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련은 꽃 모양에 따라 별형, 컵형, 접시형, 혼합형, 고깔형으로 나눕니다. 사진은 천리포수목원의 많은 목련 중 가장 먼저 봄을 전하는 별목련(leonard messel).
2 봄꽃 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축포 같은 꽃을 피우는 삼지닥나무는 솜사탕 같은 3월의 향기를 품고 있다.
3 물가에 피어 있어야 제 모습을 갖춘 듯한 대표적 구근식물 수선화.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고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립니다.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잎을 보려고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립니다.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엄마를 만나려고
내가 먼저 들에 나가 봄이 됩니다.
정호승의 시 ‘꽃을 보려고’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장미희, ‘연극열전’의 기획자 조재현, 명품 조연 이한위, 프로농구 동부 감독 전창진,
이들은 한때 스타였다가 이제 다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유명인도, 뒤늦게 스타의 반열에 올라 소위 인생의 ‘봄날’을 맞은 사람도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는 인생의 부침에 상관없이 자기 일을 한결같이 해오다가 어느덧 자연스럽게 스타로 인정받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대중의 변덕스러운 기호에 의해 잊혀지더라도 개의치 않고 언제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갈 사람들이지요. 직장 생활의 대부분을 TV 방송의 제작 현장 근처에서 보낸지라 수없이 뜨고 지는 별들을 봐왔습니다. 신인 시절에는 현장의 모든 스태프들에게 정중한 인사를 하던 이들이 어느 순간 고개가 빳빳해지며 눈도 마주치지 않는 씁쓸하고 허탈한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에는 한결같이 자기 일에 열정을 가지며 자기 관리에 열심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연예계와 마찬가지로 보통 사람들의 삶 역시 성공의 길은 바늘구멍처럼 좁고 어렵습니다. 주위의 도움과 운도 따라야겠지만 그러한 기회 역시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늘 준비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준비된 사람들의 성공을 옆에서 보아왔습니다. 정원사 입장에서 보면 이들은 평소 자신의 정원을 잘 가꾸는 이들이지요. 비록 그 성공의 단맛을 보는 시간은 짧지만, 인생의 봄날이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듯 정원의 봄날 역시 준비된 정원사에게만 주어집니다.
4 앙증맞은 초록 장미 모양의 비름(sedum).
5 보랏빛 줄무늬 꽃잎이 달린 크로커스 ‘킹 스트라이프’.
자연의 봄날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저절로 오지만 정원사의 열정과 의지 그리고 감각의 표현물인 정원은 지난가을 정원사의 수고와 준비에 따라 그 풍경이 사뭇 달라집니다. 농원에서 키워낸 초화와 나무 대신 지난해 씨를 뿌려두어 얼었던 땅을 뚫고 올라오는 초화, 뿌리로부터 수액이 올라 젖어 드는 나뭇가지를 보며 봄날의 희열을 맛보기 위해서는 정원사의 부지런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고른 성장과 수형 樹形의 정리를 위한 가지치기, 지력을 보강하는 흙 채우기와 비료 주기, 이른 봄의 정원 구성을 위한 구근 심기를 생략했다면 봄 정원이 가져다주는 풍성함은 다음 해로 기약해야 할 것입니다.
1 전체 길이가 10cm 안팎으로 키가 작은 중국산 튤립. 비교적 건조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2 후박나무 언덕의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크로커스 ‘잔다르크’.
정원에서 3월은 봄의 시작이면서 탐색의 달쯤 될 것입니다. 정원의 생명들이 자신의 생장 엔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전의 예열 기간이라고 할까요. 정원의 나무와 초화가 맹렬한 기세로 영역을 확장하고 깊은 그늘을 드리우기 전, 이른 봄의 정원은 작은 구근식물들이 그들의 존재를 알리고 번식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3월은 대자연이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위해 준비한 틈새의 달이고 배려의 달이지만, 이 모든 것들은 준비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시간입니다. 지금 천리포수목원에는 스노드롭, 스노플레이크, 크로커스, 수선화, 튤립 등 땅에 거의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키 작은 꼬마 꽃들이 후박나무 언덕을 비롯한 큰 연못 주변과 원로 園路 곳곳에서 짧지만 달콤한 3월의 봄날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3 특유의 향으로 숲의 병충해를 예방하는 마취목과의 피어리스. 앞태보다 뒤태가 더 예쁜 여러 모로 특이한 꽃이다.
4 보라색 꽃이 포도 송이처럼 달린 무스카리.
5 멀리 남녘 산동마을부터 노란 꽃 소식을 전하는 산수유.
