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 그대로의 아름다움, 로가닉 인테리어
콘크리트와 샌드위치 패널, 굵은 파이프 빔, 천장 배관 등 거친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마이알레의 아카데미 공간. 건축 재료나 시공 상태가 날것 그대로 드러나는 인테리어는 파이프 가구와 찰떡궁합처럼 잘 어울린다. 최근에는 파이프 자체를 프레임으로 활용한 가구가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데, 파이프로 뼈대를 만들고 가공을 최소화한 원목 상판을 얹어 완성한 테이블은 스타일에 제약 없이 멀티 테이블로 활용하기 제격이다. 리넨으로 커버링한 제르바소니Gervasoni의 데이 베드 소파, 나뭇결을 그대로 살린 사이드 테이블, 코퍼 테이블웨어를 매치해 편안하면도 멋스러운 라운지 공간을 완성했다.
손으로 구부리기 쉬운 가벼운 구리관으로 만든 플로어 램프는 라파트먼트 제작. 스틸 파이프로 구성한 조립식 월 행어는 듀엔데 제품으로 챕터원 판매. 행어 위 가방과 스카프는 에르메스 제품. 패브릭 먼지떨이는 페리고 제품으로 한국지이디, 구리 갓과 나무 보디 그리고 대리석 받침으로 구성한 테이블 조명등은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나무둥치 형태의 사이드 테이블 로그, 도자 소재의 블루 사이드 테이블 겸 오토만, 진한 그레이 컬러 리넨으로 커버링한 고스트 소파는 모두 제르바소니 제품으로 마이알레, X자 문양 쿠션은 포니라이더 제품으로 짐블랑, 도장하지 않은 파이프와 나무 상판의 리사이클 테이블&벤치는 디보디 제품으로 W101 판매. 검은색 파이프와 참나무 원목 상판의 벤치는 로머스 제품. 테이블 위 그린•블루 컬러 옻칠 볼과 안쪽에 화이트 옻칠한 구리 볼은 김윤진 작가 작품으로 엘스토어, 화이트•레드 컬러의 과장된 손잡이 디자인이 특징인 구리 주전자는 정기연 작가 작품으로 정소영의식기장, 손잡이가 달린 원통형 저그는 강희성 작가 작품으로 엘스토어, 기본 주전자 형태의 구리 주전자는 아즈마야 제품으로 TWL, 심플한 원통형 저그와 주둥이가 긴 주전자는 카이카도 제품으로 덴스크, 구리 소재 컵은 정소영의식기장 판매. 벤치 위 구리 캔들, 바닥에 놓은 구리 드리퍼와 볼, 플레이트, 포터블 커피 세트는 모두 모더니크 메종 제품. 콘크리트 질감의 대형 화기와 촛대는 마이알레 판매.
벽면에 기대놓은 화이트 월 행어는 본지 313쪽 스토리샵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즐겁고 경쾌하다, 굴뚝 파이프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공간이 실제로 구현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신사동에 오픈한 소프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래미콘’은 파이프를 그래픽적으로 활용한 아이디어가 재밌다. 규칙적 줄무늬로 포인트를 준 굴뚝 파이프, 동그랗고 네모난 테이블 일체형 스틸 파이프 의자 등 어떤 컬러와 디자인 요소를 매치하느냐에 따라 파이프도 충분히 귀여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화이트를 메인 컬러로 사용하니 부담스럽지 않고, 레드 컬러로 그래픽적 포인트를 줘 경쾌하다.
전통적 파이프 의자를 재해석한 폴리우레탄 폼 의자는 무스타치 제품으로 에이치픽스, 올리브 컬러의 플로어 램프 Loft D 1260은 지엘드 제품으로 티엠씨인터내셔널 판매.
너는 누구냐? 스팀펑크 조명등
얼마 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스팀펑크 아트>전에서는 태엽, 배기판, 수도관 등 부속을 활용해 다채로운 형상을 완성한 오브제와 조명등을 소개했다. 스팀펑크steampunk 란 19세기 산업혁명 시기를 다룬 과학소설의 한 갈래로, 현대적 아이디어와 기술이 과거의 아날로그와 함께 버무려지는 예술 장르를 지칭한다. 문학이나 영화의 장르적 개념을 넘어 실생활 아이템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요즘 유행하는 것이 바로 수도 파이프다.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파이프를 이용해 사람, 동물을 형상화한 조명등은 조명의 기능을 넘어 오브제로 인기가 높다.
