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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리빙&라이프스타일 키워드 10 올해 우리는 어떻게 살까?-2

6 건축, 인테리어로 확장된 멀티 컬러 패턴

유기적 형태에 다양한 컬러 라인을 패턴처럼 그려내 공간에 경쾌한 느낌을 주는 아메바 카펫은 모오이 카펫.
국민 모두가 ‘집단 우울증’을 앓을 만큼 불안함과 소란스러움이 만연한 사회에 ‘집’의 의미는 무엇일까? 세상이 피곤하고 불안할수록 잠시라도 눈 감고 편안히 쉴 수 있는 안식처로서의 집이 필요할 터. 최근에는 집단 현실 도피 기제라도 가동한 듯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공간 연출이 돋보일 전망. 세 가지 이상의 컬러를 사용한 멀티 컬러 패턴을 공간에 적용해 산뜻한 효과를 꾀하고자 한다.

멀티 컬러 패턴 카펫을 벽과 바닥에 매치한 모오이.
이러한 현상에 대해 LG하우시스 디자인 센터는 “우울한 시대마다 현실 도피 기제가 나타난다. 1920년대 다다이즘이 그랬고, 1960년대 히피즘이 그러했다”라고 설명했으며, 까린 인터내셔널은 “빠르고 다이내믹한 미학을 선사하는 나선형, 강한 인상을 주는 컬러 등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멀티 컬러 패턴이 정답”이라 설명했다.

모노톤 공간에 멀티 컬러 패턴 가구를 매치해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꾀한 미쏘니. 
디자이너 렉스 포트는 은을 산성화해 만든 청색, 보라색, 금색, 갈색 등을 겹친 트랜지언스 미러를 디자인해 다양한 색과 농도가 주는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모오이 카펫의 아메바 카펫은 디자이너 베르티안 포트Bertjan Pot가 디자인한 것으로 유기적 형태에 멀티 컬러 패턴을 입혀 공간에 경쾌한 느낌을 준다.


7 원초적 자연에 대한 본능

밀림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데돈의 2016 밀라노 가구 박람회 부스.

사람들은 무뎌진 감각을 일깨우고 회복하고자 ‘태초의 자연’으로 집중한다. LG하우시스 디자인 센터의 이미지. Ⓒ LG하우시스 디자인 센터
2016년에는 식물 모티프 아이템과 그린 인테리어가 인기였다 면, 2017년에는 아예 밀림 속으로 빨려 들어간 듯한 원초적 자연, 날것 느낌이 인기다. “지나치게 빠른 기술 발전으로 우리는 인간다움을 잃었다. 자연을 통해 무뎌진 감각과 본성을 일깨우고 회복하고자 하는 심리를 반영한 트렌드”라는 것이 LG하우시스 디자인 센터의 설명. 이는 비단 식물 인테리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위) 울창한 숲속 오두막, 극지방의 오두막 등의 사진을 담은 . (아래) 화려한 동식물 패턴을 메인으로 담은 구찌의 2017 S/S 컬렉션. 
야생을 경험할 수 있는 극지방 모험 콘셉트의 여행이 성행하는가 하면, 원시 시대의 삶을 재현하는 동영상이 유튜브 인기 채널로 꼽힌다. 오감을 만족할 수 있는 입체적 경험을 원한다는 것이다. 뉴욕 센트럴 파크의 한 호텔은 가공하지 않은 자연의 물성으로만 실내를 마감했으며, 오픈 예정인 두바이의 호텔 로즈몬트는 거대한 인공 정글과 열대우림, 수중 공간 등을 재창조했다. 이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눈에 띄게 줄어든 오감에 대한 ‘본능’을 일깨우는 것이다.


8 프리미엄 침대 상륙작전

시몬스의 프리미엄 라인 뷰티레스트 블랙. 아르데코 양식의 고급스러움을 디자인에 담았다. 
디사모빌리에서 새롭게 소개하는 침대 브랜드 트레카. 스프링은 자체 제작하며, 모두 수작업으로 만든다. 

 영국 브랜드 사보이어의 침대와 매트리스. 디자인과 기능의 조화가 훌륭하다. 

24시간 잠들지 않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역으로 많은 사람이 ‘건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신체의 에코 시스템을 회복하고자 돈 주고 꿀잠 ‘사는’ 시대가 온 것이다. 프리미엄 매트리스, 하이엔드 매트리스 브랜드가 앞다투어 국내에 론칭하는 것이 그 증거 중 하나. 영국 침대 브랜드 사보이어Savoir는 영국의 고급 호텔인 사보이 호텔의 투숙객을 위해 자체적으로 침대를 개발한 곳으로, 100% 수작업으로 제작하며 프레임과 매트리스에 사용하는 말총의 양이 상당해 통기성이 높다. 강남 일대에서 반응이 좋아 강남 침대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 8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랑스 스프링 침대 브랜드 트레카Treca 역시 최근 디사모빌리를 통해 국내에 론칭했으며, 에이스침대의 프리미엄 매트리스 에이스 헤리츠, 시몬스의 프리미엄 라인 뷰티레스트 블랙, 씰리 침대의 크라운쥬얼 등도 맹활약 중이다.


Interview 사보이어 아시아 마케터 레이먼 반 드 노벨렌
삶의 질을 높이고 싶다면 잠에 투자할 것!

