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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즈 BTL 미디어 그룹 박동훈 대표 나는 행동하는 수집가
광고 회사를 운영하다 레스토랑과 베이커리 등 식문화 콘텐츠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핸즈 BTL 미디어 그룹 박동훈 대표. 수집가로, 사진가로, 목수로, 디자이너로 다소 유쾌한 방랑을 하는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았다. 궁금하면 무조건 ‘행동’으로 옮기는 뜨거운 성격 탓에 많은 일을 하면서도 삶을 취미처럼, 취미를 일처럼 즐기는 비결. 알고 보니 그에게 열정을 불어넣는 원천은 그저 평범한 ‘매일’에 있었다.


26년간 광고 회사를 운영하다 얼마 전 레스토랑, 베이커리, 리빙 숍 등을 오픈한 핸즈 BTL 그룹 박동훈 대표. 이곳 오디오룸은 창조적 발상과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개인 공간이다. 골똘히 일에 집중하다가도 때때로 덱에 나가 나무 작업을 하고, 볼륨을 한껏 높여 혼자만의 휴식을 취하곤 한다.


레스토랑 한쪽 벽면에 마련한 선반형 책장은 그 자체로 벽을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 박동훈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것.


충무로에 자리한 레스토랑 24번가(02-2273-2411). 레스토랑의 오픈 키친과 홀을 구분 짓는 거대한 아일랜드는 오동나무를 잘라 사용했다. 시선을 사로잡는 천장 구조물은 느티나무 뿌리로 파티션처럼 세울까, 뒤집어서 테이블처럼 활용할까 고민하다 천장에 설치한 것.


이국적 느낌을 자아내는 타일이 인상적인 레스토랑 반대편의 가든 홀.


세계적 광고업체 사치앤사치의 CEO 케빈 로버츠는 고교 중퇴 학력으로 광고계의 거물이 됐다. 사이클 선수이던 폴 스미스는 사고를 당한 뒤 옷가게 점원으로 일하다 패션 디자이너가 됐다.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탓에 현장에서 일을 배웠지만 그는 명실공히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디자이너다. 어쩌면 창조적 역량은 정규 교육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업을 포기하고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광고부터 문화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핸즈 BTL 미디어 그룹 박동훈 대표를 만나니 그러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진다.

긍정적 삶의 에너지가 이끈 인생 그는 열아홉 살부터 애니메이터로 활동하다 광고 회사에 스카우트된 이후 26년간 광고쟁이로 치열하게 살아왔다. 오디오, 바이크, 사진, 목작업 등 관심 있는 분야는 마치 직업처럼 진지하게, 그 과정을 진심으로 즐기는 탓에 때론 “진짜 직업은 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단다. 그 자신은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연장’을 갖추다 보니 자연히 수집가가 되었고,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요리책을 탄생시켰다고 겸연쩍게 말하지만, 사실 다방면을 아우르는 개인의 관심사를 자신의 인생에 창의적으로 녹여낸 결과다.

시계 태엽을 거꾸로 감아 고등학교 시절 직업 전선에 뛰어든 열여덟의 박동훈을 만나보자. 그는 경남 산청, 자그마한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인생 전반에 걸쳐 든든한 자양분이 되어준 풍부한 감성과 열정은 그 시절 자연과의 교감에서 비롯된 것. 하지만 물질적으로는 결코 풍요롭지 않았다. 가난이 특별할 것도 없었던 건, 모두들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비닐하우스 쪽방에 살면서도 나무 박스를 주워다 참 예쁘게 꾸몄다고 당시를 회상하는 그의 입가에 미소가, 눈빛이 반짝인다.

