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 느낌의 서랍장과 북유럽의 디자인 체어를 믹스 매치해 아티스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CF감독 박성민 씨의 거실. 기존의 틀에 박힌 구조 대신, 1인용 체어를 자유롭게 배치해 집 안 전체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예산은 얼마나 들었을까?
철거비 1백50만 원
조명과 배선 1백만 원
도배 2백만 원
디자인비 3백만 원
가구 제작 1천만 원
패브릭 7백50만 원
총 2천5백만 원
(왼쪽) 침실은 밝고 화사해야 한다는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난공간.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이 ‘어머니의 자궁’을 연상케 하는데,어두운 벽면에 프린트가 강한 마리메코 패브릭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CF감독 박성민 씨의 약162㎡(49평)형 아파트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집
누군가가 그랬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집으로 가는 길이라고. 트렌디한 광고 제작으로 잘 알려진 CF 감독 박성민 씨. 그 누구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며, 때론 밤도 낮 삼아 일하는 그에게 집은 어머니의 자궁과도 같다. 전체적으로 톤 다운된 그의 집은 세상의 온갖 번잡한 소리를 뒤로한 채, 오롯이 안식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서울에서 가장 번잡한 강남, 그중에서도 트렌드세터들이 모여 있는 압구정에 위치한 그의 아파트는 한 번의 홈 드레싱으로 심신이 오롯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언뜻 보면 마치 부티크 호텔을 보는 듯하다. “이전에 인테리어한 지 3년 정도 지났을 즈음일 겁니다. 딱히 살기 불편한 것은 아닌데, 새로 집을 꾸며보고 싶었습니다. 그저 공간에 변화를 한번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 작업을 맡은 이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주거 공간은 물론 최근에는 전시 공간의 디자인까지 맡은 리비나웍스의 최진성 실장. “이 집은 홈 드레싱 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케이스였습니다. 일명 ‘마이너스 몰딩(몰딩이 안으로 들어가 있는 형태)’이라 불리는 몰딩 형태가 집을 더욱 넓어 보이게 했죠.” 화이트 벽면에 같은 색의 천장은 몰딩이 없는 덕분에 물 흐르듯 자연스레 하나로 이어져 갤러리 같은 인테리어를 연출하기에 제격이었다. 체어 커버링만 다시 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가구를 최대한 활용해 부티크 호텔의 로비를 보는 듯 아티스틱한 거실로 꾸몄다. 싱글 남자가 혼자 사는 집은 거실의 의미가 통상의 그것과는 다르게 마련. 이 집은 거실을 집 전체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으로 꾸몄다. 거실에 꼭 TV가 있고, 커다란 소파가 있을 필요는 없는 법. 1인용 체어와 스툴 네다섯 개로 앉을 공간을 확보하고, 그림과 사진 등으로 갤러리 같은 공간을 연출했다. 그림과 사진을 걸 때도 벽에 걸기보다 자연스럽게 바닥과 테이블 위에 기대어놓았다. 사진은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박성진의 작품이고, 그림은 아트페어에서 발견한 작가 오우암의 작품이다.
1 나지막한 스툴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제법 키가 높았던 서랍장 다리를 톱으로 잘라 활용했다.
2 거실에 놓인 디자인 체어와 조화를 이루는 과감한 패턴의 쿠션들. 원단은 마리메코 제품으로 실용성도 좋지만, 장식 면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마리메코 원단은 이현디자인(www.ihyundesign.co.kr), 리비나(www.Livinaa.com)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실버 벨벳과 메시 커튼으로 싱크대를 멋스럽게 가린 주방. 천장에 마이너스 몰딩이 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한다. 평소 지인과 집에서도 자주 어울리고, 주방에서도 작업을 자유롭게 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2m짜리 테이블을 놓았다. 테이블 과 긴 형태의 펜던트는 리비나웍스 최진성 실장이 직접 디자인했다.
