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 외진 곳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성실한 공무원처럼 일하는 도예가 이은범 씨, 딸 둘을 키우느라 잠시 작업을 쉬고 있지만, 남편 못지않게 뛰어난 도예가라고 평가 받는 김우연 씨. 이들 부부는 거주 공간과 작업실을 겸하다가 지난해 살림을 따로 아파트로 옮겼다. 집과 일터가 붙어 있어 좋은 점도 많았지만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이것저것 참견하다 보면 작업에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부부는 집과 일터가 함께, 또 따로 있는 공간을 꿈꾼다. 더불어 아담한 전시 공간을 갖춘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이런 이유로 충북 진천에 자리한 ‘이원아트빌리지’는 부부의 마음에 쏙 드는 곳이다. 사실 잡지에서 우연히 알게 된 후 직접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 자연 경관을 헤치지 않고 지은 건축물이나 미술관을 주제로 한 복합 문화 공간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더욱 마음이 끌린다. 입구에 들어서면 집 몇 채만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미로처럼 얽혀 있는 여러 채의 건축물과 그 사이의 작은 마당들, 그리고 그 마당을 잇는 골목길이 마치 아기자기한 시골 마을에 온 듯하다. 게다가 건물 주위에 심어놓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가 어찌나 생생한지, 시골 생활에 익숙한 봄과 담, 두 딸에게 좋은 친구가 돼줄 것 같다. 부부가 특히 좋아한 공간은 목련나무가 빽빽하게 서 있는 안쪽의 중정. 부부는 이곳에서 처녀 총각 때처럼 오붓한 데이트를 즐겼다.
이원아트빌리지(043-536-7985, www. ewonart.org)는 건축가 원대연 부부가 운영하는 문화 공간.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이원아트빌리지(043-536-7985, www. ewonart.org)는 건축가 원대연 부부가 운영하는 문화 공간.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