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0
3분 퀵 샤워
아침에 눈뜨자마자 제일 먼저 욕실로 향한다. 한때는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물줄기를 맞으며 뇌가 서서히 깨어나는 느낌을 즐겼지만, 언젠가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애니스턴이 샤워와 양치를 3분 안에 끝낸다는 인터뷰를 본 후 나의 샤워 습관은 완전히 달라졌다. 제니퍼 애니스턴은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환경 다큐멘터리를 통해 샤워 중 약 2분간 쓰는 물의 양이 아프리카에서 한 사람이 하루 종일 쓰는 물의 양과 맞먹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행동을 바꿨다고. 비누 거품을 내는 30초 동안만 수도 꼭지를 잠가도 무심코 흘려보내는 물을 무려 3L나 아낄 수 있다. 하루에 2L 정도의 물을 마신다고 가정하면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을 낭비하는지 짐작이 갈 것. 물을 낭비하는 것은 상수도와 하수처리에 필요한 에너지, 화학약품의 사용을 늘리는 행위이기도 하니 꼭 기억해두자. 빠르게 샤워를 마친 후 욕실 밖으로 나와 시원한 물 한 잔 들이켜며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간편해서 즐겨 마시던 500ml 페트병 생수는 정수기로 대체한 지 오래다. 그 덕에 하루에 4~5개씩 버리던 폐페트병이 사라져 훨씬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07:30
화장도 친환경적으로
1 퀸비스토어(www.j-queenbee.com) 바른솜 다회용 화장 면 패드 무표백·무형광 소창 100% 재질로 빨아 쓸 수 있 다. 5개 1세트, 7천5백 원.
2 샹테카이(02-517-0902) 퓨어 로즈 워터&스컬프트 브러쉬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프탈레이트·설페이트·인공색소 등 유해 성분을 배제한다. 99.9% 자연 유래 성분의 토너와 부드러운 합성 모의 비건 브러시. 각각 10만 6천 원, 5만 7천 원.
그럼 이제 출근 준비를 해볼까? 소창 소재 화장솜에 토너를 묻혀 꼼꼼하게 얼굴을 닦는다. 매일 일회용 화장솜 을 서너 개씩 쓰면서 1년에 1천 개 이상을 버린 다는 걸 깨닫고,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는 면 소재로 바꿨다. 사용 후 세탁하는 게 조금 귀찮지만, 써보 니 일반 화장솜과 달리 표백제와 형광증백제가 첨가되지 않아 피부 자극도 덜하고, 더 위생적인 느낌이라 만족하는 중이다. 이제 화장품을 고를 때는 향기와 텍스처, 포장보다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철학에 더 관심이 간다. 어느새 화장품 제조 과정에서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가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08:00
외출 전 잊지 말 것
1 바나나과 식물인 아바카 줄기로 만든 마스크는 Radacollab(radacollab.com) 제품으로 국내 판매 미정.
2 큰별팩토리(smartstore.naver.com/kbfactory) 우산 빗물받이 우산을 접으면 빗물이 빗물받이에 고인다. 우산에 꽂아 쓸 수 있는 빗물받이는 3천9백 원, 빗물받이가 장착된 3단 우산은 1만 3천 원대.
집을 나서기 전 냉장고를 제외하고 콘센트에 꽂힌 플러그를 모두 뽑았는지 확인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약 10%가 대기 전력으로 낭비 된다는 통계를 본 후 들인 습관이다. 그리고 요즘 필수용품인 마스크 를 착용하는데, 마음 한구석이 찝찝한 건 어쩔 수 없다. 일회용 마스크 또한 심각한 쓰레기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행인 건 해외를 비롯해 국내에서도 점차 친환경 재료로 만든 마스크가 하나둘 선보이는 점이다. 곧 마음에 쏙 드는 걸 발견할 수 있길 기대하며, 요즘 비도 자주 오는 만큼 잊지 않고 우산을 챙긴다. 이때 우산 끝에 장착해 사용하는 빗물받이도 가방에 넣는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우산 비닐이 연간 1억 장 이상 소모된다고 하니, 이 얼마나 심각한 낭비인가. 빗물받이를 이용한 후부터 우산 비닐 사 용이 훨씬 줄었다.
08:30
자가용 대신 자전거로 출근
뉴본샵(www.newbonshop.com) 유리 빨대 플라스틱 빨대는 부피가 워낙 작아 재활용 대상이 아니다. 세계 최고 유리 생산업체인 독일 쇼트사에서 의료용 유리를 사용, 미국 식약청(FDA)의 GRAS 기준에 맞게 개발한 유리 빨대와 국내산 세척 솔 세트는 1만 1천5백원.
출근길은 가급적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한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일주일에 한 번씩 이용하면 1년 후에는 어린 소나무 1백59그루를 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만 약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매일 자전거를 10km씩 타면 자가용과 비교해 한 달간 63kg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카페에 들러서 아침으로 빵과 커피를 구입한다. 미리 텀블러와 유리 빨대를 준비하는 건 당연하다. 이디야는 2백 원 할인, 스타벅스는 3백 원 할인 등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면 혜택을 제공하는 곳도 많고, 최근에는 보증금을 받고 텀블러를 빌려주는 등 환경을 생각하는 카페가 늘었으니 주변을 잘 살펴보자.
