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을 높이는 여름 식탁의 선택
푸른색 크리스털 위스키 텀블러, 검은색 커팅 크리스털 화병과 보라색 커팅 크리스털 화병은 모두 크리스탈레리아 제품으로 각각 38만 원, 70만 원, 63만 원. 대형 접시, 간유리 느낌의 연녹색 화병과 흰색 화병은 피숀 제품으로 각각 31만 원, 26만 원, 18만 원. 나선형 파란 줄무늬 텀블러와 오른쪽 끝의 넓은 흰색 띠를 두른 텀블러는 피숀 제품으로 각각 3만5천원, 2만9천원. 중앙의 연녹색 고블릿과 화병 앞의 와인 잔은 피숀 제품으로 각각 13만9천원, 14만8천원. 얼음이 흘러내리는 모양의 캔들 홀더는 디자인 파일럿 제품으로 6만원. 테이블 곳곳에 놓인 녹아내리는 듯한 형상의 찻잔과 유리컵, 호리병, 채색 빗살무늬 컵, 작은 종지는 모두 이찬우 작가 작품으로 정소영의 식기장에서 판매. 장소는 다이닝카페 61.
(왼쪽) 신의 물방울, 크리스털 샹들리에
고대인은 수정을 ‘신이 물을 영원히 보존하기 위해 만든 얼음’이라 여겼다. 1676년 영국의 한 유리 제조공이 처음 만든 크리스털(유리 성분에 산화연과 탄산칼륨을 배합해 만든다)은 일종의 인공 수정으로 유리에 비해 투명도와 굴절률이 뛰어나다. 어둠을 밝히는 불빛마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여름밤, 금세라도 얼음 물방울을 흩날릴 것 같은 크리스털 샹들리에로 열기를 식혀보는 것은 어떨까. 장소는 오기.
(오른쪽) 눈으로 즐기는 아이스 캔디
냉동실에서 막 꺼낸 얼음 과자에 서린 살얼음을 연상시키는 불투명한 질감의 컬러 유리 화기가 습하고 무더운 여름 공기에 청량감을 불어넣는다. 목이 긴 화병은 이탈리아 제품으로 갤러리 스클로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각각 56만 원. 레모네이드를 떠올리게 하는 노란색 화병과 여름 바다를 연상시키는 산호색 화병은 코스타 보다 제품으로 갤러리 스클로에서 판매하며 가격은 각각 16만 원, 20만 원. 장소는 오기.
(왼쪽) 소반 위에 내려앉은 얼음 꽃잎
햇살 좋은 창가에서 투명하게 반짝이는 유리 작품이 마치 꽃잎을 띄워 얼린 꽃 얼음을 닮았다. 투명 유리 속에 색유리가 중첩되어 보이는 것은 화병에 색이 다른 두 개의 구멍이 있기 때문이다. 가운데 놓인 위가 둥글게 솟은 오브제는 화병 두 개를 붙여서 만들었다. 모두 유리 작가 홍성환 씨 작품으로, 특수 파이프를 이용한 블로잉 기법으로 제작했다. 장소는 다이닝카페 61.
(오른쪽) 여름의 유리, 유리의 겨울
유리가 맑고 투명한 얼음을 닮은 덕에 여름이면 사람들은 유리 소재를 많이 찾는다. 그러나 유리는 그 안에 따뜻하고 온화한 겨울의 감성을 품고 있다. 유리 작가 허혜욱 씨는 이러한 유리의 의외성이 유리 작업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말한다. 투명하지만 매끄러운 느낌보다 부드럽고, 차갑기보다 온화해 보이는 유리 오브제는 허혜욱 씨 작품으로 재료를 틀에 부어 성형하는 캐스팅 방식으로 제작했다.
1 빈티지 유리장 속 새 모양 오브제는 이딸라 제품으로, 파란색과 흰색 새는 35년간 유리로 새 오브제를 디자인해온 오이바 토이카의 컬렉션이다. 초록색 몸통에 빨간 얼굴의 새는 이탈리아 주얼리 디자이너가 디자인했다.
