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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생활 정보 새로 점검하는 우리 집 구급상자


병원 가기 어려웠던 옛 시절엔 상처가 나면 ‘빨간약’, 소화가 잘되지 않 으면 ‘까스활명수’ 등 대형 용기에 담긴 약을 집에 두고 아이나 어른이나 상관없이 똑같이 바르거나 복용하곤 했다. 요즘에는 증상과 연령에 따 라 약이 세분화되었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진통제, 소화제, 소독제 등 2014년을 맞아 구급상자에 반드시 있어야 할 가정상비약을 정리했다.

해열 진통제 이곳저곳이 쑤시는 통증이 있거나 열이 나는 등의 몸살이 났을 때 복용하는 약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타이레놀은 일반 해열 진통제로, 몸 안에 염증이 있을 때는 큰 도움이 안 된다. 소염 효과를 보려면 ‘NSAIDs’(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성분이 있는 해열 소염 진통제를 복용해야 한다. 같은 계열의 진통제를 중복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반드시 약사에게 처방전을 보여줄 것.

소화제 소화제에는 두 가지가 있다. 까스활명수처럼 단순히 소화 효소가 들어간 것과 위 운동을 빠르게 돕는 위장 운동 조절제. 까스활명수를 먹고 속이 쓰리고 불편하다면 스트레스로 인한 위장 운동 장애일 수 있다. 이를 개선해주는 대표적인 약이 쿨판, 그린큐, 돔페리돈 물약 등으로 위와 장의 운동을 정상으로 개선해 구토를 억제해준다. 돔페리돈 물약을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소독약 ‘아까징끼’ ‘빨간약’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포비돈 요오드액은 균을 죽이는 스펙트럼이 넓은 약이다. 현재도 많은 사람이 애용하는 국민 소독약이지만 지나친 소독은 면역 체계를 망가뜨려 오히려 상처의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 빨간약은 과거 신생아의 배꼽 소독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요오드가 전신으로 흡수되면 아이에게 갑상샘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해서 권하지 않는다.
마취제 성분이 들어간 소독제(예를 들면 세네풀)는 30개월 미만에게는 사용할 수 없으니 유의할 것. 소독이 필요하면 붙이기만 하면 되는 ‘습윤 드레싱’을 이용하자. 메디폼, 이지덤이 대표적으로 딱지가 생기지 않도록 도와 흉터를 최소화한다.

지사제 수분을 빨아들여 내보내는 스멕타류와 정로환처럼 장운동을 저하시키는 성분의 약이 있다. 스멕타는 설사를 일으키는 물을 흡착해 몸 밖으로 나가는데, 문제는 붙일 수 있는 것을 모두 붙이고 나간다는 것. 그래서 공복에 복용해야 한다. 설사나 복통이 오면 정로환을 찾는 경우가 잦은데, 8세 이상만 복용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또 장운동을 빠르게 저하시키기 때문에 몸 안에 독소가 발생할 수 있다. 12개월 이상이면 다양한 성분의 생약을 소량 함유한 백초를 추천한다.

감기약 종합감기약보다는 현재 증상을 억제하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목에 염증이 있을 때는 소염 진통제를, 목이 아프고 기침을 하면 소염 진통제와 기침 억제제를 함께 먹으면 된다. 성분이 겹치지 않는 약을 복용하면 효과도 빠르고 부작용도 적다. 더불어 코감기 약을 먹으면 졸음이 오고 입이 마르기도 하는 동시에 안구도 건조해질 수 있다. 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니 몸도 붓는다. 몸의 기능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증상을 잘 파악해 오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우리 집 상비약을 잘 점검하려면? 분당 ‘모약국’의 약사인 모연화 씨는 가족 구성원의 연령과 유전, 위험 요소 등을 고려해 맞춤형 구급상자로 구성하라고 조언한다. “동네 단골 약국을 정해 약사를 이용하세요. 본인의 몸에 필요한 성분을 기억해두었다가 구급상자에 챙겨놓는 것이 좋은데, 이전에 받은 처방전을 약사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유효기간이 지난 약은 약만 따로 분리해 약국에 갖다 주세요.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해서 약이 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약효가 변할 수 있지요. 각 지방 약사회를 통해 모은 약은 일반 쓰레기와 분리해 폐기 처분합니다. 가정마다 올바른 약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을 한 권 챙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약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삶의 질이 훨씬 높아집니다.”

도움말 모연화(<우리 아이 약, 제대로 알고 먹이나요?>의 저자)

정리 신진주 기자 | 사진 이명수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4년 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