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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온 자연주의 가구 코알라
공간을 채우는 사물 중 부피가 크고 무거운 것을 꼽아보면 대부분 가구다. 그러니 가구를 만들고, 운송하고, 폐기하는 일은 모두 환경에 적잖은 해를 끼칠 터. 우리의 고민을 때 묻지 않은 대자연의 대륙, 호주에서 온 가구 브랜드 코알라가 덜어준다. 사용자의 편안한 생활만큼이나 환경을 지키는 데 진심인 코알라 이야기를 들어본다.

코알라는 온라인 스토어를 기반으로 운영하는데, 한국에서는 시장 진출을 기념해 서울 가로수길에 체험형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코알라 쇼룸 1층에는 침대가 그네처럼 연출되어 재미있는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그 외에도 제품을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여러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기업마다 ESG(기업의 비재무적 평가 기준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경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가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와 제품을 찾아 나서니, 기업도 생존을 위해 환경에 도움 되는 방안을 앞다투어 내놓아야 했다. ‘지구에 좋은 일’이라는 말이 허울뿐인지 그 진정성을 의심해보던 차에 못 보던 브랜드가 눈에 띄었다. 올해 7월 한국에 첫선을 보인 호주의 자연주의 가구 브랜드 ‘코알라Koala’. 2015년 탄생한 이후 천연·친환경 재료만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멸종 위기 동물을 돕는 활동도 꾸준히 한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실천이 근간인 브랜드라니,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생산부터 폐기까지, 언제나 자연 생각뿐
코알라가 제품을 제작할 때 가장 고민하는 요소는 두 가지다. 사람의 생활 그리고 환경. 코알라는 그들의 가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삶이 한결 편해지도록 제품 연구에 힘을 쏟는 동시에 기업 운영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해왔다. 코알라가 가장 주력하는 매트리스도 그 기능만큼이나 어떤 소재를 사용하는지 주목해야 한다. 코알라 제품에 사용하는 소재는 모두 친환경이다. 몸과 머리를 직접 대어 뉘고, 편안한 잠자리를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매트리스와 베개의 폴리우레탄 폼은 CertiPUR-US® 인증을 받은 것이다. 오존층 파괴 물질이나 포름알데히드 없이 만들었고,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안전성 테스트도 통과했다는 뜻. 또 코알라 패딩턴 침대 프레임에 쓰는 섬유는 페트병을 원료로 만든 ‘리프리브REPREVE®’ 폴리에스테르 섬유다.

매트리스는 커버소재와 하단 서포트 레이어 구조에 따라 ‘코알라 매트리스’ ‘코알라 캄’ ‘코알라 소울메이트’ 세 가지 라인업으로 나뉜다. 편안한 수면을 연구한 끝에 탄생한 제품이다.

프레임을 패브릭으로 감싸 발가락을 부딪쳐도 아플 일이 없다.

소파와 테이블 등 거실 가구도 선보이는데, 자연에서 영감받은 편안한 컬러를 사용한다.
가구업계에서 나무를 사용하지 않는 건 불가능에 가까우니, 코알라는 산림을 최대한 보호하며 제품을 만들 방법을 찾았다. 그들은 환경적·사회적으로 지속해서 관리하는 산림에서 자란 나무에서 추출한 텐셀™ 라이오셀 섬유로 매트리스와 침구류를 만들고, 가구 몸통에 사용한 나무는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을 받았다. 물론 가죽 등 동물 유래 원료도 일절 사용하지 않는 비건 제품이다. 이러한 선택을 거친 제품을 통해 건강한 환경과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잘 만드는 일만큼 잘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코알라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제품의 전 생애 주기에서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매트리스는 부피가 크고 무게가 무거워서 매년 매립지로 버려지는 1백60만 개 중 고작 15%만이 재활용되는 실정이다. 그래서 코알라 호주 본사는 더 많은 매트리스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호주의 사회적 기업인 소프트랜딩Soft Landing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소프트랜딩은 버려지는 매트리스를 해체해 스프링은 지붕 시트로, 목재는 동물용 침구로 만드는 등 재활용 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을 한다. 여기에 더해 코알라는 폐매트리스 처리 비용까지 부담한다.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에서 코알라 매트리스를 구매하면, 코알라는 고객이 사용하던 오래된 매트리스를 무료로 수거해 소프트랜딩으로 전한다. 이 과정을 통해 매달 시드니에서만 폐매트리스에서 나온 강철, 목재, 폼 등 약 8000kg의 재료가 새 생명을 얻는다.

