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라 주거 문화가 변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런 의미에서 최고의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욕실은 요즘 주거 문화의 꽃으로, 특히 멋진 조형미와 첨단 월풀 기능을 갖춘 욕조를 통해 그 참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생각해보세요. 집에서 욕조가 차지하는 면적이나 그 크기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규모입니다. 게다가 욕조는 사용할 때보다 그냥 두고 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미적인 감흥을 선사한다면 금상첨화겠죠. 그래서 제가 디자이너로서 세계적인 욕조를 만들기 위해 초점을 맞춘 것이 바로 인테리어 개념의 욕조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탄생한 욕조 브랜드 잭슨의 창업자이자 디자이너 히데오 시미즈Hideo Shimizu 씨는 ‘설비’에 불과하던 욕조를 ‘가구’와 같은 독립적인 존재로 변신시킨 혁신의 아이콘이다. 그가 일본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밀라노에서 유학하며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디자인을 고민하던 중 생각한 것이 바로 욕조였다고.
“일본 사람들은 매일 목욕을 하는 독특한 문화를 지니고 있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욕조에 대한 개념은 단순 설비에 불과했습니다. 일본 보통 가정의 주거 공간이 협소하거니와 매일 사용하다 보니 기능적 측면에만 치중하게 된 것이죠. 제가 유학 후 돌아온 1980년대 이미 저쿠지(기포가 나와 마사지 효과가 있는 욕조)가 있었는데, 이는 기능 면에서 최고급 사양이었을 뿐 욕조 자체를 미학적 개념에서 접근한 고급 디자인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디자이너로서 세계적인 안목으로 ‘전략적’ 아이템을 물색하던 시미즈 씨는 일본 전통의 유서 깊은 목욕 문화를 바탕으로 한 세계적 수준의 욕조를 만드는 데 아낌 없는 투자를 했고, 이로써 탄생한 것이 이음새 없이 매끈하고 단순한 형태의 독립형 욕조다.
(왼쪽) 백금 타일로 마감하고, 내부는 미키마우스 얼굴 모양으로 디자인한 ‘세데레’.
1 독립형 욕조 ‘프리 스탠딩&모바일’ 시리즈.
2 라탄 소재를 적용한 ‘바르카’ 욕조. 보트라는 뜻을 지닌 이름처럼 내부가 배 모양이다.
3 백금 모자이크 타일로 예술적 감각을 더한 ‘베트로’.
“목욕은 몸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정화하는 의식이자 자신을 위한 온전한 휴식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이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즐기기보다는 열린 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주거 문화의 형태로 풀어본다면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죠.” 1982년 시작된 잭슨의 욕조는 욕실에 숨어 있기보다는 침실로, 서재로, 테라스로 자리를 옮기고 침실과 거실의 연장선에서 그 형태와 색상의 조화미를 갖춰 나갔다. 그리고 시미즈 씨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고수하는 차별화 전략은 오로지 하나, 누가 보더라도 ‘멋지다, 아름답다, 좋다!’고 느낄 수 있는 미적 감각이었다. 이미 설비로서 욕조가 갖춰야 할 최고의 사양은 개발되어 있는 상태에 이를 기본으로 장착한 잭슨 욕조가 세계인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보편적이면서도 특별한 개성이 돋보여야 했기 때문.
잭슨 욕조는 태생부터 고급 욕실 문화를 위해 태어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개념 자체도 새롭거니와 그 개성을 살리기 위해 시도한 디자인은 확실히 남다르다. 욕조 표면에 백금으로 된 모자이크 타일을 패턴화해 붙이는 ‘예술 작품’을 만들었는가 하면, 라탄 소재로 리조트 가구 같은 욕조를 만들며 화제를 모았다. 게다가 이 모든 작업은 해당 분야의 최고 장인과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최상의 품질로 완성해 전문성을 확보했다. 타일은 이탈리아 비사자, 라탄은 야외 가구 전문 브랜드 에뮤와 협업한 것이다. 또 시미즈 씨는 각 욕조 모델을 1백70여 개가 넘는 다양한 사이즈로 개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어떤 형태의 공간에서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주문 제작이 거의 없을 만큼 세분화한 사이즈는 제품의 완성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왼쪽) 스파 기능이 뛰어난 럭셔리 욕조 ‘스파지오’.
(오른쪽) 잭슨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 히데오 시미즈 씨.
“잭슨 욕조는 현재의 시장성보다는 앞으로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할 수 있는 다채로운 목욕 문화를 먼저 제안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일례로 원형 욕조는 내부가 깊고 의자가 있어 그냥 앉아 있다 보면 저절로 반신욕을 할 수 있습니다. 반신욕을 모르던 사람도 사용하다 보면 저절로 반신욕을 알고, 그 매력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앞선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잭슨의 욕조는 그래서 고급 주택은 물론 세계적 7성급 럭셔리 호텔에서 꼭 갖춰야 할 아이콘이 된 지 오래다. 욕조 단일 브랜드로서 론칭 30주년을 눈앞에 둔 잭슨은 지금 일생일대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잭슨의 오랜 팬이라면 눈치챘겠지만, 잭슨에서 곧 세면대를 비롯한 욕실 가구와 액세서리를 함께 출시할 예정이라고. 올 6월에 발표를 앞둔 신제품은 모두 ‘인테리어 스타일’을 제안한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문화도 상류 문화가 발전해야 아래로 고루 퍼질 수 있습니다. 세계적 브랜드 잭슨이 럭셔리 욕조 제작에 몰두한 이유는 가치 있는 욕실 문화를 우리 모두 누릴 수 있게끔 그 확실한 원류가 되고자 함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충분히 그 시점이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완성하기 위해 30년 외길을 걸어온 잭슨 욕조. 토털 욕실 브랜드로서의 영역을 넓히는 일은 ‘의도한 수순’이 아닌 ‘당연한 결과’로 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즐거운 기다림이 될 듯하다.
취재 협조 잭슨(02-557-5588, www.jaxson.co.kr, http://jaxson.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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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최고의 인테리어로 단장한 집에 살고 있다거나 최상의 주거 문화를 갖춘 공간에서 살고 싶다면 이것 하나만 확인하자. 욕조가 욕실에 숨어 있기 아까울 만큼 아름다운 조형미를 갖췄는지, 그 브랜드가 ‘잭슨Jaxson’인지 아닌지. 일본에서 탄생한 잭슨은 욕조를 인테리어 가구로 개념을 전환한 최초의 브랜드이자 최고의 명품이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