“전파상에서 브라운관을 수리하고, 방산시장에서 토스트를 구워 팔았어요. 목동 아파트 단지 터도 제가 닦은 부분이 꽤 됩니다.(웃음) 하지만 고통스럽다고 느낄 만큼 힘들지는 않았어요. 잠시 생계를 위해 지나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매번 목표가 있었으니까요.”
그는 화원 주인이 되는 상상을 하며 꽃을 팔았고, 주방장을 꿈꾸며 토스트를 구웠다. 공사 현장에서 일할 때는 언젠가 내 건물을 지을 때 이렇게 해야겠다는 야무진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타고난 손재주는 주체할 수 없었던 바, 문득 ‘애니메이션’이라는 세계에 눈떴다. 그는 당시 충무로에서 활동하던 일본 만화영화 제작자의 제자로 들어가기 위해 독학으로 일본어를 공부하며, 매일 찾아가 시키지도 않은 청소와 심부름을 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애니메이터로 일하는 동안 카메라와 컴퓨터에 대한 총체적 지식을 쌓고, 다양한 스케일의 캐릭터를 형상화하면서 문화적 심미안을 넓혔다. 광고 회사로 스카우트된 후 그가 맡은 일은 POP 광고 제작팀의 인쇄와 납품 업무. 디자인이나 제작 업무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변 변한 졸업장이 없던 그에게는 기회조차 오지 않았다. 디자인을 전공한 동료가 작업한 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 그리고 디자인 용어를 외우곤 했다. 매일 밤 스케치를 해서 상사의 책상에 올려두곤 했지만, 그가 아무리 노력해도 구겨져 휴지통에 처박히기 일쑤. 하지만 이 경험은 좌절보다는 그의 삶에서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27세에 독립해 광고 제작 회사 ‘핸즈’를 설립한 그는 학연과 지연, 성과 대신 사람에게 집중했다. 거리의 소비자와 현장의 전문가는 그에게 귀중한 경험과 산지식을 제공했고,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8년 전 ‘ISG 컨설팅’이라는 법인을 설립하면서 요리 카드와 요리책 등 대형 마트에 요리 콘텐츠를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실용화했고, 얼마 전에는 요리 관련 업무를 더욱 전문화하기 위해 ‘아이스 큐브’라는 법인도 추가했다.

“제가 회사를 설립하며 결심한 것은 딱 하나예요. 불공정한 어떤 것도 하지 말자. 그런데 기업 PT에 들어가면 이해할 수 없는 결과에 직원들에게 미안하곤 했어요. 우리가 아예 직접 매체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광고, 인쇄, 콘텐츠 제작까지…. 대형 마트에 제공하는 요리 카드와 레시피 북, POP 광고, 광고 대행은 이런 전략을 거쳐 원스톱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곳, 충무로 핸즈 타운 안에서요.”


오디오룸의 아트월 반대편에는 라운지 소파와 널찍한 테이블을 두었다. 기둥의 거친 형태와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는 좌식 테이블은 공간에 묵직한 안정감을 전한다.


레스토랑 반대편에 자리한 가든 홀은 세미나, 콘서트 등 다목적 공간으로 소규모 파티를 하기 좋다.


1 본관 5층 오디오룸 벽면. 마대 자루에 담겨 버려질 운명의 나뭇조각을 촘촘히 붙여 포인트 월을 완성했다.
2 거대한 느티나무 뿌리 장식과 조화를 이루는 원목 펜던트 조명등. 원목을 편으로 잘라 순서대로 연결해 하나의 설치 작품처럼 연출했다.
3 자투리 코너 공간에 맞춰 합판으로 유선형 선반과 가구를 제작. 노란색 페인트칠을 해 화사한 분위기의 파우더룸을 완성했다.
4 죽은 나무를 화기로 사용하고 회로처럼 연출한 배관을 수로로 활용한 재치가 돋보인다.


5 아트 북을 비치해 원하는 사람 누구나 책을 볼 수 있다. 
6 애니메이터로 갈고닦은 실력이 발휘되는 순간! 공간을 디자인하면서 원하는 구조와 마감, 가구는 모두 세밀하게 그린 뒤 현장에서 조율하며 작업했다. 
7 5층 개인 공간의 위층, 메자닌 구조의 휴식 공간으로 오르는 계단.
8 오디오,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 기기가 많아 리모컨도 한가득이다. 나무둥치를 깎아 리모컨 수납장을 만들었다.


충무로 정신, 필동 라이프 그렇다면 왜 충무로인가? 충무로는 사진과 광고, 영화, 인쇄, 출판 등 다양한 대중문화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번성하던 20세기 대중문화의 메카였다. 남산에서 내려와 종로와 퇴계로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요, 한옥 마을이 있어 문화 관광의 유입도 기대할 수 있는 곳. 하지만 영화의 탄생지인데도 지금 충무로는 공허하다. 박동훈 대표는 이곳 필동에 충무로의 정신을 고스란히 옮겨놓고 싶다고 말한다. 많은 이가 찾는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사진ㆍ광고 1세대들이 다시 꿈꿀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이다.