거실 정중앙 천장에 달려 있던 조명등도 과감하게 떼어내고 간접 조명으로 조도를 주고, 큼지막한 플로어 스탠드로 아티스틱한 인테리어를 마무리했다. 기존의 아트 월에서 TV를 떼어낸 후, ‘환경’을 염두에 두고 친환경 소재의 황토 패널을 부착해 집 안 전체에 건강한 기운이 돌도록 했다. 침실 역시 아티스틱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침실은 밝고 화사해야 한다는 기존의 인테리어 법칙을 따르지 않았다. 아늑함을 더하기 위해 침실 벽면에는 오히려 어두운 컬러의 벽지를 바르고, 피카소의 그림 한 점을 연상케 하는 ‘우넬미아’ 마리메코 원단으로 침장을 꾸몄다. 대신 커다란 펜던트와 침대 좌우 사이드에 스탠드 조명을 넉넉하게 두었다. 이 집은 주방이 예술이다. 싱크대 쪽에는 철망 커튼, 일명 메시 커튼을 달아 미관상 분위기를 해치는 부분을 보기 좋게 가렸고 그 앞으로 테이블을 새로 짜 넣어 어느 유명 레스토랑의 프라이빗한 공간을 연상케 한다. 최진성 실장은 “싱크대를 가리기 위해 중문을 다는 게 일반적이지만, 비용 면에서도 그렇고 틀에 박힌 인테리어 디자인 같아 지양했습니다. 먼저 안감으로 반짝이는 실버 벨벳을 치고, 그 위로 분위기를 살려주는 스틸 망사 메시 커튼을 달았습니다. 사실 메시 커튼은 상업 공간에 주로 사용해 집 안 인테리어에는 과감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워낙 이 집의 주방이 독특한 분위기라 선뜻 사용해보았습니다”라고 설명한다. 2주에 걸친 홈 드레싱 작업으로 집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옷을 입었다. 레노베이션 못지 않은 효과였다. 사실 이 집은 기존 집의 통념에서 많이 벗어난 집이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나니 앞집, 옆집과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 연출됐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이 아닌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공간을 연출하고 싶으면, 먼저 고정관념을 깰 것. 이것이 이 집에서 배울 수 있는 홈 드레싱 기술이다.
편안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좌식형으로 꾸민 거실. 여러 가지 패턴의 쿠션을 놓을 때는 우선 하나의 색깔을 정하고, 그것과 같은 컬러로 벽지를 통일하자. 이 집은 쿠션의 블랙 컬러를 주조색으로 잡고 전체적인 공간의 통일성을 위해 스와로브스키 장식을 더한 솔리드 벽지로 벽면을 장식했다.
리비나웍스 최진성 실장에게 들어보는 홈 드레싱 기술
홈 드레싱 비용, 어느 정도 예상하면 될까요? 30평 내외라면 평당 25만 원 정도, 40평 이상이라면 평당 50만 원 정도 잡으세요. 디자인 비용만 문의하는 경우도 있는데 시공을 제외한 디자인비는 업체마다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평당 10만 원 내외로 계산하고, 리비나웍스에서는 전체 예산의 15%를 디자인비로 계산하니 참고하세요. 경우에 따라서 비용을 낮추려고 디자인과 시공을 각각 다른 업체에 맡기기도 하는데, 저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디자인과 시공을 한곳에 맡겨야 일관성 있는 디자인이 나옵니다.
