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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션 예찬] 쿠션 디자이너 이재연씨
photo01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인 이재연 씨는 얼마 전 인테리어 숍을 열었다. 품처럼 편안한 것이 좋아서, 그리고 노력과 손맛, 즉 품이 드는 일을 한다 해서 ‘품’이라 이름 지은 그곳은 쿠션 전문 매장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온통 쿠션 세상이다. 그곳의 쿠션은 모두 이재연 씨가 디자인한 것.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답게 그가 만든 쿠션은 때론 기하학적이고 때론 추상적이다. 어떤 것은 앤디 워홀의 작업처럼 팝아트적이고 어떤 것은 몬드리안의 작업처럼 과감한 면 분할이 돋보인다. 왜 쿠션 디자이너로 전향했냐는 질문에 ‘권위적이지 않아서’라는 의외의 답을 내놓는다. 듣고 보니 그렇다. 언제 쿠션이 부담스러운 적이 있었던가. 덩치 큰 침대처럼 공간을 압도한 적도, 웅장한 소파처럼 사람에게 긴장감을 준 적도 없다. 쿠션에 대한 그의 감상이 그러해서인지 품에서 선보이는 쿠션은 손으로 그린 듯한 회화적 패턴과 손으로 직접 만든 듯한 정겨운 디테일이 특징이다. 쿠션 디자이너 이재연 씨가 말하는 쿠션 고르는 요령. 만약 소파에 여러 개의 쿠션을 놓고 싶다면 일단 주인공 2개를 선택한다. 그리고 그 쿠션 2개를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 둘이 사귈 것 같은, 친구로 삼고 싶을 것 같은 쿠션을 하나 둘씩 고르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한다. 같이 있고 싶은, 같이 어울릴 것 같은 것을 골랐으니 분명 그들이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것. 풀밭 위에 돌을 던지듯 자연스럽게 장식하는 것도 잊지 말라고 덧붙인다.
 
1. [40-48] 지중해식 레스토랑 멜쯔(02-3477-7571)에 가면 1백 개 이상의 쿠션을 볼 수 있다. 편안하면서도 감각적인 분위기 연출을 위해 이재연 씨가 레스토랑 전체의 패브릭 콘셉트를 총괄, 모든 쿠션을 디자인한 것.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쿠션들이 공간에서 얼마나 재기발랄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지를 실감할 수 있는 현장이다.
 
심의주 기자 zipcode@design.co.kr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6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