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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털처럼 가볍고 시원한 여름 이불
시원하고 서걱거리는 이불 사이로 몸을 밀어 넣으며 행복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꿉꿉하고 무더운 여름, 갓 풀을 먹인 듯 가슬가슬한 모시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하는 일은 그야말로 우리 자신에게 매일 베풀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다. 건강한 소재, 깔끔한 디자인, 시원한 촉감까지… 날아갈 듯 가볍고 쾌적한 디자이너의 여름 이불.

바람과 함께 단잠을
오방색 삼베 홑이불(210x210cm)은 66만 원으로 이현디자인 판매. 
여름 잠자리엔 죽부인이 최고라지만, 바람이 올올이 드나드는 삼베로 만든 이불의 쾌적한 촉감은 거부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패브릭 디자이너 이현주가 제작한 삼베 이불은 우리의 고유한 보자기와 오방색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제품. 흰색을 주조색으로 노랑, 파랑, 다홍 등 대비되는 색상을 매치해 시각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배가했고 시접은 쌈솔 방식으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길고 무더운 여름밤을 잘 이겨내기 위해 땀을 잘 흡수하고 열을 잘 방출하는 시원한 소재의 침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해요. 삼베 소재로 홑이불을 만들어 덮으면 끈적임이 덜하고 통풍이 잘돼 잠자리가 쾌적해지지요. 한 가지 더, 사이 좋은 부부도 여름철에는 각자의 이불을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_ 이현주(이현 디자인 대표)


바다를 품다
최고급 이탈리아산 리넨 C&C밀라노 원단을 사용한 차렵이불 커버(220x220cm)와 블루&화이트 스트라이프 베개(45x70cm)는 1백만 원대로 이선영 by jaa 제작. 조약돌을 모티프로 한 포스카리니 조명등은 에이후스 판매. 
여름 대표 섬유 리넨과 여름 대표 패턴 스트라이프가 만났다. 패브릭 디자이너 이선영은 블루와 샌드 베이지 컬러가 교차하는 스트라이프 패턴 리넨으로 여름 바다의 시원한 감성을 담은 차렵이불을 선보였다. 선염으로 재직한 고급 수입 리넨은 별다른 기교나 장식을 더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장점. 광폭 리넨을 이음매 없이 깔끔하게 디자인하고 피부와 닿는 안쪽 면은 마테오 홈의 100% 순면 원단을 사용해 실용성을 높였다. 겉면 안쪽에 누비천을 덧대 봄부터 가을까지 홑겹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여름 이불은 무게감이 중요해요. 누워서 발을 똑바로 세웠을 때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이불이 좋지요. 또한 이불을 선택할 때는 체질과도 잘 맞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열이 많은 사람은 마 종류의 시원한 홑이불을 선택하고, 베갯속은 메밀처럼 열을 흡수하는 재료를 채우세요. 반대로 몸이 찬 사람은 여름에도 홑이불보다는 솜을 적당량 넣어 누빈 차렵이불을, 한색보다는 난색 계열을 추천합니다.” _ 이선영(패브릭 디자이너)


그린 세러피
스토리샵 p. 316 실키 리넨 침구 세트(200x230cm, 베개 커버 2장 포함)는 29만 5천 원으로 린넨앤밀크 제작. 브론즈로 마감한 스피커는 야마하 제품. 골드 사이드 테이블은 까레, 화이트 리넨 갓이 심플한 느낌을 자아내는 플로어 스탠드는 와츠, 유리 저그는 디자인하우스 스톡홀름, 유리잔은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 판매. 
프랑스 원사를 수입해 동유럽에서 가공한 리넨으로 합리적 가격의 멋스러운 리넨 침구를 선보이는 린넨앤밀크. 여름철에는 비슷한 계열의 단순한 컬러 배합이 공간을 심플하고 시원하게 만든다고 조언하는 김현희 디자이너는 블루&네이비, 핑크&그레이 컬러를 양면으로 배색한 리넨 침장을 제안했다. 청량한 블루 컬러 쿠션, 유리 소품, 심플한 디자인의 조명등을 매치해 탁 트이고 모던한 침실 데커레이션 완성. 단, 리넨 침구는 솜을 빵빵하게 넣어 사용하는 것보다 부드러운 솜을 모자란 듯 넣어 루스하게 연출하는 것이 더 멋스럽다.

