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한쪽에 자리한 ods 스완 테이블 램프. 디머 기능을 탑재해 밝은 빛부터 은은한 취침등까지 다채롭게 사용할 수 있다.
1년 5개월의 육아휴직 기간을 보내고 회사 복귀를 앞둔 김해연 씨.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버린 시간 동안 채민이와 함께 집에서 보낸 시간이 더없이 소중하다.
큐레이터가 취향을 쌓는 과정
큐레이터의 사전적 정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재정 확보, 유물 관리, 자료 전시, 홍보 활동 따위를 하는 사람’이다. 대림미술관 마케팅 시니어 큐레이터 김해연은 올해로 입사 9년 차를 맞이했다. 그는 전시와 관련한 모든 홍보 전략과 마케팅, 캠페인을 담당한다. 서촌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은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려 대중에게 예술을 한층 친숙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곳. 라이언 맥긴리부터 트로이카, 린다 매카트니, 헨리크 빕스코브, 닉 나이트, 토드 셀비, 코코 카피탄, 하이메 아욘 등 주목 받은 열한 개의 전시가 그의 손길을 거쳤다.
대학에서 순수 조형예술을 전공해 한때 작가의 길을 꿈꾸기도 했지만, 외향적인 그의 성격에는 여러 사람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마케팅 업무가 제격이었다. “전시가 6개월 단위로 바뀌거든요.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참 흥미로웠죠.” 쉼 없이 달리던 직장 생활은 딸아이가 생기면서 잠시 멈췄다. 1년 5개월의 육아 휴직 기간을 보내고 지금 복귀를 앞둔 상황. “채민이를 낳을 당시에 코로나19가 터졌어요. 병원 면회도 제한적일 만큼 상황이 안 좋았어요. 밖에 나가지 못하고 계속 집에만 머물렀죠. 평소에도 집 꾸미기를 좋아했는데, 관심이 더욱많아진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그의 관심은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샤이부부’에서 엿볼 수 있다. 아이 방을 꾸미는 과정부터 랜선 집들이 등 소소한 일상을 공유해온 것. 주로 디자이너나 작가의 작품처럼 흔하지 않은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다. 거실 한쪽에는 알록달록한 컬러의 합판이 매력적인 디자이너 전산의 책장을 배치했다. 그의 취향은 디자인의 가치를 믿고 작가의 창작물을 소유하는 과정을 통해 더욱 깊어진다.
오덴세 라고아 라인으로 차린 한 끼. 아이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생선채소찜을 메인으로 올렸다. 깔끔한 분위기의 식탁과 더없이 잘 어루어진다.
오덴세에서 새롭게 선보인 라고아 라인. 자연에서 찾은 비정형 곡선을 식기 위에 구현해냈다. 한식기부터 양식기까지 다양한 제품으로 출시했다.
평범함이 남다름으로 바뀌는 순간
김해연 씨의 집에 ods의 신제품이 놓여 있는 건 그리 놀랍지 않은 일. ods의 테이블 램프 스완Swan은 친정에서 가지고 온 빈티지 책장 위에 자리해 거실을 은은하게 비춘다. 무안의 흙으로 빚은 일곱 개의 도자 셰이드와 국내에서 유일하게 백열전구 생산의 명맥을 잇고 있는 59년 전통의 일광전구가 만나 완성한 제품. 도자 장인의 손을 일일이 거친 도자 셰이드는 1200℃가 넘는 고온의 가마에서 열 시간 이상을 견뎌야 비로소 조명의 부품이 될 자격을 얻는다.
“오덴세에서 조명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감이 잘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실물을 보니 정말 예쁘더라고요. 층층이 쌓은 도자 셰이드가 유독 마음에 들어요. 유약 처리를 하지 않아서 매트한 질감도 좋고, 나무 받침대와 골드 디테일이 멋스럽고요. 또 밝기 조절이 가능한 디머를 동그란 구 형태로 디자인한 것도 참 귀엽네요. 취미로 세라믹 클래스를 수강한 경험이 있는데, 이렇게 균일한 크기로 도자기를 구워내고 같은 위치에 구멍을 뚫는 게 정말 어렵거든요. 너무 균일해서 도자기 소재인 줄 몰랐다니까요.”
육아휴직으로 주방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테이블웨어와 키친웨어에도 관심이 생겼다. 흔하지 않으면서도 젊은 감성이 묻어나는 오덴세 라고아 라인은 요즘 자주 손이 가는 그릇이다. “총 세 가지 컬러가 있는데, 저는 마르베이지, 몬테옐로우 컬러가 좋더라고요. 요즘 버터크림 컬러에 관심이 많았는데 몬테옐로우가 딱 원하던 그 색감이에요. 깔끔한 반무광 소재라 저희 아이보리 컬러 식탁에도 잘 어울리고, 그릇 표면에 파도처럼 새긴 곡선도 굉장히 세련됐어요. 무늬가 과하지 않아서 음식이 돋보이기도 하고요. 오븐이나 식기세척기에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서 편리하네요.” 신혼 때 구매한 오덴세에 이어 두 번째로 마주한 이번 제품도 무척 만족스럽다고 말하는 김해연 씨. 요즘에는 갓 이유식을 시작한 아이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 위주로 식단을 짠다.
딸 채민이와 김해연 씨.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채민이는 집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다 궁금한 시기다
깔끔한 디자인과 자연스러운 색감으로 요리를 돋보이게 만드는 오덴세 라고아 라인. 요즘 자주 쓰는 식기다.
전문 셰프가 사용하는 카본 스틸 팬의 실루엣에서 따온 오덴세 스멜트 웍팬과 소스 팬. 빈티지한 감성에 3중 스테인리스 소재로 우수한 열전도율을 자랑한다.
“아이 이유식용으로 재료를 사기엔 양이 많더라고요. 요즘 자기 주도 이유식을 시작했는데, 채소를 작게 썰어주면 잇몸으로 으깨기도 하고 즙을 빨아 먹기도 해요. 현미유에 브로콜리를 살짝 볶아서 주기도 하고, 삶은 감자에 우유랑 치즈를 넣어서 만든 매시트포테이토도 잘 먹죠.” 생선과 제철 채소를 스팀으로 찐 요리는 채민도 함께 먹을 수 있어 자주 하는 메뉴. 그는 능숙한 솜씨로 스티머를 올린 오덴세 스멜트 웍팬 위에 연어와 농어, 각종 채소를 쪄냈다.
한 아이의 엄마 역할만을 수행하던 시간이 끝나고 김해연 큐레이터라는 직함을 다시 짊어져야 할 시간. “1년이 넘는 육아휴직 기간 동안 일할 때 못한 것을 해보고 싶었는데, 오히려 회사 다닐 때보다 더 바쁘더라고요. 결국 아무것도 못 해서 좀 억울한 심정이에요.(웃음) 아이 때문에 고민도 많았지만 제 일은 놓고 싶지 않더라고요. 이제 곧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겠죠?”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이 시대 워킹맘들에게 힘찬 응원을 건넨다.
- 큐레이터 김해연의 집에서 만난 오덴세의 생각 디자인의 가치를 존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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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1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