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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만드는 즐거움 나는 지금 공방에 간다
내 힘으로 끝까지 완성해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것이 공예의 매력 중 하나다. 내 맘 같지 않은 삶에 지친 이라면 공방을 찾아가보자. 자신의 작업뿐 아니라 수강생을 모집해 공예의 매력을 함께 나누는 작가의 공방 네 곳을 소개한다.

실이 만드는 오브제,
끌레 드 륀느Clair de Lune

다양한 방법의 매듭으로 패턴을 만들며 완성해가는 마크라메. 아이보리색 실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멋을 담는 것이 끌레 드 륀느의 작업 스타일이다.

전직 플로리스트이던 변지예 대표는 식물을 매력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행잉 아이템도 만든다.

마크라메macrame는 ‘매듭실 레이스’란 뜻으로 8세기에 스페인에 소개된 이후 17~18세기 유럽 전역에서 유행한 매듭 공예다. 19세기부터는 모양이 간편하게 변화했는데, 어릴 적 부엌 입구에 걸려 있던 뜨개 커튼을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다. 마크라메는 끈이나 천의 끝단에 실로 고리를 걸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묶고, 풀며 만드는 방식인데, 트리밍, 가방, 쿠션, 화분 걸이 등을 만들 수 있다. 변지예 대표가 마크라메 스튜디오 ‘끌레 드 륀느’를 오픈한 것은 올해 1월. 국내엔 배울 곳이 전무해 유튜브, 책, 해외 작가의 작품 등을 통해 독학한 그는 최근 호주 멜버른을 방문해 마크라메 작가 매기 메이Maggie May의 수업을 들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망원동 스튜디오는 거의 클래스 용도로 사용하는데, 틈틈이 만든 작품과 주문 제작 작품도 판매한다. 클래스는 가방ㆍ펜던트ㆍ과일 주머니를 원데이 과정으로 진행하며, 한 달에 4회 진행하는 정규 클래스도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2길 24 수강 문의 인스타그램 @cdl_weaving


자연의 향이 완성하는 예술,
리디아Lydia

향 공방 리디아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향을 이용해 디퓨저, 룸 스프레이 등의 제품을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향 마스터인 김은수 씨가 엄선한 천연 재료로 만든 디퓨저와 아로마 비누.
‘리디아’는 아트art와 센트scent 두 영역을 다루면서 자연의 향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며 자연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곳이다. 식물이 위기에 처했을 때 내뿜는 향이 각각 다른 것에 착안해 허브를 이용한 아로마세러피가 해외에서는 이미 문화적으로 깊게 자리 잡았는데, 리디아는 이 문화를 국내에 선보이고자 한다. 따라서 단지 좋은 향이 아닌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천연 재료를 사용한 향초, 디퓨저, 룸 스프레이, 왁스 태블릿 등을 판매한다. 쇼룸은 제품을 판매하는 1층과 클래스를 운영하는 2층으로 나뉜다. 리디아는 전직 플로리스트 출신 어머니가 쇼룸의 꽃과 식물을 가꾸고, 향 마스터인 동생 김은수 씨가 제품을 제작하며, 아트 디렉터인 언니 김은아 씨는 손수 그림을 그려 만든 패키지로 포장하고, 마지막으로 아버지는 재고 관리와 회계를 맡는 등 가족이 힘을 합쳐 브랜드를 일구고 있다. 리디아의 클래스는 매달 콘셉트가 다른 것이 특징으로 10월엔 왁스 태블릿 두 개와 캔들 그리고 카드로 구성한 추석 패키지 선물상자를 만드는 원데이 클래스를, 11월과 12월엔 크리스마스와 관련한 수업을 계획 중이다. 또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하는 김은아 씨는 그림 수업도 진행한다. 리디아는 좋은 향과 그림, 그리고 쇼룸 앞 작은 화단에 심은 나무를 감상하는 것까지, 단지 한 분야를 배우는 것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더욱 특별한 공간이다.
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4길 16-9 수강 문의 인스타그램 @lydia.artnscent


다양한 흙의 경험,
필동 작업실

주택을 개조해 창밖으로 마당의 운치를 느끼며 작업할 수 있다.

전기 가마를 갖춰 수강생이 만든 작품이 어느 정도 모이면 바로 구울 수 있게 준비했다.


윤상혁 작가가 물레를 차며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는 각기 다른 흙을 사용해 우연적 무늬를 연출하는 작품을 만든다.

오래된 가정집을 개조해 녹색 마당을 갖춘 ‘필동 작업실’은 흙, 유약, 기법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도예 작업을 하는 배세진ㆍ윤상혁ㆍ이혜미 작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각기 다른 재료와 기법을 이용하지만, 질 좋은 도자 작품을 제작하고자 노력하는 것만은 세 작가의 공통점이다. 이곳은 흙으로 다양한 작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공방으로, 물레부터 전기 가마까지 작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기계와 도구가 구비되어 비교적 빠르고 수월하게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도자는 독립적 작업으로 자신의 손에 익어야 하는 일이라 작가가 기본적인 시범을 보여주고, 막막한 부분은 도움을 주지만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기 때문에 완성했을 때 더욱 의미가 깊다. 첫 수업엔 손잡이가 달린 컵을 만드는데, 유약 바르기와 건조, 가마에서 굽기까지 2주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백자, 페이퍼클레이, 분청 등 세 작가가 사용하는 흙이 각각 달라 수강생이 원하는 흙을 집중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것이 필동 작업실만의 차별화된 점. 현재 40여 명의 수강생이 이곳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으며, 목요일과 금요일은 다섯 시간, 주말은 네 시간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당 4~5명으로 제한해 여유롭게 도자를 배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중구 필동로 8길 16 수강 문의 인스타그램 @pildong_pottery


나무의 따뜻함,
루Rou

갤러리처럼 연출한 나무 공방 루의 지하 1층 쇼룸.

루에서는 조각도로 나무를 깎아 작품을 완성하는 카빙을 가르친다.

나뭇결을 살려 만들어 따스한 느낌이 나는 안문수 작가의 작품.

예술가의 내면에 쌓인 물건을 하나둘 밖으로 꺼낸다는 뜻을 담은 나무 공방 ‘루’. 이곳은 상업적 가치보다 자신의 예술적 본능에 따라 작업에 정진하는 안문수 작가의 공방이다. 9년 전 경남 창원 한적한 곳에 작업실을 운영하다 이곳 판교로 이사 와 공방을 연 것이 올해 2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수강생들이 덜 힘들도록 배려한 것이다. 루는 특이하게도 1층을 작업실로, 지하 1층을 쇼룸으로 꾸몄는데, 안문수 작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쾌적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음악과 오디오에 관심이 많아 우드 스피커, 오디오 장비 등 관련 제품을 나무로 직접 만들어 작업실 곳곳에 놓았는데, 원목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폴딩 도어를 활짝 열면 맞은편에 자리한 우거진 숲이 어우러지며 마치 교외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주력하는 가구나 소품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스툴, 수저, 모빌, 조명등 그리고 어린 딸에게 선물하기 위해 만든 원목 미끄럼틀까지 작품의 종류가 다양하다. 오전엔 주로 작가의 개인 작업을 하고, 오후에는 6개월 코스의 정규 과정과 한 달에 한두 번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한다. 수업은 조각도를 이용해 나무를 깎아 모양을 만드는 카빙을 가르친다.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 225번길 68 수강 문의 인스타그램 @studio_rou

글 김수지 기자 사진 이경옥, 이기태, 김규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