1 느타리버섯무채무침
재료 느타리버섯 300g, 무 100g, 미나리 10줄기, 고춧가루・고추장 1큰술씩, 설탕・식초 1/2 큰술씩, 소금・통깨 약간씩
1 느타리버섯은 소금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재빨리 씻은 후 알맞은 크기로 찢는다.
2 무는 곱게 채 썰어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리고, 버섯은 물기를 살짝 짠 후 고추장을 넣어 버무린다.
3 ②의 무에 소금, 설탕, 식초를 넣어 간한 후 고추장에 버무린 버섯을 넣어 무친다.
4 알맞게 썬 미나리 줄기를 넣어 무쳐 완성한다.

2 마된장참깨무침
재료 마(중간 굵기) 1개, 청피망・홍피망 1/2 개씩, 된장 2큰술, 배 1/3 개, 참깨 2큰술
1 마는 껍질을 벗겨 얄팍하게 썰고, 피망은 다진다.
2 믹서에 참깨, 배, 된장을 넣고 갈아 양념을 만든다.
3 마를 가지런히 놓은 후 양념을 얹고 위에 다진 피망을 보기 좋게 뿌린다.

3 더덕돌나물물김치
재료
더덕(굵은 것) 4개, 돌나물 100g, 배 2개, 고춧가루 1큰술, 소금 약간, 물 적당량
1 더덕은 씻어서 껍질을 벗긴 뒤 반 갈라서 두드려 먹기 좋은 크기로 찢는다.
2 돌나물은 손질해서 씻는다.
3 배는 강판에 갈아서 고춧가루를 넣고 색이 퍼지면 즙을 짜고, 물을 조금 부은 뒤 소금으로 간한다.
4 더덕과 돌나물에 ③을 부어 너무 시기 전에 먹는다.

4 연근찜
재료 연근(중간 크기) 2개, 물 1/3 컵, 소금 약간
1 연근은 깨끗하게 씻어서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썬다.
2 냄비에 썰어놓은 연근을 넣고 물을 조금 부어 김을 올린다. 기호에 따라 소금 간을 약간 한다.

5 연근죽
재료 연근(중간 크기) 1개, 현미찹쌀 1컵, 물 8~9컵, 소금 약간
1 현미찹쌀은 깨끗이 씻어서 2~3시간 불린 뒤 물을 8~9배 정도 붓고 끓인다.
2 처음에 센 불로 끓이다 끓기 시작하면 중간불로 줄여서 쌀이 부드럽게 퍼질 때까지 가끔씩 저으며 끓인다.
3 연근은 깨끗이 씻어서 껍질을 벗기고 강판에 갈아 쌀이 다 퍼졌을 때 넣고 연근이 익을 때까지 끓인다. 먹을 때 기호에 따라 소금으로 간한다.


6 두부우엉조림
재료 두부 1모, 우엉 1대, 풋고추 4개, 들기름 2큰술, 집간장 1큰술, 조청 2큰술, 식용유・소금 약간씩
1 두부는 얄팍하게 썰어서 소금을 약간 뿌린 후 기름에 노릇하게 바짝 지진다.
2 우엉은 껍질을 벗기고 채 썰어 분량의 양념을 넣고 우엉조림을 만든다.
3 두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우엉조림에 넣고 채 썬 풋고추를 넣어 섞는다.

7 쑥갠떡
재료 쑥 800g, 쌀 4컵, 소금・식용유・참기름 약간씩
1 쑥은 소금물에 데쳐 충분히 불린 쌀과 함께 소금 간해서 빻는다(쑥 양이 많아야 떡이 맛있다).
2 빻은 가루에 물을 부어 오래 치댄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동글납작하게 빚는다.
3 쟁반에 식용유를 고루 바른 뒤 빚은 쑥갠떡을 동그랗게 오려 김 오른 찜통에 찐 후 한 김 나가면 참기름을 발라 접시에 담는다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선재 스님
“음식은 약이다”


최근 사찰 음식이 종교를 초월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음식으로 병이 생기고, 병을 치료할 때도 의학적인 치료 외에도 음식을 개선해서 먹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음식은 부작용 없이 환자 스스로 병을 치유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다.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음식을 통해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데, 사찰 음식이 그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광고나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았어도, 사찰 음식을 배우고 먹어본 사람들이 몸이 달라지고 변화하는 것을 느끼면서 가족과 지인에게 소개했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현대인이 많이 갖고 있는 성인병, 생활습관병이 정말 음식으로 개선될 수 있나? 그렇다. 부처님께서는 음식을 약으로 대하라고 하셨다. 사찰 음식에서 조리는 맛을 내는 과정이 아니라 약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즉, 자연에서 나온 산물의 독은 제거하고 약 성분은 강화함으로써 음식을 약으로 만드는 것이다. 사찰 음식은 식도락의 대상이나 식욕을 충족시키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의 육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분을 섭취하여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한다. 또 ‘때 아닌 때에 먹지 않고 필요할 때에 적절히 먹는 것’이 음식을 약으로 먹는 자세다. 나 역시 이렇게 해서 잃었던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사찰 음식 조리법의 원칙은 무엇인가? 삼덕(청정, 유연, 여법)을 갖추고 육미를 조화롭게 해야 한다. 청정이란 농약이나 식품첨가물, 항생제 등으로 키우지 않은 청정한 재료를 깨끗하게 씻는 것을 말한다. 유연이란 먹을 사람에 맞춰서 만든다는 의미다. 아기에게 거친 음식을 주지 않고, 청소년에게는 성장기에 필요한 영양소가 충분히든 음식을 주고, 환자라면 앓고 있는 병에 맞춰 조리해야 한다. 여법이란 재료도, 마음도, 상차림도, 담는 법까지 모두 법다워야 한다는 의미다. 남에게 피해를 주고 가져온 재료는 안 되고, 음식을 만들때도 맑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만들어야 한다. 육미란 상 위의 음식을 재료 자체가 지닌 고유의 짠맛, 단맛, 쓴맛, 신맛, 매운맛, 떫은맛 등이 어우러지게 해야 한다.
채식과 사찰 음식은 무엇이 다른가? 마음과 몸을 맑게 만드는 음식이 사찰 음식이다. 마음을 편치 않게 한다거나, 정신과 육체를 오염시키는 음식은 먹지 않는다. 첨가제가 들어간 채식햄이라든가, 무조건 육류만 뺀 음식이라든가 하는 건 사찰 음식에 맞지 않는다. 사찰 음식이라고 해서 육류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단지 원칙을 정해놓고 먹었다. 몸이 아파서 꼭 먹어야 할 때는 한 달에 10재일을 피해, 정육(깨끗한 고기, 성장촉진제를 쓰지 않은 고기)을 먹되 절대 주식보다 많아서는 안 되고, 2~3배의 채소와 함께 먹어야 한다.
음식을 먹는 데도 방법이 있다는데? 자연의 리듬에 맞춰서 즉, 하루의 리듬에 맞게, 계절의 리듬에 맞게 먹는다. 아침은 뇌가 깨어나 활동하는 시간이으로 반드시 씹어서 먹어야 한다. 아침밥을 통해서는 위장에 자극을 줌으로써 온몸에 있는 감각의 세계를 연다. 점심은 위장이 활동하는 시간이므로 넉넉히 먹는다. 저녁에는 간, 신장, 소장, 대장이 활동하는 시간이므로 간단히 먹는다. 저녁에 밥을 많이 먹으면 위장 활동이 심화돼 소화 생체 리듬이 깨진다. 아침은 맑게, 점심은 푸짐하게, 저녁은 간단하게 먹는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