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형 중창을 낸 코너 벽
집 안을 둘러보면 참 애매하고 어정쩡한 벽과 공간이 있게 마련인데, 대부분은 그냥 내버려둔다. 사이즈가 적당한 콘솔이라도 두고 꽃병 하나 올려놓으면 그나마 신경을 많이 쓴 경우다. 그런데 이 집은 거실과 부엌 사이의 약간 돌출된 벽에 십자형의 중창을 냈다. 특별한 소재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상업 공간에서 많이 본 유리 블록으로 마감한 후 검정 몰딩을 둘렀을 뿐인데 집 안의 인상을 결정하는 강력한 요소가 되었다. 그 앞에는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서랍장을 놓고 위에 남편의 컬렉션을 장식했다. 여행지에서 구입한 물건이나 평소 취미로 모으는 아이템들을 아기자기하게 장식해 집주인의 취향을 보는 즐거움이 있다. 십자형 중창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은색 장식은 아티스트인 남편의 최근작에서 일부 모티프를 옮겨놓은 것.
공간 확장 효과의 액자 배치법
이제 상업 공간뿐 아니라 집 인테리어에서도 액자는 빠지지 않는 데커레이션 아이템이다. 집에 그림 하나 거는 게 낯설지 않은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떻게 걸까’이다. 일반적인 그림 걸기에 싫증이 났다면 그림을 거는 위치를 고민해보자. 이 집의 경우처럼 눈높이보다 위쪽으로 천장 가까이 건다면 공간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확장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작은 집 거실에 활용해보면 유용한 아이디어다.
스트링 포켓과 선반으로 수납과 장식 효과
초등학생 남자아이 방이긴 하지만 알록달록 컬러풀한 아이 방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블랙으로 한쪽 벽을 마감해 차분한 분위기를 유도했다.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벽 윗부분은 밝은 톤으로 마감하고, 그 경계에 선반을 달아 아이의 수집품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했다. 벽에는 스트링 포켓 선반을 달아 장식과 수납 효과를 함께 누리도록 했다. 차분한 블랙 벽은 각종 공지문이나 스케줄표를 붙여놓아도 깔끔해 보인다.
컬러와 사이즈가 다른 작은 액자 여러 개로 포인트 준 침실
큰 그림을 걸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그림 걸기는 부담이 없어진다. 그러면 프레임이 같은 액자를 나란히 걸어야 하나? 물론 그럴 경우 통일감을 줄 수 있으나 생동감은 떨어질 수 있다. 집에 있는 사이즈와 컬러가 서로 다른 프레임 액자를 과감하게 한 공간에 걸어보자. 오히려 기대하지 않은 이외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액자를 여러 개 걸 때는 걸려 있는 전체 모양이 사각이나 원형, 타원형이어야 안정적이긴 하지만 이 집처럼 부정형 모양이 되도록 걸어도 재미있고 오히려 공간에 악센트가 될 수 있다. 이토록 다양한 액자를 대체 어떻게 걸어야 할지 막막하다면 가운데 중심선만 잘 맞춰주면 쉽게 모양을 만들 수 있다.
동 소재로 마감한 침대 헤드 겸 간이 벽
붙박이장과 침실을 나누는 동시에 헤드보드 역할을 하는 간이 벽은 넓은 침실의 경우 유용한 아이디어. 벽 양쪽으로 돌아 붙박이장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어 또 하나의 공간이 생긴 셈. 게다가 간이 벽은 단단한 소재감과 은은한 광택이 특징인 구리 소재로 마감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테이블 램프인 톨로메오 조명등을 기둥에 설치해 업라이트 효과를 냈으며 간이 벽 뒷면은 화장대를 놓고 파우더 공간으로 사용한다.
샌드라 이삭슨 패턴 벽지로 마감한 거실
작은 집이라면 강렬한 패턴에 도전해보자. 현란한 패턴은 넓은 공간을 어지럽게 할 뿐이지만, 작은 집이라면 한쪽 벽면을 과감한 패턴으로 마감해 집의 개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이 집에는 평범하게 TV를 놓는 대신 샌드라 이삭슨 벽지로 마감했다. 여기에 빈티지 장과 덴마크에서 구입한 빈티지 스트링 포켓 선반만 달아 개성 만점의 거실을 연출했다. 어느 집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거실 연출, 그렇게 어렵지 않다.
시멘트 블록으로 마감한 거실 벽
거친 시멘트 블록이 집에 잘 어울릴까? 의외로 시크한 분위기 연출에 제격임을 이 집을 통해 알 수 있다. 공사장에서나 볼 법한 시멘트 벽돌을 거실 한쪽 벽 마감에 사용했으며 레터만으로 장식한 흰색 액자 두 개를 깔끔하게 걸었다. 소파는 밝은 아이보리 컬러, 카펫은 그레이 컬러로 선택하는 등, 집의 세로 면과 가로 면을 이루는 벽과 바닥의 컬러 매치를 통해 집에 간결함과 모던함을 부여했다.
여행의 기억 저장소, 슬라이딩 도어
이 집 다이닝 공간 속 수납공간은 가족의 기억 저장소다. 레노베이션을 하면서 단 철판 소재 슬라이딩 도어는 여행을 좋아하는 집주인 어머니의 넘쳐나는 마그네틱 기념품을 전시할 수 있는 완벽한 공간이 되었다. 어찌 보면 촌스러울 수도 있을 마그네틱 소품이 그레이 컬러의 타일 벽과 블랙 철판 슬라이딩 도어와 만나 시크한 소품으로 탈바꿈했다. 마그네틱 소품을 냉장고 문에서 떠나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거실 한쪽 벽 전체를 서재로
거실에 서재를 불러들이는 유행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이때 책과 TV, 오디오 등을 수납하는 수납장이 관건. 기존 책장을 군데군데 들여놓거나 구태의연한 시스템 수납장으로 꽉 채우는 것이 탐탁지 않은 사람이라면 눈여겨보자. 물론 이때는 수납할 책과 소품 사이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관건인데, 자신의 공간에 꼭 맞는 사이즈와 기능으로 제작한다면 만족도는 200% 상승할 것이다. 이 집의 경우 수납장 한가운데 자주 보는 잡지를 표지가 바로 보이도록 세워두는 공간을 만들어 장식 효과도 톡톡히 보았다. 또 높은 곳의 책을 꺼내기 위한 슬라이딩 사다리도 레드 컬러로 놓아 악센트를 주었다.
Wall Interior(가제)(로그인)는 월간 <메종>전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현재 인테리어 스타일링과 콘텐츠 컨설팅을 하고 있는 리빙 큐레이터 김미진 씨가 4월에 출간할 예정인 책이다. 자신의 집 인테리어를 하며 시작한 고민이 책의 콘셉트인 ‘wall interior’로 발전한 이 책은 다양하고 쉬운 벽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이 봄, 집 안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 이들에게, 혹은 레노베이션을 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아이디어 북이 될 것이다.
- 데코 레시피 벽의 표정을 바꾸는 솔루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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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레노베이션은 엄두가 나지 않지만 집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 봄. 리빙 큐레이터 김미진 씨는 벽 컬러나 소재를 바꾸거나 장식품 하나 다는 것만으로도 레노베이션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4월 출간을 앞둔 (가제)에서 고르고 고른 아홉 가지 벽 인테리어 아이디어.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