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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이 깨어나는 시간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9 (1)

20세기 캘리포니아 가든으로 초대
몰테니&C(02-532-2959) 부스는 선인장과 키 큰 야자나무, 캘리포니아의 사막을 연상시키는 정원을 곳곳의 유리관 안에 재현했다. 벨기에 출신의 건축가이자 몰테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빈센트 반 두이센Vincent Van Duysen은 1950년대 미드센추리 모던 건축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선인장을 디스플레이한 몰테니&C 전시 부스.

포스터 파트너스의 아바Ava 테이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빈센트 반 두이센.

모듈로 구성하는 그레고르 소파.

interview_몰테니&C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빈센트 반 두이센

미드센추리 건축의 어떤 특징을 부스 디자인에 적용했나?
20세기 중반 위대한 건축가들의 집을 떠올렸다. 곧은 벽과 천장 볼륨이 공간을 나누고 강조하는 그런 집들 말이다. 수평과 수직의 시각적 효과는 밝고 개방적인 캘리포니아 주택을 연상시킬 것이다.

올해 초 런던 브롬프턴 로드에 몰테니&C 다다DADA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이 숍에서는 어떤 부분에 가장 주력했나?
런던 나이츠브리지 지역에 있던 원래 건물의 아치를 그대로 활용했다. 그리고 짙은 석고 벽으로 마무리해 이탈리아의 우아한 감성과 더불어 런던의 벽돌 건물과는 차별화한 현대적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 작년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와 동일한 연장선상이다. 한국도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준비 중이다.

이번에 선보인 그레고르Gregor 소파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레고르는 모듈 시스템 소파로 폴리우레탄 폼 시트와 소프트 쿠션의 조화가 최적의 편안함을 선사한다. 모서리의 둥근 모양과 스티치는 몰테니의 고도 기술을 적용한 부분이다. 다소 높이를 낮게 디자인했으며, 이에 맞춰 쿠션 두께를 조절했다. 여기에 아연 혹은 백랍 소재의 다리 부분과 몰테니의 패브릭 마감을 더해 부드럽고 편안한 쿠션과 정밀하고 선형적인 금속의 조화가 매우 모던한 느낌을 준다. 그레고르 소파와 함께 휴버트Hubert 테이블도 디자인했는데,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에 가죽을 덮어 모듈식 소파 디자인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캔디 파라다이스

사바 필로 컬렉션
형태는 간결하되 동시에 사랑스럽고 시적일 것. 어찌 보면 공존하기 쉽지 않은 이 두 가지 요소를 충족한 브랜드가 있다.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사바Saba(보에, 02-517-6326)는 소프트 컬러로 무장한 패브릭 소파와 암체어를 비롯해 침대, 사이드 테이블 등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필로Philo 시리즈는 수영장에서 진행한 캠페인 이미지 한 컷으로도 이번 시즌 미션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로 경쾌하고 사랑스럽다. ‘사랑하는’ ‘좋아하는’의 의미가 담긴 접두사 필로philo라는 이름처럼 거실 속 작은 방이 되어 달콤한 휴식을 완성해준다.


반짝반짝 시원한

실버 96

넥스트 147, 넥스트 123
제르바소니Gervasoni(070-4209-0827)는 금 대신 은을 선택했다. 아트 디렉터 파올라 나보네Paola Navone가 주목한 이번 시즌 대표 소재는 바로 알루미늄과 니켈로, 가공 방법에 따라 클래식하고 글래머러스하면서도 시크한 무드를 연출한다. 95, 96 펜던트 조명등은 니켈 소재로 출시해 날렵한 서머 룩으로 제격. 다이닝과 오피스 체어로 사용할 수 있는 넥스트Next 121, 123 체어는 타공 디테일과 광택 마감으로 개성을 더해 포인트 체어로 연출하기 좋다. 알루미늄은 금속 소재 중 재활용이 가능하며, 열전도율이 높아 의자 마감에 적합하다.