꿈꾸는 정원사 이동협 씨는 대학에서 조경을 전공했으나 현재 SBS아트텍에서 방송 관련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경기도 파주에서 조그만 정원을 12년째 가꾸면서 각지의 정원 탐방과 공부에 열심인, 꿈꾸는 정원사이지요. 그의 블로그(blog.chosun.com/ydh208)에서 또 다른 정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3월의 가드닝 코치, 정지와 전정
3월이면 정원의 나무들은 본격적인 생장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는 시기입니다. 4월 5일 식목일은 나무가 뿌리로부터 수액을 올리기 전에 묘목을 새로 심거나 옮겨 심기에 기온이나 땅의 상태가 가장 적정한 시기라고 지정한 날입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쪽 지방에는 2월 중순이면 고로쇠나무에 수액이 오르고, 나무 심기 작업 역시 3월로 앞당겨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나무의 아름다운 수형과 올바른 생장을 유도하기 위한 정지와 전정 작업을 진행합니다. 인간의 올바른 삶을 위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그 가이드 역할을 스승과 부모가 하는 것처럼, 나무와 식물에게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그 가이드 역할은 정원사가 합니다. 정원사는 정지와 전정으로 나무와 식물의 아름다운 생장을 위한 가이드를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나무를 다듬고 가지를 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이치와 별다를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정지와 전정은 책 한 권으로 설명이 모자랄 정도로 다양한 경우가 있지만 우선 실내?외와 식물 크기에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상식적인 기술을 소개합니다. 지금부터 정원사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정지와 전정법을 천리포수목원의 최창호 식물팀장에게 배워봅니다.
정지와 전정 일반적으로 나무를 다듬는 방법에는 정지와 전정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합니다. 정지 整枝(training)는 큰 가지를 알맞게 배치시켜 아름다운 나무 모양을 만드는 작업을 의미하며, 전정 剪定(pruning)은 작은 가지를 솎아주거나 잘라주어 매년 꽃과 열매가 안정적으로 생산될 수 있도록 가지를 다듬어주는 작업입니다.
정지와 전정의 목적 수목의 아름다움을 위한 전정 수목의 특성에 맞게 정지와 전정을 하여 좀 더 아름다운 나무 모양을 만드는 것입니다.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형상화하는 토피어리(동물 모양, 곤충 모양) 전정이 대표적입니다. 실용적인 부분을 위한 전정 울타리를 위해 식재한 식물처럼 가지와 잎의 밀생(높은 밀도)을 요하는 경우, 바람이나 눈의 피해로 가지가 부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지를 잘라주는 경우를 말합니다. 또한 좁은 공간에 심은 나무가 너무 크게 자랐을 때 그 공간에 맞게 가지를 자르는 것입니다. 생리적인 부분을 위한 전정 관상을 목적으로 하는 과실나무나 꽃나무의 꽃과 열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경우, 식물을 옮길 때 절단된 뿌리의 양만큼 가지를 잘라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생육 상태가 불량한 오래된 나무의 수세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도 가지를 잘라줍니다.
6 꽃이 질 때 돋아나는 어린잎이 노루 귀를 닮았다 하여 노루귀라는 이름이 붙었다. 흰색, 분홍색, 보라색이 있다.
수형을 다듬는 것은 정원사의 미적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생장이 비교적느리고 수형이 자연스러운 것은 손을 덜 대는 것이 좋다.
1 수형을 자연스럽게 살린 단풍나무.
2 가지를 정리하면서 키운 홍가시나무.
전정 시기 전정은 그 목적에 따라 시기를 선택해야 합니다. 크게는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생육이 왕성한 시기에 하는 생육기 전정과 식물이 활동을 하지 않는 휴면기 전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열대 및 온대 지방의 경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모두 하기도 합니다.
봄 전정 보통 새로운 잎과 가지가 나오는 3~5월에 시행합니다. 특히 낙엽수의 경우 생장이 왕성하게 시작되므로 순 자르기나 눈 따기와 같은 약한 전정을 합니다. 여름 전정 6~8월에 시행하는 전정입니다. 이때는 잎과 가지가 왕성하게 자라는 시기이므로 혼잡하게 자란 가지를 잘라주어 가지와 가지 사이의 채광과 통풍이 좋게 합니다. 특히 꽃을 관상하는 나무는 꽃눈이 분화하는 시기가 대부분 7~8월이기 때문에 6월 중에 전정을 마무리하도록 합니다. 왜냐하면 꽃눈이 분화하는 시기에 전정을 하면 이듬해에 꽃을 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 전정 식물에 따라 전정하는 시기에 차이가 있지만 소나무 같은 침엽수는 한겨울을 피해 10~11월, 늦겨울(2월 말)이나 이른 봄에 해야 피해가 없습니다. 상록수는 생장이 멈추는 초가을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낙엽수는 잎이 떨어진 뒤인 11~3월과 생육이 왕성하고 줄기가 굳어지는 7~8월에 합니다. 꽃을 관상하는 나무는 꽃이 진 후 바로 하는데 꽃눈이 분화하는 습성에 따라 전정 시기가 약간씩 달라집니다. 겨울 전정 대부분의 나무가 휴면기인 12~3월은 전정을 가장 많이 시행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특히 낙엽수는 잎이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가지의 유도나 나무 형태를 바로잡아 주기에 좋습니다.
