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건물의 변신
네덜란드 제로 온 더 미터 프로젝트
최근 네덜란드의 화두는 오래된 건물의 에너지 효율에 대한 것이다. ‘제로 온 더 미터Zero on the meter’ 프로젝트는 레노베이션을 통해 오래된 건물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물로 탈바꿈하는 국가적 프로그램. 건축가, 시공사, 투자자가 합심해 진행한 파일럿 프로젝트로, 1970년대 지은 2층 건물을 50여 년 지속 가능한 에너지 주거 시설로 만들었다. 외벽과 지붕 등 건물 전체를 신소재인 스토 에코셰이프Sto Ecoshapes로 마감하고, 단열에 문제가 되는 노후 건물의 공통 요소인 낡은 창문을 3중 단열 창호로 교체했으며, 기존 발코니를 외부형 독립 알루미늄 발코니로 바꾸는 등 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스토 에코셰이프는 미네랄 성분의 조립식 회 반죽 타입으로 그간 무거운 외벽재로 인해 발생하던 건물의 하중 문제와 부식을 해결했다. 이곳은 태양전지, 히트 펌프, PV 패널, 공기 환기 시스템을 적용해 네 가구의 난방과 전기에너지를 해결했다. 네덜란드는 제로 온 더 미터 프로젝트로 건물의 친환경적 기능과 거주자의 경험을 데이터로 축적해 추후 오래된 건물 레노베이션을 한 경우 바탕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건물 전체에 전력을 공급할 만큼 태양열 패널을 설치할 공간을 확보해야 하기에 현재 4층 이하의 건물만 레노베이션을 진행 중이다. 취재 협조 www.charcoal.nl
디자인으로 해결한 에너지 절감
벨기에 다가구주택
삶의 질이 낮고 공간에 대한 소속감이 없는 상자 속의 삶, 자연 채광의 부족, 사생활 결여…. 룩셈부르크에 기반을 둔 메타폼Metaform 건축사사무소는 이러한 현대 주거 문화 문제를 분석해 설계의 바탕 자료로 활용함으로써 다가구주택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건물은 구부러진 경사면을 따라 국가 기념물로 지정된 보호수가 있는 예민한 지형에 위치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유선형 계단 모양의 외형을 만들었고, 그 덕에 친환경적 건축물이 되기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추게됐다. 길을 따라 둥글게 돌아가는 건물 외형을 다각도로 꺾인 벽으로 연출해 언제나 햇빛이 잘 들고, 각각의 주택 지붕에 환기 시스템과 태양전지 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넉넉히 마련해 개인은 물론 공용으로 사용하는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이곳이 에너지 절감에 효과적인 두 번째 비결은 건물의 방향이다. 창과 문을 주로 남쪽과 동쪽에 정면으로 내고, 북쪽은 폐쇄한 뒤 광물 섬유 단열재로 벽을 채워 낮 동안 공간이 품은 따스한 온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않게 했다. 또 복도처럼 세대와 세대를 잇는 수평적 통로를 없애 사생활을 확보하고, 지하의 미팅룸, 게임룸 등의 공용 공간에 접근하는 것은 세대의 엘리베이터로 가능해 현대 주거 문화의 문제와 에너지 절감을 디자인적으로 해결했다. 취재 협조 www.metaform.lu
3D 프린터로 만든 스마트 하우스
우크라이나 모듈 원
우크라이나의 스타트업 회사인 패시브 돔이 개발한 ‘모듈 원Modul One’은 자가발전 3D 프린팅 스마트 하우스다. 3D 프린터로 바닥, 벽, 지붕을 제작하고 문과 유리, 전기 시스템 등은 사람이 직접 설치하는 방식. 바퀴가 달려 있어 캠핑용 트레일러처럼 자동차에 연결해 이동 가능하며, 계곡ㆍ산ㆍ바닷가 등 어떠한 환경에도 설치할 수 있는것이 모듈 원의 강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모듈을 결합해 원하는 크기의 공간을 완성할 수 있는데, 강철보다 아홉 배 강한 프레임으로 제작해 내구성이 뛰어나 장거리 이동도 거뜬하고, 집의 수명은 20년 이상 지속된다. 모듈 원은 100% 자급자족할 수 있는 에너지 시스템을 갖췄다. 지붕 전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 집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충당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0’이며, 정화 시스템으로 공기 중의 물을 모아 탱크에 저장한다. 집 전체에 도입한 셀프 러닝 시스템Self-Learning System도 인상 깊다. 거주자가 설정한 일조량과 날씨에 따라 스스로 온도, 습도, 산소, 이산화탄소를 조절하고, GPS를 장착해 타인이 무단으로 모듈 원을 이동했을 때 거주자의 스마트폰으로 위치 추적이 가능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모듈 원을 구입하기 위해 2천 명 이상이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대중의 관심이 높다. 취재 협조 www.passivdom.com
트리플 제로 미래형 주택
독일 B10
가장 선진화된 패시브하우스 기술을 보유한 독일의 패시브하우스 전문 건축가 베르너 조베크Werner Sobek가 디자인한 미래형 주택. 혁신 재료, 구조 설계, 건물에 적용한 자가발전 기술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숍 윈도 리빙랩 비위 모바일Shop Window LivingLab BWe Mobile’ 연구 프로젝트의 일부로, 슈투트가르트시가 3년간 도시의 토지를 제공해 ‘B10’을 설치할 수 있다. B10은 트리플 제로Triple Zero(Zero Energy, Zero Emission, Zero Waste)를 충족하는 건축물이다. 길이 64m의 지붕에 태양열 패널 40개를 설치해 집에서 연료를 태우지 않고, 리튬 이온 배터리로 밤이나 흐린 날씨에 대비해 최대 11kW의 전력을 만들고 비축해 생활에 필요한 양보다 두 배 많은 에너지를 생산한다. 남은 에너지는 이웃과 함께 전기 자동차 두 대를 충전하는 데 쓴다. 이 집은 집과 거주자를 잇는 첨단 기술을 보편적으로 만들기 위한 실험 공간이기도 하다. 조명, 난방, 블라인드 제어부터 건물 근처에 전기 자동차가 들어오는 것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난방을 하는 등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전용 앱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또 재활용이 가능한 목재와 섬유 벽 구조, 전면 벽이 개방되어 테라스로 사용할 수 있는 점 등 환경과 디자인 모두를 고려한 미래형 건축물이다. 취재 협조 www.wernersobek.de
- 하이테크놀로지를 구현한 세계의 제로에너지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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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주택의 대명사 격인 패시브하우스는 1991년, 독일의 볼프강 파이스트Wolfgang Feist 박사와 스웨덴의 보 아담손Bo Adamson 교수가 독일 다름슈타트Darmstadt에 설계하며 시작됐다. 그 후 26년 동안 이상기후와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따른 건축의 대안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최초의 패시브하우스 이후 지금의 에너지 주택은 어디까지 진화했을까?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