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다 못해 걸어서 출근할 수 있는 지척의 사무실을 꿈꾼 사람이라면 심재명 씨가 최고로 부러운 인물이다. 그가 사는 집의 아래층에는 굳이 사무실은 아니어도 누구나 와서 회의나 미팅을 할 수 있도록 사무실 공간처럼 꾸며져 있다.
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값비싼 수입 가구를 들여 기품 있게 꾸민 집, 그림이 많은 갤러리 같은 집, 손바닥만 한 정원을 무척 정갈하게 가꾼 집, 삼대가 복작복작 모여 사는 집…. 기자는 작은 집을 좋아한다. 작디작은 공간을 쪼개고 또 쪼개 사람과 물건이 더불어 살 궁리를 하게 되는 소담한 공간을 보면 마음이 따땃해진다. 집에 대한 다양한 취향은 인정하지만 모름지기 집이란 사람을 품어야 한다고 믿는 까닭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석 씨가 다세대주택을 레노베이션한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고작 17평밖에’라는 말에 더 귀가 솔깃한것도 이 때문이다. 알고 보니 그 집은 유명한 영화 제작자가, 그것도 삼대가 복작복작 함께 살 집이었다.
디자인을 맡은 튠 플래닝의 김석 소장과 소통이 원활했다고 말하는 심재명 씨. 튠 플래닝(02-412-0866)은 김석, 나진형 두 수석 디자이너가 이끌고 있는 공간 디자인 그룹으로 ‘변명/The piano was drinking, not me…’, 도서출판 길벗 서교동 사옥, the RANCH by fresh house, 삼천리자전거 논현동 사옥, GABIA 구로 사옥 등을 선보였다. 종로구 누하동 주택은 경계를 허문 디자인이 특징. 옥상에는 가족실을 마련했다.
지난해 12월 25일 이사, 1월 1일 집들이, 1월 3~ 5일 부산 출장, 1월 6일 제작 미팅, 1월 8일 가족 여행….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영화 제작자 심재명 씨는 여느 날 처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게다가 인터뷰 일정까지 잡아야 했기에 유선상으로도 깨알같이 채워진 스케줄표를 들여다보며 고심하는 빛이 역력했다. “딸아이 방학에 맞춰 해마다 여행을 가요. 다행히 오후 비행기라 그날이 제일 한가할 것 같은데요?” 가장 여유 있을 때가 가족 여행을 떠나는 날이라니!
늦어도 오후 4시에는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 스케줄에 조바심이났지만 이내 긴장이 풀어진다. 편안함과 편리함, 어떤 단어가 더 적합한지 쉬 풀리지 않던 이 ‘콤팩트’한 집에는 들어가는 순간 사람을 무장해제시키는 특별한 비법이 숨어 있는 듯했다. ‘집이 참 조용하다’는 인사말을 건네자 아버지는 새벽에 어김없이 산행을 떠나셨고, 남편 이은 대표(명필름 공동 대표, 영화감독)는 일본 출장에서 돌아오는 중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가족도 그녀만큼 변화무쌍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왼쪽) 명필름의 지난 15년 간 행보가 담겨 있는 영화 잡지와 시나리오, 그리고 요즘 영감을 주는 책 <픽사 이야기>.
집은 현관을 지나 내부 계단을 통해 1층과 2층, 3층 옥상으로 통하는 구조이다. 1층은 심재명 씨의 부친이, 2층은 부부와 중학교에 다니는 딸 승채가 함께 쓰는 공간. 17평씩 올라간 건물이기에 주방은 1층, 가족실은 2층으로 분리할 수밖에 없었다. 디자인과 기능에 심혈을 기울인 서재 공간은 반 층 아래 지하 공간에 마련했다. “원래 지하 1층, 지상 2층, 네 가구가 살던 다세대주택이라 각 세대로 들어가는 외부 계단이 있었어요. 여러 세대가 사용하던 계단을 내부 공간으로 끌어들여 한 가족이 소통할 수 있도록 했지요.”
