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전등갓이 없는 오팔 글라스 버전 테이블 램프(빅 사이즈)로, 침실 협탁이나 테이블 등에 두루 잘 어울린다. 1백29만 5천 원.
아르네 야콥센이 세인트 캐서린 칼리지 식당을 위해 디자인한 AJ 옥스퍼드 조명등은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타임리스 디자인이란 바로 이런 것!
런던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달리면 유서 깊은 대학 도시 옥스퍼드에 다다른다. 옥스퍼드 중심부 동쪽에 위치한 세인트 캐서린 칼리지St. Catherine’s College는 주변의 전통적 건축물과 구분되는 현대적 소재(벽돌, 콘크리트, 유리)와 기하학적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외관이 특징이다. 1963년 개교한 이 학교를 설계한 사람은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 옥스퍼드 대학의 정통성과 신생 학교로서의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의 균형점을 찾아내고자 당시 찬사를 받던 모더니즘 건축의 대가 아르네 야콥센에게 캠퍼스 프로젝트를 의뢰한 것이다. 그는 옥스퍼드와 첫 만남에서 마주친 전통을 현대적 관용구로 번역하기 위해 노력했고, ‘공간은 기능적이면서도 미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는 자신의 철학에 입각해 세인트 캐서린 칼리지의 설계도를 그리고 완성해갔다.
그 결과 이 학교는 아르네 야콥센의 ‘종합예술(게잠트쿤스트베르크 Gesamtkunstwerk)’이 유감없이 발휘된 걸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종합예술’ 혹은 ‘총체 예술’은 건축가가 자신의 건축 세계를 총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인테리어, 가구, 각종 장식까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아우른다는 개념. 우리는 옥스퍼드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인 제프리 타이에크Geoffrey Tyack의 안내에 따라 강의실, 응접실, 도서관, 기숙사, 휴게 공간 등을 돌아보고 아름다운 정원도 거닐며 아르네 야콥센의 종합예술을 감상했다. 그의 아이코닉 디자인 의자와 조명등이 지금도 공간 곳곳에 놓여 학생과 교수들의 일상에서 아름답고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야콥센은 건물과 인테리어는 기본이고, 의자와 문손잡이는 물론 식당의 식기류와 조명 기구까지 직접 디자인했습니다. 심지어 연못에 사는 물고기 종류까지 고르면서 정원의 조경을 기획했죠. 특히 그는 빛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모든 건물의 코너마다 빛을 선물해놓았어요.” 오늘날 이곳에서 공부하고, 먹고, 자고, 쉬는 학생들이 60년 전한 배려심 많은 건축가가 곳곳에 숨겨놓은 선물을 발견하며 느끼는 행복이라니!
1963년 개교한 세인트 캐서린 칼리지는 아르네 야콥센의 모더니즘 건축물 중 마스터피스로 손꼽힌다. 그는 건축설계뿐 아니라 인테리어, 가구, 조명, 식기, 정원, 연못의 물고기 종류까지 총체적으로 기획하고 디자인했다. 대학 방학이나 휴일에는 대중이 야콥센의 건축과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도록 베드&브렉퍼스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혹시 야콥센이 우리 전통 갓을 본 적이 있을까? 블랙 컬러의 금속 전등갓이 인상적인 AJ 옥스퍼드 테이블 램프 스몰 사이즈. 가격은 1백33만 9천 원.
이번 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크고 웅장한 학생 식당. 현대적으로 구현한 호그와트의 식당이랄까? 오크 테이블이 줄지어 있고 학생석에는 시리즈 세븐 체어가, 교수석에는 하이백 체어가 나란히 놓여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테이블 중앙에 열 맞춰 고정된 테이블 핀 램프. 좋은 빛으로 공간을 완성하는 동시에 장식 요소도 되고 정렬의 기준이 되기도 하면서 개교 이후 현재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AJ 옥스퍼드라는 이름의 이 조명등은 1964~1966년 클래식 테이블 버전과 펜던트 버전의 파생 모델로 출시했다. 그로부터 약 60년이 지난 2023년 봄, AJ 옥스퍼드 테이블 램프는 오리지널 디자인을 충실하게 반영해 두 가지 크기로 재출시한다. 챙 모자 형태의 전등갓에서 라인 드로잉처럼 이어지는 스템이 원형 베이스에 매끄럽게 연결되고, 또 코드로 깔끔하게 이어지는 조금은 익살스러운 디자인이다. AJ 옥스퍼드 테이블 램프는 블랙 컬러의 금속 전등갓이 있는 버전과 없는 버전 두 가지로 출시한다.
취재 협조 루이스 폴센(02-6462-6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