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가 좋아!
한국식 건축 공법에는 벽지가 정석
벽에 세운 벽지는 우븐 트리ㆍ플루토ㆍ코르크, 바닥의 하늘색 노르딕 벽지는 제일벽지, 모로칸 화이트 마루는 구정마루.
벽지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시즌마다 쏟아지는 다채로운 디자인이다. 물론 그때마다 벽지를 새로 바꿀 수는 없지만, 인테리어에 변화를 줘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는 게 벽지의 가장 큰 장점. 페인트로 그리기 어려운 기하학무늬나 알록달록한 꽃패턴, 아르데코 디자인, 숲이나 하늘 사진을 프린트한 실사 벽지 등 어떤 취향이든 만족시킬디자인을 찾을 수 있다. 네 면과 천장을 모두 강렬한 패턴이나 무늬로 마감하는 게 부담스러울 때는 면을 분할해 한쪽 벽만 포인트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또 무엇보다 종이의 따스한 질감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준다. 어떤 사람은 젖은 수건으로 닦을 수 없다는 이유로 벽지를 꺼리기도 하는데, 모르는 말씀. PVC로 얇게 코팅한 실크 벽지는 내구성도 좋고 크기가 작은얼룩쯤은 중성세제로 닦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집의 대부분 벽이 콘크리트로 되어 있어서 페인트보다는 벽지를 바르기에 알맞은 환경이라고 말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경희는 주로 아파트 생활을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페인트보다 벽지가 알맞다고한다.
“외국처럼 기둥을 세우고 구조를 만드는 게 아니라 벽체 시공을 한 주택이 많아서 정석대로 페인트를 칠하려면 색이 고르게 잘 스며들도록 핸디코트를 바르는 등 기초 작업을 다시 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페인트 색상이 흡수되며 얼룩덜룩해지고, 그렇다고 문양이나 패턴이 있는 벽지 위에 그냥 페인트를 칠하면 벽지 무늬를 완전히 덮기도 어렵거니와 초배지까지 젖어서 나중에는 페인트를 칠한 벽지까지 모두 뜯어내야 할 수도 있어요. 벽지가 울거나 페인트가 마르고 나서 갈라지기도 하고요.” 몇 년 전부터는 솔리드 벽지도 다양해져서 벽지로도 페인트 못지않은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고, 오돌토돌한 질감의 특수 벽지도있어서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값비싼 해외 브랜드가 아니라 ‘제일벽지’나 ‘서울벽지’같은 국내산 토종 브랜드 얘기다. 벽지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요즘에는 국내벽지 브랜드인 ‘유투벽지’처럼 애초에 풀이 발려 나온 셀프 시공용 벽지를 판매하는데, 풀을 바르는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시공이 간편하다. 또 모던 클래식 인테리어가 유행인 요즘에는 몰딩으로 클래식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벽지를 많이 선호한다.
페인트가 좋아!
원하는 색상을 자유자재로
벽에 칠한 페인트는 가든오브에멘 컬러로 던에드워드 페인트, 어텀펄시몬 마루는 구정마루
셀프 인테리어가 유행인 요즘은 페인트가 대세. 특히 화려한 무늬나 패턴보다 미니멀한 느낌을 좋아한다면 원하는 색상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페인트야말로 완벽한 해답이다. 평소 솔리드 색상을 즐겨 사용한다는 민트SL의 임지영 실장은 주저 없이 페인트를 추천한다. “애초에 조색해서 판매하는 색상도 있지만, 요즘엔 사람들이 미묘한 색상 차이에도 민감해서 브랜드마다 컴퓨터 조색 시스템을 갖추고 ‘나만의 색상’을 조색해줘요. 게다가 벽지는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두 사람 이상이 있어야 바를 수 있는데, 페인트는(조금 힘들겠지만) 혼자서 얼마든지 가능해요.” 페인트가 매력적인 건 방법에 따라 벽지보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 기존 벽지를 벗겨내고 핸디코트를 바르는 작업 등 완벽하게 시공할 생각이 아니라면 적은 예산으로도 집 안 분위기를 확실히 바꿀 수 있다. 그 위에 페인트를 두세 번 칠해도 기존 벽지 무늬가 덮이기 때문(벽지가 주글주글하지 않은 상태라는 조건에서). 페인트가 패턴 벽지만큼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지 못할 것 같지만 붓으로 얼마든지 다채로운 효과를 낼 수 있다. 붓 터치 방향이나 농담에 따라 벽에 입체감이나 그러데이션 효과를 주기도 한다.
페인트를 정공법으로 칠하려면 전문가의 기술이 중요하지만 우둘투둘한 회벽이나 텍스처가 도드라지는 질감을 살릴 때는 초보자의 자연스러운 손맛을 살려도 좋다. 붓이 아닌 스펀지나 천으로 텍스처를 표현하는 것도 아이디어. 요즘은 페인트로 무늬를 넣는 기법이 각광받고 있는데, 시중에 판매하는 벽지 디자인이 성에 차지 않는다면 자신이 원하는 패턴으로 개성 있는 벽을 꾸며보면 어떨까. 아이가 마음대로 낙서할 수 있는 칠판 페인트도 다양한 색상으로 나오고, 까슬까슬한 스톤 페인트도 인기를 끈다. 매니큐어만큼이나 페인트도 발달해서 무광, 유광, 메탈 느낌 등 다양한 질감과 색상이 있다. 다만 페인트를 칠하는 면이 어떤 재료인지에 따라금속용, 목재용, 벽지용 등 바르는 페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골라야 한다. 또초보자는 넓지 않은 롤러나 붓을 사용해야 페인트가 튀지 않게 칠할 수 있다. 그라브 이병익 실장이 말하는 페인트의 가장 큰 장점은 “몰딩 같은 분리대 없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벽지는 기둥 모서리에 코너 비드corner bead로 마감해야 하는데 페인트는 표면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모퉁이나 기둥도 페인트칠로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세트 스타일링 박경섭, 촬영 협조 구정마루(031-766-0700), 던에드워드 코리아(02-3679-0101), 제일벽지(02-513-0400)
- 홈 드레싱_전문가 토크 벽지 vs. 페인트, 무엇을 고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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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을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게 바로 벽 마감이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벽지와 페인트 두 가지. 설문으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벽지와 페인트칠은 각각 53.04%, 46.96%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벽지를 선택한 이유는 페인트칠로 낼 수 없는 고급스러운 마감 때문이고, 페인트는 셀프 인테리어가 가능하고 자연스러운 도장 느낌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페인트와 벽지를 선택하기 전 전문가들이 말하는 각각의 장단점을 들어봤다. 선택은 당신의 몫.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