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F!NK: Fostering Design] 새로운 가능성을 두려워하지 마라
얼마 전 청담동 도데카에서 열린 <F!NK: Fostering Design>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주 디자인 회사 F!NK and Co.의 대표이자 산업 디자이너인 로버트 포스터 Robert Foster와 호주 신진 디자이너들의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소개하는 세계 순회 전시로, 호주 디자인의 아이콘이 된 실용적이고 재미있는 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였다. 지난 1994년에 설립한 F!NK and Co.는 혁신적이며 특징 있는 호주 디자인 회사로 유명하다. 선보이는 수많은 제품은 전 세계의 레스토랑을 비롯해 캔버라의 호주 국립박물관, 이탈리아의 알레시 박물관, 영국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서 볼 수 있으며, 뉴욕 모마 스토어의 인기 아이템으로 선정되곤 한다. 로버트 포스터는 호주 국립미술 대학교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그가 좋아하는 재료인 알루미늄 생활용품을 만들어낸다.그는 전시를 위해 한 번만 제작하는 작품과 대량으로 생산하는 작품 사이에 선을 긋지 않는다. 이는 공예와 디자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 F!INK and Co.의 장인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호주의 중요한 자원인 알루미늄과 알루미늄의 훌륭한 응용법을 보여준 전시였다. 그의 대표작 워터 저그를 비롯해 플래터와 양념 트레이, 와인 칠러 등 생활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리빙 아이템으로 호주 디자인 특유의 젊은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문의 02-518-1342
1 재능 있는 신진 디자이너 제품을 선보이는 편집 숍 도데카에서 열린 <F!NK: Fostering Design>전.
2 로버트 포스터가 디자인한 주전자 워터 저그. 선명한 색감, 유연한 곡선미가 특징이다.
3, 4 앨리자베스 캘리와 협업한 스퀴저의 원형과 완제품.
5 로버트 포스터는 인체에 무해한 알루미늄 식기의 시대를 열었다.
로버트 포스터의 대표 아이템, 워터 저그
캔버라 미술대학교 시절, 인체에 무해하도록 양극 산화 처리한 알루미늄 실험을 한그는 알루미늄이 ‘은’을 대체할 수 있는 소재라 확신하고 대학에서 배운 금속 공예를 바탕으로 곡선미를 강조한 재치 있는 디자인의 주전자를 만 들어냈다. 워터 저그 water jug는 원래 1993년 캔버라의 한 레스토랑으로부터 주문을 의뢰받은 작품으로, 지금은 로버트 포스터의대표작이 되었다. 로버트 포스터는 알루미늄 소재에 국한되지 않고 유리,나무, 플라스틱 등과 결합한 작품을 선보인다. 호주를 대표하는 유리 공예가스콧 체이슬링 Scott Chaseling과 함께 디자인한 ‘Large Bowl’, 레미 버쇼트 Remi Verchot와 디자인한 나무 그릇 등은 플라스틱, 유리, 나무 등 각기 다른 소재와 만나 용기 디자인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 뉴욕 현대미술관의 디자인 제품을 클릭하라 멀티, 에코, 퍼놀로지
‘좋은 디자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욕구는 날로 커져간다. 작은 포크부터 수납용품, 가구까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생활필수품도 근사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마 온라인 스토어. 언제나 감탄사를 이끌어내는 MoMA 디자인이 올 가을ㆍ겨울을 맞아 엄선한 상품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멀티 기능에 실용성까지 두루 갖춘 투인원 콘셉트의 디자인 제품이다. 대체 모마의 아이디어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1 대나무 소재 자가발전 라디오 safe bamboo radio.
2 전자레인지에서 사용 가능한 세라믹 용기 hand bowl.
3 트레이로 활용 가능한 분리형 테이블.
4 단잠을 깨워주는 알람 시계 clokcy alarm clock.
5 일회용 컵을 풍자한 세라믹 컵.
