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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웨어×세븐도어즈 행복이 가득한 여름의 기억

1987년 창간호부터 2024년까지 ‘여름의 기억’을 풀어낸 <행복이 가득한 집> 기획 전시 <서촌 블루스>. 수박 비치 볼과 냉차 카드, 식물로 싱그러운 첫인상을 연출했다.
인왕산 수성동 계곡 물길 근처 깊은 골목에 위치한 한옥 스테이 ‘썸웨어’는 1950년대에 지었다. 붉은 벽돌을 쌓은 조적조와 일본식 목구조가 혼재된 외관부터 근대 과도기를 거쳐온 집의 시간이 느껴지는 곳이다. 짙고 깊은 색을 내는 나무문과 마룻바닥, 좁고 긴 복도와 계단, 방마다 알차게 숨은 벽장, 아담하게 자리한 마당까지. 진한 삶의 흔적이 담긴 한옥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여행을 하는 것 같은 공간이다.


전시는 1950년대 지은 2층 근대 가옥 썸웨어에서 진행했다.

허명욱 작가의 블루 옻칠 장으로 포인트를 준 다이닝 공간.
행복작당 서촌 행사에서 <행복이 가득한 집> 기획전으로 마련한 <서촌 블루스>는 서촌의 옛집에 꺼내놓은 여름 집에 관한 이야기다. <행복>을 창간한 1987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우리가 만나온 여름의 순간을 담는 콘셉트로 기획해 가족의 시간이 녹아든 삶의 공간으로서 한옥을 만날 수 있었다. 두 개 층으로 이루어진 공간을 거닐며 만나는 장면들은 기억 저편에 간직한 저마다의 여름 집에 관한 이야기를 소환한다.


여름의 집을 위한 수향의 디퓨저와 이를 위해 제작한 달 항아리 오브제.

전시를 맡은 비주얼&인테리어 스타일링 그룹 세븐도어즈의 민송이(오른쪽)·민들레 대표.
썸웨어 공간에 새로운 표정을 만들어준 이는 스타일링 전문 스튜디오 세븐도어즈다. 민송이·민들레 대표는 한국 빈티지와 현대 기물이 만들어내는 익숙하고도 낯선 배치를 통해 서촌의 옛집을 낭만과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완성했다. 1980년대 스타일의 가족 응접실, 꽃과 과일이 있는 다이닝룸, 버드나무 아래 낮잠, 유년 시절을 떠올리는 여름방학, 정겨운 할머니의 벽장, 여름밤의 모기장이 그 주인공. “근대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서촌 한옥이 지닌 낭만이 공간에 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름의 집을 관통하는 ‘블루’라는 키 컬러를 정하고, 여름의 집을 상상할 수 있는 장면을 떠올려보았습니다. 곤충채집, 방학 일기, 원두막에서 먹던 수박(비치 볼), 할머니의 알사탕처럼 추억 속 정겨운 소품과 이야기를 공간에 부여했고, 비주얼 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향기・소리・맛 등으로도 여름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기획했죠.”

여름의 낭만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서촌의 터줏대감 옥인다실의 향긋한 냉차와 미숫가루 이벤트, 여름 꽃으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어준 아보리스타의 작업까지… 공간을 거닐며 만나는 장면들은 기억 저편에 간직한 저마다의 여름 집의 추억을 소환하기에 충분했다.


문의 세븐도어즈(02-717-7170)

글 성정아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