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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의 온기
디지털 라이프가 가속화될수록 아날로그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을 넘어 진짜 ‘야생’을 즐길 방법을고민한다. 흙과 나무, 철과 콘크리트, 유약을 바르지 않은 도자, 성근 리넨 등 최대한 가공하지 않은 원초적 소재가 주는 이미지에 매료되는 시대. 본질에 집중하고 사람 손이 빚어내는 진정성 있는 아름다움이야말로 럭셔리 리빙의 새로운 키워드다. 거칠면서도 부드럽고,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날것’의 아름다움.

오톨도톨한 질감의 재생지로 만든 꽃병은 세락스 제품으로 고트레, 브론즈 유약 처리한 세라믹 집 오브제는 김정옥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조약돌 형태의 펠트 오브제는 폴아브릴 판매.

콘크리트, 소리 없이 강하다

자연이 주는 메시지를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이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능력이 곧 디자인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시대다. 형태는 단순하고 간결하되 표면의 질감이나 디테일에서 공예적 뉘앙스를 띠는 것이 최근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특징. 대리석, 콘크리트 등 재료 자체가 디자인의 시발점이 된 아이템이 여전히 인기를 끌 전망이다. 금속, 나무, 유리 등 자연 소재라면 어떻게 매치해도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로 ‘돌’ 소재의 강점이다.

한국의 수묵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이머전스 스툴은 김정섭 작가 작품으로 지익스비션, 대리석에 금속 초침을 더한 시계와 매끈한 콘크리트 보관함은 보컨셉 판매. 현무암과 알루미늄 소재를 결합한 매터리얼 컨테이너 벤치와 테이블, 현무암과 티크 소재를 결합한 스툴, 삼각과 팔각 형태 문진, 현무암과 유리로 만든 화기는 모두 서정화 작가 작품. 원기둥 형태의 내추럴한 스톤 화기는 김현주 스튜디오 제품으로 챕터원 판매. 천연 소가죽으로 만든 웨이브 베스티지 토트백과 위빙 디테일을 살린 젠틀 웨이브 크로스백은 0914, 산벚나무 소켓 덮개와 고강도 콘크리트 조명갓이 만난 펜던트 조명등 브루디는 미콘 제품. 거칠고 다듬지 않은 폐목재로 마감한 공간은 순수 오가닉 가죽의 러스틱한 물성을 테마로 다양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럭셔리 핸드백 브랜드 0914의 VIP 미팅룸이다.


도자 , 대지의 생명력을 담다

대지에서 채집한 흙은 자연 소재가 각광받는 요즘 더더욱 선호하는 원재료다. 태고의 지구를 구성하는 원재료와 뜨거운 불이 만나 빚어내는 정서적 안정감이야말로 도자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일 터.유약을 바르지 않은 담담한 백자 그릇을 비롯해 찰흙을 뭉쳐놓은 듯 질박한 항아리, 캐스팅 흔적이 그대로 남은 오브제까지… 무심하고 순박한 도자의 손맛이 현대인의 심미감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옹기토와 백토의 배합 비율로 색에 변화를 줘 화이트&베이지, 진갈색&벽돌 투톤으로 마감한 옹기 볼은 최정유 디자이너의 ‘earth to earth’ 시리즈로 윤현핸즈, 깎은 면을 살린 화이트 세라믹 저그는 사데크 디스트릭트 제품으로 고트레, 깃털과 새 둥지 모양의 패키지를 한 세트로 구성한 새 오브제, 자작나무 질감을 살린 컵과 나뭇가지 형태의 화기는 모두 폴아브릴, 솔방울 손잡이의 작은 함은 박소연 작가 작품으로 이도핸즈, 메탈 느낌의 작은 화병은 폴아브릴, 3단으로 쌓은 흑자 중 가장 위에 올린 볼은 하사미 포르셀린 제품으로 챕터원, 중간과 아래쪽 볼 그리고 비정형 원형 접시는 플레이 마운틴 제품, 나무가 뿌리를 내린 듯한 디자인의 화기는 파비오 노벰버 제품으로 윤현핸즈, 화기 위에 건 잔은 이능호 작가 작품으로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판매.

“본질은 바꿀 수 없다. 기술, 도시화, 지나친 개발로 정형화된 세계와 맞선 상상력은 관례를 벗어나 자연으로 되돌아가며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 속에서 안식처를 찾는다. 현대 디자인은 야성적 분위기를 불러낸다. 숲으로 다시 돌아가 새롭게 재충전하며 형태와 소재는 자연 요소와 다시 만나면서 대지와의 조화를 되찾는다.” _ 2016 메종&오브제 파리 인플루언스 ‘Wild’ 테마 中


금속 , 고급취향의 절정

소재 자체로 ‘절정’ ‘황금기’를 대변하는 금속 소재. 컨템퍼러리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브랜드와 디자이너 사이에서 가공하지 않은 금속 본연의 매력을 십분 살린 제품이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최근 추세를 꼽자면 금속을 인더스트리얼이나 빈티지 무드가 아닌 ‘럭셔리’ 코드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따로 광택을 입힐 필요 없이 그 자체로 은은하게 빛나는 금속 아이템으로 공간에 확실한 포인트를 줄 것.

