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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을 덜어낸 황정현 치과 병원, 편안한 일탈
처음에는 건축가 김찬중 씨가 30평이 채 안 되는 병원을 인테리어했다고 하여 관심을 가졌다. 깔끔하게 미니멀한 공간, 그러나 치과답지 않은 편안하고 온화한 분위기. 고정관념 속 ‘무서운 치과’ 이미지를 벗어내고 아주 편안해진 공간이다.


좁고 긴 유리 슬라이딩 도어와 그 위의 치과 이름을 활용한 타이포그래피가 돋보이는 황정현 치과 입구.

인테리어를 담당한 건축가 김찬중 씨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따뜻한 치과를 연출하기 위해 중요한 마감재로 스톤 타일을 선택했다.

내 집 거실처럼 편안하게 있도록 치과 안쪽에 마련한 라운지는 아늑하게 꾸몄다.

어느 누가 병원을 좋아하겠는가. 특히 치과는 어릴 적부터 공포의 대상 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 출입문부터 쌀쌀맞은 이미지가 느껴지고 소 독약 냄새에 윙윙 들려오는 무서운 기계 소리, 위압감을 주는 로봇같이 생 긴 의료 장비들…. 그래서 치과는 여전히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요즘엔 병원에서도 이런 환자의 마음을 헤아려 좀 더 따뜻하게 다가가려는 배려의 마음으로 인테리어에 힘을 쏟고 있다. 그중 건축가 김찬중 씨가 인테리어를 진행한 ‘황정현 치과’가 특별히 눈길을 끈다. 병원으로서 제대로 일탈했다. 물론 병원이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을 모두 벗어내던지 눈에 거슬리는 요소를 담은 일탈은 아니다. 치과의 깔끔하고 위생적 이미지는 갖추고 있으면서 고급스럽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품격 있는 일탈이다. 어찌 보면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몇 달 전 황정현 치과가 위치한 ‘보고재 빌딩’과 지하에 자리한 ‘보고재 갤러리’를 취재하며 이 건물의 매력을 익히 알고 있어서인지 일맥상통하는 이미지도 보인다.

황정현 치과는 입구부터 남다른 인상이다. 둔탁한 프레임을 두르지 않은 유리문 위 작은 폰트로 올려진 상호명 ‘황정현 치과’와 벽면으로 이어지는 영문 이름은 심플하면서도 한층 고급스럽다. 큼지막한 간판보다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치과 안으로 들어서도 바로 강익중 작가의 ‘달 항아리’ 작품을 만날 수 있고 병원 곳곳에서 이명호, 김종학 작가 등의 훌륭한 미술 작품과 예술 사진을 접하게 되니 더욱 문화적인 공간으로 다가온다. 벽면과 천장을 페인팅한 화이트 컬러는 미색에 가깝게 색 온도를 높여 차갑지 않다. 거기에 바닥에서 벽면으로 이어지는 스톤 타일은 내추럴한 분 위기를 만들어낸다. “따뜻하면서도 신뢰가 느껴지는 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교정 전문 병원이라 더욱 정돈되고 정확한 느낌을 담으려 했고요. 또한 저는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하며 전반적인 콘셉트를 정 하는 편인데, 황정현 원장에게 받은 느낌도 이와 같았어요.”

이곳을 인테리어한 건축가 김찬중 씨는 황정현 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에게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깨끗한 인상과 편안하고 온화한 이미지를 느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편안하고 차분하게 공간을 안내해주는 황정현 씨의 이미지가 그대로 공간에 스며든듯 보였다.

병원은 인포메이션, 라운지, 진료실, VIP 진료실, 원장실로 나뉘는데 모든 공간이 동일한 콘셉트의 디자인으로 이어져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천장의 바리솔 조명등은 자연광 못지않은 은은한 빛으로 공간을 더욱 고급스럽게 만들어준다. 대기 장소인 라운지도 병원에 들어서자마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쪽으로 마련해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고급스럽게 꾸며 한층 편안하게 치과 진료를 기다릴 수 있도록 했다. 가구와 조명등, 소품은 물론 의료 기기까지 건축가와 의사가 함께 고른 덕에 황정현 치과는 더욱 돋보였다.


