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회사의 쇼룸&유기농 재료로 만든 수제 버거집
마당이층ma.當 2nd
1 건축집단MA의 유병안 대표.
2 엠에이 오리지널 버거 세트 1만 1천 원.
3, 4 마당이층은 테이블이 많지 않아, 에어컨 실외기가 올려져 있던 옥상 공간을 정원처럼 꾸며 테라스로 활용한다.
서울 마포구 구수동, 건축집단MA의 앞뜰에는 자그마한 2층 건물이 하나 있다. 1층과 2층을 모두 합해 10평이 넘는 이 건물은 원래 회사의 창고였다. ‘이곳을 실용적으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창고를 카페와 수제 버거집으로 탈바꿈시켰다. ‘카페’와 ‘수제 버거집’이 된 이유는 간단하다. 건축집단MA의 대표 건축가 유병안 씨가 커피를 좋아하며, 요리에 관심이 많은 그의 오랜 꿈이 바로 햄버거집 사장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몇 가지 이유를 덧붙이면 공간이 워낙 좁다 보니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메뉴여야 했고, 근처에 식사할 곳이 많지 않아 직원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도 필요했다는 것. 건축가가 지었으니 좁은 공간에도 남다른 아이디어가 녹아 있다. MA에서 선호하는 마감재를 사용해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쇼룸처럼 꾸미고자 건물 외벽은 흰색 벽돌을, 내부는 외벽의 속살 같은 느낌을 내도록 시멘트 벽돌을 사용했다. 특히 버거집인 ‘마당이층’은 유병안 대표가 메뉴 개발까지 도맡았다. 뉴욕 유학 시절 즐겨 먹던 바로 그 햄버거 맛을 재현하기 위해 마음에 드는 번을 찾아 열 곳이 넘는 빵집의 문을 두드렸고, 패티와 포장지까지 까다롭게 완성했다니 꼭 한번 들러볼 것.
주소 서울시 마포구 구수동 96 문의 02-713-0433
남자를 위한, 남자의 카페
맨메이드
1 계절 샐러드와 홈메이드 피클을 곁들여 낸 맨메이드 샌드위치 1만 1천5백 원.
2 패션 디자이너 우영미 씨.
3 카페 한가운데에는 그날의 디저트 메뉴를 쇼케이스에 담아 진열한다.
4 매장 입구를 널찍한 계단으로 꾸며 빈백 체어와 테이블을 두었다.
인기 있는 카페나 레스토랑을 만들려면 여자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레스토랑 컨설턴트들은 입을 모은다. 그들이 가고 싶은 공간으로 꾸미면 남자는 자연히 따라온다는 뜻이다. 그러나 ‘맨메이드’는 온전히 남자의 취향을 반영한 공간이다. 유명 남성복 디자이너 우영미 씨가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쇼룸인 이곳은 1, 2층은 카페로 3, 4층은 우영미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5층은 우영미 씨가 직접 고른 아이템과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으로 탄생한 액세서리나 잡화를 판매하는 편집숍으로 운영한다. 채광이 좋아 뻥 뚫린 듯 시원한 느낌의 카페 인테리어부터 아기자기한 여성 취향과는 거리가 멀다. 모노톤의 니트 커버를 씌운 캠핑용 접이식 의자, 푹신한 빈백 소파 등 의자 하나까지도 남자의 마음을 제대로 읽었다. 남자들이 관심을 갖는 브랜드와의 아트워크, 문화, 예술 행사도 주기적으로 진행한다. 천연 발효종 빵과 신선한 채소를 듬뿍 넣은 큼지막한 맨 메이드 샌드위치, 다진 쇠고기를 듬뿍 넣고 매시트포테이토로 마무리한 셰퍼드 파이, 다크 초콜릿과 흑맥주를 넣은 기네스 케이크 등 남자의 입맛과 양을 고려한 메뉴 구성도 돋보인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48-1 문의 02-515-8897
새로운 디자이너를 세상에 알리다
카페 아트씨ARTC
1 팝업 스토어, 인디밴드 공연 무대로 활용하는 카페 앞뜰.
2 아트씨컴퍼니의 백인후, 백인교, 황대웅 씨.
3 유치원이던 공간을 가정집처럼 개조해 ‘집처럼 편안한 갤러리’를 표방한다.