멀티 기능으로 실용성을 더하다
포터 트레이 테이블 porter tray table은 좁은 공간에 이상적이다. C 모양의 밑부분 프레임을 소파 밑으로 끼워넣으면 소파 위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상판을 분리해 트레이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휴대용 USB가 달린 똑똑한 노트, 쿼트로 기가 quattro giga USB 노트북도 매력적이다. 노트를 고정하는 오프너 부분에 분리 가능한 USB가 달려 있어 휴대가 가능하다. 에이드리언 앨런 Adrian Allen이 디자인한 클립보드 거울clipboard mirror은 사무실, 가정 어느 곳에나 잘 어울리는 벽걸이 거울이다. 클립 모양이라 사진이나 메모를 클립에 끼워둘 수 있다.
디지털, 펀 fun에 접속하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디자인, 여기에 최첨단 기능으로 무장한 퍼놀로지 funology 상품이 다양한 분야에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식상한 알람 소리 때문에 매일 출근 준비가 늦어진다면 못 말리는 자명종 클로키 clocky를 구입하는 건 어떨까. 1m 높이에서 점프하는 것은 물론, 도망가고 숨기까지 하는 이 제품은 일어날 시간을 놓치기 일쑤인 사람에게 특효약이 될 듯.
에코, 여전히 진행 중
자가발전으로 작동하는 라디오, 태양열을 이용한 포켓 라이트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친환경 제품도 눈길을 끈다. 대나무와 친환경 PLA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뱀부 라디오 bamboo radio는 내장된 크랭크를 2분 동안 감으면 30분 동안 자가발전으로 작동하는 제품으로, MP3를 연결하면 스피커로 사용할 수도 있다. 제임스 버제스 James Burgess가 디자인한 ‘I am not a paper cup’은 ‘난 일회용 컵이 아니야’라는 이름처럼 흔히 우리가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종이컵을 풍자한 제품이다. 문의 www.momaonlinestore.co.kr
인체에 무해한 모던 용기, 알루미늄
F!NK는 테이블웨어 소재로 양극 산화 처리한 알루미늄을 다시 부활시켰다. 이 소재는 1950년대 산업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알루미늄을 ‘금속의 할리퀸 harlequin’이라고 부르는 포스터는 알루미늄을 누르고 접으면서 모양새를 잡아가는 새로운 기법을 개발하면서 특별한 성질을 잘 활용했다. 부식되지 않도록 양극 산화 처리한 알루미늄에 티타늄 코팅을 더해 F!NK 특유의 강렬하고 매트한 컬러를 연출하는 것은 물론 곡선, 커팅, 구겨짐 등을 더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것.
2001년 레이철 보왁과 협업해 선보인 안티파스토 세트 antipasto set는 현재 도데카 갤러리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1990년대에 타나미 금광에서 일한 레이철 보왁은 금광에서 사용하는 테일링스 팬 tailings pan(선광 부스러기를 걸러내는 쟁반)을 모티프 삼아 접시를 디자인하는데, 가장자리가 살짝 올라간 듯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브론웬 리디퍼드 Bronwen Riddiford가 디자인한 와인 칠러 wine chiller는 보냉 효과가 있는 플라스틱 팩과 함께 구성되었다. 플라스틱 팩은 와인 칠러뿐 아니라 다른 용기에 넣어 사용할 수도 있다. 션 부스 Sean Booth가 디자인한 촛대와 조명도 눈에 띈다. 가늘게 자른 알루미늄 시트를 구부리고 리벳으로 고정해 만든 제품은 무척 모던 하면서도 입체적인 디자인이다. 이제 알루미늄 식기의 시크한 디자인 시대가 열린 것.
(오른쪽) F!NK 디자인 제품은 청담동 편집숍 도데카(02-3445-0388)에서 수입ㆍ판매될 예정이다.
3 ‘서울 디자인 한마당’오감 만족 디자인, 한자리에 모이다
올해 서울 디자인 한마당은 일상생활 속에서 디자인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 혜택을 나눈다는 의미에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주제로 삼았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경제가 활성화되는 디자이노믹스 세상’ 테마 가운데 세 가지 이슈를 소개한다. 지난해 한ㆍ중ㆍ일 3국의 생활용품 비교 전시로 인기를 끈 한ㆍ중ㆍ일 생활전이 올해는 집 안에 있는 가족의 대화 공간이라는 화두로 관람객과 만났다. ‘중국 최고의 북 디자인’상을 7번이나 수상한 전설적 중국의 북 디자이너 뤼징런 Lu Jingren(呂敬人), 일본의 세라믹 디자이너 모리 마사히로 Mori Masahiro, 조지 나카시마 George Nakashima의 테이블과 의자, 알레산드로 멘디니 Alessandro Mendini의 청자 작품 등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뿐 아니라 해외 디자이너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에는 마켓 기능과 함께 산업 디자인 전시를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 유수의 해외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하는 서울 디자인 마켓에서는 디자이너들이 자체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 판매해 시민들이 현장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곳은 역시 서울 디자인 마켓이었다.
