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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작업실]리빙스타일리스트 안선미 씨의 작업실과 카페 '앤스나무' 공간에 아날로그 정서를 담다
아날로그 감성의 리빙 스타일리스트 안선미 씨의 부암동 261-6번지 카페와 269-8번지 작업실. 그녀는 그곳에서 오랫동안 생각하고, 천천히 말하며, 깊이 있게 자신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1 카페에도 내추럴한 컬러의 리넨을 감각적으로 디스플레이해 놓았다.

오래전부터 자그마한 와플 가게 하나 차리는 게 소망이었고, 야무진 손끝으로 테이블보나 아이 옷을 만들며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즐길 줄 아는 안선미 씨.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고 했던가. 2008년, 안선미 씨는 2층 단독주택을 개조해 숍인숍 개념의 카페를 부암동에 차렸다. 오랫동안 구상해온 대로 1층은 차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2층은 직접 만든 패션과 인테리어 소품을 선보이는 장으로 꾸몄다. 그리고 몇 달 전,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앤스나무’ 작업실을 새로 마련했다. 앞으로 해나갈 자신의 작업이 언제나 ‘부암동’ 같기만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2005년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동복 사업을 하던 안선미 씨는 사업 스타일이 남달랐다. 전문 모델이 온라인 쇼핑몰에 등장하는 일이 흔치 않았던 시절(유아복 쇼핑몰에서는 더더욱!), 안선미 씨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모델을 섭외하고 전문 스튜디오에 사진을 의뢰했다. 옷 하나를 팔더라도 ‘감각 있게’ 팔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패션 촬영을 위한 공간을 꾸미다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달았다. 직접 인테리어 소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 자신이 만든 제품을 공간에 멋스럽게 연출해보고 싶었다.


2 안선미 씨가 리넨과 데님으로 만든 에코백들.
3 외국에서 유학 중인 딸아이를 생각하며 만든 패브릭 오브제.



4 안선미 씨가 디자인한 패션용품들. 내추럴한 빈티지 스타일의 공간을 닮았다.
5 리빙 스타일리스트 안선미 씨.


“2007년부터는 리빙 스타일리스트로 홈 드레싱 작업을 많이 했죠. 그런데 공간이 완성되면, 몇 달 뒤 사람들이 꼭 제 작업실을 다시 찾아오더라고요. 자신의 집에 어울리는 앞치마나 홈드레스 같은 것 좀 만들어 팔면 안 되느냐면서요.” 다시는 패션 일을 못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리빙 스타일리스트로 전향한 후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었다. 아동복 사업을 할 때부터 정기적으로 시장조사를 하기 위해 일본에 나가곤 했는데, 그때마다 내추럴 빈티지 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하라주쿠 ‘파머스 테이블’이나 지유가오카 ‘사계절’ 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디스플레이 감각을 엿보고 싶어서 일 년에 세 번씩 그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안선미 씨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내추럴 빈티지다. “사람들이 컨트리 스타일과 빈티지 스타일을 많이 헷갈려하는 것 같아요. 빈티지 스타일로 공간을 꾸밀 때는 뭔가 공간이 다 채워지지 않은 듯한 여백의 미를 살려야 하죠. 선반 위에 소품을 올려놓을 때도 일목요연하게, 각이 잡힌 듯한 디스플레이가 특징이죠. 일본 빈티지 스타일은 우리나라에 20평 규모의 작은 집에 잘 어울려요. 제가 추구하는 디자인은 바로 빈티지 스타일입니다.” 카페, 숍, 작업실에는 각종 물건이 이른바 일본 빈티지 스타일로 정리돼 있다.
안선미 씨의 작업실에 가면 수십 종의 리넨을 만날 수 있다. 가공 과정에서 생긴 먼지를 깔끔하게 제거하고 세탁 시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물빨래해 말린 원단으로 디자인을 하는데, 그런 천 조각들이 카페 여기저기에 보기 좋게 걸려 있다. 앤스나무에서는 최근 가구를 제작하기도 한다. 나뭇결이 자연스러운 삼나무나 패브릭의 패치 느낌이 나는 나왕나무를 주로 사용한다. 리빙 스타일리스트이기 이전에 주부인 안선미 씨는 제품을 만들 때 디자인은 물론, 실용성을 충분히 고려한다. 오히려 너무 디자인이 강한 제품은 질리기 쉽단다. 안선미 씨는 현재 SBS <뉴스와 생활 경제>를 통해 집 안을 꾸미는 데 유용한 인테리어 관련 다양한 정보를 전하고 있다. “가끔 제 주위 사람들이 그래요. 돈 많이 벌어서 강남으로 넘어오라고. 저는 그런 이야기 들으면 그냥 웃어요. 돈 많이 벌어도 부암동에 계속 있고 싶거든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안선미 씨를 찾더라도 그녀는 아날로그적 정서 그대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작업해나갈 것 같다. 물론 부암동이라는 동네에 적을 두고 말이다. 문의 www.annsnamu.co.kr

6 안선미 씨는 일 년에 몇 번씩 시장조사차 일본에 간다. 일본의 유명 숍 ‘사계절’ ‘파머스 테이블’에서 배운 수납 방법을 자신의 카페와 작업실에도 적용했다.


황여정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