런던의 럭셔리 호텔인 사보이 호텔에서 자체 개발한 침대에서 시작해 해외 유명 셀러브리티들이 사랑하는 침대로 거듭 난 사보이어의 아시아 마케터와 나눈 프리미엄 침구 시장.

Q 프리미엄 침구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소개되는 것은 전 세계적 추세인가?
프리미엄 침대에 대한 관심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는 점점 똑똑해지고 정보도 많으며, 자신에게 무엇이 최선이고 최고인지를 안다. 디자인을 중시하던 예전과 달리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소비하고, 건강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래서 주방, 욕실, 심지어 여행에 지출하던 비용도 ‘숙면’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한다.

Q 기능적으로 훌륭한 침대라 하면 으레 예상되는 디자인이 있다.
사보이어가 톱 브랜드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능과 디자인을 모두 훌륭하게 구현하기 때문. 이는 우리가 제품을 만드는 방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보이어의 모든 침대는 수작업으로 만든다. 마케팅이나 다른 요소가 아닌, 제품 위주의 정책을 편다. 제품을 잘 만들어 잘 팔겠다는 의도다. 핸드메이드 침대다 보니 온전히 고객 위주의 비스포크 제품이다. 침실은 집에서도 가장 개인적인 공간이지 않나? 소비자는 자기만을 위한 가장 프라이빗한 침대를 소유할 것이다. 게다가 편하고, 오래가고, 아름답다. 이것이 사보이어의 슬로건이다.
손지연 기자 문의 크리에이티브랩(02-516-1743)

9 덜어내기, 정리 유행, 그 후

 LG하우시스 디자인 센터는 미니멀 이미지를 간결한 삶을 추구한 셰이커 스타일 가구로 표현했다. Ⓒ LG하우시스 디자인 센터
Ⓒ LG하우시스 디자인 센터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 가구로 물건이 아닌 사람이 주인이 되는 공간을 추구하는 것이 미니멀리즘의 핵심 가치다 . Ⓒ LG하우시스 디자인 센터

결과를 향해 내달리다 보니 모든 것이 과잉, 포화 상태에 이른 오늘날 사람들은 ‘간결할수록 더 좋다(Less is more)’라는 메시지를 삶에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일본의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는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백 인에 뽑혔으며, 서점가에는 ‘정리’ 바람이 불고, SNS에서는 버리기 인증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물건이 아닌 사람이 주인이 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곧 미니멀 라이프로 연결돼 인테리어와 리빙 시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케아에서는 소비자가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되팔 수 있도록 ‘레스큐 퍼니처!’ 캠페인으로 가구 재활용에 앞장서고 있으며, 패션 브랜드 톰 크리드랜드는 ‘30년간 입을 수 있는 트레이닝복’을 선보이기도 했다. 단순히 ‘정리’와 ‘덜어내기’ 를 넘어 가치 있는 소비를 권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정리하고 버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오히려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물건을 버리는 이도 늘고 있다”며 미니멀 라이프의 역설적 현상에 대해 꼬집었다. 버리는 행위가 오히려 과시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미니멀리즘의 이율 배반적 속성을 주의해야 한다.


10 부조화의 조화, 퓨전 하우스 등장!

세네갈의 어부가 사용하는 그물을 재해석해 금속 프레임과 결합한 모로소의 야외 가구.
상반된 소재를 결합한 조명등은 그랑지. 
개연성 없는 것들을 조화롭게 연출한 구프람의 전시. 
색다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여행’이 일상이 된 지 오래. 도시인은 시티 브레이커를 자처하며 또 다른 도시를 탐험하고, 인구 1천만 명 이상의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멜팅 포트를경험하며 다양한 문화 사이의 충돌과 융합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녹여낸다. 이렇게 완성한 ‘퓨전 하우스’는 도시적이면서 에스닉하고, 시크하면서 몽환적인, 거친 여성미와 부드러운 남성미가 공존한다. 현대인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상반된 두 가지 코드가 만나 형성하는 미묘한 문화적 코드에 열광한다. 까린 인터내셔널은 “어느 곳의 문화인지 확인하는 일은 이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가져온 문화가 서로 결합하고 재창조되며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퓨전 하우스의 키워드 중 하나인 ‘부조화’는 이미 디자인 전 분야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6 밀라노 가구 박람회 장외 전시에서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 구프람Gufram은 ‘종말’이라는 문구를 새긴 입술 모양 소파, 클래식한 건축양식을 위트 있게 연출한 오브제, 선인장과 성조기 패턴 오브제 등을 매치해 통일성과 개연성 없는 것들을 조화롭게 연출했다. 또 스와로브스키 탄생 1백20주년 기념 전시에서 스튜디오 욥은 각기 다른 지역의 랜드마크를 한데 모아 환상적이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러한 경향은 기존 인테리어 규칙을 완전히 무시한 새로운 스타일로 실생활에 구현된다.


자료 제공 까린 인터내셔널 국내 사무국(070-4337-6955), 노루페인트(080-944-7777), 에스하우츠(02-595-1159 ), 인터로그(02-6049-4268), 주한 핀란드 무역대표부(02-725-2076), 한화L&C(080-729-8272), LG하우시스 디자인 센터(www.z-in.com).

이새미, 손지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7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