도장하지 않은 파이프로 만든 조명등은 더 파이프 제작, 마징가 제트와 베어 블릭은 메디콤토이 제품으로 킨키로봇, 구리관으로 만든 LED 조명등, 배관 자재로 구체 관절 사람 형상을 만든 미니 테이블 조명등, 목이 길어 자유자재로 구부러지는 LED 램프, 알전구 노출 방식으로 우주인을 형상화한 테이블 램프는 모두 602공작소 판매. 원형 철판에 두 개의 파이프 다리를 붙여 그리드에 끼워 사용하는 테이블은 마이알레 제작.
수납과 장식 효과를 동시에, 빈티지 행어
작업자 마음대로 형태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파이프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소개하는 안도의 이정 대표는 평소 파이프를 자유자재로 조합해 벽면 오브제로 연출한다. 최근 성북동에서 이태원으로 자리를 옮긴 안도 카페 한쪽, 둥근 계기판이 인상적인 벽면 오브제는 주방 벽에 설치해 요리 서적과 프라이팬, 주방 도구를 걸어 연출하기에 제격. 보이게 수납하는 것이 충분히 멋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이디어다.
스틸 소재 채칼, 루노 라인의 소스, 프로 라인의 조리 도구는 모두 휘슬러 제품. 테이블 위 클립 홀더와 연필꽂이 세트, 철도 표지판 형태의 달력 타이머는 모두 다네제 밀라노, 콘크리트 소재의 시계 타임브릭은 그람스, 가위는 머천스&밀스, S자 훅은 노메스 코펜하겐 제품으로 루밍 판매. 비치우드&돈모 소재의 가구 솔은 레데커 제품으로 TWL, 부엉이 오브제는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판매.
튼튼하고 간결하다, 파이프 의자
사전적 의미로 관이나 튜브를 지칭하는 파이프pipe. 속이 빈 둥근 튜브는 모두 파이프의 범주에속하는데, 공사장 외벽의 임시 시설물인 비계飛階도 파이프 일종이다. 건축에서 파이프를 구조재로 활용하는 이유는 속이 비어 가벼우면서도 같은 무게 대비 강도가 높기 때문인데 이는 가구에도 적용된다. 파이프 자체를 틀로 활용해 디자인한 철제 의자는 튼튼하면서도 가볍고, 녹이 슬어도 멋스러워 아웃도어 가구로 인기가 높다.
뫼비우스 띠를 닮은 조명등 플루맨&와이어 갓, 배관 자재로 만든 테이블 램프는 모두 602공작소, 가죽 시트의 아이론 체어 BHANC9-10과 빈티지 아이론 체어 SH KM 07은 아트앤크래프트 제품으로 메이드 오브, 메탈 소재의 시네마 폴딩 체어는 하우스라벨 판매. 옐로&그레이 타공 시트가 특징인 AB 체어는 다네제 밀라노 제품, 코럴 컬러 트레이 테이블은 메이즈 제품으로 루밍 판매. 알루미늄 소재의 파이프 하이 스툴은 마지스 제품으로 더플레이스, 그린 컬러 바 체어는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 블루 파이프 체어는 라꼴렉뜨, 타공 소재의 옐로 사이드 테이블은 구비 제품으로 인엔 판매.
