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디자이너, 두 개의 욕실
놈 아키텍츠가 디자인한 프레임&레스트 컬렉션.
욕조와 세면대 등에 그림자 모양의 수납 선반을 만든 플래토 컬렉션은 디자이너 제바스티안 헤르크너 제품.다양한 디자이너와 협업해온 Ex.t(www.ex-t.com)가 올해는 두 명의 디자이너와 두 가지 스타일의 욕실을 선보였다. 덴마크 디자인 스튜디오 놈 아키텍츠Norm Architects와는 프레임&레스트Frame&Rest 컬렉션을, 떠오르는 신예 디자이너 제바스티안 헤르크너Sebastian Herkner와는 플래토Plateau 컬렉션을 론칭한 것. 놈 아키텍츠는 스탠드 라인을 완성한 후 Ex.t와 함께 그들의 세컨드 컬렉션을 진행했다. 20세기 덴마크 디자인 가구와 인더스트리얼 무드의 욕실 콘솔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것으로, 가볍게 허공에 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장인 정신과 전통에 북유럽 디자인의 터치를 가미하고자 힘썼다는 것이 놈 아키텍츠의 설명이다. 콘솔과 데이베드, 욕실에서도 사용하기 좋은 푸프로 구성한 모듈 시스템으로, 욕실 가구의 다양성을 높였다. 한편 독일 디자이너 제바스티안 헤르크너는 형태와 컬러를 통한 ‘놀이’에서 영감을 받아 자신의 첫 번째 욕실 컬렉션을 완성했다. 그는 “Ex.t는 새로운 형태의 욕실 인테리어를 고민하고 있었다. 예컨대 욕조나 세면대 같은 것들 말이다. 나의 아이디어는 매우 심플했다. 단순한 형태에 독특한 수납 기능을 더하는 것. 이 작은 디테일이 사용자에게 새로운 시나리오를 제공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라며 플래토 컬렉션의 콘셉트를 설명했다. 기능적이면서도 우아한 디자인을 염두에 둔 그는 마치 그림자를 만들어내듯 욕조와 세면대, 거울에 디테일 을 더했다. 이렇게 탄생한 욕조의 가장자리, 세면대의 트레이 등은 작은 액세서리나 비누, 샴푸 등을 놓을 수 있으니 아주 실용적이다.
오리가미가 대세
폴딩 스크린처럼 생긴 스탠딩 라디에이터 오리가미. 접고 접고 또 접어 기하학 형태의 잘생긴 조각품을 떠오르게 하는 욕실용 라디에이터가 유난히 눈에 띈다. 이탈리아 브랜드 테베스(www.tubesradiatori.com)의 오리가미Origami는 폴딩 스크린처럼 생긴 독특한 형태의 스탠딩 라디에이터다. 나비 날개처럼 가볍고 자유롭게 펼치고 확장하기 좋은 이 제품은 디자이너 알베르토 메다Alberto Meda가 디자인한 것. 열을 보호해주며 개인 공간을 연출하거나 인테리어 데커레이션 아이템으로도 활용하는 등 쓰임새가 돋보인다. “우리는 이 오리가미형 라디에이터를 통해 사람들의 일상이 다재다능해지길 바랐다. 미적으로도 아름답지만 기능적이고 혁신적이며 실용적이기도 하다”라는 것이 테베스의 CEO 크리스티아노 크로세타Cristiano Crosetta의 설명이다. 프리 스탠딩형 외에 벽걸이형도 갖췄다.
잘 빗어 올린 행어 하나
안트락스의 행어 겸 라디에이터 페티네. 빗을 뜻하는 페티네Pettine라 이름 지은 행어 겸 라디에이터는 안트락스(www. antrax.it)에서 라디에이터 디자이너 로 유명한 안드레아 크로세타Andrea Crosetta가 디자인했다. 거대한 빗이 집 안을 아름답게 빗어 올리는 듯한 모양으 로, 오브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세 가지 크기로 구성해 벽을 데커레이션하는 동시에 옷가지나 타월 등을 편리하게 걸어둘 수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플레이트를 철저하게 규격화해 만들었으며, 2백 가지 컬러로 제작할 수 있어 패셔너블한 공간을 위한 필수품이다.