“리넨은 소재 자체가 주는 자연스러움이 있기 때문에 어떤 컬러를 매치해도 서로 잘 어울리고 쉽게 질리지 않아요. 흔히들 내추럴한 북유럽 스타일에 잘 어울린다고만 생각하는데, 컬러 매치에 따라 때론 로맨틱한 공간을 연출하기도 하고 클래식 무드를 더욱 고급스럽게 완성하기도 합니다.” _ 김현희(린넨앤밀크 실장)


조각보가 일렁이는 푸른 바다
스토리샵 p. 316 모시 조각 패턴 침구 세트는 200x230cm, 베개 커버 2장 포함 26만 8천 원으로 아티바움 판매. 
침대 위를 파도가 넘실거리는 쪽빛 바다로 물들이는 아티바움의 모시 이불. 패브릭 전문 브랜드 아티바움의 자회사인 ㈜에스엠인터내셔날과 ‘한산모시’가 협업해 개발한 모시 가공 원단을 사용한 제품으로 전통적 조각보를 패턴화한 것이 특징이다. 모시의 가슬가슬한 촉감을 보완하기 위해 부드러우면서 땀 흡수와 배출 기능이 뛰어난 모달 소재를 함유, 천연 소재의 통기성과 침장 제품이 갖춰야 하는 항균・소취 기능까지 챙겼다. 사용감이 부드럽고 세탁기에 빨아도 뒤틀림이 없어 자주 세탁해야 하는 여름 이불로 제격이다.

“젊은 층도 즐겨 사용할 수 있는 모시 이불을 고민하다 모시 조각보 패턴을 단순화해서 문양으로 활용했어요. 한산 천연 모시에 모달 소재를 함유해 촉감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만족시켰지요. 테두리에 브라운 라이닝 장식을 더해 모던한 공간에도 잘 어울린답니다.” _김민경(아티바움 디자인 실장)


소녀 감성을 담아
싱글 사이즈 면&리넨 이불(160x210cm)은 36만 원, 꽃 베개(50x70cm)는 8만 원, 쿠션(30x50cm)은 5만 5천 원으로 부티크 갤러리 제작. 플로어 스탠드는 박스터 제품으로 에이스에비뉴, 무선 오디오는 비파 제품으로 까사델소니도 판매. 
박소현 실장은 어린 시절 계절이 바뀌면 가장 먼저 이불 홑청을 벗겨내 새것으로 바꾸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며 어머니를 위한 꽃무늬 리넨 이불을 지었다. 소싯적엔 무채색 옷을 즐겨 입으시던 어머니도 요즘은 환한 색만 찾으시니, 어머니 취향을 십분 고려해 화사한 핑크 컬러 꽃무늬를 선택하고 안쪽 면은 피부에 닿았을 때 시원한 촉감이 느껴지면서 감기지 않는 워싱 리넨을 선택했다.

“음식도 재료가 좋으면 본연의 맛으로 맛있게 먹듯 패브릭도 원단 자체가 좋아야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죠. 침구용 원단을 고를 때는 소재를 꼼꼼하게 따지는 것은 물론 커튼이나 매트리스 커버, 스프레드 등 기존에 사용하는 제품과 잘 매치되는지도 고려하세요.” _박소현(가구&패브릭 컨설턴트)


여름의 조각을 잇다
왼쪽부터 금강 마운틴 바람개비 셰이드(100x180cm) 38만 5천 원, 면 소재 패치 듀벳 커버(240x220cm) 55만 원, 기본형 패치 듀벳에 실크 조각 원단을 패치워크해 만든 조각잇기 듀벳(160x210cm), 거북이 오브제는 가격 미정으로 모노콜렉션 제작. 
조각은 이어야 제맛! 컬러가 각기 다른 조각을 모아 하나의 조형미를 완성하는 패치워크는 여름을 즐기는 또 다른 묘미가 된다. 디자이너 장응복이 제안하는 조각잇기(Jogak-iki) 이불은 마치 픽셀과도 같은 한국의 고유한 패치워크 작업을 바탕으로 한 제품. 그린, 옐로, 그레이 등 중성적 컬러로 테두리를 배색한 기본형 잇기iki 듀벳의 가운데 부분에 크기가 작은 실크 조각들을 이어 붙여 무계획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은은한 광택이 돋보이는 실크 소재를 사용해 빛에 따라 색다른 매력을 발산, 수많은 조각의 편린이 마치 무심한 여름밤의 바람과도 같은 신선함을 전한다.