디자인을 맡은 튠 플래닝의 김석 소장은 소형 주거 공간이라 안방, 거실, 주방, 가족실처럼 각각의 공간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기보다는 그 공간을 살아가면서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마디로 ‘여지’를 남기는 디자인을 했다고 설명을 덧붙인다. 때문에 종로구 누하동 주택은 건물 층과 실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2층의 경우 아이 방과 부부 침실의 경계 또한 무의미하다. 한 층 전체가 딸을 위한 공간 혹은 부부를 위한 공간으로 얼마든지 변화가 가능한 것. 결국 가족 간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그 소통이 한발 더 나아가 이웃과의 소통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왼쪽) 작은 집은 수납 공간을 많이 만들되 수납장에 문을 달아 내용물을 최대한 숨기는 것이 중요하다.
(오른쪽) 방음과 음향에 신경 쓴 지하 AV 룸.
소음 아닌 ‘소리’가 들리는 집 큰 집과 작은 집, 극과 극 체험이라도 하는 걸까? 심재명 씨 가족은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 담장 높고 마당 넓은 주택에 살았다. 딸아이가 ‘휑해서 싫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네 식구 살기에는 제법 넓은, 평창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이었다. 그에 비해 이곳 서촌 집은 작은 한옥들로 빼곡히 둘러싸인 굽이진 골목길의 다세대주택이다. “저희 부부는 24시간 영화 일에 매달릴 때가 많아요. 물리적으로 일과 가정을 엄격히 분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집을 고를 때는 늘 ‘회사 근처’가 일순위가 되죠. 혜화동에서 필운동으로 사옥을 옮기면서 집도 돈암동에서 평창동으로 이사왔어요. 사옥요? 2층 살림집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어요. 어휴, 별로 볼 건 없어요.”
효자동, 부암동, 평창동을 다니며 주거 공간을 알아보았다는 심재명씨. 연일 특별한 취향이 없다고 말했지만 나름의 기준이 명확하다. 주택과 강북. 이는 조금은 통속적일 수밖에 없는 학연과 지연, 추억으로 설명된다. 부부는 모두 강북에서 나고 자랐다. 남편은 초, 중, 고 시절 내내 근방의 학교를 다녔고, 강북 끝자락에서 자란 아내는 구도시의 익숙한 풍경을 좋아하니 그들에게 이곳은 마치 고향과 같다. 엄마 심재명 씨가 가장 좋아하는 거리는 ‘광화문’이고, 딸 아이는 엄마처럼 계동 골목길 어귀를 따라 가는 등굣길을 재밌어한다. “평창동은 거실에서도 무척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지요. 공기 좋고 조용하고. 이곳은 바로 옆 동네임에도 불구하고 집집이 무척 밀착되어 있어요. 하지만 강남에 살 때 느낀 이질감보다는 평창동에서 서촌으로 옮긴 지금이 훨씬 편해요.” 대문을 열자마자 바로 골목길과 마주칠 때면 적잖이 당황스럽지만, 동네에서 들리는 ‘소음’ 아닌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서촌에 있다는것이 실감 난단다. 평창동 집에서는 옆집 아이들이 할머니와 영어로 얘기했는데 이곳 서촌, 누하동 골목길에서는 할머니가 손자를 부르는 목소리가 구성지다. 저녁 시간이 되면 밥 짓는 냄새도 솔솔 풍기고 간간히 부부 싸움 소리도 들리는, 그야말로 사람 사는 ‘소리’다.
(왼쪽) 딸 승채 방은 계단으로 오르는 침대와 붙박이장 등 치밀하게 계산한 수납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거실은 세 가족이 모이는 공간이다.
(오른쪽) 아이는 일요일 아침이면 책장 사이의 비밀 통로를 열고 엄마, 아빠를 깨운다.
