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과 삼나무 방풍림을 등지고 선 보롬왓 식구들. 왼쪽부터 하세용 제과제빵 명장, 김효숙 상무, 문영철 식물박사, 정지혁 이사, 윤소희 카페 총괄 감독, 이종인 대표, 송명수 통역가, 김현정 부대표.
10년 전 출장으로 찾은 제주에서 도민에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많은 이가 찾는 유명 자연 관광지도 아름답지만 제주 자연의 때 묻지 않은 말간 얼굴이 궁금하다면 중산간 지역으로 가세요.” 중산간은 해안 지역과 한라산 사이의 해발 200~600m 지대를 일컫는다. 산 능선을 타고 내려온 오름이 밤하늘의 별처럼 흩뿌려진 이곳에는 바람의 노래가 봉우리를 휘감으며 낮게 흐른다. 한라산 동남쪽 중산간 지대인 표선면 성읍리, 오름과 삼나무가 둘러싼 10만 평의 부지에 메밀을 비롯해 다양한 작물과 꽃이 사시사철 자라는 농장이 있다. 이름은 ‘보롬왓’. ‘바람이 부는 밭’이라는 뜻의 제주 방언이다. 메밀 농사를 기반으로 이를 활용해 만든 상품과 먹거리를 선보이고, 다양한 꽃 축제로 유명한 보롬왓의 시작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롬왓의 첫 건물인 비닐하우스 화원은 사계절 내내 자라나는 식물과 꽃들로 오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카페 옆에 위치한 식음 공간. 공간을 장식하는 녹음이 싱그럽다.
돌밭에서 피어난 메밀꽃
“2010년, 아무도 찾지 않는 2만 평의 땅을 직접 개간해 메밀 농사를 지은 것이 보롬왓의 첫걸음이었어요.” 보롬왓 이종인 대표는 지난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지금의 보롬왓을 보면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그의 표현에 따르면 농작물을 기르기에 적합하지 않은 골칫덩이 돌밭이었다고. 사실 그가 이 땅에 자리 잡게 된 것은 궁여지책이었다. 제주신용보증재단 서귀포 지점장까지 역임하고 돌연 농업에 뛰어든 이종인 대표는 초창기 부지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제주 곳곳의 놀고 있는 땅을 무료로 개간해주고 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땅값이 계속해서 오르자 이러한 방식으로 농사를 지속하기 어려워진 것. 결국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척박한 돌밭을 사서 오랜 친구들과 함께 제주한울영농조합법인을 세우고 메밀 농사를 시작했다.
묵묵히 황량한 땅을 일구고 농사를 짓던 보롬왓이 외부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6년이 되어서였다. “국내에서 메밀이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 어딘지 아세요? 제주예요. 생산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데 대부분 잘 몰라요. 보롬왓이 하는 일이 ‘농사’에서 그치지 않고 ‘농업’이 되기 위해선 이를 알리는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2015년 첫 메밀꽃 축제를 계획하지만, 태풍으로 인해 오는 이들에게 귤 주스만 나눠주며 무산됐다. 그리고 돌아온 2016년,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밭 한가운데에서 천막을 치고 발전기를 돌려가며 개최한 메밀꽃 축제는 금세 지역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탔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였다. 한 철만 피는 메밀꽃만으로는 계속해서 관광객이 찾아오게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만개하는 계절을 고려해 수국, 라벤더, 보라 유채, 버드나무, 맨드라미 등 해마다 꽃과 작물을 늘려갔다. 그사이 비닐하우스 화원, 메밀 정미소(현재는 카페로 운영한다), 양조장, 작물 재배사를 세웠고 부지도 10만 평까지 늘렸다. 보롬왓은 어느새 꽃 축제의 성지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이는 보롬왓을 알리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그들의 본질은 농사와 농업에 있었고 궁극적으로 이루려 한 것은 자연과 시간의 가치를 전하는 일이었다.
“다시 초심을 되돌아봐야 할 때란 생각이 들었어요.” 올해 초 보롬왓은 대지 중앙을 차지하던 꽃들을 변두리로 옮기고, 그 자리에 푸른 잔디를 심었다. 그러니 비로소 보이는 울창한 삼나무 방풍림와 오름. 제주의 맨얼굴이 드러났다. 더불어 주변 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스테이 느릇, 카카오 로스터리와 메밀 가공 설비가 있는 팩토리도 새로 문을 열었다. 메밀밭 한가운데에서는 자연의 시간을 입히는 허명욱 작가의 사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고, 그의 작업실과 스테이도 부지 한쪽에 둥지를 틀었다. 이런 변화는 보롬왓이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케 한다. “이제는 꽃의 화려함이 아닌, 제주 자연 본연의 아름다움과 시간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이종인 대표, 허명욱 작가와 이건축연구소의 이성란 소장, 그리고 지랩의 노경록, 박중현 대표가 있다.