골드 톤의 펜던트 조명등은 피셔 디자인 제품으로 코즈니, 구리 소재 GM15 펜던트 조명등은 메누 제품으로 에이치픽스, 가는 다리로 선을 강조한 금속&대리석 테이블은 리참 제품으로 윤현핸즈 판매. 금속과 도자를 결합한 오데트 시리즈 컵과 접시, 나무 형태 화기, 산화한 금속을 표현한 페블 접시는 모두 함. 골드 프레임 안경은 젠틀 몬스터 제품.


리넨 , 자연에 다가 갈수록 멋스럽다

거슬거슬한 촉감, 어떤 공간에도 공기처럼 어우러지는 리넨이야말로 에코 럭셔리를 가장 담백하게 표현할 수 있는 소재 아닐까. 패션에 이어 리빙까지 리넨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진 요즘, 아이템과 상관없이 그야말로 리넨 전성시대다. 올이 풀린 듯한 디테일, 구겨지면 구겨진 대로 자연스러운 멋을 살려 연출하는 것이 포인트다.

날염으로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 효과를 준 랜턴 셰이드와 프린지 디테일의 펜던트 조명등, 쿠션은 모두 비비드그레이 제품으로 하우스라벨, 자연스러운 주름과 누비가 입체적 효과를 주는 침구는 위켄드인, 블루 리넨 쿠션은 위켄드인 제품으로 챕터원, 초콜릿 컬러 리넨 테이블클로스는 티네케이홈 제품으로 하우스라벨, 골격은 그대로 두고 커버만 교체해 빈티지한 제품으로 재탄생한 의자는 박스터 제품으로 에이스에비뉴 판매.


나무 , 들여다 보아야 아름답다

나무는 ‘나무’다울 때 가장 아름다운 법. 가구, 소품, 그릇뿐 아니라 마감재까지 인위적인 무엇으로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온화함이 바로 불변의 인기 비결이다. 오랜 시간과 추억이 새겨져 있을 것 같은 보드라운 결, 나무를 다듬는 장인의 미세한 날숨과 들숨마저 디자인 요소가 된 정갈한 나무 그릇으로 온기 가득한 식탁 풍경을 완성해보자.

산벚나무를 우드터닝 기법으로 깎아 만든 원형 볼은 양병용 작가 작품으로 반김크래프트, 박달나무를 껍질째 살려 디자인한 타원형 볼은 유정호 작가 작품으로 굿핸드굿마인드 판매. 굽이굽이 흐르는 나뭇결이 잘 살아 있는 비정형 도마는 블루 레뇨 제품.


가죽 , 낡음의 미학

투박한 기계를 그대로 두어 마치 산업 시대를 연상케 하는 공간에 오랜 세월 길이 든 가죽 소파와 빈티지 카펫을 매치했다. 자르고 이어 붙인 흔적, 낡은 듯한 느낌을 내는 빈티지 워싱 등 재료의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디테일을 더해 익숙한 편안함을 배가한다.

시접을 밖으로 노출한 버펄로 가죽 소재 암체어는 까레, 페르시안 카펫을 워싱 가공해 낡은 듯한 느낌을 준 카펫은 골란 제품으로 모로소 판매. 과거 목욕탕의 흔적을 해치지 않고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재생’ 공간은 젠틀 몬스터 쇼룸이다.



스타일링 고은선(고고작업실) 어시스턴트 장세현 촬영 협조 고트레(02-512-3830), 굿핸드굿마인드(02-3445-4755), 까레(02-545-9871), 모로소(02-3442-1952), 미콘(031-831-3620), 반김크래프트(031-944-5358), 보컨셉(02-545-5568), 블루 레뇨(070-8814-5141), 서정화 작가(010-3215-2526), 에이스에비뉴(02-541-1001), 에이치픽스(070-4656-0175), 에잇컬러스(070-8654-3637), 윤현핸즈(02-540-6650), 이도핸즈(070-4942-1321), 젠틀몬스터(070-4895-1287),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02-541-8484), 지익스비션(070-4800-4921), 챕터원(02-517-8001), 코즈니(070-4288-2931), 폴아브릴(02-3144-0744), 하우스라벨(070-4119-2566), 함Haam(www.hamm-by.com), 0914(02-205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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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