나무 종류나 지역적 특성에 따른 주의 사항 봄에 새싹이 일찍 나오는 식물은 전정을 빨리 마무리하며, 상록활엽수는 추위에 약하므로 노출 부위가 큰 굵은 가지 전정은 겨울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같은 식물이라도 심은 위치에 따라 전정 시기를 달리합니다. 왜냐하면 햇빛이 충분한 자리에 심은 나무는 새싹도 빨리 나오기 때문입니다.
전정 도구 전정에 필요한 도구는 전정가위, 높은 가지를 자르는 고지가위, 고지톱, 수형을 다듬는 양손가위, 손톱, 큰 가지를 자르는 체인톱, 자른 부위를 다듬는 칼과 사다리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정원을 가꿀 때는 전정가위, 손톱, 양손가위, 사다리 정도만 구비해도 됩니다.
전정 순서와 방법 전정을 하기 위해서는 나무의 생육 습성을 잘 알아야 합니다. 보통 전체 나무의 모양을 충분히 관찰하고 자르고자 하는 큰 가지부터 자르기 시작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전정을 합니다.
전정할 가지 골라내기 위로 돌출되어 올라온 가지(사진 1), 안으로 향한 가지(사진 2), 아래로 향한 가지, 말라 죽은 가지와 병충해 입은 가지, 같은 위치에서 같은 방향으로 평행한 가지(사진 3) 등은 나무 모양, 통풍과 채광에 영향을 주므로 반드시 전정을 해주어야 나무가 건강하고 아름다워집니다.
굵은 가지 전정하기 굵은 가지의 전정은 다음에 생장할 수 있는 눈을 남기지 않고 가지를 잘라버리거나 길이를 줄입니다. 일반적으로 나무를 옮길 때 활착을 돕거나 나무 크기를 줄일 때 쓰는 방법입니다. 큰 가지는 위에서 밑으로 한 번에 자르면 쪼개져서 상처가 생길 수 있으므로 먼저 자르고자 하는 가지의 1/3 정도 아랫부분을 자른 뒤 위쪽을 자릅니다. 이때 가지를 자른 부위의 상처가 빨리 아물게 하려면 식물의 중심이 되는 가지와 자르고자 하는 가지가 교접되는 부분을 자르고 외부로부터의 병해충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상처 보호제를 발라주어야 합니다(사진 1, 2, 3, 4). 잔가지 전정하기 가지의 안쪽 눈 위를 자르면 그 눈에서 나오는 새 가지 또한 안쪽으로 자라 통풍과 채광을 나쁘게 합니다. 바깥쪽 눈 위를 자르는 것이 나무를 건실하게 키우는 방법입니다(사진 5, 6).
포인트 전정하기 포인트 전정은 일반적인 전정과는 방법이 조금 다릅니다. 주로 1년생 가지만을 관상하는 식물(1년생 가지와 2년생 가지는 색이 다름)에 시행하는 방법입니다. 가지는 아랫부분부터 잘라주고, 싹이 나오기 전까지 두 마디 정도 남기고 가지를 자릅니다. 흰말채, 노랑말채, 나무수국, 삼색버드나무, 황금회화나무 등이 1년생 가지를 관상하는 종류로 낮게 자라는 나무입니다.
수관 다듬기 주로 울타리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심은 나무를 동일한 크기로 잘라 모양을 만드는 것을 수관 다듬기라 합니다. 봄 싹이 자라다가 잠깐 생장이 멈추는 5~6월, 여름 생장이 모두 끝난 9월경이 적절한 시기입니다. 꽃이 진 후 바로 잔가지를 자르면 다음 해에 꽃을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정 시 주의 사항 어린 나무와 생육 상태가 왕성한 나무는 새로운 가지가 잘 자라기 때문에 많은 양의 가지를 바싹 잘라도 되지만, 오래된 나무는 새 가지를 낼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정하는 양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강하게 전정을 하면 대부분 세력이 강한 가지가 나오게 되므로, 가지가 부드러우며 늘어지는 식물은 강한 전정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낙엽수의 경우 전정 시기만 맞으면 잎이 없이 전정을 해도 새 가지가 잘 나오지만 침엽수의 경우는 새 가지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잎을 남기고 약하게 전정해야 합니다.
- 꿈꾸는 정원사 이동협의 정원일기 정원의 봄은 준비된 정원사에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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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종기 핀 구근식물들이 봄의 시작을 알려옵니다. 꿈꾸는 정원사 이동협 씨가 준비된 정원사에게만 찾아오는 이른 봄 정원의 사랑스러운 풍경을 전합니다. 이와 함께 천리포수목원 최창호 씨에게 수형을 아름답게 하고 올바른 생장을 유도하는 정지와 전정에 대해 배워봅니다.
의 최양락, 가요 ‘총 맞은 것처럼’의 백지영…. 최근에 매스컴을 자주 오르내리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09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