환상의 협업

월페이퍼  
디자인 전문 매거진 <월페이퍼>의 핸드메이드 프로젝트가 10주년을 맞아 전시 를 펼쳤다. 그동안 5백87개의 프로젝트로 1천85명과 협업한 <월페이퍼> 핸드메이드는 살로네 데이 테수티Salone dei Tessuti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협업으로 공예와 디자인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무지Muji의 다양한 소재로 만든 수납함, USM의 핑크색 공간과 형광 조명 속 가구, 데님 직조 회사 이스코Isko의 인터랙티브 사운드 전시 등이 눈길을 끌었고, 양태오 디자이너도 스페인의 타일 브랜드 우게트 마요르카Huguet Mallorca와 함께 전시에 참여, 한국 정 원에서 영감을 받은 도자 오브제를 선보였다


펜디 카사, 이토록 우아한 스트라이프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가 펜디의 페퀸 스트라이프 모티프를 우아하게 재해석한 백홈 프로젝트 중 집의 입구를 표현한 공간.

기하학적 장미 모티프를 적용한 커피 테이블과 카펫. ⒸOmar Sartor

베르실리아Versilia 야외용 암체어.

백홈 컬렉션 공개와 맞춰 출시한 스페셜 에디션 페퀸 피카부.

테아Thea 안락의자.
펜디Fendi(www.fendi.com)는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Cristina Celestino와 다시 한번 손잡고 2016년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성황리에 선보인 '해피 룸Happy Room'에 이은 ‘백홈Back Home’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펜디가 카사 라인을 출시한 1987년에 처음 소개한 페퀸Pequin 모티프를 새롭게 해석한 것으로, 페퀸의 정통성 있고 차분한 형태는 그간 펜디가 기품 있는 멋을 담아온 역사를 한눈에 보여준다. 전시 공간은 테라스, 입구, 웨이팅룸, 드레스룸 그리고 리빙룸 등 다섯 섹션으로 구분해 1970년대 로마의 고급스러운 가정집을 보는 듯한 대형 설치 공간으로 꾸몄다. 가장 먼저 테라코타 바닥과 고풍스러운 조각으로 꾸민 환상적인 테라스가 방문객을 환대하며 상상의 여행으로 초대하는 노매드 감성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펜디의 세련된 미학에 뿌리를 둔 백홈 컬렉션은 시대를 불문하고 사랑받는 우아한 소재 대리석과 줄마노, 색다른 재질과 색감의 금속 등 소재의 조합이 흥미로운 것이 특징이다. 또 완만한 곡선 실루엣의 암체어와 소파에 적용한 페퀸 스트라이프는 남성적인 인상을 주는 동시에 여성스러운 형태와도 잘 어우러진다. 우아한 FF 로고가 슬며시 녹아든 커피 테이블과 카펫은 기하학적 장미 모티프로 표현되는데, 이는 1983년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펜디 아카이브에서 비롯했다. 거울과 조명의 실루엣은 남성 셔츠의 커프링크스에서 영감을 받았고, 캐비닛 디자인은 과감한 아르데코 스타일을 적용했다.

이번 백홈 컬렉션을 완성하기 위해 펜디의 남성복 및 액세서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실비아 벤투리니 펜디Silvia Venturini Fendi는 페퀸 모티프를 적용한 스페셜 러기지 세트를 디자인해 함께 선보였다. 기본 배색인 토바코/블랙과 더불어 블루, 베이지, 파우더 핑크 배색이 특징인데, 특별 출시하는 피카부Peekaboo에도 같은 색을 사용했다.


마리메꼬의 집

마리메꼬    
핀란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영향받은 볼드한 패턴으로 가방, 옷뿐 아니라 침구, 그릇, 화기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제품을 선보이는 마리메꼬(marimekko.com)가 핀란드에서 밀라노 브레라로 순간 이동했다. 전시명은 . 노란색 벽 너머 빨간색 벽돌과 박공지붕이 인상적인 집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올해 10주년을 맞은 오이바Oiva 패턴 식기를 장식한 다이닝 공간이 자리한다. 거실, 침실, 욕실에 펼쳐진 대담하고 컬러풀한 패턴은 아르텍의 심플한 가구와 조화를 이루며 단순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생동감 넘치는 공간을 완성했다. 실제 침실, 다이닝룸, 정원까지 주거 공간에 적용한 모습을 통해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판다’는 브랜드 철학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달콤한 낮잠
소파에 앉아 책을 읽다 스르르 잠이 드는 일요일 오후. 집이야말로 편안히 쉴 수 있는 무위도식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이를 위해서는 침대를 대신할 정도로 편안하고 안락한 소파는 필수다.