수입 벽지와 국산 벽지, 어떤 것을 사용하는 게 좋을까요? 몇 년 전만 해도, 수입 벽지를 즐겨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국산 벽지 중에도 눈에 띄는 것들이 많습니다. 제가 주로 이용하는 것은 did 벽지인데, 이번에 사용한 스와로브스키가 박힌 솔리드 벽지도 그곳 제품입니다. 수입산은 1롤에 1.6평 정도 바를 수 있는 반면, 국산은 1롤에 5평까지 바를 수 있습니다. 가격 역시 수입산은 저렴한 것이 1롤 기준으로 6만~7만 원 정도지만, 국산은 5만 원 정도입니다. 같은 1롤이지만, 바를 수 있는 면적을 비교해보면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닙니다. 참,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천연 벽지도 고려해보세요. 질석이나 황토가 섞여 있거나 소나무 가루를 혼합해 만든 벽지가 천연 벽지인데요, 대부분 국산입니다. 마루를 시공하지 않고 벽지만 새로 발랐는데도 눈이 맵고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면, 그건 벽지 자체에서 나는 냄새 때문입니다. 천연 벽지를 바르면 그런 점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집에는 블랙이나 화이트 컬러의 가죽 소파가 있게 마련인데요, 소파를 바꾸지 않고도 천편일률적인 거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벽지를 소파와 같은 컬러로 골라보세요. 블랙이나 화이트 컬러의 소파라면 블랙과 화이트 스트라이프 벽지도 좋습니다. 소파 옆에 원색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1인용 체어를 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문의 02-511-1134
(위)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진성
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
철거 1백만 원
가구 제작 3천만 원
조명과 배선 2백만 원
도배(아이방, 트레이닝 방) 40만 원
실사 프린트 70만~80만 원
일러스트와 벽화 50만 원
디자인비 4백만 원
공사 잡비 1백만 원
총 약 4천만 원
제이슨의 약 273㎡(83평)형 빌라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재단한 집
장충동 신라 호텔 맞은편, 담 높은 주택가 사이에 어깨를 나란히 한 빌라. 이제 막 발걸음을 떼려는 어린아이를 둔 젊은 부부가 이사를 왔다. 부부는 이제 막 세상에 눈 뜨기 시작한 아이에게 집은 호기심을 채워줄 수 있는 좋은 교육 현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4년밖에 안 된 신축 고급 빌라이지만, 기존의 어두컴컴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개조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곧 돌을 맞을 아이에게 이 집을 선물하기로 마음먹고 아이의 편의성을 최대한 배려한 색감 풍부한 집을 꾸미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개조를 결심하니 걱정이 앞섰다. 무엇보다 공사하는 동안 어린아이를 데리고 어딘가로 이주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홈 드레싱. 부부는 무엇보다 홈 드레싱이 최대한 덜 고치는 공사라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평소 겉보기에 멋들어진 집보다 오랫동안 사용해도 질리지 않는 편안한 집을 디자인하기로 잘 알려진 마시멜로 홈 이경희 실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기존 인테리어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이 월넛 컬러의 몰딩과 문짝이었어요.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은데, 몰딩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돌았죠. 그렇다고 구조물을 다 뜯어내자니 대공사가 될 것 같고, 도장 처리를 하자니 페인트 냄새가 걱정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경희 실장은 홈 드레싱을 진행하면서 집 안 분위기를 어두침침하고 칙칙하게 했던 주원인인 몰딩엔 손도 대지 않았다. 이경희 실장은 “처음 이 집에 왔을 때 저 역시도 그 부분이 눈에 거슬린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문짝, 몰딩, 바닥, 벽 등 베이스가 되는 것은 집주인의 바람대로 모두 그대로 두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사실 지은 지 4년도 채 안 된 고급 빌라라 그런지 자재들이 하나같이 비싼 것들이고 상태도 좋아서 뜯어내기가 아까웠지요.”라고 말한다. 대리석 바닥, 도장 처리한 벽면, 월넛 컬러의 몰딩과 문짝 등 고급 자재는 그대로 두는 대신 신혼살림으로 마련해 애지중지하던 기존의 앤티크 가구들은 과감하게 이번 작업에서 배제했다. 앤티크 스타일의 집에서 모던한 집으로 변신을 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대신 거실에는 월넛 몰딩을 상쇄해줄 화이트 컬러의 4m짜리 소파를 새로 짜 넣었다. 소파 끝 부분을 하나같이 둥글려 아이가 걸어다닐때 위험하지 않도록 작은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위) 본래 이 집에 있던 몰딩의 색상에 맞춰 거실 전면에 책장을 짜 넣어 통일감을 주었다.책을 꽂고 꺼내기 편리하도록 책장 하단에 약간의 턱을 만들어 아이를 배려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1 집 안의 베이스가 되는 벽면, 몰딩을 바꾸려 든다면 적지 않은 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집은 벽지 대신 실사 출력, 일러스트, 벽화 등으로 벽면을 장식했다.
2 벽면과 색상을 맞춘 화이트 가죽 소파. 자칫 심심하고 밋밋해 보일까 봐 컬러풀한 쿠션들로 포인트를 줘 실용성고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소파로 변신시켰다.