2 캔디 컬러 유리컵은 나손 모레티 제품으로 디옴니에서 판매.
3 왼쪽의 초록색 화병, 에머랄드 색과 보라색이 조합된 오브제는 이탈리아 명품 유리 브랜드 베니니 제품, 분홍색 크리스털 촛대와 붉은색 오브제는 모두 10 꼬르소 꼬모 서울에서 판매.
4 테이블 스탠드 조명등은 포르타 로마나 제품으로 힐로 라이팅에서 판매.
유리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몇 가지
유리의 역사, 무라노 글라스 vs. 스칸디나비안 글라스 유리공예의 대명사 격인 무라노 글라스의 역사는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1년 베네치아는 유리 제조 기술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유리 장인들을 무라노 섬에 이주시켰다. 당시 베네치아는 유리 제조 비법을 누설하면 중벌로 다스렸는데, 무라노 글라스의 비밀을 발설하는 사람은 사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무라노 글라스의 명성은 18세기 베네치아의 몰락과 함께 침체 국면을 맞았으나 19세기 들어 다시 재정비되었다. 이탈리아 브랜드 베니니 Venini(www.venini.com)는 수백 년 전통의 유리 제조 기술에 현대적 디자인을 결합해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유리 디자인은 스웨덴의 코스타 보다 Kosta boda(www.kostaboda.se)와 핀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인 브랜드 이딸라 Ittala(www.iittala.fi)로 대변할 수 있다. 스칸디나비아가 유리공예의 메카로 떠오른 것은 1950년대를 전후해 일찍이 현대 작가들의 디자인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건축가 알바 알토가 이딸라를 위해 피오르 베이스를 디자인한 것도, 코스타 보다가 유리공예 교육을 전문으로 받은 디자이너를 대거 고용하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유리 작품, 갤러리에서 만난다 메자닌 갤러리 지난 6월 청담동에 오픈한 메자닌 갤러리는 데일 치훌리 Dale Chihuley 작품을 상설 전시한다. 미국 태생의 치훌리는 오랫동안 공예 수준에 머물러 있던 유리 작업을 대형 조형물과 설치 작업을 통해 예술의 단계로 끌어올린 입지적 인물. 그의 작품은 세계 2백여 곳의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국제적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문의 02-3448-5577, www. Mezzgallery.co.kr 갤러리 스클로 2003년 개관한 갤러리 스클로는 유리 조형 작품 전문 갤러리로 초대 전시와 기획 전시 위주로 운영한다. 기획 전시가 없는 경우 갤러리에서 소장하고 있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상설 전시하므로 언제든지 유리 조형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리처드 휘트니, 니콜 체스니, 닐 윌킨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문의 02-2236-1582, www.gallerysklo.co.kr
유리 제품, 이곳에서 쇼핑한다 갤러리 스클로 내 아트 숍 스클로원(02-2236-1583)에서는 스웨덴의 대표적 유리 브랜드 코스타 보다 제품뿐 아니라 국내외 유리 작가의 다양한 소품을 판매한다. 이딸라(031-902-3285)는 유리 제품 디자인으로 출발해 이제는 핀란드의 대표적 생활 용품 디자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모던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진수를 유리 제품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건축가 알바 알토의 그 유명한 피오르 베이스는 그가 1936년 이딸라를 위해 디자인한 것이다. 10 꼬르소 꼬모 서울(02-3018-1010)에서는 이탈리아 유리 브랜드 베니니 제품을 비롯해 모던 디자인의 유리 작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반면 무라노 글라스를 연상시키는 클래식한 디자인을 원한다면 한국가구 라이프스타일(02-547-7761)을 찾아보자. 지하층 드리아데 매장에서 유려한 곡선의 정교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클래식 감성의 유리 작품을 판매한다. 예술성이 더해진 실용적인 유리그릇이나 화병을 원한다면 피숀(02-727-1464)이나 정소영의 식기장(02- 541-6480)에서 보다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1, 2 코스타 보다 제품으로 모두 갤러리 스클로 내 아트 숍 스클로원에서 판매한다.
3 유리 작가 홍성환 씨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