그가 충무로의 부활을 꿈꾸며 기획한 핸즈 타운은 레스토랑과 리빙 숍, 베이커리, 전시 공간을 함께 구성했다. 첫 번째로 완성한 공간은 레스토랑 24번가 건물. 지하는 푸드 스튜디오, 1층은 레스토랑, 2~3층은 광고 회사, 4층은 프라이빗 다이닝, 5층은 박동훈 대표의 개인 공간인 오디오룸으로 이뤄졌다. 건너편 입체적 파사드가 인상적인 건물 1층은 베이커리와 디저트 카페, 2층은 충무로 1세대들이 전시, 공연 등의 콘텐츠를 기획 할 수 있는 사무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케이터링 사업을 진행하고 궁극적으로 ‘핸즈’에서 사용하는 식자재나 리빙용품을 파는 리빙 숍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적 사업 모델이기 때문에 현재 레스토랑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늘 사업을 하면서 시작하는 첫 비즈니스가 목표가 된 적은 없었어요. 유사한 사업 모델 두세 가지가 상호 영향을 주거나 지원할 수 있는 구조로 비즈니스 맵을 구성하고, 단계별로 그 모델을 오픈하는 거죠. 처음 모델은 사업의 토양을 만들고, 두 번째 세 번째 단계를 거치며 수익을 창출해내는 방식이라 조금 더뎌요.(웃음) 제 사업 방식을 조리에 비유하면 재료를 숙성시킨 뒤 찜솥에 한데 섞어 오래 끓이는 과정과 같죠.”

핸즈 타운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은 문화요, 그중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식食’이다. 요리는 눈, 코, 입, 귀, 손과 더불어 마음으로 즐기는 너무나 아름다운 예술일지니, 4층 프라이빗 다이닝을 통해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도 구상 중이다. 요리 취재를 다니며 만난 스타 셰프를 초청해 VIP 고객을 대상으로 갈라 디너를 기획한다거나, 세팅한 주방에서 고객이 직접 지인을 위해 요리하고 즐기는 쿠킹 파티를 제안하는 식이다.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빵을 만들기 위해 계획한 베이커리는 2월 중 디저트 카페를 오픈할 예정이다.

“사실 밥을 잘 먹지는 않습니다. 보통 하루 한 끼로 해결하죠. 일을 하면서 리듬이 끊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식문화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다 이게 무슨 김빠지는 소린가 싶겠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얼마나 치열하고 치밀하게 살아왔는지, 또 살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그걸 즐기는 편이라 지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다는 박동훈 대표. 다만 일이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는 클래식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하루 종일 음악만 듣거나, 카메라나 캠핑 장비, 공구 등을 정리하고 손질한다. 그런 장비들을 보면서 사진 촬영이나 캠핑, 목작업 등을 여유롭게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기분 좋은 에너지를 얻는단다.

건너편 건물을 철거했을 때 나온 고재를 활용해 프레임을 세우고, 편으로 켜 벽에 타일처럼 붙여 마감했다. 그는 본관에 적용한 나무 데커레이션 중 나무 블라인드 같은 라인 디자인을 인테리어 요소로 개발할 계획이다. 전체가 벽처럼 보이지만 중앙 손잡이가 달린 부분은 5층 오디오룸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5층 오디오룸은 반복층인 메자닌 구조로 이뤄졌다. 위층은 혼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좌식 공간으로 구성했다. 천장이 낮아 조용히 집중하고 휴식할 수 있다. 


집은 평창동이다. 아내가 직접 페인트칠해 꾸민 아이 방. 미국에서 공부하는 첫째 딸은 박동훈 대표를 닮아 호기심이 많다. 이 집도 곧 레노베이션을 시작할 계획인데 사우나, 티룸 등 아내를 위한 공간에 힘을 줄 예정이다.


지하 스튜디오와 연결된 회의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모은 음료와 그릇이 한쪽 벽면에 장식되어 있다. 선큰 공간에 나무를 심고 기와를 쌓아두니 인상적인 쇼케이스가 완성되었다.