1 폭신한 이불형 커버를 결합해 안락함을 극대화한 블라인더Vlinder 소파는 비트라Vitra(루밍, 02-6408-6700).
2 가죽 프레임과 패브릭 쿠션이 결합되어 날렵한 라인과 편안함을 두루 갖춘 그린Greene 소파는 리빙디바니Living Divani(인엔, 02-34465103).
3 물에 침식되어 동그란 형태를 띠는 일본 돌멩이에서 이름을 딴 고간Gogan 소파는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Patricia Urquiola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모로소(moroso.it).
4 등받이와 받침을 따라 흐르는 튜브 프레임과 두 개의 사각 시트로 구성한 데이베드는 아일린 그레이Eileen Gray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버건디 컬러로 새롭게 출시했다. 클래시콘Classicon(인엔, 02-34465103).
5 벨벳 소재와 구부러지는 등받이로 편안함을 더한 리Lee 소파는 알플렉스Arflex(에이스에비뉴, 02-541-1001).
6 하트브레이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반쪽 하트 형태의 팔걸이 디자인이 특징. 모듈을 나란히 붙이면 온전한 하트가 완성된다. 요하네스 토르페Johannes Torpe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모로소(moroso.it).


Oh Fathers! 몬타나의 위대한 유산
1971년 베르너 판톤Verner Panton이 덴마크의 레스토랑 바르나Varna를 위해 디자인한 시스템 의자 판토노바Pantonova가 부활했다. 몬타나Montana(에스하우츠, 02-595-1159)가 올해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기존 판토노바를 업그레이드해서 새롭게 선보인 것. 베르너 팬톤의 딸 카린 판톤 본 할렘Carin Panton von Halem과 몬타나의 창립자 페테르 라센Peter Lassen의 아들이자 몬타나의 현 CEO 요아킴 라센Joakim Lassen의 열정과 우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프로젝트였다. 두 사람을 만나 절친하던 아버지들에 대한 추억과 이번 판토노바 출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1971년 베르너 판톤이 디자인한 모듈형 와이어 체어 판토노바.

몬타나 부스에서 만난 카린 판톤과 요아킴 라센.

구조적 선과 컬러풀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몬타나 부스.
interview_ 카린 판톤&몬타나 CEO 요아킴 라센

두 사람은 아버지들을 따라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냈다고 들었다. 베르너와 페테르의 우정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아는가?
카린 여름이 되면 요아킴의 가족과 우리 가족은 시골 별장에 모여 함께 휴가를 보내곤 했다. 아버지들의 시대인 1970년대는 급진적 변혁의 시기였고 아버지들은 밤을 지새우며 가구 디자인에 대해,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하셨다.
요아킴 아버지가 프리츠 한센에서 제품 개발을 책임지는 동안 베르너를 만나 우정을 쌓기 시작했다고 알고 있다. 두 사람은 1950년대에 티볼리 의자(지금은 판톤 원 체어로 알려짐)를, 1971년에는 판토노바를 함께 만들었다.

한 명은 디자이너, 한 명은 비즈니스맨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친하게 지낼 수 있었을까?
카린 두 사람은 시대를 앞서는 크리에이터였다. 단순히 가구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자극을 주기를 원한 것 같다. 아버지는 당시에는 흔히 쓰지 않는 신소재에 열정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과 생산공정은 쉽지 않고 비용도 효율적이지 않았지만, 페테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했다.