자연과 시간의 가치를 전하고자 보롬왓을 오픈한 이종인 대표.
메밀밭 한가운데 설치한 허명욱 작가의 사계 프로젝트. 자연의 시간을 담고 있다.
보롬왓스러운 스테이
2023년 말 오픈하며 변화의 시작을 알린 스테이 느릇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 “이종인 대표에게 처음 전화를 받은 건 2020년 12월이었어요.” 지랩 노경록 대표의 말처럼 그들이 손잡은 3년 반 전이지만, 이종인 대표는 스테이에 대한 청사진을 2017년부터 그렸다. “스테이 느릇을 짓기 이전까지 보롬왓에 들어선 건물은 모두 저와 보롬왓 직원들이 직접 설계하고 시공한 결과물이에요. 전문가가 아니기에 조금씩 부족한 부분이 있죠. 그러나 잠을 자는 곳만큼은 완벽하게 지어야 하지 않겠나 싶더라고요. 우리의 지향점을 스테이에 잘 녹여낼 수 있는 건축가를 찾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사실 이종인 대표는 지랩과 손잡기 전 이미 여러 건축사 사무소와 논의를 거쳤다. 지랩을 처음 만났을 당시 그에게는 착공 허가를 받은 설계안까지 있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신이 서지 않던 그는 수많은 스테이 프로젝트를 선보인 지랩을 찾았다. “건축주의 특별한 디자인 요청 사항은 없었어요. 그저 가장 제주스럽고, 보롬왓스러운 건물을 기대한다고 했죠.” 겨울 초입,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지랩의 노경록 대표는 보롬왓을 처음 방문했다. 농작물 추수 후 남아 있는 잡초조차 특별한 감흥을 주는 땅이었다. “어떤 건축가가 보더라도 프로젝트 욕심이 날 만한 대지였어요.” 그러고는 생각했다. 제주스럽기 이전에 보롬왓스러워져야 할 땅이라고. 그래서 보롬왓 모회사 이름이자 비전인 ‘같이의 가치’를 콘셉트로 디자인과 설계를 진행해나갔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고는 보롬왓 직원들이 직접 제주의 돌과 나무 등 재료를 조달하고 손수 돌담을 쌓는 등 시공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렇게 스테이 느릇은 모두의 힘을 빌려 진정으로 ‘보롬왓스러운’ 곳으로 거듭났다.
스테이 느릇은 나무 한 그루와 수영장이 있는 중정을 중심으로 독채 객실 10채가 마주 보며 늘어서 있고, 조식 서비스와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라운지 건물이 그 사이를 잇는 ㄷ자형 평면구조다. 양쪽 객실은 대지가 지닌 가장 큰 의미이자 매력인 농경지와 방풍림을 조망할 수 있게 배치했다. 객실은 보롬왓 주변을 이루는 세 가지 중요한 요소 흙, 억새, 삼나무를 테마로 삼아 설계했다. 가장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흙 모티프 객실은 침대, 소파, 식탁이 모두 다른 레벨에 위치해 있어 경작지를 여러 높이로 볼 수 있는 것이 특징. 억새 모티프 객실은 경작지와 억새밭, 그리고 삼나무 방풍림까지 다양한 풍경이 펼쳐지는 높은 양면 코너창이 매력이다. 코너창 앞 ㄱ자형 외부 정원에는 노천탕을 배치했으며, 천장과 몇몇 디테일에 억새의 질감을 닮은 벽지를 사용하고, 격자 오크 몰딩을 더해 완성했다. 앞으로는 중정이, 뒤로는 삼나무 방풍림이 보이는 삼나무 모티프 객실은 따뜻한 색감의 삼나무 마감재를 적용했으며, 화목 난로와 습식 사우나를 갖춰 숲속 오두막 같은 정겨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모든 객실의 내부 바닥에 레벨 변화를 주어 평면적으로는 심플하지만 입체적으로 공간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에요.” 이런 섬세한 디테일은 숙박객의 조식 서비스 공간, 때에 따라 보롬왓의 이벤트나 강연 무대로 이용하는 라운지에도 드러난다. 낮은 언덕 옆에 위치해 대지 속으로 파묻히는 듯한 시퀀스를 만들어내는 이곳에는 폴딩 도어를 설치했는데, 문을 모두 젖히면 경사진 앞마당과 연결되며 자연에 안긴 무대와 객석으로 탈바꿈한다. 내부 기물 또한 예사롭지 않은데, 테이블부터 조식 서비스에 사용하는 옻칠 쟁반, 수저 및 폴딩 도어 앞과 라운지 구석에 배치한 조각 등은 모두 허명욱 작가의 작품. 라운지 안에서는 이렇게 예술 같은 자연, 그리고 자연을 입은 예술이 어우러진다.
