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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음식으로 차린 치유의 밥상 대장 질환에 도움 되는 식단
당뇨,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대장 질환, 아토피 그리고 암에 이르기까지 현대인들은 수많은 병에 노출돼 있다. ‘생활습관병’이라고도 부르는 이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방법은 매일 먹는 음식을 개선하는 일이다. 오래전부터 불가에서 먹었던 음식 속 지혜와 비법을 선재 스님에게 배운다.
대장 질환에 도움 되는 식단
취나물밥, 청국장찌개, 버섯채소잡채, 홍시배추김치, 김두부무침, 곰취쌈밥, 우엉탕

삼베 해주반은 나성숙 함과 소반, 청국장찌개와 버섯채소잡채가 담긴 청자 볼과 접시는 우리그릇려 제품.
나머지 그릇과 찻주전자, 찻잔은 모두 선재 스님 소장품.


대장암을 비롯한 대장 질환은 잘못된 식습관, 과중한 스트레스, 운동 부족, 그리고 불안, 우울증 등의 심리적 요인에서 발병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중 가장 큰 원인은 과거 쌀, 보리, 조 등의 곡물을 주식으로 하던 것에서 고단백질, 고지질의 서구 형태로 바뀌어가는 식생활 변화. 그렇다면 평소 대장을 건강하게 하려면 어떤 식습관이 필요할까?
우선 매일 한 가지 이상의 발효 식품을 먹어야 한다. 된장, 청국장, 천연 효모빵, 와인과 같은 발효 식품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며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아침을 거르지 말고 챙겨 먹어야 한다. 밤사이 비워둔 위장은 아침 식사를 한 뒤 더욱 활발히 움직이는데, 이때 대장도 덩달아 운동이 활발해진다. 가능한 한 일정한 시각에 식사를 하고 섬유질이 많은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으며 하루에 1.5리터 이상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변비와 각종 대장 질환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선재 스님이 제안한 식단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취나물과 곰취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인 식품. 취나물은 따뜻한 성질을 지녀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변비 해소, 숙취 해소에 좋다. 청국장균이 장에 들어가면 장 내 젖산균의 작용을 도와 위장 내 유용 미생물의 균형을 이루게 하고 설사나 장염 등을 예방하며 변비도 막는다.

콩에는 식이섬유인 올리고당이 함유되어 있고 대장까지 도달한 올리고당은 대장에 생육하는 비피더스균의 영양분이 된다. 비피더스균이 늘어나면 유해균의 생육이 억제되고 장의 유동운동을 촉진시켜 대장이 튼튼해진다. 콩의 사포닌도 유해 성분이 장 점막에 접촉하는 시간을 줄이고 유해 성분을 흡착해서 독성을 약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즉 청국장 발효균과 섬유질은 장을 튼튼하게 해줘 변비를 막고 숙취를 해소하며 숙변을 제거하는 등 해독 작용도 한다. 미나리는 식욕을 돋워주고 창자의 활동을 좋게 하여 변비를 없애는데, 이것은 식물성 섬유(엽록소, 엽산, 섬유질)가 창자의 내벽을 자극해서 운동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김은 <동의보감>에 토하고 설사하며 속이 답답한 것을 치료하며 치질을 다스리고 기생충을 없앤다고 기록돼 있으며, 대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담을 삭이는 효능이 있다. 껍질 벗긴 우엉이 까맣게 변하는 것은 특유의 떫은맛 성분인 리그닌 때문인데, 리그닌은 중금속을 해독하고 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식습관 이외에도 반듯하게 누워 배꼽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이 마사지를 하면 자율신경이 자극돼 장운동이 활발해진다. 또한 걷기, 조깅, 수영, 줄넘기,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산 등으로 신체가 활발히 움직일 때도 장의 연동 운동이 활발해지고 대변의 장 내 통과 시간도 짧아져 장이 튼튼해진다.