09:00
사무실에서도 그린 라이프
더피커(www.thepicker.net) 크라프트 무지 만년 위클리 노트&볼펜 재생지와 콩기름 잉크를 사용한 노트와 재생 크라프트지로 만든 친환경 볼펜은 각각 2천 원, 1천5백 원.
최근 업무 관련한 많은 부분을 전자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이전에 비해 종이 사용이 훨씬 줄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양면으로 인쇄하고, 이면지를 사용한다. 새하얀 복사용지 대신 재생 종이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더 비싸고 인쇄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기술이 발전해 현재는 일반 종이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사무실에서 발생한 파쇄지는 모아뒀다가 소포 보낼 때 충전재로 쓰길 추천한다. 온 국민이 하루에 종이 한 장만 덜 써도 그날 하루 4천5백 그루 나무가 살 수 있다.
12:00
일주일에 한 번, 채식 식단
기다리던 점심시간! 오늘은 채식을 실천하는 날이다. CNN은 녹색 생활을 시작하는 열 가지 방법이라는 기사를 통해 일주일에 하루는 채식하기를 권고했다. 채식이 지구온난화 예방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된 사실. 고기 1kg이 접시에 오르려면 가축에게 30kg이 넘는 콩과 곡물을 먹여야 하고, 축산업에 사용하는 엄청난 양의 물과 가축 배설물 처리 등 여러 가지 환경오염 문제가 뒤따 른다. 채식을 하는 날에는 특히 제철에 나는 과일 과 채소 위주로 도시락을 준비한다. 지역에서 나는 제철 음식을 소비하는 것은 이동에 따른 탄소 발자국 발생을 줄이는 방법이다.
12:50
대나무 칫솔로 양치
1 벨레다(080-200-1347) 플랜트 치약 비건 인증, 글루텐 프리 인증 제품. 합성 계면활성제 및 화학 첨가물을 배제하고 페퍼민트, 스피아민트 에센셜 오일 등 천연 원료를 함유했다. 9천5백 원.
2 더험블(www.thehumble.co.kr) 비건 치실&대나무 칫솔 치실 및 치간 칫솔 등 구강 케어 제품 대부분이 플라스틱 패키지에 의존하는 현실의 대안으로 탄생한 브랜드. 종이 보관통에 담긴 100% 비건 치실은 천연 식물성 왁스로 코팅하고 천연 자일리톨로 만들었다. 각각 5천9백 원.
치아를 위해 3개월에 한 번씩 칫솔을 바꾸라는 권고에 따르면 칫솔의 수명은 꽤 짧은 편이다. 그럼 그 많은 플라스틱 칫솔은 어디로 갈까? 전 세계에서 매년 36억 개 이상 의 플라스틱 칫솔이 소비되며, 폐기된 칫솔은 대부분 땅에 매립되거나 바 다에 버려진다. 플라스틱 칫솔의 대안으로 대나무 칫솔이 각광받는 이유다. 대나무는 성장 속도가 빨라 대량생산을 위한 원료로 적합하고, 6개월이면 자연 생분해된다.
15:00
손수건이 진가를 발휘하는 휴식 시간
소락(064-711-8291) 다회용 와입스 무색소, 무표백, 무형광의 강화도 프리미엄 소창으로 만들었다. 전용 파우치에 위생적으로 보관 가능하고, 뒷면의 히든 포켓에 사용한 와입스를 따로 넣어둘 수 있다. 파우치 포함 4매 세트, 1만 1천 원.
오늘은 직장 동료의 생일! 다 함께 사내 카페에 모여 간단히 티타임을 즐긴다. 간식을 먹은 후 뒷정리를 할 때야말로 손수건의 진가가 드러난다. 제로 웨이스트 실천가가 필수템으로 손수건을 가장 먼저 꼽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간 단한 물건은 비닐 대신 손수건으로 포장할 수 있 고, 물티슈나 휴지 대신 두루두루 사용할 수도 있 다. 쉽게 쓰고 버리는 티슈를 위해 수억 그루의 나무를 베 는 상황을 생각하면 빨아 쓰는 불편함은 감수할 만하다. 휴지 사용을 20%만 줄여도 연평균 6천2백36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스토리샵
기자들이 추천하는 친환경 그린 박스
<행복>은 매년 10월 <자연이 가득한 집> 특별호를 만들면서 좋은 친환경 제품을 소개해왔습니다. 올해는 이 중에서 기 자들이 써보고 싶은 제품, 재구매하고 싶은 제품 열 가지를 한데 모아 ‘그린 박스’를 구성합니다. 선한 영향력에 가치를 둔 소규모 업체를 응원하고, 써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입니 다. 구입 방법은 본지 42쪽을 참고하세요.
구성품
더험블 비건 치실/ 소락 다회용 와입스/ 아이엠그리너 다회용 그리너 주머니(S 사이즈 1개, M 사이즈 1개)&썩는 위생백(S 사이즈)/ 동구밭 올바른 워싱 바/알루이 압축 수세미&설거지 우드 솔/ 소금쟁이 대나무 속살 행주 키친타월/ 프레시버블 유기농 소프넛 세트
가격 5만 9천 원(배송료 포함)
- 지속 가능한 24시 -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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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가 코앞까지 다가온 지금, 우리 모두는 변화가 필요하다.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들기 전까지 30대 직장인 여성의 하루를 따라가며 지속 가능한 일상을 그려본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