허명욱 작가가 만든 테이블부터 조식 서비스를 위한 기물, 조각 등이 있는 라운지.
객실의 주요 모티프인 흙·억새·삼나무 중 억새 테마의 객실로 천장에 억새를 연상시키는 질감의 마감재를 적용했다.
자연의 시간을 나눠 쓰는 작업실
옻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예와 회화 작품을 선보이는 허명욱 작가의 발자취는 앞서 말한 스테이 느릇의 라운지 외에도 보롬왓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메밀밭에서 진행 중인 허명욱 작가의 사계 프로젝트다. 자연 한가운데 100호가 넘는 캔버스를 설치하고 변해가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는 이 프로젝트는 현재 제주 삼달리 바다, 표선 바람의 언덕, 월평숲 등 다섯 곳에 설치되어 있다. “2~3년 전 사계 프로젝트를 시작할 준비를 하며 제주 곳곳을 찾아다니던 중에 메밀밭이 있는 보롬왓을 발견했어요.” 그렇게 이종인 대표와 인연을 맺으며 약 1년 전 메밀밭에 캔버스를 설치하고 한 달에 두 번 4~5일씩 제주에 머물며 사계 프로젝트 작업을 이어간다. 그즈음부터 보롬왓 부지 내에 허명욱 작가의 작업실과 그가 머물 스테이를 설계하고 짓기 시작했는데, 이 또한 올해 봄 완공됐다.
스테이 느릇 전경. 가운데 수영장을 두고 객실과 라운지가 ㄷ자형으로 둘러 있다.
허명욱 작가의 트레이에 담긴 조식 서비스. 수저 역시 허명욱 작가의 작품이다.
작업실과 스테이 프로젝트는 그를 잘 아는 이건축연구소의 이성란 소장이 맡았다. “넓은 메밀밭 한가운데에 제주의 검은 돌이 쌓여 있는 것처럼, 자연의 일부처럼 보이도록 네 벽과 박공지붕이 모두 같은 재질인 검은 건물을 가장 먼저 떠올렸어요. 허명욱 작가와 논의한 끝에 스테이는 블랙 벽돌, 작업실은 노출 콘크리트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구조가 아주 단순한 만큼 건물 배치에 특별히 신경 썼는데, 스케치업으로 수차례 모델링해보며 보는 방향에 따라 건물끼리 중첩되기도 하고, 오름과 건물이 겹치거나 혹은 완전히 떨어져 보이도록 엇갈리게 배치해 레이어를 만들었어요.” 작업실과 스테이 모두 외관처럼 내부 구조도 심플하다. 특히 작업실의 평면구조는 작은 방 하나조차 없이 하나의 직사각형으로 구성했다. 그러나 양 벽면에 가로 4.4m, 높이 3m에 달하는 거대한 금속 행어 도어를 설치해 양쪽 문을 동시에 개방하면 문틀이 마치 캔버스인 양 자연을 작품처럼 담는다.
작업실과 스테이는 엇갈리게 배치해 동선에 따라 완전히 겹쳐 보이기도, 혹은 분리돼 보이기도 한다.
보롬왓 부지에 새롭게 지은 작업실에서 만난 이건축연구소의 이성란 소장과 허명욱 작가.
“양 문을 열고 의자에 앉으면 숲과 오름이 눈높이에 맞게 보여요. 거슬리는 것 없는 최소한의 구조로 지은 건물 안에서 이를 바라보면 외부와 내부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마치 자연 한가운데 있는 느낌이죠.” 스테이는 중앙에 중정처럼 화장실을 배치했는데, 화장실을 기준으로 거실과 침실이 자연스레 나뉜다. 화장실 내부는 건물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그레이 컬러의 마이크로시멘트로 마감하고, 지붕의 경사면을 따라 작은 창을 내 반짝이는 빛도 한 조각 들였다. “이종인 대표가 제게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선생님의 작업과 농사는 다를 바 없어요’예요. 밭을 일구고 씨를 뿌려 농작물을 키워내는 과정은 제가 매일 색을 만들어 캔버스에 쌓아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는 맥락이죠.” 인력과 시간을 들여 농작물을 키우고, 그것으로 다양한 먹을거리와 상품을 만들어내는 이종인 대표와 자연이 남긴 흔적을 캔버스에 담아 시간을 물질화하는 허명욱 작가. 그들은 그렇게 자연의 시간을 나눠 쓰고 있다.
