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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공간과 조화를 이룬 우리 꾸밈
지금은 많이 잊혔지만 우리에게는 해가 바뀌고 계절이 변할 때마다 풍요와 복을 기원하는 풍습이 있었다. 공간에는 장식이 되고, 이웃에겐 선물이 되는 예쁜 우리 풍습의 재해석.


1 향기 나는 복주머니
복주머니는 실용성보다는 정초에 복을 선물하는 의미로 주고 받았다. 주머니에 수壽・복福・부富・귀貴・희囍 같은 글자를 수놓으면 악귀가 도망가고 복이 온다고 여겼고, 곡식 종자를 넣은 주머니를 처마나 기둥에 걸어놓기도 했다. 복주머니에 포푸리, 허브 등을 넣어 방향제로 사용할 수 있다.
목이 긴 주병은 이정은 작가 작품,달항아리는 김판기 작가 작품으로 모두 KCDF, 김현주 스튜디오의 마블 화병과 스톤 화병은 챕터원 판매.
2 봄을 알리는 메시지
대문에 한 해의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입춘첩을 붙이니 입구의 표정이 한결 따스해졌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직접 쓴 손 글씨가 정겨움을 더한다. 캘리그래피로 적은 ‘입춘대길 건양다경’은 ‘입춘이 되니 크게 길할 것이요, 따스한 기운이 도니 경사가 많으리라’라는 뜻.
문에 붙인 캘리그래피 입춘첩은 강병인 작가 작품. 은색 돼지 오브제는 루밍, 민트색 사이드 테이블은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 판매.


1 여인의 복을 비는 버선 갈런드
양기가 강해져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 이날부터 새 버선을 신고 그림자를 밟으면 수명이 길어진다고 믿었다. 풍년을 빌고 다산을 기원한다는 뜻에서 주로 며느리가 시할머니, 시어머니 등 시집 여자들에게 버선을 지어 선물했다. 무늬가 들어간 원단을 사용해 버선 갈런드를 만들어보자. 나비나 꽃 같은 장식으로 버선을 화려하게 변신시켰다.
갈런드에 장식한 알파벳과 버선 장식은 동대문종합시장 A동 5층에서 구입.
2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물고기
이사를 가거나 가게를 새로 열었을 때 명태에 명주실을 감아 달아두면 액운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다. 생선은 항상 눈을 뜨고 있어 나쁜 귀신이 들어오는 걸 막아준다고 여겼기 때문. 니트로 정성 들여 만든 물고기 오브제에 실타래를 감아 현대적으로 재현했다.
벽에 건 굴비 오브제는 이정자 작가 작품으로 위티앤티, 검은 원형 화기는 이노메싸, 금색 육각형 화기는 펌 리빙 제품으로 루밍 판매.

3 쌀을 일듯 복을 일어 담은 복조리
설날 아침, 새로 구입한 조리를 문 위나 벽에 걸고 장수와 재복을 기원했다. 복조리는 일찍 살수록 길하다고 해서 음력 12월 30일 자정이 지나면 복조리 장수들이 마을 골목을 돌아다녔다. 쌀에서 돌을 골라낼 일이 없어진 지금은 실생활에서 조리를 사용하지 않지만, 조리를 알록달록한 가죽끈으로 감싸 방에 달면 사랑스러운 장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가죽끈으로 감싼 조리는 박씨상방(www.koreasang.co.kr)에서 구입.


4 매일 밤 마음을 밝히는 연등
불교에서 연등은 세상을 밝히는 지혜로 비유하는데, 연등을 다는 건 연등불로 마음속 무명無明을 환히 밝힌다는 뜻이다. 알록달록한 연등 대신 하얀 종이 조명등에 소원을 적어 침대맡에 매달고 향초를 켜는 것도 나만의 리추얼 의식.
한지 조명등은 인사동 형제지물포, 반으로 갈라져 열리는 원기둥 테이블 문Moon과 패브릭으로 마감한 아발론Avalon 침대는 리빙 디바니Living Divani 제품으로 인엔, 대리석 패턴 베개와 마블 스톤 극세사 베개는 마틸라, 위켄드인 블랙 리넨 블랭킷과 매드 에 렌Mad et Len 향초는 챕터원 판매.

행운의 오방색 쿠션 베이지색 가죽 소파 엑스트라소프트Extrasoft, 철제 원형 상판을 여러 개 모아 만든 테이블 볼레Bolle는 리빙 디바니 제품, 가죽 프레임의 벽걸이 거울 아드넷 미러는 구비 제품, 브라운 색상 블랭킷은 모두 인엔, 블랙과 블루 쿠션은 위켄드인 제품으로 챕터원, ‘HAPPY’를 타이포그래피로 장식한 쿠션은 에잇컬러스, 오방색 실크 베개와 명주 조각천을 이어 붙인 쿠션은 빈 콜렉션, 파란색 저그 세트는 정소영의 식기장 판매. 
음양오행설에서 풀어낸 청靑ㆍ적赤ㆍ황黃ㆍ백白ㆍ흑黑 다섯 가지 색은 복을 의미한다. 혼례 때 바르는 연지곤지, 돌에 아이가 입는 색동저고리, 잔칫상 국수에 올리는 오색 고명도 모두 복을 비는 것. 한국식 ‘행운의 색’ 오방색 쿠션으로 집 안에 복을 부른다.


복을 부르는 그림

새해 첫날, 복을 기원하며 그림을 주고받던 세화 풍습은 잡귀가 집 안에 드나드는 걸 막기 위해 대문에 문신상門神像을 그려 붙이던 문배에서 유래한다. 세화에는 주로 선녀나 장군 같은 인물이나 십장생, 화초를 그려 넣었는데, 평민들 사이에서는 호랑이, 닭 그림이 널리 사용되었다. 원하는 옛 그림을 전사지에 출력해 천 위에 붙이면 완성. 새해를 맞아 세화 한 장 선물해보면 어떨까.

준비물 세화를 프린트한 전사지, 원하는 모양으로 재봉한 천, 다리미, 가위, 노끈, 아일릿, 아일릿 펀치
1 세화를 전사지에 프린트한다.
2 프린트한 세화를 여백 없이 오린다.
3 오린 세화를 전사할 천 위에 뒤집어 올리고 다리미로 다린다.
4 천에 세화가 붙으면 전사지를 떼어낸다.
5 끈을 끼울 부분에 펀치를 이용해 아일릿을 박는다.
6 노끈을 원하는 길이로 잘라 아일릿에 끼운다.



스타일링 민송이・민들레(7doors) 영 협조 근대화상회(02-793-2231), 루밍02-599-0803), 빈 콜렉션(02-735-5760), 에잇컬러스(070-8654-3637), 우일요(02-764-2562), 이노메싸(02-3463-7752), 인엔(02-3446-5103), 위티앤티(070-8818-9907), 챕터원(070-8881-8006),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02-732-9382)

글 김민서 기자 | 사진 박찬우, 임민철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