1 청국장찌개
재료 마른 표고버섯 3장, 신 김치 1/4 포기, 다시마(5cm) 1장, 청국장 1/2 컵
1 마른 표고버섯은 불려서 물기를 꼭 짜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신 김치는 양념을 털고 잘게 썬다.
3 냄비에 표고버섯, 신 김치, 다시마를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 국물에 김치 간이 배어나오도록 푹 끓인다.
4 청국장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2 홍시배추김치
재료 배추 5통, 무 2개, 홍시 3개, 갓 1/2단, 생강 1톨, 고춧가루 1/2컵, 청각 다진 것 1컵, 집간장・굵은소금・찹쌀죽(찹쌀 1컵, 다시마 5cm, 물 8컵) 적당량
1 배추는 밑동에 칼집을 내고 반으로 갈라 소금물에 적신 후 줄기 부분에 소금을 뿌린다. 절여지면 씻어서 물기를 뺀다.
2 홍시는 씨를 빼서 으깨고, 갓은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 무는 강판에 갈고 갓과 생강은 다진다.
3 냄비에 찹쌀, 다시마, 물을 넣고 찹쌀죽을 쑨다.
4 찹쌀죽이 한 김 나간 후 강판에 간 무를 넣고 홍시, 다진 생강, 고춧가루, 집간장, 소금을 넣는다.
5 ④의 양념이 고루 섞이면 다진 갓과 청각을 넣고 버무려 배춧잎 사이에 양념을 조금씩 펴서 넣고 겉잎으로 감싼다.

3 김두부무침
재료 김 3장, 두부 1/2 모, 미나리 5줄기, 통깨・소금 약간씩
1 김은 구워 손으로 찢고, 미나리는 데쳐서 송송 썬다.
2 두부는 칼등으로 으깬다.
3 두부에 소금 간해 무친 뒤 ①과 통깨를 넣어 무친다.

4 취나물밥
재료
쌀 3컵, 취나물 200g, 들기름 1큰술, 집간장 1/2큰술 양념장 집간장 2큰술, 청고추 2개, 홍고추 1개, 통깨, 참기름 약간
1 쌀은 미리 씻어 불려놓는다.
2 취나물은 끓는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짠 후 송송 썰어 들기름, 집간장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다.
3 냄비에 쌀을 안치고 쌀 위에 양념한 취나물을 얹어 밥을 짓는다.
4 밥이 되면 다 주걱으로 고루 섞어 밥을 푼다.
5 분량의 재료로 양념장을 만들어 비벼 먹는다.

5 버섯채소잡채
재료 당면 200g, 마른 표고버섯 5장, 목이버섯 10g, 느타리버섯 100g,, 새송이버섯 2개, 당근・청피망・홍피망 1/2개씩, 배추 속잎 5장, 다시마(5cm) 2장, 흑설탕 2큰술, 집간장 1큰술, 참기름・통깨・후춧가루・소금
약간씩, 식용유 적당량
1 당면은 불린 후 먹기 좋은 길이로 자른다.
2 표고버섯과 목이버섯은 각각 물에 불리고, 표고버섯 불린 물은 따로 둔다. 표고버섯, 배추, 당근, 피망은 채 썰고 느타리버섯, 새송이버섯, 목이버섯은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3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버섯과 채소를 각각 소금 간해 볶는다.
4 냄비에 표고버섯 불린 물과 다시마, 흑설탕, 간장을 넣어 끓이다가 다시마는 건져내고 당면을 넣고 조린다. 버섯과 채소, 참기름, 통깨, 후추를 넣어 버무린다.


6 곰취쌈밥
재료
곰취나물 200g, 밥 3공기, 간장 1/2큰술, 소금・참기름・통깨 약간씩
1 곰취나물은 소금을 약간 넣고 데쳐서 물기를 짜고 간장, 참기름 양념을 한다.
2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에 소금, 참기름, 통깨를 넣고 양념한 뒤 한입 크기로 꼭꼭 쥐어 주먹밥을 만들어 양념한 취나물에 한 개씩 싼다.

7 우엉탕
재료 우엉 1대, 불린 표고버섯 10장, 두부 1/3모, 양송이 10개, 새송이 3개, 홍고추 1개, 미나리 10줄기, 다시마(5cm) 2장, 들깨 가루(들깨즙) 1컵, 들기름 1큰술, 소금 약간, 표고버섯 물린 물 적당량
1 우엉은 칼등으로 껍질을 벗겨 어슷 썰고 표고는 물기를 짜서 한입 크기로 썬다.
2 두부는 얄팍하게 썰어 소금을 약간 뿌린 뒤 노릇하게 구워 한입 크기로 썬다.
3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우엉을 볶다가 표고를 넣고 우엉이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4 ③에 표고 불린 물(또는 물)을 자작하게 붓고 볶아 뽀얗게 국물이 우러나면 다시 표고 불린 물을 붓고 다시마를 넣어 우엉이 무를 때까지 끓인 후 두부와 납작 썬 양송이, 새송이를 넣는다.
5 들깨 가루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 후 어슷 썬 홍고추와 미나리를 넣는다.