허명욱 작가의 스테이. 거실은 작가의 작품 및 그의 미감을 엿볼 수 있는 가구로 채웠다.
심플한 평면구조의 작업실은 안과 밖을 모두 노출 콘크리트로 마무리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연출했다.
보롬왓의 본질을 보여주는 팩토리
가장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지만, 기존 보롬왓을 아는 이들에게 가장 먼저 느껴지는 변화는 아마 팩토리일 것이다. 기존 주차장 부지에 세운 팩토리는 손님맞이 장소를 겸해 보롬왓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보롬왓의 철학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공간이다. “보롬왓에서 키운 메밀은 메밀 베개 같은 상품으로 만들거나 카페 메뉴 재료로 사용해 소비자에게 전달돼요. 그러나 메밀을 수확한 후 메뉴와 상품이 되기 전 어떻게 가공하는지 아는 이가 없죠. 그 과정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메밀 가공 설비실이 있는 팩토리를 짓게 됐어요. 더불어 보롬왓은 직접 카카오를 로스팅하고 초콜릿과 디저트 메뉴를 만들어요. 이것 또한 함께 보여주고자 팩토리 안에 카카오 로스터리도 들였죠. 참고로 보롬왓에서는 곧 카카오나무 재배도 시작할 예정이에요.”
새롭게 오픈한 팩토리의 안마당. 와인 포도가 자라고 있다.
그동안 보롬왓을 일궈온 대로 직접 설계하고 짓는 방법도 있었으나, 이종인 대표는 이성란 소장에게 프로젝트를 맡겼다. “이성란 소장은 허명욱 작가의 작업실과 스테이 작업을 위해 제주에 내려왔을 때 인사를 나누었어요.” 사실 그동안 스테이 느릇을 제외하고 보롬왓 시설의 설계와 시공을 직접 한 것은 제주 자연의 시간과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보롬왓의 지향점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축가를 만나지 못할 거라 지레짐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롬왓의 철학을 이해하고 존중해주는 이성란 소장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라면 마치 자연의 자리를 잠시 빌린 것처럼 이질감 없이 부지에 스며들 수 있는 건축을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쪽 건물에 마련한 카카오 로스터리에서는 카카오 열매가 초콜릿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있다.
팩토리는 가운데 안마당을 두고 양옆으로 동일한 규모의 기다란 직사각형 평면구조의 박공지붕 건물 두 채가 대칭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작물이 자라는 안마당에는 건물과 동일한 형태로 반복되는 경량 트러스 구조체 모듈 세 개를 세워 통일감을 주었다. “두 건물의 외벽은 검은 안료를 섞은 블랙 콘크리트로 마감해 자연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지면서도 허명욱 작가의 스테이와 작업실, 스테이 느릇과도 조화를 이루게 했어요. 각 건물의 안마당과 맞닿은 벽엔 양개문을 설치해 문을 모두 열면 바로 자연과 이어지죠. 지붕은 제주 건물의 특징적 소재인 골강판으로 마무리했고요.” 건물은 각각 메밀 가공 설비실과 카카오 로스터리로 사용하며, 수확한 메밀을 도정해 베개로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카카오 열매가 초콜릿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다.
팩토리 건물의 외벽은 블랙 콘크리트로 마감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건물 내부에서는 메밀 베개를 비롯해 메밀쌀, 튤립 보디 워시·로션, 메밀·수국·라벤더 미스트, 라벤더·메밀 핸드워시, 산듸주 등 보롬왓에서 생산한 제품도 판매하는데 이를 진열한 매대의 형태는 트레이 등 허명욱 작가의 작품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묵직한 느낌을 자아내는 그레이 컬러의 내부 마감도 허명욱 작가의 의견을 수렴한 부분이다. “최근 눈에 보이는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지만, 보롬왓의 본질은 같아요. 자연과 농업, 그리고 시간의 가치를 전하는 것이에요.” 입구에 물이 볼록하게 차오른 컵처럼 지난 14년간 보롬왓은 가득 채워졌다. 이제는 넘쳐흘러야 할 때. 보롬왓이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표면장력을 깰 마지막 한 방울은 이제 막 떨어졌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3229-4 문의 070-8015-5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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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보롬왓과 함께 독자 여행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9월호 <행복> 지면에서 확인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