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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e del Mobile 디자인이 진화하는 곳
올해 살로네 델 모빌레에 참여한 1천3백55개 브랜드는 1년 동안 갈고 닦은 컬렉션을 공개하며 디자인이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꾸어갈 것인지에 대해 각자가 모색한 해답을 제시했다. 그 속에서 발견한 디자인 트렌드와 이슈를 담았다.

스페인의 토속 건축을 닮은 마감재와 식물로 연출한 더 클레이 하우스.

피에트로 루소Pietro Russo가 디자인한 파섹Parsec 테이블과 스튜디오 페페가 디자인한 의자 레이지 본즈Lazy Bones.

쿠션과 프레임의 상반된 물성이 돋보이는 필로 암체어.
Baxter
1970년대 건축의 정수
뛰어난 가죽 마감 기술로 가구의 미감을 끌어올려온 박스터(에이스에비뉴 02-541-1001)는 올해 스페인의 흙집을 연상시키는 파빌리온을 세웠다. 이름하여 더 클레이 하우스. 컬렉션에 새롭게 합류한 한네스 피어Hannes Peer는 1970년대 개성을 담은 신제품을 선보였는데, 공통점은 건축가의 작품에서 발굴한 디자인 언어를 참조했다는 것. 빛나는 알루미늄 프레임 위에 두꺼운 가죽 시트를 얹은 오라Aura 소파는 건축가 존 리우트너John Loutner가 설계한 LA 저택의 화려함과 미니멀한 우아함이 담겼다. 베이스 프레임을 돌출해 테이블 상판으로도 쓸 수 있게 한 것이 포인트. 필로Pillow 암체어는 퐁피두 센터의 노출 구조를 연상시키는 프레임에 패딩 처리한 가죽 쿠션 네 개를 꽃잎처럼 얹어 단순하면서도 안락하다.


© Yosuke Kojima
De Sede
시리즈의 반복과 변주
스위스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 드 세데(에이치픽스 070-4656-0175)는 선택과 집중의 힘이 특히 돋보인 곳. 아틀리에 오이와 협업한 DS-888 콜리나Collina 시리즈에만 집중해 인도어와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여섯 가지 버전을 연출했다. 모듈 기반 소파이기에 2인을 위한 콤팩트한 가죽 소파부터 직물의 짜임새가 느껴지는 넓은 실외용 소파까지 다양한 무드와 용도에 대응할 수 있는 것. 스위스 알프스의 부드러운 구릉을 연상시키는 등받이는 이동과 높이 조절이 가능해 다양한 모습으로 바꿔 쓸 수 있다. 아틀리에 오이는 부스 디자인도 함께 맡았는데, 실내와 실외 영역의 경계에는 검은색 선이 그려진 반투명 커튼을 설치하고 스위스 풍경을 창처럼 배치해 영역을 넘나드는 가구의 정체성을 보여줬다.


© Giacomo Colombo
Cc-Tapis
꽃 피운 러그
티베트 장인의 숙련된 기술과 감각적 디자인의 조합으로 수공예 러그 세계를 개척해온 씨씨타피스(보에 02-517-6326)는 인도 북부로 장인 정신과 제작 기법을 탐구하는 여정, 그랜드 투어를 떠난다. 유니버스 우크로니아Univers Uchronia가 디자인한 스월Swirl 컬렉션은 그 대장정의 결과물 중 하나. 그는 단순히 평면에 이미지를 투사하는 대신 건축을 하듯 입체적 러그를 구상했고, 씨씨타피스는 펠트 원사와 두꺼운 바늘을 이용해 매듭을 나선형으로 쌓아 올리는 라자스탄의 장인 가족을 찾아 이를 성공적으로 구현해냈다. 미묘한 그러데이션과 섬세한 색조가 쌓여 풍성하게 꽃 피운 러그에서는 직물의 구조와 재료의 물성이 오롯이 느껴진다.


모나 테이블
Diabla
컬러풀 아웃도어 모먼트
스페인의 컨템퍼러리 디자인 그룹 간디아 블라스코의 세 번째 브랜드 디아블라(파넬 02-3443-3983)는 캐주얼하면서도 아이코닉한 아웃도어 가구를 찾는다면 눈여겨봐야 할 곳. 올해는 쇠렌 로세Søren Rose 스튜디오와 협업해 목재 프레임과 식물성 패브릭으로 재사용 가능한 친환경 파빌리온을 짓고, 모나Mona 테이블과 발렌티나 업Valentina Up 다이닝 체어를 소개했다. 쿨 톤 핑크와 비비드한 레드, 차콜과 베이지를 넘나드는 컬러 베리에이션, 얇은 금속과 풍성한 쿠션의 상반되는 조화가 매력적이다.


© Marco Brienza / Sfelab
Porro
소재나 기술로 짓는 건축적 가구
최소의 디자인으로 최대의 미학을 구현하는 워드로브의 강자 뽀로(유앤어스 02-547-8009)는 올해 거대한 박공지붕 집을 짓고, 수납 시스템뿐만 아니라 벤치와 테이블, 소파 등 가구 컬렉션을 전시해 그간 쌓아온 장기를 아낌없이 펼쳐냈다. 벽면을 한가득 채운 피에로 리소니의 서가 시스템 HT는 두께가 40mm에 달하는 선반을 래커로 마감해 수평성을 강조하고, 유칼립투스 목재를 체커보드 패턴처럼 배열한 파사드, 얇은 금속 기둥과 조명을 조합해 벽면 전체를 아우르는 디자인을 보여줬다.



Kartell
협업 어셈블!
카르텔(한국가구 02-517-2002)은 필립 스탁의 디자인으로 탄생한 의자 H.H.H에 영국의 전통 벽지 브랜드 리버티와 또 한 번의 협업을 더한 작품을 선보였다. H.H.H는 폴리카보네이트를 빚어 만든 듯 매끈하게 이어지는 형태와 위풍당당한 실루엣으로 여왕의 위엄이 물씬 느껴진다. 여기에 리버티의 생동감 넘치는 프린트를 더한 것이 바로 Kartell×Liberty 에디션. 그래픽 임프레션이라는 하이테크 인쇄 공정을 도입해 그래픽을 더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협업으로 각 브랜드의 세계관과 기술까지 확장한 좋은 예.



Molteni&C
전통과 현대의 끊임없는 대화
몰테니앤씨(한샘넥서스 1670-1950)는 90년 동안 지속해온 전통과 미래의 조화를 바탕으로 집에 관한 이탈리아 디자인 스토리를 이어간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빈센트 반 두이센은 모듈성과 다용도성을 핵심 테마로 삼고, 밀라노의 유서 깊은 저택 빌라 네키를 비롯해 건축가 피에로 포르탈루피Piero Portaluppi가 설계한 건물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 컬렉션을 구상했다. 모듈 유닛 시스템 로고스Logos는 그가 발견한 디테일과 소재를 담은 결과물. 두께 40mm의 상판이 중심을 잡고 뒷면은 유리와 금속, 조명을 조화롭게 배치해 견고하고 정교한 벽면을 완성한다. 모듈의 조합은 물론 프리스탠딩, 행잉 방식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 기사 전문은 <행복이 가득한 집> 6월호 본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정경화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