하얀 캔버스 위에 자유롭게 알록달록한 색깔로 붓칠을 하듯 소파 쿠션들은 하나같이 컬러풀한 색감으로 채웠다. 전업주부라면 하루의 반 이상을 주방에서 보낼 터. 특히 어린아이를 둔 경우라면 하루 세끼 식사는 물론 중간 중간에 간식까지 챙겨야 하므로 더욱 그렇다. 따라서 주부의 작업실과도 같은 주방은 일상적이지 않고 좀 더 특별했으면 하는 바람에 ‘카페 같은 주방’을 콘셉트로 잡았다. 새로 제작한 널찍한 6인용 테이블, 멋스럽고 은은한 조도의 펜던트들, 그리고 월넛 프레임의 밋밋한 벽면을 완전히 변신시켜준 유럽의 어느 노천카페 풍경을 담은 실사 출력. 기존의 평범하던 주방이 마치 여느 레스토랑과 다름없는 색다른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 집은 거실, 주방, 침실 등 기존에 가지고 있던 화이트 컬러 벽면에 새로 벽지를 바르는 대신, 실사 출력, 벽화, 일러스트로 벽면을 채워 비용을 줄였다. 3주간에 걸쳐 완성한 홈 드레싱으로 아이는 물론 부부도 자신의 몸에 꼭 맞게 재단한 집을 갖게 됐다. 이 공간에서 아이는 마음껏 뛰어다니며 자유를 만끽하고, 부모의 배려심을 느끼며 자랄 것이다. 자유와 배려, 정작 부모가 아이에게 선물하려고 한 것도 바로 이것이 아닐까.
1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주는 자유로운 공간. 벽면 한쪽에 그림도 그리고, 글자도 쓸 수 있도록 컬러 글라스로 칠판을 만들었다. 이것 역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이의 소파와 같은 컬러로 맞춰 통일감을 줬다.
2 아이 방 앞에 마련한 별도의 공간을 가족실로 콘셉트를 잡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손맛이 느껴지는 일러스트에서 따뜻함이 묻어난다.
마시멜로 홈 이경희 실장에게 들어보는 홈 드레싱 기술
셀프 홈 드레싱도 가능한가요? 안목이 있다면 셀프 홈 드레싱,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잡지를 보는 것은 기본이고, 최근 사람들이 주로 가는 트렌디한 카페를 많이 돌아 다녀보세요.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시장 조사는 많이 할 수록 좋습니다. 제품은 반드시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세요. 컴퓨터 모니터로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1차적으로 선별한 후, 숍에 가서 확인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요즘 홈 드레싱에서 가장 각광받는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집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스타일은 천차만별이지만, 아이가 있는 살림집이라면 모던을 기본으로 클래식을 포인트로 사용한 스타일이 좋습니다. 화이트나 베이지, 블랙 컬러의 소파는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집에 있는 아이템인데, 기존에 있던 가구를 그대로 살리고 새롭게 꾸밀 수 있는 스타일이 바로 세미클래식이기 때문입니다.
먼지도 많이 타고 세탁도 번거로워 커튼은 하고 싶지 않은데, 커튼을 하지 않더라도 창가를 예쁘게 장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커튼을 하지 않더라도 일단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바람과 햇볕은 막아줘야 합니다. 롤스크린 몇 개를 나눠 달고, 양쪽 끝에 50m 정도만 패브릭으로 포인트를 주면 어떨까요. 롤스크린을 내려놓을 때도 모두 동일한 길이보다는 언밸런스하게 높낮이를 조절해보세요. 높낮이에 따라 들어오는 서로 다른 빛의 그림자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낼 겁니다. 문의 02-588-9217
(위)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경희
홈 드레싱,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이런 집, 홈 드레싱에 제격이다 모든 집이 적은 비용을 들여 큰 효과를 보는 홈 드레싱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 집이 기본 베이스가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구와 주방 싱크대를 제외한 집의 베이스가 되는 벽, 바닥, 천장, 문짝 컬러가 두세 가지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신축 아파트는 물론, 지은 지 10년 전후 된 아파트라면 대부분 기본 베이스가 갖춰져 있는 셈. 이런 집일수록 홈 드레싱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이제 포인트 벽지보다는 포인트 벽이 인기다 홈 드레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벽면 처리다. 몇 년 전만 해도 커다란 꽃이 프린트된 벽지가 인기였지만, 이제 그런 포인트 벽지는 진부한 아이템으로 전락했다. 최근에는 패턴 없이 한 가지 컬러로 벽면에 색깔만 넣을 수 있는 솔리드 벽지가 대세다. 경우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페인트칠도 시도하고 있다. 다만 페인트를 칠할 때는 기존에 뜯어낸 벽지가 흉 없이 깔끔하게 처리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선영 실장은 페인트칠을 하면 벽지는 전문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만, 페인트는 조색뿐만 아니라 칠도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만약 세 가지 색의 페인트를 준비한다면, 주조색을 먼저 한 가지 정한 후 다른 두 색의 페인트에 주조색을 몇 방울 떨어뜨리며 채도를 맞추도록 한다. 페인트로 칠한 집은 벽지보다 훨씬 풍부한 색감과 깊이감이 있다.