4, 5 젤리를 이용한 거미 베어 에이드와 엘에이 비타민 에이드 각각 8천 원.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갤러리를 카페로 들이는 시도는 이제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한데 그간의 갤러리 카페는 카페처럼 편안하기보다는 갤러리처럼 도도해 보이는 곳이 많았다. 그러니 젊은이에게는 호응을 얻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 설치 미술 작가이기도 한 백인교 씨는 “젊은 작가와 디자이너에게 대중과 친해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에 아트씨컴퍼니를 설립하고, 그의 부모님이 오래도록 유치원을 운영하던 공간을 ‘카페 아트씨’로 꾸몄다. 그의 작가적 상상력과 창의력이 개발된 곳이 바로 부모님의 유치원이었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서면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레고로 만든 테이블, 나무 상자를 연결해 만든 가구 등 직접 만든 테이블과 오랜 소장품을 배치해 거실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젊은 신진 작가의 작품이나 새로운 디자이너 브랜드를 소개하고, 인디밴드의 공연 등도 열어 대중과 예술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주인장이 직접 상상력을 발휘해 탄생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음료 메뉴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으며 조만간 2층 공간까지 확장해 디저트나 식사 메뉴도 선보일 예정이라니 아트씨 카페는 즐거움이 끊이지 않는 곳이 될듯하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34-2 문의 02-549-0110
신개념 자전거를 닮은 신개념 스토어
카페 풋루스
1 쇠고기와 돼지고기, 감자, 호박, 모차렐라 치즈 등을 넣은 그리스식 그라탱 무사카 1만 9천 원, 매콤한 맛의 풋루스 피자 2만 3천 원.
2 도시 생활의 새로운 교통수단을 제안한다는 만도풋루스의 브랜드 콘셉트를 그대로 담은 카페 풋루스.
3 만도풋루스의 브랜드 매니저 노수민 씨.
도심은 언제나 자동차로 북적이지만, 실제로 도시에 사는 현대인이 하루에 이동하는 거리는 10km 이내다. 도로 위를 꽉 메운 자동차 대신 새로운 교통수단을 고려해볼 만하지 않을까? 운동할 시간이 많지 않다면,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이러한 발상으로 새롭게 주목받는 교통수단이 전기 자전거다. 지난해 출시한 만도풋루스는 자동차 기술을 적용한 신개념 전기 자전거로, 체인을 없앤 이 신통방통한 ‘물건’을 만나려면 카페로 가야 한다. ‘신개념 자전거이니 판매할 매장 또한 신개념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카페 풋루스’를 만들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카페지만 매장 한편에는 전문가와 구입 상담을 할 수 있고, 수선과 충전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미리 예약하고 찾아가면 시승도 해볼 수 있어 특히 젊은 남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자전거를 충전하는 동안 한 끼 식사를 하며 기다릴 수 있도록 브런치, 디저트 메뉴도 다양하게 갖추어 잠시 쉬며 재충전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최근 한남오거리에 카페 풋루스 2호점이 문을 열었으며, 올해 안에 부산에도 진출할 예정.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66-8 문의 02-548-1701
가구는 직접 앉아보고 만져보고 골라야 하니까!
카레 클린트 더 카페
1 카레 클린트의 안오준, 정재엽, 탁의성 대표.
2 거실, 침실, 서재, 주방 공간을 모두 체험할 수 있도록 연출한 카페 내부.
3, 4, 5 매장에서 직접 굽는 당근 케이크 5천5백 원, 카페라테 4천 원, 레몬 에이드 5천5백 원.
집, 회사, 식당, 카페…. 일상의 공간을 완성하는 것은 가구다. 특히 의자나 침대처럼 자주 사용하는 가구는 모름지기 편해야 한다. 그러니 모양만 예쁘다고 가구를 사는 건 위험천만한 일이다. TV 홈쇼핑처럼 ‘무료 체험 기회’가 있는 것도 아니니 가구를 고르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탄생한 곳이 바로 ‘카레 클린트 더 카페’다. 핸드메이드 원목 가구 브랜드 카레 클린트는 온라인 쇼핑몰로 출발했다. 젊은 가구 디자이너 세 명이 유통 마진 없이 합리적인 가격의 원목 가구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로 시작한 사업은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자연히 실제 가구를 눈으로 보고 싶어 하는 이가 많아지다 보니 오프라인 숍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소비자가 직접 가구를 체험해볼 수 있고, 오래도록 고심해 고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는 생각에 쇼룸에 카페를 접목했다. 실제로 이곳을 카페로 알고 찾은 손님이 직접 앉아보고 마음에 들어 가구를 구입하기도 한다고. 청담 매장은 커피와 음료가 주를 이루지만, 홍대점과 김해점, 수원점에는 그곳만의 다양한 메뉴도 선보인다니 가구가 필요하거나 재충전해야 할때 들르면 좋겠다.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3-11 문의 1599-4797
- 카페에서 디자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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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카뮈는 <이방인>을 썼고, 고흐는 ‘밤의 카페’를 그렸다. 이렇듯 창작 활동의 장이며 휴식처이자 업무 공간이 바로 카페다. 이곳이 이제 한 단계 진화한다. 건축가와 패션 디자이너, 가구 디자이너의 쇼룸으로, 자전거를 구입하거나 수리하는 곳으로, 신진 작가와 디자이너가 만나는 곳으로 말이다. 그들의 속사정을 알고 나면 카페 놀이가 더욱 재미난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9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