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진가의 작품을 고르는 즐거움 옐로우코너Yellow Korner
1 총 아홉 개의 주제에 따른 사진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옐로우코너의 내부. 다양한 규격의 사진 작품들을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다.
2 타원형으로 이어지는 옐로우코너의 모던한 외관. 갤러리 밖에서도 전시 작품을 잘 관람할 수 있는 구조다.
3, 4 흑과 백의 강렬한 대비 구조가 인상적인 갤러리 내부. 다양한 프레임을 취향대로 고를 수 있으며, 사진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5 옐로우코너 대표 작가들의 사진집 시리즈. 사진집만 구입하는 수집가가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파리 여행 중 고급스럽지만 매혹적인 분위기에 이끌려 갤러리를 둘러본 기억이 있는데, 바로 ‘옐로우코너’였다. 당시 동시대의 사진 예술을 갤러리가 아닌 대중적 공간에서 자연스레 접근할 수 있는 문화를 무척 부러워한 기억이 있다. 옐로우코너의 한국 지점 오픈이 반가운 이유이기도 하다. 옐로우코너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사진 전문 갤러리로, 현재 전 세계 40개 도시에서 90개 지점이 운영 중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문을 연 옐로우코너는 외관부터 내부까지 프랑스 본사의 분위기와 거의 흡사하다. 입구에 들어서자 흑과 백으로 분리된 인테리어가 가장 먼저 눈길을 잡는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작가를 기본으로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현대 사진가의 작품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는 것이 큰 특징. 갤러리를 통해 작가와 직접 소통하거나, 옐로우코너에서 출간한 작가의 사진집을 소장할 수 있는 것도 인상적인데, 이 사진집만 수집하는 고객도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셀러브리티, 패션, 풍경, 다큐멘터리, 음악, 자연, 스포츠, 여행, 어번 등 아홉 개 카테고리가 있는데, 모든 작품은 프랑스 소르본 대학 교수와 예술인 열두 명이 함께 선정한다.
총 다섯 가지 규격, 아트샷(20×30cm, 8만~11만 원), 셀렉션(24×36cm, 23만 원), 라지(60×90cm, 40만~60만 원대), 자이언트(100×15cm, 90만~1백10만 원대), 컬렉터(120×180cm, 3백만 원대)가 있으며 아트샷과 셀렉션을 제외하고 각각 5백 장, 2백 장, 5백 장의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모든 사진은 사진 전문 랩 ‘차인베르그Zeinberg’에서 사진 정통 인화 방식인 젤라틴 실버 프린트로 제작하며, 단순 사진 마운팅이나 알루미늄·플렉시글라스로 압축 마운팅을 사용해 마감 처리에 공을 들인다. 작품과 마운팅 방식을 선택한 후에는 우드, 화이트, 블랙 메탈 등 각기 다른 재질의 프레임을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옐로우코너의 대표 사진가인 스티브 히트Steve Hiett, 로미나 레시아Romina Ressia, 프랑크 보보Franck Bohbot의 작품을 비롯해 가능성 있는 신진 사진가들의 작품들도 꾸준하게 발굴해 소개한다. 또 나다르Nadar, 만 레이Man ray, 외젠 아제Eugene Atget,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 등 사진의 역사를 다시 쓴 거장의 사진들도 보인다. 컨템퍼러리 사진부터 세계적 명성의 작품까지 합리적 가격으로 작품 사진을 소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옐로우 코너의 팝업 스토어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파르나스몰에서 3월 31일까지열리니 참고하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513, B004, 코엑스몰 1층 문의 02-3448-3839
우리 집을 사진 갤러리로 꾸미는 방법 루마스LUMAS
1 대형 폴라로이드로 촬영해 화려한 색감 대비가 돋보이는 베르너 파블로크의 ‘House of Flora-Havana’.
2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사진 한 장에 그대로 담아낸 안드레 바그너의 ‘Birkenwald 6’.
