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도어즈 민송이 대표 기억의 조각을 맞추는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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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예 살림을 하면서 생기는 소소한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민송이 씨. 그가 다이닝 공간에 오랜 기간 하나씩 모은 공예품으로 테이블을 차렸다.
2 (왼쪽부터)아스티에 드 빌라트의 접시, 조원석 작가의 흑유들, 질감이 그대로 살아 있는 블루 레뇨의 도마, 우일요의 포도 접시와 허명욱 작가의 식기 도구, 바다디자인 아틀리에에서 구입한 컵 모두 그가 좋아하는 공예품이다.
추억과 시간을 수집하는 일
“살림은 제가 사는 방식, 즉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제겐 살림을 꾸려나가는 과정, 그 속에서 누리는 기쁨이 참 중요해요. 때론 기능적 결함이 있어도 그 이상의 미적 유희를 준다면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스러워요. 강원도 바닷가를 산책하다가 발견한 돌이 젓가락 받침이 되기도 하고, 덴마크 루이지애나 미술관에서 발견한 그릇에 커피를 내려 마시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제 살림살이는 추억의 수집이기도 합니다.” 이제 막 싱가포르 출장을 다녀와 채 여독이 풀리지 않은 듯 피로한 모습이지만, 익숙한 손놀림으로 상을 차리며 손님을 접대하는 리빙 스타일리스트 민송이 씨. 커피와 함께 내온 강화 화문석 바느질함에는 실과 바늘 대신 각설탕이 담겨 있다. 모던한 감각의 커피잔과 손맛 나는 화문석이 어우러지니 그 자체로 개성 있는 찻상이 연출된다. “화문석처럼 손맛 살아 있는 공예품에서 깊은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그 안에는 그것을 만든 이의 깊은 정성과 오랜 시간에 걸친 노고가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죠.”민송이 씨는 공예품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볼 줄 아는 안목을 기르는 것 그리고 ‘좋은 물건’ ‘이름난 브랜드’를 눈여겨보되 자신만의 취향을 확실하게 갖추는 것을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 민송이 씨는 가까운 지인을 초대해 가벼운 브런치나 티타임을 갖는 시간을 즐긴다. 그가 특히 좋아하는 우일요의 포도 접시와 블루 레뇨의 도마, 허명욱 작가의 식기 도구, 웅갤러리의 와인 잔 등으로 테이블 세팅을 했다. 전통 분위기의 식기에 서양 음식을 매치하는 것만으로 감각적인 상차림이 된다.
2 1년간 옻칠을 배우면서 직접 만든 그릇들. 완성도가 부족한 컵은 화기로 활용하기도 한다. 트레이와 식기 도구는 허명욱 작가의 작품.
3 화문석花紋席은 왕골이라 부르는 식물을 짜서 완성한 공예품으로 인천 강화도에서 직접 구입했는데, 다양한 용도로 쓴다. 본래 용도는 바느질함이지만, 민송이 씨는 빵 바구니와 설탕 용기로 활용해 손님이 올 때 차와 함께 내기도 한다. 이때 현대 감각의 그릇과 믹스 매치하면 더욱 멋스럽다.
나 자신을 대접하는 일
민송이 씨의 아틀리에는 창의적 영감을 발현하는 작업실이자, 차 한잔 나누며 담소를 나누는 평온한 휴식처다. 무엇보다 촬영이 없을 때 지인을 초대해 가벼운 티타임을 갖는것을 좋아한다. “티포트와 찻잔을 가장 아껴요. 차를 마시는 순간의 분위기, 그 평온한 온기와 여유가 짧지만 든든한 충전이 됩니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하다가 눈에 띄는 찻잔을 발견하면 항상 구입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그날그날의 기분에 맞는 찻잔과 차를 골라 즐기곤 합니다.” 싱가포르에서도 타이완 작가의 티포트를 구입해온 그는 현재까지 모은 찻잔과 티포트만 해도 수십 가지다.
더불어 아틀리에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백자다. 그는 손으로 주물러 만든 듯 질박하면서도 우아한 달빛을 내는 백자를 특히 좋아한다. “평소 백자가 지닌 깊고 고운 아름다움을 좋아하는데, 특히 우일요의 백자 식기에 매료되었습니다. 우일요 그릇에 어울리는 음식을 고민할 만큼 그 자체로 에너지가 상당하죠. 헤이Hay는 여러 가지 작은 리빙 제품을 합리적 가격대로 만날 수 있는 덴마크 브랜드로, 즐겨 찾는 곳 중 하나입니다. 더불어 영국의 편집매장 콘란숍Conran Shop이 있는 곳이라면 일부러 찾아가곤 하지요.”이 밖에 독특한 식기를 만날수 있는 뉴욕 Abc 카펫앤홈Carpet&Home을 비롯해 파리의 봉마르셰 백화점과 아스티에 드 빌라트, 뉴욕의 엔스로폴로지 그리고 덴스크와 이노메싸를 주로 이용한다.
“공예 살림을 보면서 잊고 있던 노동의 가치를 느낍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공예 작품을 더욱아끼고 기쁘게 사용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죠. 보여주는 살림이 아니라, 다소 투박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손의 온기와 삶의 스토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제가 지향하는 진정한 공예 살림입니다.”
4 바다디자인 아틀리에에서 구입한 컵은 금이 가서 사용하지 못하다가직접 향초로 만들었다. 도자의 질감에 따라 향초 불빛이 굴곡 있게 반사한다.
5 섬세한 색채의 새 그림이 그려진 접시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에서 구입한 것으로, 우일요의 도자 새와 믹스 매치에 벽 장식으로 활용했다. 동네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얹으니 그 자체로 근사한 소품이 된다.
6 13년간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면서 하나하나 모은 티포트와 찻잔, 차 도구들. 그는 오랫동안 조금씩 모으는 과정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그에게 공예 살림은 ‘그만의 스페셜한 살림 컬렉션’을 만드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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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5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