“침실은 기의 흐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패턴이나 컬러를 정할 때 그것이 담고 있는 의미 하나하나를 잘 새겨 넣어야 하는 이유지요. 여름에는 오간자 실크 소재에 오방색이 조화를 이루는 볕 가리개를 함께 매치해보세요 고요한 침실에 마치 바람을 일으키듯 펄럭거리는 생동감을 부여할 수 있어요.” _ 장응복(모노콜렉션 대표)


해브 어 굿 위켄드!
스토리샵 p. 316 아이 이불로 좋은 거즈 블랭킷(180x180cm)은 위켄드인 제작. 
위켄드인wwweekendin이라는 브랜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주말 같은 편안함, 휴식이 담긴 디자인을 선보이는 경규리・오서랑 디자이너는 거즈 소재 여름 이불을 제안했다. 거즈는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접한 소재라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뿐 아니라 촉감이 보드라워 그야말로 ‘휴식’을 전하기 제격. 원단을 부드럽게 만들고 자연스러운 주름을 만드는 가공을 거치기 위해 코튼 100% 이중 거즈를 사용하고, 원색 컬러 배색을 통해 시원한 감성을 더했다. 한여름에는 홑겹으로 사용해 침실에 포인트를 주고, 평소에는 무채색 톤의 침구와 매치해 서브 블랭킷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의 모든 디자인 아이디어는 ‘주말’에서 시작해요. 그래서 위켄드인의 이불을 펼치면 어느 곳이든 휴식 공간이 된답니다. 침구를 꼭 침실이라는 공간에 한정해서 사용해야 할까요? 거즈 블랭킷은 소파에서, 혹은 공원이나 해변 같은 야외에서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_ 경규리, 오서랑(위켄드인 대표)


무명 이야기
스토리샵 p. 316 자수를 곁들인 하얀 무명 이불(200x230cm)은 90만 원, 쪽 염색을 한 파란 무명 이불 겸 스프레드(160x220cm)는 70만 원, 방석은 15만 원, 메밀 베개는 10만 원으로 규방도감 제작. 
몸에 직접 닿는 소재로 보드라운 무명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단언하는 규방도감 우영미 대표. 무명으로 이불을 지으려면 먼저 가마솥에 넣고 24시간 푹 삶아 풀기를 제거한 다음 다시
쌀풀을 먹여 양지에서 말리고 촘촘히 다듬이질을 해야 한다. 옛 어머니가 하시던 방식 그대로 자연 물을 들이고 한 땀 한 땀 자수를 놓아 짓는 규방도감의 무명 이불은 그야말로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탄생한 ‘작품’이다. 여름에는 성질이 차가운 천연 쪽 염색을 들인 차렵이불이나 하얀색 자수 이불을 추천하는데, 앞판에 목화솜을 얇게 누비고 좋아하는 들꽃 자수를 놓아 특유의 질박하고 소박한 감성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쪽 염색은 물들이고 말리기를 서너 번 반복하면 데님처럼 깊이 있는 컬러가 완성된다.

“가마솥에 푹 삶은 무명 원단으로 이불을 지으면 부드러운 것은 물론 세탁 후에도 줄어들지 않고 빳빳함이 유지돼 늘 새것처럼 사용할 수 있어요. 몸에 닿는 면과 깃만 무명으로 사용하고, 화사한 꽃무늬 자수나 원단을 넣어 젊은 사람들도 좋아하는 좀 더 가벼운 스타일의 무명 이불을 완성했어요.” _ 우영미 (규방도감 대표)


스타일링 최지아 어시스턴트 전해인, 권순효 촬영 협조 규방도감(02-732-6609), 까레(02-545-9871), 린넨앤밀크(032-223-8874, www.linenandmilk.kr), 모노콜렉션(02-517-5170), 박소현 by 부티크 갤러리(02-576-9481), 비파 by 까사델 소니도(02-541-9946), 아티바움(02-549-0363, www.artibaum.com), 야마하(02-3467-3343), 에이스에비뉴(02-541-1001), 에이후스(02-3785-0860), 와츠(02-517-3082), 위켄드인(www.eekendin.com), 이노메싸(02-3463-7752), 이선영 by jaa(010-9856-5756), 이현디자인(02-3445-4776) 

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6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