3 아늑한 소파와 테이블로 거실처럼 꾸민 공간에 놓인 작품들.
4 루마스에서는 리미티드 에디션 작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5, 6 서재와 부엌처럼 꾸민 공간에서도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소장 가치가 있는 사진 예술을 쉽게 접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2003년 독일에서 시작해 청담동에 문을 연 사진 전문 갤러리 ‘루마스’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 30개 갤러리를 운영할 만큼 에디션 사진 작품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굳힌 곳이다. 루마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거실처럼 꾸민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파와 사이드 테이블, 조명 그리고 작품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갤러리가 집안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서재와 부엌처럼 보이는 친숙한 분위기에 녹아든 패션 사진 시리즈 보그 컬렉션, 인물, 풍경 등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 작품도 인상적이지만 작품 가격이 부담스럽지 않다. 이론은 간단하다. 사진은 얼마든지 수많은 원본을 생산할 수 있는 복제 예술 중 하나.
루마스는 이 부분을 주목했다. 작품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인화해 작품 가격을 규격화했다. 정해진 포맷에 따라 75~1백50점으로 수량을 조절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판매하는 것. 작가의 인지도와 규격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오픈 에디션의 경우 10만 원대 후반~40만 원대 이하, 리미티드 에디션은 50만 원대부터 구매할 수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 중인 1백60여 명의 사진가를 포함해 신진 작가들의 서명이 담긴 1천4백 점을 감상하고 합리적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니 사진 작품 컬렉팅을 처음 시작하는 이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다. 작품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프레임인데, 루마스는 프레임 전문 제작사 화이트월랩whitewall lab과 협업해 수작업으로 완성한 프레임을 제안한다. 메이플, 오크 등으로 만든 1백30여 가지 프레임 중 작품과 가장 잘 어울리는 프레임을 고를 수 있다.
루마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또 다른 묘미가 바로 베스트셀러 정책이다. 작품 판매율이 높아지면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선정해 기존 가격에서 20%를 인상하고, 라스트 프린트, 솔드 아웃 단계를 거쳐 무려 60%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잘 고른 작품 한 점이 점점 소장 가치가 높은 작품으로 성장하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파노라마로 사진을 찍고 콜라주 방식으로 이어 붙여 새로운 거리를 창조한 래리 유스트Larry Yust의 ‘HAVANA, EL MALECON #8’을 비롯해 낙후된 쿠바의 건물 내부를 대형 폴라로이드로 촬영해 화려한 색감 대비를 보여준 베르너 파블로크Werner Pawlok의 ‘House of Flora-Havana’, 뉴질랜드와 인도를 여행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낸 안드레 바그너Andre Wagner의 ‘Birkenwald 6’ 등 루마스 대표 작가의 작품은 놓치지 말고 감상해보길. 작품을 바라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합리적 가격으로 구입하고 싶다면 루마스 갤러리를 강력 추천한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80길 9 문의 02-549-5996
놀러 가듯 들르는 우리 집 앞 그림 가게 서교화상
1 물건을 고르듯 트레이에 걸린 작품을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구입할 수 있는 방식이 흥미롭다.
2 ‘그림 가게’라는 콘셉트처럼 내부 또한 캐주얼하고 친근하다.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벤치와 소파 등을 갖추었다.