진료실. 치료 기기와 집기 하나하나까지 공간과 잘 어우러지도록 신경 썼다.

깔끔한 인상을 주는 공간에 예술 작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프라이빗한 진료를 원하는 환자들을 위해 마련한 VIP 진료실. ‘정확하고(Accurate), 신뢰할 수 있는(Reliable), 고급스러운(Luxurious)’ 인테리어 콘셉트가 함축된 공간이다.

김찬중 씨에게 이번 인테리어를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을 물으니 ‘스톤 타일’이라고 말했다. 따뜻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기에 효과적인 요소를 찾던 그는 포르투갈 귀족 고택 이미지에서 착안한 스톤 타일을 이용하기로 했고, 바닥과 벽면 3분의 1 선까지 이어 지도록 시공했다. “건축가지만 가끔씩 이렇게 곰살맞은 작업을 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건축과는 또 다른 맛이 있거든요. 그런 시점에 마침 황정현 치과 일을 하게 됐고 클라이언트와 시공사가 잘 어우러져 한 달 반 정도 작업 하면서 참 편안하게 치과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 해요.” 김찬중 씨 못지않게 황정현 씨의 만족도도 아주 높다. “제가 생각한, 아니 그 이상의 공간이 완성되었어요.교정 전문 치과의 콘셉트와 이미지도 잘 담겨 있고요. 단순히 디자인에만 치중한 것이 아니라 치과가 갖춰야 할 정확성과 신뢰, 위생 까지 모두 고려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이곳은 교정 전문 치과라 고정관념 속 치과 이미지와는 달라요. 공포스러운 기계 소리도 없고 예약제로 운영 하기 때문에 좀 더 편안하게 치과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공간에 공을 들인 만큼 이곳은 그토록 싫어하던 치과지만, 가끔씩 들러 그림도 감상하고 차분한 톤으로 이야기하는 원장님과 두런두런 담소도 나누고 싶은 공간이다. 하버드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미국에서 치과 의사 생활을 한 후 귀국해서 국내에서도 10여 년간 교정 전문의로 일해온 황정현 씨의 경력을 들으니 환자 입장에서 더욱 신뢰가 가며 어느새 절로 교정 상담까지 하게 됐다. 어릴 적 강압적으로 교정하고 나서 마무리를 소홀히 한 탓에 못나게 틀어져버린 이를 마흔 살 가까이 되어 이곳에서 다시 교정할지도 모르겠다.

황정현 원장에게 묻는 교정에 대한 궁금증

Q 어린이는 언제 교정 전문 치과에 데려가는 것이 좋습니까?
A
구강 습관이 나쁘거나 골격 부조화의 기미가 보일 때는 7세 미만에 교정 전문 치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고정식 교정 장치를 부착해 치료하는 시기는 대개 모든 영구치가 나온 12 ~14세입니다.

Q 교정은 어릴 때 해야만 효과적인가요?
A
나이 제한은 없습니다. 단,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환자의 잇몸이 건강 해야 합니다. 반대로 아무리 어린 환자라도 현재 잇몸 질환을 앓고 있다면 교정 치료는 보류하고 먼저 잇몸 질환을 치료해야 합니다.

Q 교정 치료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A
교정 치료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기간이 결정됩니다.

Q 교정 장치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A
과거에는 치아 앞면에 금속으로 만든 교정 장치를 부착했지만, 최근에는 치아 색과 동일한 세라믹 재질의 교정 장치도 많이 사용하며 아예 장치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치아 뒷면에 고정하는 설측 교정, 더 나아가서 장치를 고정하지 않고 얇고 투명한 트레이를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는 투명 교정 장치도 있습니다.

Q 황정현 치과에서는 교정 치료만 받을 수 있나요?
A
교정 전문 치료와 함께 잇몸 건강을 위한 페리오 프로그램이나 치아 미백 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충치 치료나 발치는 다른 병원으로 연결해드립니다.



디자인 및 시공 더 시스템 랩(031-701-2880, www.thesystemlab.com) 

글 신혜원 | 사진 이우경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1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