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많은 카피켓을 남긴 슈퍼스타 조명등 비트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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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딜 가든 유독 눈에 띄는 조명등이 하나 있다.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테이블 중앙에 배치한 이 제품은 바로 톰 딕슨의 이름 값을하는 비트 조명등이다. ‘톰딕슨 st(style의 약자로 주로 카피 제품에 붙여 씀)’ ‘비트 라이트 st’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카피캣을 남기기도 한 이 제품은 스위치를 켜는 순간 오리지널의 위엄을 발휘한다.
1 비트 스트라우트 2백만 원대. 2 비트 와이드 90만 원대로 모두 두오모.
최근 다양한 잡지에 소개된 집이나 상업 공간을 보면 테이블 위에 블랙 컬러의 조명등 세 개가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이렇게 하지 않으면 트렌드에 뒤처지는 듯한 불안감마저 조성하는 이 제품은 톰 딕슨이 디자인한 비트Beat 조명등이다. 2006년에 출시한 비트 조명등은 톰 딕슨이 인도를 여행하면서 발견한 수공예 품에서 모티프를 얻은 것으로, 황동을 직접 두드려 만드는 인도의 전통 기법을 적용했다. 조명등 안쪽의 오톨도톨한 황동 면에서 수공예 감성을 느낄 수 있다면, 반대로 매끈하게 마감한 전등갓 겉면은 디자이너가 되기 이전 용접공으로 일하며 금속에 대한 감각을 익혀온 그의 과거 경험이 반영된 것. 조명등 시리즈는 총 네 가지 모델로 구성한다. 비행접시처럼 생긴 비트 와이드 Beat Wide, 기다란 원뿔 모양의 비트 톨Beat Tall, 중앙이 볼록한 비트 팻Beat Fat, 팻보다 둥그스름한 비트 스트라우트Beat Strout까지. 이들 조명등은 설치하는 방식에 따라 느낌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서로 다른 모델을 높낮이를 달리해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똑같은 높이로 나란히 걸어도 공간에 의외의 즐거움을 준다.
2 비트 와이드 3 비트 팻 4 비트 톨 각각 90만 원대로 모두 두오모.
현대적 공간에서는 비트 톨 버전을 서너 개 나란히 배치하면 모던한 느낌을 더욱 배가할 수 있다. 블랙 컬러 외에도 골드, 그레이, 화이트까지 다양한 컬러가 있으므로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배치하면 된다. 이처럼 어떤 공간과도 잘 어울린다는 장점 덕분에 카피 제품도 그만큼 많다는게 함정.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해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복제품은 복제품일 뿐. 얼핏 봤을 때 디자인은 얼핏 비슷해 보이겠지만 조명등의 진가는 스위치를 켰을 때 나타난다. 손으로 직접 두드려 만든 오리지널 황동 전등갓에서는 깊은 손맛을 느낄 수 있고, 그 안에서 빛은 굴절하며 아름답게 퍼진다.
디자이너 톰 딕슨
영국을 대표하는 산업 디자이너 톰 딕슨. 젊은 시절 밴드부 활동을 하며 오토바이를 즐겨 타던 그가 교통사고 이후 용접공으로 직업을 바꾸고, 소재를 다루는 타고난 감각을 바탕으로 디자이너의 길을 걷게 된 일화는 유명하다. 쇠 파이프에 지푸라기를 감아 만든 S체어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지만, 그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금속 소재의 조명등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해비탯의 디자인 디렉터를 거쳐 2002년 자신의 이름을 건 디자인 스튜디오를 오픈한 그는 1년 뒤 크롬 소재의 미러 볼Mirror Ball을 발표하며 세계적 디자이너로 성장했다. 이후 가구, 소품, 공간 디자인까지 분야를 망라한 폭넓은 작품 활동으로 해마다 대중을 깜짝 놀래줄 디자인을 선보인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비트 조명등의 진짜 매력
과연 서로 다른 모델을 레이어드해서 사용하는 것만이 유일한 매력일까? 화려한 불빛 너머에 숨어 있는 진정한 매력을 마주할 시간.
Very Good! 공정거래를 하는 착한 조명등
비트 조명등을 처음 접했을 때 컨템퍼러리한 디자인에 반해 국내에 소개했다. 황동 판을 두드려 만든 조명등은 빛의 파장이나 반사가 굉장히 아름답다. 하지만 조명등의 매력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실제 북인도 모라다바드 지역의 장인이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만들어 정상적인 공정거래가 이뤄지는 착한 조명등이라는 사실. 수작업을 통해 퀄리티를 높이기에 그에 맞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수입 브랜드 조명등에 비해서는 합리적인 편이다. 또 톰 딕슨의 조명등 중에서도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이므로 처음 디자인 조명등을 구입하는 사람의 부담을 덜어줄 것. 아쉬운 점이라면 내구성은 좀 떨어지는 편이다. 하지만 디자인 특성을 유지하기 위한 태생적 한계일 뿐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전혀 없다. _ 김명한(aA디자인뮤지엄 관장)
Good! 작품처럼 과감하게 연출해보자
aA디자인뮤지엄에서 하나 둘 소량을 소개했을 때 처음으로 접하고 클라이언트의 집에 적용해보았다. 그때만 해도 이 조명등이 생소해서 좋았지만,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굉장히 보급되어서 오히려 사용을 자제하는 편. 하지만 여전히 비트 조명등은 일반 가정은 물론 카페, 매장까지 두루 활용하기 좋은 조명등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조명등을 설치할 때 연출법을 달리해볼 것을 권한다. 서재에서는 테이블 조명등과 같은 높이로 길게 늘어뜨려 사용하고, 침실에서는 사이드 테이블 위에 하나는 높게, 하나는 아주 낮게 걸어서 대비되게 연출해보자. 이렇게 하면 조명의 디테일한 매력까지 모두 느낄 수 있다. 또 기존 전선 대신 컬러 케이블을 사용하거나, 천장에 훅을 달아 한 번 더 감아준 뒤 떨어뜨리면 설치 작품처럼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_ 이길연(디자인파트너 길-연 대표)
So So! 식탁등으로 쓰려면 보조 조명을 설치할 것
기계로 찍어내는 듯한 조명등 틈에서 휴머니티가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제품 중 하나다. 일일이 손으로 두드려 만든 정성에서 다른 제품에 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안겨준다. 이 점이 카피캣과도 확연히 구분되는 차이다. 집에서 실제 비트 조명등을 식탁 위에 설치하고 사용해 보니 식탁등으로 쓰기에는 조도가 부족한 편이었다. 부족한 조도를 보완하기 위해 펜턴트 바를 길게 내려보기도 했지만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럴 땐 이동 가능한 플로어 스탠드나 스폿 조명등 같은 부분 조명등을 함께 설치한다. 침실이나 서재의 무드 조명등으로 쓰면 잘 어울릴 것이다. _ 허혁(디자인투모로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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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6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