돌의 매력
1 제시의 이퀼리브리오 수전. 2 체라미카 치엘로의 레 피에트레 컬렉션.돌의 진가가 발휘되는 공간은 뭐니 뭐니 해도 욕실 아닐까? 물에 강하고 내구성이 좋아 위생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리석처럼 색과 결이 아름다운 돌은 인테리어 요소로도 효과적이다. 체라미카 치엘로(www.ceramicacielo.it)의 신제품 레 피에트레Le Pietre 컬렉션은 돌의 매력에 푹 빠진 제품. 하지만 실제로 돌을 사용한 것은 아니다. 세라믹 전문 회사답게 아름다운 돌을 세라믹으로 재현한 것. 흰 대리석과 청회색 대리석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카라라 지역의 카라라 대리석, 아라베스크 대리석 등의 색과 질감을 그대로 재현했다. 돌의 질감을 마치 재단하듯 취향에 맞게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료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편 돌멩이의 동글동글한 형태에 집중한 제품도 있다. 제시(www.gessi.it)의 에퀼리 브리오Equilibrio 수전은 이탈리아어로 ‘평형’을 뜻한다. ‘돌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요한 호흡’이라는 말과 함께 균형 잡힌 돌의 모습을 담아낸 철학자 마르셀 레스코 Marsel Lesko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이너 주세페 마우리치오 스쿠텔라Giuseppe Maurizio Scutella 가 디자인했다. 두 개의 돌이 절묘하게 균형을 잡은 평형 상태를 수전에 녹여낸 것. 매끈하고 수려한 수전의 생김새는 손을 뻗고 싶은 충동마저 불러일으킨다. 국내에는 올해 하반기에 만날 수 있다. 문의 제시(하농, 02-512- 2626)
투명하게 빛나다
1 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든 카르텔 by 라우펜 가구. 2 카르텔만의 색을 담은 랙 선반. 투명한 가구로 유명한 가구 브랜드 카르텔Kartell과 욕실 가구 브랜드 라우펜Laufen이 만나 완성한 카르텔 by 라우펜(www.kartellbylaufen.com). ‘로열 웨딩’ 이라 불릴 만큼 파트너십이 좋은 두 브랜드는 아름답고 투명한 욕실 가구를 탄생시켰다. 투명한 폴리카보 네이트 소재에 LED 조명등을 더한 거울, 벽걸이형 선반, 펜던트 조명등, 랙 선반 등을 디자인했고, 카르텔만의 색을 넣어 심플하고 세련된 모습을 강조했다. 한편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6을 기념해 밀라노의 모노 브랜드 쇼룸을 ‘인사이드 더 박스’라는 주제로 꾸몄다. 전세계의 욕실을 모아 재해석한 것으로, 동양적 분위기를 기반으로 연출했다.
여기, 책 위에 타월을 올려두세요!
책을 닮은 타월 워머 로벨로는 안트락스 제품. ‘콤팩트하다, 기술력이 높다, 주문 제작이 가능하다.’ 이탈리아 브랜드 안트락스(www.antrax.it)의 신제품 로벨로Lobello를 설명하는 세 가지 단어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6에서 소개한 타월 워머 로벨로는 책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했다. 마치 책 표지를 만들 듯 재활용 가능한 금속 소재를 표면에 얇게 덮고, 책 페이지에 해당하는 안쪽에 히팅 기능을 담았다. 어떤 모양으로 걸어도 타월이 빠르게 마르도록 각도와 면적을 세밀하게 계산한 것이 이 디자인의 포인트다. 손잡이는 커다란 알루미늄으로 제작했는데, 완전히 재활용할 수 있다.
피아노 건반처럼 경쾌한 욕실 패턴 타일
욕실 벽과 바닥에 시공하기 좋은 피아노는 리소스 디자인 제품. 똑같은 사각 타일 대신 경쾌한 패턴 타일로 자신의 개성을 뽐내보자. 기하학 패턴 타일로 유명한 리소스 디자인(www.lithosdesign.com)이 감각적 욕실을 위한 데커레이션 아이템으로 피아노Piano 모델을 선보였다. 욕실 바닥과 벽에 시공하기 좋은 피아노 모델은 기하학 형태에 멤피스 팔레트 컬러를 입혀 독특한 색감을 자아낸다. 대비되는 컬러들 사이에 대리석을 믹스 매치해 세련된 느낌을 강조했다.