그의 집을 탐색하다 심재명 씨는 스스로 재테크에는 젬병이라 말한다. ‘사회 지도층’은 아니더라도 인사 정도는 될 법한데, 이사만 아홉 번째라니. 순전히 그녀의 말을 빌리면 내용은 이러하다. ‘신혼 시절 경기도에 작은 아파트를 분양받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를 즈음에 셋집으로 전전하다 운 좋게 강남에 집 한번 사고는 또 상황에 맞춰 셋집을 반복’. 그것이 투자였다면 지금쯤 강남의 널찍한 주상 복합 아파트나 고급 주택가에 살고 있겠지만, 가족은 지금 개발제한구역이라 함부로 부수지도, 짓지도 못하는 다세대주택에 살고 있다. 무엇보다 오르락내리락하는 부동산 경기에 신경을 쓸 새도 없었다. “그 시간에 영화를 했어요. 생각해보면 저희는 환경이 바뀌는 것을 특별히 두려워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사에 이골이 났을 그가 체득한 가장 큰 깨달음은 바로 ‘비움과 실용’이 아닐까. 심재명 씨는 모양내기보다는 오히려 넓은 집에 살면서 손때가 묻은 물건을 둘 수 있는 수납 시스템, 기능이 곧 디자인인 공간을 꼼꼼히 따졌단다. 당장 필요할 것 같아서, 혹은 싸서, 아니면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이고 지고 사는 잡동사니가 얼마나 많은가? 그 역시 옷과 책, 특히 DVD 등 잔살림이 많다. “넓지 않은 공간이기 때문에 살림을 덜어내기로 했어요. 없어도 되는 물건부터 과감히 버렸지요. 우리 가족은 이사할 때 밀린 대청소를 해요. 하하!” 튠 플래닝의 김석 소장은 작은 집일수록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활용법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공간마다 가구와 살림을 가득 채워 놓고 살지만 실제로 온 가족이 다 함께, 가장 열심히 활용하는 공간은 따로 정해져 있게 마련. 거실, 안방, 침실 같은 공간의 구분에 따르기보다 내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좋다. 거실을 꾸밀 때 남들과 똑같이 소파, 테이블, TV 같은 살림에 국한되어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가족이 모여 앉으면 무엇을 하게 되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좋다.
일이 늘면서 집에서도 업무를 보는 일이 잦아져 집에 미팅 룸을 둘까 생각했다는 부부. 때문에 지하 층은 작업실과 카페의 느낌을 십분 발휘해 빈티지한 공간으로 꾸몄다. 동영상을 많이 보는 곳인 만큼 조명과 방음, 음향에 신경 쓰고 대형 평면 TV를 달고 작업실의 느낌을 백분 살렸다. 영화도 보고 회의도 하고, 또 아이와도 독립된 일석 삼조의 공간. 이처럼 정해진 공간의 룰을 따르기보다 가족의 편리에 맞는 공간을 생각하다 보면 작은 집을 재미있게 구성하는 의외의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왼쪽) 지하 미팅룸. 매입 선반으로 벽면에 장식 효과를 주었다.
“일본은 다시 소형 주택 바람이 불고 있대요. 저 역시 일본 출장을 다니면서 자그마한 주택이 있으면 사진으로 찍어오곤 했어요. 디자이너와도 ‘가볍고 콤팩트한 집’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김석 씨는 내부의 주거 공간은 체계적인 수납 공간을 더해 콤팩트하게, 외부는 ‘누하동’이라는 장소성을 최대한 살리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그 때문에 외관 마감재로 주변의 낡은 한옥과 어울리는 나무와 금속을 사용했다. 외피의 루버는 한옥의 창살을 모티프로 디자인했다. 그는 이처럼 오래된 가옥 지역에서 레노베이션할 때는 옛것과 대비되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내는 ‘콘트라스트’이기보다는 함께 어우러지는 ‘그러데이션’을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거 공간은 우리가 입고 있는 옷과 비슷하지요. 너무 과하거나 부족해서 몸에 맞지 않으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디자이너가 범하기 쉬운 오류는 자신의 색깔과 아집을 일직선상에 둔다는 겁니다. 하물며 옷을 살 때도 취향에 맞게 선택하고 가격까지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구입하는데, 집을 고치는 일이 쉽겠어요? 브랜드의 콘셉트가 강한 기성복이 아닌 맞춤복처럼 집주인의 취향을 담아주어야 합니다.”
(왼쪽) 큰 집 살다 이사오니 너무 편안하다는 부부와 딸 승채. 이은 대표는 이 집의 미학을 편리함에 따른 편안함이라고 정의한다.
(오른쪽) 무의 미학, 침실. 공간마다 살림을 빼곡하게 채우고 산다는 것은 여간 숨막히는 일이 아니다. 조금만 비워도 헐렁하고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다.
부지런하기가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람 그렇게 완성된 이 집의 백미는 침실이다. 작고 아늑한 비밀의 공간은 보자마자 “우와”를 연발하게 한다. 그야말로 무소유를 실천하는 고요한 침잠의 공간. 천장고가 낮고 공간이 비좁아, 또 바닥에 난방이 되니까 매트리스만 깔면 어떻겠냐는 디자이너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부부는 이 작은 침실이 재미나다. 모두 답답하지 않냐 묻는데 마치 동화 속 다락방에서 생활하듯 낭만적이란다. 오직 쉼의 본능만이 존재하는 이 작디 작은 침실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하면 다시 ‘슈퍼우먼’으로 충전된다는 심재명 씨. 그는 이 시대 장녀의 대표 주자다.
