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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유로루체에서 찾은 조명 트렌드 빛의 속도로 진화하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빛의 해’다. 이에 맞춰 지난 4월에 열린 밀라노 가구박람회의 조명 전시 ‘유로루체Euroluce’에서는 빛의 테크놀로지를 보여주는 다양한 신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최근 주가를 올리는 디자이너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를 비롯해 로스 러브그로브, 아릭 레비 등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장기를 조명에 투영했고 조명 전문 브랜드는 차세대 광원 LED를 다각도로 활용한 실험적 설치 작업을 선보였다. 플로스의 CEO 피에로 간디니Piero Gandini는 “조명과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조명등의 전선은 곧 사라질 것”이라며 필립 스탁의 ‘언플러그드unplugged’, 카르텔의 ‘배터리battery’ 등 USB 충전식 배터리를 장착한 조명등의 탄생을 환영했다. 기술의 진보로 한층 간편하고, 예술적이며 조형적 매력을 더한 조명 신상품을 소개한다.

클래식과 모던 사이 리브룸Leebroom
1 백화점 쇼윈도를 테마로 한 리브룸의 전시 부스
2
리브룸의 애시드 마블
3 리브룸의 링 라이트

‘크리스털 벌브’로 영국 디자인 어워드에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디자이너 리브룸. 대리석, 크리스털, 황동, 원목 등 고전적 소재로 가구와 조명등을 만드는 그는 유로루체를 기념해 백화점이라는 콘셉트로 화려한 쇼윈도를 장식하는 조명과 가구를 특유의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한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원형의 형광 큐브로 제작한 링 라이트, 빛나는 구가 반으로 잘려 황동 판을 드러내는 크레센트 라이트, 달표면을 형상화한 애시드 마블 테이블 램프는 쇼윈도를 테마로 한 전시 공간을 빛낸 주역들. 전시를 통해 “나는 그저 제품을 진열대 위에 올려놓기보다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이 움직이도록 만든다. 제품을 디자인할 때 그것들이 어떻게 디스플레이되어 경험으로 이어지게 할지 생각한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인엔(02-3446-5102) 문의.


빛을 그리다 아르테미데Artemide
1 아르테미데의 히드라, 2 아르테미데의 클로로필리아
아직도 전선을 거추장스러운 요소라 생각하는가? 아르테미데 부스에서는 조명등이 오히려 가구나 소품보다도 더 자유롭게 공간을 누비는 모습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카를로타 드 베빌라쿠아가 디자인한 히드라Hydra 조명등은 전선 자체가 조명이 되는 디자인으로 선 형태를 강조해 공간을 한층 입체적으로 연출한다. 세계적 디자이너 로스 러브그로브가 디자인한 클로로필리아Chlorophilia 조명등은 투명한 물결을 형태와 그림자로 구현해낸 아이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미세한 굴곡을 표현했으며, 보는 각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시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빙글빙글 돌며 춤추는 여인의 스커트를 형상화한 아틀리에 오이의 펜던트 조명등 댄서들(Les Danseuses)도 위트를 더한 제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두오모(02-516-3022) 문의.


귀고리의 재해석 토레마토Torremato

토레마토의 본 톤 
귀고리는 다양한 형태?컬러?소재로 어떤 디자인도 구현할 수 있는데, 천장에 귀고리처럼 매다는 일종의 액세서리인 조명등은 왜 그렇게 만들 수 없을까? 디자인 스튜디오 아티코의 수장 크리스티나 셀레스티노가 디자인한 펜던트 조명등 본 톤Bon Ton은 이처럼 단순한 질문에서 탄생한 제품이다. 플라스틱, 나무, 큐빅 등 여러 가지 소재를 상징하는 피스를 줄에 하나씩 꿰는 형태로 제작해 전등갓부터 귀고리 고정 장치까지 이어지는 디자인이 볼수록 사랑스럽다.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맞춤 주문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 www.torremato.com


즐거운 외출 마르셋Marset

1 마르셋의 진저, 2 마르셋의 팔로미
가끔 테이블 위를 청소할 때면 컴퓨터, 조명 기기의 전선이 서로 엉켜 불편할 때가 있다. 조명 위치를 이리저리 바꾸고 싶어도 소켓 위치와 전선 길이 때문에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이 모든 것에서 해방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배터리. 스페인 조명 브랜드 마르셋에서 출시한 팔로미Followme는 USB 충전식에 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손잡이까지 달려 있는 제품으로 요즘 유행하는 포터블 아이템이다. 전선이 없어 어디든 이동할 수 있고, 원하는 곳 어디든 둘 수 있으니 아웃도어 조명등으로 제격. 자작나무로 심플하게 마감하고 선을 강조한 젠 스타일의 진저 조명등 역시 주목받은 아이템. www.marset.com