‘디스플레이’를 디스플레이하라
듀오 디자이너 감프라테시가 디자인한 사각형의 세라믹 세면대 디스플레이. 매일 욕실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하는 행동에 따라 디자인을 완성한 세면대가 있다. 듀오 디자이너 감 프라테시GamFratesi가 체라미카 글로보(www. ceramicaglobo.com)와 협업한 신제품 디스플레이 Display가 바로 그 주인공. 사각형 세라믹 세면대 안에 다양한 생활환경을 아우르고자 작업대 높이, 내부 공간의 깊이와 면적 등은 사람들이 욕실에서 하는 행동에서 도출해냈다. 그렇게 네 가지 크기의 세면대를 구성했다. 그래서 디스플레이 세면대는 개인적이고, 사적인 컬렉션이기도 하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이 제품은 박물관 콘셉트로 전시했으며, 각기 다른 기하학 패턴, 컬러 등과 함께 무대 위의 장면처럼 꾸몄다.
어느 곳에나 잘 어울리는 큐브
왼쪽 실내ㆍ외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탭 안드리아노. 오른쪽 수압 시스템 탭을 재미있게 소개한 전시장 내부. 작은 금속 큐브 형태의 수압 시스템 탭을 다루는 전문 회사 두에아카(www.dueacca.com)가 가구와 문 액세서리를 만드는 베룸 이탈리Verum Italy와 협업해 신제품 안드리아노 Andriano를 선보였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6의 장외 전시에 참여해 듀에아카 by 베럼 이탤리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한 것. 수압 시스템을 기능이나 쓰임이 아닌, 하나의 오브제로 재정의한 점이 흥미롭다. 벽걸이형 샤워, 플로어형 샤워 등 다양한 형태의 탭을 소개했는데, 실내ㆍ외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거친 나무 상판을 지지대 삼아 양은 철통을 세면대처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작은 큐브뿐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탭 시스템을 강조했다.
목욕의 神
욕조의 외부 커버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치벨로. 사색 시간, 힐링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공간 중 욕조가 있는 욕실이 빠질 수 없다. 체라미카 치엘로(www.ceramicacielo.it)의 아르카디아Arcadia 컬렉션 중 치벨로Cibele 욕조는 꿈의 욕실을 실현해주는 제품이다. 스튜디오 APG와 협업해 모든 작업을 이탈리에서 완료했다. 가장 큰 장점은 욕조의 외부 커버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것. 매끈한 버전, 나무 조각에 래커칠을 한 버전, 참나무 소재를 살린 버전, 얼룩덜룩하게 마감한 버전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나의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욕조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모던 욕실의 종결자
블록 형태의 유닛을 조합해 사용하는 코드 배스룸 컬렉션. 파우더룸 못지않은 모던한 디자인의 욕실 가구를 찾고 있다면 보피(www.boffi.com)의 코드 배스룸 Code bathroom 컬렉션을 눈여겨볼 것.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피에로 리소니Piero Lissoni가 코드 키친에 이어 디자인한 이번 컬렉션은 블록 형태의 유닛을 조합해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무거운 하부장과 수전을 결합하거나, 오픈형 상부장에 다양한 스타일의 세면대를 결합하는 형태. 특히 이번에 함께 소개하는 가든Garden 세면대는 금속 가장자리에 그레이 스톤으로 아랫부분을 마감해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제품이다. 수전은 세면대와 통일감을 주기 위해 비슷한 컬러와 재질로 PVD(Physical Vapor Deposition) 코팅했다. 하부장은 수백 수천 년 동안 땅에 묻혀 있어 단단한 매목을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감성 충전!