1 9월17일부터 10월 7일까지 21일간의 대장정을 마친 ‘서울 디자인 한마당’.
2 애덤& 하버스의 아이디어 명함 꽂이 ‘바벨’.
3 한ㆍ중ㆍ일 생활전.
경제가 활성화되는 디자이노믹스 세상, 서울디자인 마켓
젊은 디자이너의 재미있는 물건이 많은 디자인 마켓은 20~30대 여성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의 수혜작은 ‘아이디어 마트’에 입점한 러프디자인의 잎사귀 타이 leaf tie. 케이블 타이에 잎사귀 디자인을 접목한 것으로, 전기 제품의 선을 정리하면 잎이 돋아난다. 이 제품은 일본의 디자인 제품 전문 유통 기업 마르크스 Marcs사를 통해 일본 내 독점 판매를 추진하고 있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아쉬운 점은 상당수의 제품이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문구류에 편중된 것. 아이디어는 있지만 제품화가 어려운 젊은 디자이너를 위한 실질적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4 이탈리아 조명 브랜드 아르떼미데의 조명 기구.
6 독일 신진 디자인 그룹 DMY가 선보인 모듈형 책상.
지금 보고 듣고 느껴라, 해외 디자인 산업전
B&B 이탈리아, 웰즈, 인노바드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는 국내 디자인 기업이 다수 참여했다. 소파ㆍ테이블 등 거실용 가구, 디자인 조명 기구 등을 전시해 친근하게 다가왔다. 페르난도&움베르토 캄파냐 Fernando & Humberto Campana, 앙투안&마누엘 Antoine & Manuel등이 디자인한 에코 아이템 또한 큰 관심을 모았다. 노르웨이는 다양한 기능성 의자 체험전을 펼쳐 피곤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디자인이 우리의 일상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며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독일 디자인 그룹 DMY, 사용자를 배려한 최고의 디자인을 선보이다
DMY 베를린은 2003년 설립한 디자인 그룹으로 발상 전환 디자인을 선보인다. 그중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브제로서 조형미까지 갖춘 디자인 상품이 눈길을 끌었다. 의자일까, 옷걸이일까? 유투 yootoo는 등받이가 사각 철제 봉으로 이뤄져 의자와 행어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로트 로브 llot llov의 루실은 그물에서 영감을 받은 행잉 화분 거치대로 실용적인 실리콘 소재를 사용해 베란다나 야외 모두에서 사용하기 좋다. 마치 꽃을 품은 듯한 고치 같은 짜임 구조가 특징. 애덤&하보스 Adam & Harborth의 바벨 babel은 점점 쌓여가는 종이 때문에 속수무책인 책상 위를 말끔히 정돈해주는 아이템. 명함, 티켓, 초대장, 영수증 등을 깔끔하게 디자인한홈에 끼워 넣어 수납한다. 종이를 끼워 넣기만 하면 돼 정리 정돈이 수월할 뿐 아니라 조형적으로도 아름다운 오브제가 된다.
5, 7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빈파레와 그가 디자인한 소파 에드라의 플랍.
자료제공 현대카드 모마 온라인 스토어
- design is power 잘 팔리는 제품에는 스토리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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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세상에 디자인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지루할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기발한 제품을 많이 만나게 된다. 호주의 디자인 파워를 한눈에 보여준 <F!nk: Fostering Design> 전시, 아이디얼한 상품이 무궁무진한 뉴욕 현대미술관(MoMA 디자인), 시민과 함께한 서울 디자인 한마당 등 가을 감성 지수를 높여준 다양한 디자인 소식을 전한다. 미처 가보지 못한 이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0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