조명 꽃이 피었습니다 보치Bocci

보치 16 시리즈
원하는 곳에 원하는 모양으로 원하는 만큼 조명을 설치할 수 있다면? 늘 창조적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는 캐나다의 조명 전문 브랜드 보치. 천과 유리를 이용해 수공예로 제작한 73컬렉션으로 마음을 흔들더니, 이번엔 유리 나뭇잎으로 혼을 쏙 빼놓는다. 보치 16 시리즈는 줄기와 잎이 모듈 시스템으로 분리되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 제품이라 실용적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오메르 알벨은 “10년 전 연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SF 영화냐는 비웃음을 샀지만, 이제 LED와 배터리가 있어 무엇이든 가능하다”며 부스 앞에 웅장한 조명 나무를 연출했다. 나뭇가지에 있는 납작한 LED 램프는 분사된 빛을 고르게 퍼뜨려 전시 내내 큰 호응을 얻었다. 디옴니(02-3442-4672) 문의.


황금 시대 톰 딕슨Tom Dixon

1 톰 딕슨의 렌스, 2 톰 딕슨의 코그, 3 톰 딕슨의 플레인
청동 재료로 시작해 황동으로 이어지는 톰 딕슨의 금속 사랑은 이번 시즌에도 여전히 이어진다. 코그Cog 펜던트 램프는 정제되고 안정감 있는 디자인으로 산업 시대 공장에 쌓여 있던 너트와 볼트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조명. 스택, 돔, 콘 세 가지 유닛을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조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제2의 비트라이트beat light처럼 인기를 얻을 것이라 예상한다. 메탈 소재의 전등갓은 빛이 주변으로 새지 않고 원하는 곳에만 비출 수 있게 해 포인트 조명등으로 적당하다. 이 밖에 녹는 것을 형상화한 멜트 시리즈, 60개의 삼각형 폴리카보네이트 렌즈로 이뤄진 펜던트 조명등 렌스lens, 심플한 구조에 조각미가 뛰어난 플레인Plane도 함께 선보였다. 두오모(02-516-3022) 문의.


명불허전 바로비에르&토소Barovier&Toso

바로비에르&토소의 링컨
까르띠에, 포시즌스 호텔 등 명품 브랜드와 고급 호텔에서 열광하는 이탈리아 조명 브랜드 바로비에르&토소. 베네치아 무라노 섬에서 1295년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전통 수작업 방식으로만 제작하는 하이엔드 조명등으로, 최근에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LED 등 신기술을 도입해 고유의 심미안적 디자인과 조화를 꾀하고 있다. 파비오 칼비&파올로 브림빌라가 디자인한 링컨 벽 조명등은 수직 기둥에 여러 개의 유리구를 부착한 형태로, 불을 켜면 마치 우주의 행성을 보는 듯하다. 로즈 골드로 마감한 알루미늄 본체에 아래쪽을 비추는 LED 조명을 결합해 화려하면서도 고혹적인 빛을 발산한다. www.barovier.com


선과 면으로 완성한 모던 드라마 플로스Flos

1 플로스의 카피캣, 2 플로스의 슈퍼룬, 3 플로스의 캡틴 플린트
이번 조명 전시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소재의 진화와 제조 기술의 발전으로 전구와 전선을 생략해 디자인이 한층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플로스 역시 기계적 요소를 감춰 조명 기구가 아닌 오브제처럼 느껴지는 제품을 많이 선보였으며, 그중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가 디자인한 캡틴 플린트Captain Flint와 카피캣Copycat이 가장 주목받았다. 그는 선과 원, 삼각형의 기본 도형을 3차원 상에 자유롭게 구현하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캡틴 플린트는 뼈대와 원뿔 갓은 황동으로, 받침대는 대리석으로 처리해 안정감과 고급스러움을 더했으며, 작은 황동 구가 커다란 세라믹 구를 지지하는 형태의 카피캣은 오브제로 손색없다. 제스퍼 모리슨이 디자인한 슈퍼룬Superloon은 조명 등을 LED로 교체하고 뒷면에 거울을 붙여 마치 스탠드 거울을 보는 듯하다. 세 개의 기다란 다리 위에 3백60도로 회전하는 원판을 올려 빛이 무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특징. 필립 스탁은 LED를 적용한 광원 부분을 얇게 압축하고 USB 충전식 배터리를 장착한 무선 조명등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두오모(02-516-3022) 문의.