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선재 스님
“음식은 약이다”


최근 사찰 음식이 종교를 초월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음식으로 병이 생기고, 병을 치료할 때도 의학적인 치료 외에도 음식을 개선해서 먹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음식은 부작용 없이 환자 스스로 병을 치유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다.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음식을 통해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데, 사찰 음식이 그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 광고나 홍보를 따로 하지 않았어도, 사찰 음식을 배우고 먹어본 사람들이 몸이 달라지고 변화하는 것을 느끼면서 가족과 지인에게 소개했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현대인이 많이 갖고 있는 성인병, 생활습관병이 정말 음식으로 개선될 수 있나? 그렇다. 부처님께서는 음식을 약으로 대하라고 하셨다. 사찰 음식에서 조리는 맛을 내는 과정이 아니라 약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즉, 자연에서 나온 산물의 독은 제거하고 약 성분은 강화함으로써 음식을 약으로 만드는 것이다. 사찰 음식은 식도락의 대상이나 식욕을 충족시키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에 인간의 육체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영양분을 섭취하여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한다. 또 ‘때 아닌 때에 먹지 않고 필요할 때에 적절히 먹는 것’이 음식을 약으로 먹는 자세다. 나 역시 이렇게 해서 잃었던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사찰 음식 조리법의 원칙은 무엇인가? 삼덕(청정, 유연, 여법)을 갖추고 육미를 조화롭게 해야 한다. 청정이란 농약이나 식품첨가물, 항생제 등으로 키우지 않은 청정한 재료를 깨끗하게 씻는 것을 말한다. 유연이란 먹을 사람에 맞춰서 만든다는 의미다. 아기에게 거친 음식을 주지 않고, 청소년에게는 성장기에 필요한 영양소가 충분히든 음식을 주고, 환자라면 앓고 있는 병에 맞춰 조리해야 한다. 여법이란 재료도, 마음도, 상차림도, 담는 법까지 모두 법다워야 한다는 의미다. 남에게 피해를 주고 가져온 재료는 안 되고, 음식을 만들때도 맑고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만들어야 한다. 육미란 상 위의 음식을 재료 자체가 지닌 고유의 짠맛, 단맛, 쓴맛, 신맛, 매운맛, 떫은맛 등이 어우러지게 해야 한다.
채식과 사찰 음식은 무엇이 다른가? 마음과 몸을 맑게 만드는 음식이 사찰 음식이다. 마음을 편치 않게 한다거나, 정신과 육체를 오염시키는 음식은 먹지 않는다. 첨가제가 들어간 채식햄이라든가, 무조건 육류만 뺀 음식이라든가 하는 건 사찰 음식에 맞지 않는다. 사찰 음식이라고 해서 육류를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 단지 원칙을 정해놓고 먹었다. 몸이 아파서 꼭 먹어야 할 때는 한 달에 10재일을 피해, 정육(깨끗한 고기, 성장촉진제를 쓰지 않은 고기)을 먹되 절대 주식보다 많아서는 안 되고, 2~3배의 채소와 함께 먹어야 한다.
음식을 먹는 데도 방법이 있다는데? 자연의 리듬에 맞춰서 즉, 하루의 리듬에 맞게, 계절의 리듬에 맞게 먹는다. 아침은 뇌가 깨어나 활동하는 시간이으로 반드시 씹어서 먹어야 한다. 아침밥을 통해서는 위장에 자극을 줌으로써 온몸에 있는 감각의 세계를 연다. 점심은 위장이 활동하는 시간이므로 넉넉히 먹는다. 저녁에는 간, 신장, 소장, 대장이 활동하는 시간이므로 간단히 먹는다. 저녁에 밥을 많이 먹으면 위장 활동이 심화돼 소화 생체 리듬이 깨진다. 아침은 맑게, 점심은 푸짐하게, 저녁은 간단하게 먹는다.

구선숙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