외부에서 바라볼 땐 갤러리인지, 분위기가 독특한 사무실인지 모호하게 느껴진다. 간판에는 ‘내 집에 그림 하나’라는 문구가 덧붙어 있다. ‘서교화상’은 작품을 걸고, 전시하고, 감상하는 목적에서 나아가 마치 마트에서 물건을 사듯 그림을 편하게 고르고 살 수 있는 그림 가게다. 티알유TRU 건축사무소의 조성익 소장이 삼청동에서 서교동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부동산 중개소가 있던 1층 공간을 화상으로 꾸몄다. “유럽의 비좁은 골목길을 산책하다 보면 1평 남짓한 갤러리들을 종종 발견해요. 가능성 있는 젊은 작가의 좋은 작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 동네에도 그런 그림 가게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마을의 문화도 되고, 이웃에게 시각적 즐거움도 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조성익 소장의 말처럼 서교화상은 생활 속으로 미술을 끌어들이는 공간이다. 오다 가다 그림을 감상하고, 들어와 편안하게 둘러보고, 마치 물건을 고르듯 그림을 구입하는 것. 이런 이유로 전시 방법도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갤러리에서 볼 수 있는 화이트 큐브의 벽면 전시가 아닌 것. 천장 석고보드를 받치는 구조물에 트레이를 설치해 작품을 커튼처럼 거는 방식으로 책장에 꽂힌 책처럼 작품을 자유롭게 뽑아 구경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친근한 소재의 작품이 눈에 띈다. 이야기가 있고, 위트가 살아 있으면서 완성도 높은 젊은 작가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집 안에 걸었을 때 공간의 풍경으로 잘 어울리는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너무 난해하거나 어려운 작품보다는 대화의 소재가 되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그림이 좋습니다.” 서교화상에서는 현재 권능, 아사노 아야카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젊은 작가의 작품을 상설 전시·판매할 계획이다. 조성익 소장은 서교화상이 어두운 동네 골목길의 가로등 역할을 해주듯 일상생활에 밝은 기운을 불어넣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15길 34 문의 02-755-2227
현대미술가의 원화를 소장하는 첫 걸음 까레다띠스
1 프랑스 회화 작가 클레르 모렐Claire Morel 작품,
2 삼청동 카페 거리의 중심에 문을 연 까레다띠스.
3 모든 작품은 크기가 동일하고, 각각의 크기에 따라 동일한 가격을 책정한다. 규격에 따라 10만 원대부터 70만 원대까지. 단 하나의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점에서 가격 부담이 적은 편이다.
갤러리에서 작품을 편하게 감상하다가 선호하는 작품을 발견하고,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소장하고, 그 작가의 다음 작품을 고대하는 과정. 이는 말이 쉽지, 규모가 큰 미술관이나 개인전 위주의 일반 갤러리에서는 심리적 거리감도 있고, 구매 문턱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한 작가의 작품을 밀도 있게 관찰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작가의 전시가 끝나면 작품을 그다지 접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예술의 대중화를 지향하는 ‘까레다띠스’의 국내 오픈이 반갑다. 까레다띠스는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에 본사를 둔 현대미술 갤러리로, 여러 예술가의 원화 작품을 일정한 규격과 가격으로 구매 문턱을 크게 낮춘 것이 특징. 무엇보다 유럽을 중심으로 동시대에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대미술가의 원화를 국내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재 파리, 바르셀로나, 뉴욕, 상파울루 등 유럽 대도시 갤러리 3백여 곳에서 5백여 명의 작가가 전시하고 있다. 삼청동 까레다띠스 오픈과 함께 한국 작가 KIM(김현미), 최나리의 전시 소식도 전해왔다. 매달 1백 명이 넘는 미술가가 까레다띠스에 전시하기 위해 지원을 하는데,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쳐 약 세 명을 최종 선정한다. 그만큼 신중한 과정이 뒤따르기에 한국 작가의 전시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생애 첫 소장품을 찾고 있다면 삼청동 까레다띠스에 들러보자. 부담 없는 가격으로 마련한 첫 미술 작품이 일상을 특별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124-1 문의 02-544-7791
- 문턱 낮춘 그림 가게 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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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작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는 것이 더 어려울지 모른다. 옷 가게에 들르듯 친근하게 다가가 편하게 작품을 고를 수 있는 곳은 없을까? 합리적 가격으로 그림 한 점 구입할 수 있는 화상畵商 네 곳이 오픈 소식을 전해왔다. 단 하나의 작품만 존재하는 회화 원화부터 거장의 사진까지 취향대로 고르는 재미는 덤이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