매트리스 상단 레이어 양면의 단단한 정도가 달라서 취향에 따라, 몸 상태에 따라 뒤집어 사용할 수 있다. 지퍼로 편하게 조립이 가능하다.

비즈니스의 힘으로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에 주는 비콥 인증을 받았다.

환경보호를 지지하는 기업들이 참여하는 단체, 지구를 위한 1%에 가입해 매년 매출의 1% 이상을 기부한다.
제품 한 개가 코알라 한 마리를 살린다
코알라는 ‘코알라 제품을 한 개 사면 코알라 한 마리를 살린다(buy one, adopt one)’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인 코알라가 밀렵과 서식지 손실로 멸종 위기에 놓이자, 소비자의 구매가 코알라 개체 보호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 사업을 시작한 것. 또 코알라는 10년 안에 20억 그루의 나무를 심고 보호하겠다는, 가구 브랜드 중에서도 남다른 목표를 세웠다. 이렇게 진정으로 환경을 보호하고자 하는 코알라는 세계자연기금(WWF)과 파트너십을 맺고, 2017년부터 11억 원 이상을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는 데 기부하고 있다. 우리가 코알라의 매트리스 를 구매하면 코알라, 소파를 구매하면 바다거북, 리고 소파 베드를 구매하면 광택 유황 앵무를 지키는 일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코알라가 돕는 대상은 동물뿐 아니다. 그들은 소외된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일도 꾸준히 하고 있어 2018년에는 사회·환경적으로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에 부여하는 ‘비콥B-corp’ 인증을 받았다. 또한 환경보호를 지지하는 기업들이 매년 판매 수익의 1%를 기부해 풀뿌리 환경 단체를 지원하는 단체인 ‘지구를 위한 1%’에 가입한 호주 유일의 가구 브랜드이기도 하다. 코알라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하며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편안히 공생하는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려 한다.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다.


박근영기자가 직접 써보았습니다
나의 매트리스 연대기


자취를 한 지 어언 10년 차가 되었고, 직접 고른 매트리스를 사용한 지도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 첫 매트리스는 인터넷에서 낮은 가격순으로 검색해 고른 제품이었다. 가격이 5만 원도 채 안 되는 그 매트리스는 몇 달 사용하니 솜이 푹 죽어서 누우면 척추에 닿은 스프링이 그대로 느껴졌다.

무던한 성격과 절약정신으로 몸의 불편함을 이기는 20대를 지나, ‘웰빙’에 조금 더 신경 쓰고 싶은 30대에 접어들었다. 이사를 앞두고 조금 더 나은 매트리스를 찾아보다가 매트리스의 가격과 성능도 천차만별이고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알아본 제품 중에서 가격이 중간보다 약간 더 비싼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선택했다(그래도 첫 매트리스보다는 거의 10배가 비싼!). 얼마간 잘 사용했는데, 여름이 되자 문제가 생겼다. 메모리폼이 몸을 감싸 안아 통풍이 잘되지 않고 열이 쉽게 올라서 매일 밤잠을 설친 것.

그러던 차 최근 올해 한국에 출시한 호주 가구 브랜드 코알라의 매트리스를 알게 되었다. 매트리스에 지퍼가 달려 ‘상단 레이어’를 분리할 수 있는 게 신기했다. 양면의 단단한 정도가 달라 원하는 방향으로 뒤집어 사용할 수 있는데, 나는 원래 쓰던 메모리폼 매트리스의 푹신함에 질린 탓에 더 단단한 쪽을 택했다. 단단하지만 딱딱하지는 않았고, 무게를 더해도 꺼지는 곳 없이 몸을 잘 받쳐주어 공중에 떠 있는 듯 편안했다. 사실 어떻다고 평가할 새도 없이 금방 잠이 들어버렸다. 알고 보니 엉덩이 바로 아랫부분에 ‘서포트 베이스’도 따로 들어 있어 몸이 매트리스에 파묻히는 걸 막아주었다. 그리고 매트리스 커버가 텐셀™ 라이오셀이라는 통기성이 뛰어난 소재라 열과 습기를 가두지 않는다고 한다. 여름밤에도 쾌적하게 잠들 수 있을 듯하다.

며칠간 잠을 푹 잔 덕에 컨디션도 좋았다. 쓰던 매트리스를 당장 교체하지는 못하겠지만, 다음에는 코알라로 정착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이사할 때마다 쓰던 매트리스를 버리고 적당한 매트리스를 새로 산 게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질 좋은 제품에 투자해 오래 사용하는 것이 일상을 윤택하게 하면서 지구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는 걸 다시금 마음속에 새겼다.

글 박근영 | 자료 협조 코알라(1668-2681)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1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