물성에 집중하다 포스카리니Foscarini

1 포스카리니의 플라스 메디아, 2 포스카리니의 쿠라게
유리 전등갓은 날카로운 느낌의 빛을 내는 반면, 종이 전등갓은 부드러운 빛을 연출한다. 포스카리니가 새롭게 선보인 두 개의 조명등은 무엇보다 물성 고유의 매력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넨도와 루카 니케토가 협업해 만든 쿠라게Kurage 테이블 조명등은 아이스바의 스틱 같은 납작한 형태의 나무 프레임에 걸맞은 가벼운 조명 갓으로 일본의 ‘와시’를 사용. 물에 불린 닥나무 섬유를 사각 틀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떠올려 만드는 전통 종이 와시를 입체 패턴으로 둥글게 제작했다. 불을 켜면 종이 특유의 미세한 질감이 살아나 마치 깊은 바닷속에 투명한 해파리가 떠다니는 모습이 연상된다. 플라스 메디아Plass media 조명등은 이름 그대로 플라스틱과 유리의 조합을 보여준다. 유리처럼 반짝이는 폴리 카보네이트 소재에 요철 질감을 살려 마법 같은 신비로운 빛을 발산한다. 에이후스(02-3785-0860) 문의.


전통과 혁신 올루체Oluce

1 올루체의 라스, 2 올루체의 쿠프
70년 동안 이어진 디자인에 대한 올루체의 열정은 2015년 유로루체에서 최고의 빛을 발했다. 대표적 예는 톰마소 나니Tommaso Nani와 노아 이케우치Noa Ikeuchi가 운영하는 밀라노의 디자인 스튜디오 미스트 오Mist-O와의 협업이다. 기하학적 형태와 빛의 유무를 재료로 삼아 건축물처럼 완성한 플로어 램프 라스Las는 그 자체로 우아한 오브제가 된다. 표현주의 조각가이자 세계적 가구 디자이너인 조 콜롬보의 쿠페 시리즈를 재생산한 쿠프Coup 벽 조명등은 완벽한 U자형 프레임으로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을 살렸다. 인엔(02-3446-5102) 문의.


유리의 변주 라스빗Lasvit

1 라스빗의 폴리곤, 2 라스빗의 링 샹들리에
2007년 론칭해 각종 페어에서 인상적인 설치 작업을 선보이는 체코의 특수 유리&조명 전문 브랜드 라스빗. 유로루체에서 소개한 2015 컬렉션의 주제는 ‘템플 오브 라이트Temple of Light’로 조명만으로 환상적 빛의 사원을 연출했다. 가장 화제가 된 아이템은 인터랙티브 기술을 보여준(조명 앞에 서서 팔을 움직이면 조명이 날갯짓하듯 위아래로 서서히 움직인다)슈퍼노바Supernova 샹들리에. 캄파냐 형제의 링 샹들리에 등 세계적 디자이너와 협업해 선보인 글라스 아트 제품으로 보헤미아 글라스 기술력을 입증했다. 얀 플레하츠&헨리 윌구스의 폴리곤Polygon 등 유리의 물성을 포인트로 단순하게 디자인한 제품도 대거 선보였다. 보에(02-517-6326) 문의.


겹쳐 걸기 비비아Vibia

비비아의 커튼
단순한 형태지만 빛이 만들어내는 작은 변화로 공간에 다채로움을 선사하는 스페인 조명 브랜드 비비아. 비비아에서 올해 주목한 트렌드는 ‘가구가 되고픈 조명’이 아닐까 싶다. 펜던트 조명등 커튼Curtain은 동양의 ‘발’에서 모티프를 얻어 만든 제품. 여러개를 겹겹이 연출하면 마치 파티션처럼 공간을 구분짓는 역할도 한다. 신소재, 신기술과 예술적 감성을 버무려 제품과 공간에 녹여내는 ‘테크노 시인’ 아릭 레비가 디자인했다. 이 밖에도 호르디 빌라르델&메리텔 비달Jordi Vilardell&Meritxell Vidal이 디자인한 플로어 램프 스위트Suite는 조명, 선반, 충전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제품. 조명등이면서 선반이고 동시에 USB 충전 포트가 있어 각종 스마트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두오모(02-516-3022) 문의.

글 이지현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