블라인드가 대세다 예전만 해도 커튼 하는 집과 블라인드 하는 집의 비율이 반반이었지만, 이제는 블라인드가 강세다. 아이가 있는 집일수록 먼지와 세탁 문제로 블라인드를 선택한다. 또 채광을 한껏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블라인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드 블라인드가 인기였지만, 이제는 다른 아이템으로 대체하는 추세다. 우드 블라인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올리고 내리는 데 힘이 많이 들며, 색상이 다양하지 않은 것이 단점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알루미늄 블라인드는 우드 블라인드보다 저렴하며, 가볍고, 컬러가 다양하다.
소파 혹은 체어는 최대한 벽면과 컬러를 맞춰라 가구와 벽면의 컬러를 통일할수록 홈 드레싱에 성공한다. 3~4인용 가죽 소파는 물론 패브릭 소파도 벽면의 컬러와 통일할수록 좋다. 집에 있는 소파의 컬러가 벽면과 통일되어 있지 않다면, 1인용 체어 하나만 새로 마련해도 효과가 있다. 체어가 불필요하게 느껴지거나 비용이 부담된다면, 사이드테이블 컬러라도 맞춰라.
그림이든 액자든 사이즈가 중요하다 그림이든 사진이든 거실에 무언가를 걸려고 할 때는 작은 집일수록 큰 사이즈, 큰 집일수록 작은 사이즈의 프레임을 걸도록 하자. 그렇게 하면 작은 집은 더욱 넓어 보이고, 큰 집은 갤러리 같은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 고가의 오리지널 그림이나 현대 작가의 사진이 비용상 부담이 된다면 아트 패널을 추천한다. 북유럽 패브릭 마리메코 원단은 여느 그림 못지않게 드라마틱한 패턴으로, 아트 패널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적극 추천한다. 가로세로 1.5m 사이즈의 패널에 마리메코 원단으로 처리했을 때 35만 원~4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나온다.
홈 드레싱에서 가장 좋은 소품은 조명이다 어차피 10년 이상 된 가구들이어서 때마침 바꾸려고 했다면 모를까, 홈 드레싱을 하면서 집의 베이스와 기존의 가구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서 새로 가구를 들이기란 쉽지 않다. 그런 경우 기존 가구에 새로운 소품을 적절하게 믹스 매치하면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소품 중에서도 조명은 최근 가장 트렌디한 아이템. 조도가 필요한 공간은 매입식으로 간접 조명을,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라면 스타일이 돋보이는 것을 고르자. 최근에는 거실에도 커다란 조명등을 없애고 간접 조명을 설치하는 추세. 거기다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큰 사이즈의 플로어 스탠드를 두면 부티크 호텔 같은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 침실에도 기존에는 번거로운 배선 작업까지 감수하며 벽에 다는 브래킷 조명이 유행이었지만, 최근에는 침대 헤드 양쪽에 간접 조명을 다는 것으로 대체하는 경향이다.
- 경비는 반으로 줄이고, 효과는 배가되는 홈 드레싱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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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생의 추임새와 같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변화를 꿈꿀 때 우리는 집을 고칩니다. 집을 고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그중에서도 구조 변경 없이 베이스는 그대로 둔 채 패브릭과 벽지, 가구와 소품 등으로 변화를 주는 홈 드레싱은 요즘 같은 때 해볼 만한 방법입니다. 레노베이션과 달리 홈 드레싱은 구조 변경을 하지 않는 덕에 먼지가 날리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아직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그대로 활용하는 터라 경제적이기도 합니다. 경비는 반으로 줄이고, 효과는 배가 되는 홈 드레싱의 기술, 다음 두 집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10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