부속품까지 살뜰하게, 디자인 행어
파이프 인테리어 열풍은 패션 매장에서 시작했다. 튼튼하고 좋은 행어를 찾다 수도관이나 가스관 등에 사용하는 파이프로 행어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세우거나 벽에 거는 등 디자인도 점차 다양해졌다. 파이프로 행어를 만들 때의 좋은 점은 무엇보다 확장성과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것. 영국의 신진 디자이너 닉 플레이저는 일자형, T자형, 코너형 파이프를 선보여 원하는 형태로 배열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배관뿐 아니라 밸브, 이음매 등 부속품으로 재미를 불어넣고 컬러를 입혀 주거 공간에도 부담 없이 유니크한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얇은 파이프와 밸브 등으로 구성한 일자・T자 코트 랙은 닉 플레이저 제품으로 빌라토브 판매. 모종삽 등 정원 도구는 조셉 벤틀리 제품, 민트 컬러 물뿌리개는 호스 제품으로 모제인송, 업사이클링한 작업용 앞치마는 레코드 제품으로 시리즈 코너 판매. 백관으로 디자인한 벽 조명등은 더 파이프 제작. 왕골 바스켓 백과 포니 인형은 에르메스 제품. 갈퀴와 삽, 시멘트에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준 화기는 마이알레, 합판에 칠한 노란색 페인트는 던-에드워드 DE5307로 나무와사람들 판매.
자신 있게 드러내라, 배관 행어
파이프는 소재에 따라 강관, 주철, 구리, 황동, 알루미늄으로 나눈다. 그중 구리 소재 파이프는 가공하기 쉽다는 게 장점. 주철관에 비해 내구성이 약해 가구보다는 벽면 아트월이나 수납 행어로 활용한다. 과천 마이알레 화장실은 마치 배관 자체를 드러낸 것처럼 동 파이프를 벽면에 장식했는데 조명부터 화분, 각종 욕실용품까지 모두 걸어 사용하니 편리하다. 좁은 공간에는 수납장 대신 배관 자체를 수납공간으로 활용해도 좋을 듯.
동 파이프 수납 행어와 집게 형태 조명등은 마이알레 제작. 천연 마모 소재 목욕 브러시는 이리스 한트베르트 제품, 세면대 위 칫솔은 레데커 제품으로 TWL, 면봉을 넣은 유리병, 스트라이프 리넨 타월과 철제 와이어 바스켓, 스틸 장식 오브제, 코테 바스티드 오 드 투왈렛과 보디 솔트는 모두 마리컨츄리 판매. 철제 바스켓 안 사이잘 소재의 스크럽 타월은 마리우스 파브레 제품, 비누와 산양털 글러브, 돌, 사이잘 소재 스펀지, 세면대 위 구리 소재 볼, 셰이빙 브러시, 셰이빙 비누, 폐타이어로 만든 비누 홀더, 디오더런트 겸용 명반은 모두 타데 제품으로 아로마앤코 판매. 배관 부품으로 만든 캔들 홀더는 닉 플레이즈 제품으로 빌라토브, 받침대에 수납할 수 있는 거울과 이솝의 핸드 워시는 코발트샵, 탁상시계는 로젠달 제품으로 이노메싸, 훅은 노메스 코펜하겐 제품으로 루밍 판매.
여전히 진화 중, 파이프 아트월
CGV 극장 100호점을 기념해 탄생한 신촌 아트레온 극장은 무엇보다 인테리어로 화제를 모은 곳이다. 공간 디자인을 맡은 애시스 디자인 최시영 대표는 새롭게 출발하는 기차역의 플랫폼을 디자인 콘셉트로 잡고, 거칠지만 기계적 미학과 영화의 예술성이 어우러지는 마찰음을 파이프로 형상화했다. 파리 북역에서 모티프를 따온 입구부터 지하철 노선도를 연상케 하는 흑색 배관 아트월, 아트월과 일체형으로 제작한 파이프 벤치와 테이블 등 단순히 영화 관람 장소를 넘어 인더스트리얼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 반짝거리는 새것이 줄 수 없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파벽 타일, 오랜 시간 두드려 제련한 강철의 거친 물성이 완성한 아날로그 감성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쉼표가 되기에 충분하다.
인더스트리얼 펜던트 조명등 SH KIM05는 아트앤크래프트 제품으로 메이드 오브 판매. 교통 표지판 패턴을 프린팅한 쿠션은 스트릿아트앳홈 제품. 교통 표지판 위 파이프에 매단 와이어 펜던트 조명등은 까사라이트, 와이어 바구니와 철제 바구니는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블랭킷과 레드 컬러 리넨 쿠션은 챕터원 판매. 관 두 개를 연결해 목의 길이와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파이프 플로어 램프는 배상필 작가 작품으로 aA디자인뮤지엄 문의.
스타일링 고은선 어시스턴트 김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