새로운 판토노바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판토노바는 어떤 점이 특징인가?
카린 아버지의 디자인은 실험적이며 다양한 방식에서 새로운 충격을 주었다. 판토노바도 마찬가지다. 판토노바의 와이어(철사) 구조를 봤는가? 당시에도 새로웠지만, 지금까지도 이 구조와 혁신성은 유효하다.
요아킴 1970년대에 가구와 인테리어에 사용한 주요 색상은 갈색 혹은 어두운색 일색이었다. 판토노바의 구부러진 철사 구성은 가구가 아니라 조각이나 설치 작품 같았다. 선들 사이의 오픈된 공간은 정말 특별했다.

판토노바 디자인이 2019년에 어떻게 생동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카린 판토노바는 당시보다는 오늘날의 공간과 더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몬타나와 함께 판토노바를 다시 론칭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집에도 판토노바를 가져다놓았는데, 정말 만족스럽다. 필요와 취향에 맞춰 다양한 형태와 사이즈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


올해의 명장, 피에로 리소니

리빙 디바니 전시 부스

피에로 리소니

글라스 이탈리아 셰라자데

놀 굴드 소파
현대 디자인의 시초이던 바우하우스의 철학은 미스 반데어로에의 명언 “Less is more”를 통해 정점을 찍었다. 간결한 것이 더 아름답다는 그의 말을 가장 뚝심 있게 실천하는 디자이너가 있다면 바로 피에로 리소니Piero Lissoni가 아닐까? 피에로 리소니는 1986년 ‘리소니 아소치아티’ 스튜디오를 설립한 후 보피, 카시나, 카르텔, 리빙디바니, 폴리폼, 글라스 이탈리아, 뽀로, 놀 등 이탈리아 대표 브랜드와 협업하며 이탈리아식 미니멀리즘을 구축한 주인공이다. 40년 가까이 이탈리아 가구 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한 만큼 단순히 브랜드와 디자이너 관계 이상의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데, 리빙디바니Living Divani(인엔, 02-3446-5103)의 50주년 기념 부스와 장외 전시 의 디렉팅이 대표적 예다. 검은색 철제 프레임 골조에 아쿠아 유리로 마감한 전시 부스는 가장 넓은 홀을 피에로 리소니의 대표작이자 브랜드의 아이코닉 디자인인 엑스트라 소프트Extrasoft·엑스트라 월Extra Wall 소파에 헌정했다. 1989년부터 아트 디렉팅을 맡은 리소니와의 인연을 타이틀로 정한 전에서는 프레임과 유리, LED 라이팅만으로 모던하게 지은 글라스 하우스에 데이비드 로페즈, 미스트 오, 아리크 레비 등이 디자인한 가구를 전시했다. 놀Knoll(두오모, 02-516-3022)에서 발표한 굴드Gould 소파는 1950년대 미국의 건축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동시대 모더니스트로 통하는 놀의 브랜드 철학을 오롯이 담아냈다. 이 밖에도 스테인드글라스의 색감에서 영감을 받은 셰라자데Sherazade 패치워크, 래미네이트 글라스로 미니멀한 벽처럼 연출할 수 있는 알라딘 월Aladin Wall 슬라이딩 도어 등 유리 가구 브랜드 글라스 이탈리아Glas Italia(보에, 02-517-6326)와 함께 선보인 신제품은 ‘완 벽한 디자인이란 존재하되 드러나지 않는다’는 궁극의 미니멀 철학을 대변하기 충분했다.


눈부심 주의

e15 후디니 체어
휘어진 등받이와 입체적 좌판 구조로 앉았을 때 가장 편안한 다이닝 체어로 꼽히는 e15(아상블라주, 02-512-6424)의 후디니Houdini 체어가 10주년을 맞아 기념 컬러를 출시했다. 구조감이 느껴지는 면 분할 디테일로 비비드한 컬러도 잘 어울리는 것이 특징. 아스트로 바이올렛, 라피스 블루, 옥시드 레드, 아이비 그린 등 메이크업 팔레트를 연상케 하는 네온 컬러와 만나 공간을 화사하게 메이크오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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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선숙, 이지현, 강보라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9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