파스텔 톤이 매력적인 카티노 컬렉션. 부드러운 파스텔 톤, 둥근 테두리, 깔끔한 라인으로 여심을 사로잡는 욕실이 등장했다. 체라미카 치엘로(www.ceramicacielo.it)의 카티노Catino 컬렉션은 디자이너 안드레아 파리시오Andrea Parisio와 주세페 페자노Giuseppe Pezzano가 디자인한 것. 20세기의 아이코닉한 욕실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모던하게 풀어냈다. 이 컬렉션은 반박의 여지 없이 세라믹으로 만들었다. 세라믹을 혁신적이고 현대적으로 만들어내는 체라미카 치엘로만의 기술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티노 컬렉션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데, 라운드ㆍ오벌ㆍ더블 세 가지 형태 중 선택할 수 있다. 그중 세면대와 세라믹 상판은 열여섯 가지 컬러로 독특하게 연출할 수 있어 더욱 인기가 높다.
테이블웨어 아니에요
위 나무 막대로 심플하게 완성한 휴지 걸이. 아래 이로코나무가 주는 따뜻함을 살려 간결하게 디자인한 트위그 컬렉션은 보피 제품. 세라믹 테이블웨어라 해도 손색없을 만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의 욕실 액세서리 트위그Twig. 두 개의 선을 교차했을 뿐인데 타월 행어를 완성했으며, 원형 트레이를 벽에 걸어 비누 받침대를, 나무 막대로 휴지 걸이를 만들었다. 디자이너 케이지 타케우치Keiji Takeuchi는 “트위그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작은 나뭇가지이고, 또 하나는 ‘깨달았다’라는 단어를 뜻한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단어인데, 이 단어가 크래프트의 미묘한 디테일을 사람들로 하여금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라며 서아프리카산 이로코나무가 주는 따뜻함과 금속의 유용함이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피(www.boffi.com) 문의.
꿈의 수전
1 독일 디자이너 베르너 아이슬링거Werner Aisslinger는 컨셉추얼한 수전 더 시 앤 더 쇼어(바다와 해안가)를 만들었다. 이 제품은 샘에서 물이 솟아나듯 점토를 사용해 널찍하고 평평한 수전을 만들었는데, 물이 뿜어져 나오고 생성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강조하고자 했다. 2 듀오 디자이너 감프라테시GamFratesi가 디자인한 젠Zen은 일본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나무 소재 샘을 재해석한 것. 미니멀한 형태에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고요한 내면의 평화를 느낄 수 있다. 3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아자예David djaye의 리추얼Ritual은 물이 땅속에서 솟아나는 모습을 형상화해 V자 형태에 화강암을 더했다. 4 스웨덴 듀오 디자이너 프론트Front는 물이 흐르는 모습이 플랫폼에서 플랫폼으로 옮겨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여겨 금속 조각품 같은 워터 스텝스Water Steps 수전을 디자인했다. 5 장 마리 마소Jean-Marie Massaud의 미미크리Mimicry는 건축적 풍경의 조화를 제안한 것. 대리석이라는 소재와 기하학 형태라는 모양을 물이라는 연결 고리로 어우러지게 했다수전 디자인이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다면 욕실 브랜드 악소어(www.axor-design.com)의 수전을 주목할 것. 악소어가 건축가, 디자이너와 함께 ‘워터 드림 2016’이라는 이름의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악소어의 부사장 필리페 그로에Philippe Grohe는 “디자인은 완전히 자유롭되 각각의 기능이 살아 있는 다섯 가지의 작품을 선정했다”며 신제품을 소개했다. 건축가와 디자이너가 저마다 물에 대해 갖고 있는 견해를 디자인에 녹여냈다.
- 궁극의 욕실 욕실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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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는 공간, 욕실. 수전 하나, 바닥 타일 하나까지도 내 마음에 쏙 드는 아이템을 고르고 싶다면 해외에서 찾은 욕실 풍경을 눈여겨볼 것. 심플한 외모와 부드러운 색감으로 북유럽 디자인 가구를 떠오르게 하는 욕실 수납장부터 조각품 못지않은 화려한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자연 소재를 그대로 들인 수전과 거울, 세면대까지. 가히 ‘궁극의 욕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욕실 #욕실 아이템 #세면대 #모던 욕실 #욕실 브랜드글 손지연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