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컬러풀한 공간만큼이나 개성 있는 치즈 팩토리 식구들. 왼쪽부터 영화 <복면달호>의 김현수 감독, 방송 작가 허정희 씨, 치즈 팩토리 대표이자 방송 프로듀서인 허 건 씨(맨 뒤), CF 감독인 장성우 씨, 허화영 씨, 영화 <내사랑 싸가지>의 신동엽 감독.
스누피 하우스를 떠올리게 하는 빨간색 벽돌 파티션, <텔레토비>의 다섯 주인공이 각각 하나의 문으로 변신한 듯 알록달록한 방문, 다양한 벽화와 드로잉…. 다 큰 어른들만 오가는 걸 보면 분명 유치원은 아니다. 이름도 이상한 ‘치즈 팩토리’는 방송, 영화, 광고 등을 제작하는 프로덕션이다. 방송 프로듀서이자 치즈 팩토리 대표인 허건 씨. 좋은 사람들과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생각과 마음을 나누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프리랜서 방송 프로듀서 몇 명이 모여 만든 회사란다. 촬영 현장과 편집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방송 프로듀서가 사무실에 투자하는 것은 낭비이자 사치일 수도 있다. 그러나 허건 씨의 생각은 다르다. 사무실은 결정적인 기획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생각과 행동이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어야 한다. “디자이너에게 유아 방 사진을 보여주었습니다. 밝고 경쾌하게! 그리고 즐거운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공간을 원했죠.” <패밀리가 떴다> <연애시대> 등 웃음을 선사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과 유치원 같은 사무실, 어색하지 않은 조합이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는 프로젝트에 따라 두세 명이 오피스텔을 빌려 몇 달 사용하다 일이 끝나면 해체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활동하던 친구들이 모여 ‘우리’ 공간을 갖게 된 것이니 모두들 사무실에 대한 애정이 크지요.” 15명으로 시작한 치즈 팩토리는 8개월이 지난 현재, 방송 프로듀서뿐 아니라 영화감독과 CF 감독 등 아이디어와 감각을 생명으로 하는 이들이 하나 둘 모여 정식 직원이 27명이나 된다. “회사의 마크가 바로 컬러 바 color bar예요. 우리는 컬러 바처럼 톡톡 튀는 자신만의 색을 갖고 있지만 다른 이들과 조화롭게 공존하며 일하지요.” 각박한 이 세상이 착하고 일 못하는 사람보다 성품이 나빠도 일 잘하는 사람을 더 원한다지만 우리는 착한 것이 우선이라는 허건 씨. 그의 말 속에서 색채의 조화보다 아름다운 것은 바로 사람의 조화라는 의미가 읽힌다.
2 치즈 팩토리 회의실 전경.
3 알록달록한 색의 조합 못지않게 공간을 경쾌하게 만드는 재미난 그림이 곳곳을 장식하고 있다.
4 치츠 팩토리에는 20평 남짓한 휴게 공간이 있다. 숲 속 풍경을 그린 벽화와 인조 자작나무로 꾸민 이곳은 이름 하여 ‘치즈 카페’다.
tip
페인트 컬러이렇게 선택하라
벽면 마감재로 페인트 사용이 늘고 있다. 그런데 페인트는 벽지와 달리 시공 후 실제 색을 가늠하는 것이 쉽지 않다. 페인트는 칠하는 공간의 채광과 조명에 따라 다른 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공간 안에서 페인트 색과 그 느낌을 정확하게 알려면 페인트를 칠할 공간의 벽에 먼저 가로세로 50cm 정도로 페인트를 칠해본다. 일주일 정도 두고 보면서 아침저녁 빛에 따라 변화하는 색을 관찰한다. 이렇게 하면 그 공간에서 표현되는 정확한 색을 알 수 있고, 매일 보기에 부담스러운 색인지 오랫동안 보아도 질리지 않을 색인지도 가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