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령 씨의 드림 하우스가 궁금했던 것은 칼럼니스트인 그가 ‘우리 시대 교양인들이 사는 집 스물두 곳’을 방문하고 글을 쓴 〈 김서령의 家〉 (황소자리) 덕분이다. 그리고 지난해 〈 동아일보〉 에 기고한 ‘낡고 좁은 집이 더 좋다’라는 글에서 가족간의 은밀한 유대 ‘열쇠’와 조붓한 책상만 있어도 집은 아름다운 곳이라 말하던 그의 ‘집’ 생각이 잊히지 않아서다. 집에 대한 생각을 글로 쓰고 책으로 엮은 김서령 씨는 과연 어떤 집을 최고라 여길까. 그가 꼽은 최고는 다름 아닌 그의 집, 자신의 서재다. 그가 태어난 집은 경북 안동의 종택. 결혼 후 서울로 상경할 때까지 그 집에 살았고 아직도 그곳은 고향이자, 옛집이다. 이런 덕분에 시세 따라 짐을 싸서 옮기는 이사가 낯설고 어색하다. 산이 품고 있는 집에서 태어나 자란 덕분인지, 산을 기대고 산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어야 집 같고, 사람 사는 터 같다. 서울에서 살았던 집들도 모두 ‘북한산’이 시선의 소실점이 되는 곳이다. 1999년 이사 온, 지금 사는 곳은 평창동 꼭대기, 서쪽은 인왕산, 동쪽은 북한산, 남쪽은 북악산이 한눈에 보이는 집이다. 그중에서도 인왕산을 등지고 북악산에서 이어지는 북한산이 스카이 라인을 그리는 서재에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평온하다. 눈으로 보자면 북악산 팔각정과 꼭 같은 높이에 있는 이곳은 한 달에 열흘쯤은 달빛이 하도 환해서 전깃불을 켜지 않아도 한밤중에 대명천지처럼 사물을 훤히 분별할 수 있다. 나머지는 달이 이지러지고 차는 것을 감상하는 날들이다. 남들은 자기 사는 집에서 집값 오르기를 소망한다지만, 김서령 씨가 자신의 집에서 꾸는 꿈은 따로 있다. 서재 창 옆에 다시 가로로 긴 창을 내어 마당부터 타고 오르는 인동의 넝쿨을 방에서 맞이하는 것이다. 어릴 적 살던 집 우물가에 하얗게 피어나던 향기에 취해서 고향 안동, 그곳으로 시간 여행을 하는 것이, 그가 바라는 집, 지금 집에서 꾸는 꿈이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김서령 씨는〈샘이 깊은 물〉인물 인터뷰 칼럼에서 글을 썼고 현재, 〈신동아 〉,〈월간 중앙 〉,〈동아일보〉등에 문화와 예술, 그리고 일상에 대한 차분한 생각들을 뜨거운 필체로 기고 중이다.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김서령 씨는〈샘이 깊은 물〉인물 인터뷰 칼럼에서 글을 썼고 현재, 〈신동아 〉,〈월간 중앙 〉,〈동아일보〉등에 문화와 예술, 그리고 일상에 대한 차분한 생각들을 뜨거운 필체로 기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