도전과 열정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온 그에게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일벌레’의 이미지와 달리, 그는 지극히 가정적인 사람이다. 엄마, 아내, 며느리 역할에 충실한 아내에게 남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매일 쓰니 컬렉터가 되더라 한옥 마을과 남산이 내다보이는 건물 5층의 개인 공간에는 ‘에너지원’이 되는 오디오, 카메라, 책 등이 즐비 하다. 워낙 물건이 많아 컬렉터로 오해 받곤 하지만 사실 그는 사용자 (user)일 뿐, 진열ㆍ전시에는 관심 없다. 무질서하게 배치한 카메라들은 사실 막 둔 것 같지만 용도별로 렌즈까지 세심하게 분류해놓은 것이라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책들은 영감의 보고다. 사람이 서로 가까워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취미나 관심사를 나누는 것이라니, 음악ㆍ문화ㆍ예술ㆍ사진 그리고 요리(덱에 조리대와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다)를 공유할 수 있는 이 공간은 혼자보다 ‘함께’하는 풍경이 더 자연스러우리라. 워낙 컬렉션이 많아 복잡한 가운데에서도 헬라 용에리위스가 디자인한 비트라의 소파와 바우하우스 디자인의 모빌이 눈에 띈다. 디자이너가 고민한 것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고 비싼 값을 치러도 아깝지 않다는 박동훈 대표의 이야기를 듣노라니 방에 있는 소소한 물건과 나무 소품은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어떻게 만든 것인지, 인테리어 역시 누군가가 디자인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먼저 천장에 매달린 독특한 형태의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모두 제가 세밀하게 그리고 우드락으로 실 모형을 만들어 자리에 두면, 목수가 그대로 작업해주었어요. 이곳 인테리어는 도면으로 그려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공간이 나무, 철, 배관 등 본래 생긴 모양 그대로 사용하면서 서로 다른 분야의 작업자가 공동 참여를 해야 하는 공정이 많았죠. 또한 작업 과정에서 즉흥적 아이디어를 통해 만든 공간도 많았어요. 머릿속에 둥둥 떠 있는 생각들이 현장에서 부딪치며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출되니, 제가 직접 두 손을 걷어붙일 수밖에요.”
사실 이 공간, 아니 이 건물을 한마디로 점철하는 단어는 ‘나무’다. 레스토랑 천장에 걸린 느타나무 뿌리처럼 나무 자체의 형태에 매료되어 구입한 뒤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는 이처럼 나무의 생긴 모양을 그대로 살려 조화롭게 배치하는 일이 즐겁다. 나무는 틀어지고 변형되면서 천천히 안정되는 성질이 있어 부지런히 손질하고 보수하게 만드는 데, 이 점 또한 매력적이다.

건물을 철거한 후 나온 고재를 일일이 켜 타일처럼 벽을 마감한 5층 복도, 인테리어하면서 생기는 나뭇조각들로 뭘 할까 고민하다 완성한 오디오룸의 아트월은 그가 가장 만족하는 작업.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자투리 공 간에도 조각 나무들을 촘촘히 박아 생명력을 불어넣었으니, 그가 나무를 왜 “죽어도 살아 있는 가장 건강한 물성”이라 칭하는지 알 것 같다.


충무로의 정신을 부활하기 위해 박동훈 대표가 기획한 ‘핸즈 타운’ 거리. 레스토랑 사거리를 중심으로 네 개의 건물을 새롭게 단장했다. 핸즈, 아이스큐브, 인스테인 글로벌 식구들이 모두 나와 역동적 포즈를 취했다. 타운 거리를 중심으로 다시금 많은 사람이 충무로를 추억하고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손으로 사고하는 삶 개념보다 실존을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그 순간만큼은 집중력을 높여 취미도, 사업도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한 박동훈 대표. 활자를 통해 얻는 지식은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때 그 분야의 바탕 지식을 쌓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궁극적으로는 좀 더 많은 것을 ‘행하는’ 삶을 추구한다. 손으로 하는 작업의 중요성, 핸즈 타운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또 그가 창조적 발상으로 자신을 채우고 삶의 동력을 유지하는 비결은 끊임없이 다양하게 소통하는 것이다. 본관 5층 오디오룸은 심리학자, 언론인, 인문학자, 음악가, 미술가, 운동선수 등 각양각색의 사람이 만나고 소통하는 아지트가 될 것이다(개인전을 열고 있는 사진가 마이클 케나도 얼마 전 그의 오디오룸에 다녀갔다. 일도 하고 쉬기도 하고 많은 이가 모여 파티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점을 높이 샀단다).
“충무로는 한마디로 장이의 피가 흘러요. 광고, 사진, 영화, 인쇄 등 타고 난 끼와 장이 기질이 충무로를 만들었죠. 또 붓골로 불린 필동은 옛 문인들의 필묵을 판매하는 문방구가 밀집된 곳이었죠. 풍류를 즐긴 선조들의 정신이 바로 충무로 정신이자, 핸즈가 이끌고 갈 기업 문화가 아닐까 싶어요.”
박동훈 대표는 사진이나 광고 장비 전시장, 추억의 영화 상영관, 쿠킹 스튜디오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많은 사람이 필동 속 이 작은 타운을 찾아 오고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문화 소비가 일어날 것이라 기대한다. 의도적으로 서둘러 만들고, 처음부터 수익을 기대하며 공간과 거리가 오래도록 발전하길 바라는 건 과욕이자 모순이라 말하는 그다. 그래서 핸즈 타 운은 오늘도 공사 중이다. 

글 이지현 기자 | 사진 박찬우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