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가 지구에서 우주로 가져가야 할 유일한 제도는 한국의 가족제도라고 했던가? 아버지를 모시고, 아침 식사부터 방학이면 아이 간식까지 직접 챙기는 맏딸이자 엄마. 영화제작사를 운영하면서 학부모 모임까지(요즘은 엄마들 사이의 정보력이 필수이니!) 한번도 빼먹은 적이 없다니 지칠 법도 하다. 매사에 신중하고 모든 것을 내 손으로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장녀 콤플렉스는 어린 시절부터 발휘된 것이다. 화가가 꿈이던 어린 심재명은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자 미술을 포기한다. 우연히 본 한 편의 영화에 꽂혀 영화광이 된 그는 서울극장 기획실에 지원하고 톡톡 튀는 카피로 이목을 끈다. 그 후 영화 마케팅 회사 ‘명기획’을 차린 그는 스스로를 두고 시대적인 운이 잘 따른 케이스라 말한다. “보통 저를 보고 대단한 카리스마가 있거나 배포가 크다고 오해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돌적으로 밀고 나가는 스타일도 아니고, 말을 잘하지도 못해요. 단, 영화 제작자는 엄마처럼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하지요. 작가, 배우, 감독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제 생각을 나누면서 소통합니다. 그러다보면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거지요.”
매일매일 새로운 일상 올해는 신년회와 집들이를 한번에 해결했다. “대학 선후배 모임이 있어요. 여자들이 선후배고, 남편들이 함께 참석하는 모임이죠. 음악에 조예가 깊은 분은 자료까지 만들어서 음악 특강을 열 때도 있죠. 봄이 되면 관광버스를 빌려 남도 답사를 떠나고, 저희 영화 시사회 때도 모두 참석하고요. 지난달에는 단독주택에 사는 선배 집에 모여서 무농약으로 키운 배추 2백 포기를 김장하고 여덟 집이 나눠가졌어요. 그분들이 첫 집들이 손님이었죠.”
(왼쪽) 대문을 열면 누하동 골목길의 정취를 만날 수 있다.
(오른쪽) 이번 가족 여행을 마치고 가장 먼저 할 일, “이웃에게 이사 떡을 돌려야겠다”고 말하는 심재명 씨. 그도 이제 누하동 어귀에 들어서면서부터 길목마다 마주치는 동네 사람과 인사를 나누기에 바빠 걷는 속도가 엄청 느려질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는 촬영 일에도 잠깐 사라졌나 싶었는데 삽시간에 샐러드와 김밥을 내왔다. 집안일이라는 것이 모두 원위치해야 하는 노동인데, 요리가 유일하게 창조적이라 좋아한다고. 요리 자체가 실험이고 그 과정에 즉흥성과 순발력, 문제 해결 능력이 모두 담겨 있단다. “밖에 나가 놀기도,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기도, 아버지처럼 등산도 해봐야 해요. 또한 여행은 세상을 보는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 눈부시게 아름다운 장소에 가보고 세상의 멋진 사람도 만나보는 것이 무엇보다 확실한 답이 될 수 있어요.”
오래된 집을 레노베이션하면서 수많은 인테리어 잡지를 탐독하고, 일본 여행 때마다 집을 유심히 살펴보았다는 심재명 씨. 이은 대표와 파주 출판단지의 2차 영상 단지 입주 계획차 일본, 스페인 등으로 건축 답사를 다니는 중이다. 부부에게는 여행도 이사도, 이렇게 새로운 곳에서 직면하는 상황을 헤쳐나가는 것도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아버지는 이사온 작은 집을 좋아하세요. 집이 참 요모조모 쓸모가 많다고 하시죠. 계단요?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겠냐’라고 말씀하세요.”
집은 한 가족의 삶, 그 소박한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는 공간이다. 적게 소유하고 적게 누리는 검박한 생활에 미덕이 있다고 믿는 심재명 씨. 그간 이루어 낸 낱낱의 성취보다 찬찬히 그려온 궤적이 한층 이목을 사로잡는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