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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공예가 박미경의 옻칠 차판
작가가 수작업으로 완성한 공예품은 분명 일상에 윤기를 더합니다. 수많은 물건 중 가슴 뛰게 만드는 매력적인 공예품을 만나 생활 속에 두고 사용하면 그만한 즐거움이 없지요. 제가 얼마 전 첫눈에 반해 사심을 품게 된 옻칠 차판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좋은 건 공유해야 하니까요.



약 1년 반 전 대만의 유명한 차 선생님과의 찻자리에서 박미경 작가를 만났다. 이전에 작가의 작업들을 보긴 했지만, 이날 함께한 찻자리에서 그의 차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작가는 2009년 첫 개인전에서 차 도구를 선보였으나, 지난 10년간은 아무래도 식기 작업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 차 공부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찻자리에 필요한 도구 중 금속이어야 더 좋은 것이 무엇일지 찾기 시작했다. 금속공예는 도자기에 비해 다구에 접목할 방법이 많지 않다 보니 현재 그의 작업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올 3월 나는 하동의 찻집 ‘호중거’를 예약하고 오금섭 대표가 이끄는 찻자리에 참석했다. 차분하게 차 우리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내 시선은 계속 모던한 타원형 차판에 머물렀다. 이전부터 ‘혼자’를 위한 작고 예쁜 차판을 찾고 있던 차에 이거다 싶은 물건을 발견한 것이다. 아마도 이 차판이 공예 숍에 디스플레이되어 있었다면 내게 그렇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을 거다. 아름답게 쓰는 것을 눈앞에서 보니 단박에 소장 욕구가 차올랐다.



“작가가 작업할 때 이게 왜 필요한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데, 차 도구는 아무리 멋지게 세팅해놓아도 그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가 쉽지 않아요. 일반 식기는 모양만 봐도 활용법이 쉽게 가늠되지만, 다구는 상상하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누가 써주는지가 중요하더라고요.” 박미경 작가는 오금섭 대표와의 인연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차를 우리고 나누다 보면 찻잔을 데운 물을 비우거나 다관에 넘치는 물을 담을 차판이 필요하다. 이 옻칠 차판은 우선 고급스러운 색감과 아담한 사이즈, 상판의 물구멍 패턴 그리고 활용도까지 고려한 나무 뚜껑이 현대적 디자인 감각을 앞세우며 기존 전통 차판의 고루한 기준을 시원스레 깨준다. 심지어 2단, 3단으로 쌓을 수 있게 본체를 디자인해 차를 마시지 않을 때는 합으로 사용할 수 있다. 10년가량 식기를 열심히 만들어온 박미경 작가의 내공이 다구에 접목되어 자신만의 독창적 디자인으로 귀결된 것이다. 작업 과정은 이렇다. 우선 동판을 재단한 뒤 땜질로 형태 를 잡는다. 거친 사포질과 하도칠을 3회 반복한 뒤 상칠을 한다. 그다음 통 내부에는 생칠, 외부에는 컬러 옻칠을 해 마무리한다. 매회 칠 과정마다 180~200℃ 오븐에 구워 경화시키는 작업이 동반된다. 모든 과정이 작가의 수작업으로만 이루어지므로 대략 2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렇듯 정성 들여 만든 옻칠 차판은 산성에도 강해 쉽게 부식되지 않고 견고하다. 가볍게 그러나 아름답게 최소한의 찻자리를 갖고 싶은 분들이라면 눈여겨보시길.


스토리샵
박미경 작가가 만든 옻칠 차판을 <행복> 독자에 한해 특별한 가격으로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창간 33주년 기념으로, 9월 한 달간만 10% 할인한 금액으로 주문을 받습니다. 생활 가까이에 둔 공예품 한 점이 얼마나 큰 위안을 주는지 직접 경험해보세요.

소재 본체와 상판 구리, 뚜껑 자작나무
규격(뚜껑 포함) 긴지름 205mmⅩ짧은지름 120mmⅩ높이 55mm
가격
본체 - 20만 7천 원(1 네이비 2 딥 그린 3 버건디)
상판 - 13만 5천 원(4 플라워 5 잎새)
나무 뚜껑 - 4만 5천 원(6 네이비 7 딥 그린 8 버건디)
주문 기간 8월 25일~9월 29일
주문 방법 전화(080-007-1200)와 카카오톡 친구(M플러스멤버십)

알아둘 사항
· 전 공정 작가의 수작업으로, 주문 후 제작에 들어갑니다. 최소 2주 이상 소요되며, 완성 후 순차적으로 발송합니다
· 단순 변심에 의한 취소와 교환이 불가하니, 신중히 고민한 후 주문하세요.
· 옻칠의 특성상 스크래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사용 후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세요.

글 구선숙 편집장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0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