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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네티컷 윌턴 하우스 소박한 오두막집 모던 감성을 충전하다
호젓한 숲 속에 있는 고풍스러운 오두막집. 1930년대 당시 부호들이 사냥을 나올 때 사용하던 별장이 최근 한 미국인 가정의 보금자리로 변신했다. 유럽의 모던 디자인 가구와 소품이 조화를 이뤄 한층 감성 충만한 곳으로 거듭난, 평화로운 집으로의 초대.


자연석을 쌓아 올려 만든 벽난로가 돋보이는 거실은 화이트톤의 우아함과 자연스러운 감성이 어우러진 공간. 특히 흰색으로 마감한 천장 아치와 화이트 우드 샹들리에는 아메리칸 콜로니얼풍에 프렌치 컨트리 스타일을 접목한 시도라 할 수 있다. 그 결과, 오래된 프랑스 시골 마을에 있는 소박한 주택에 온 듯하다. 벽난로 양쪽에 기둥 형태의 책꽂이를 설치해 공간감을 강조한 것은 이 집만의 매력 포인트.


(왼쪽) 현관에서 거실 옆 다목적 룸으로 들어가는 입구. 푸른 밤하늘을 닮은 바이올렛 컬러 벽면에 화이트를 포인트로 매치해 차분한 듯 화사한 느낌이 든다. 입구 양쪽에 의자와 그림 한 쌍을 대칭으로 배치한 덕분에 다이닝룸 자체가 마치 벽에 걸린 작품처럼 보인다. 철제 스탠드 여러 개를 한데 모아놓은 듯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천장 조명등은 현관을 독보적인 공간으로 연출하는 요소로 무이Moooi 제품이다.
(오른쪽) 삼면이 창문으로 이뤄진 서재에서는 숲 속에서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하는 여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무채색 가구로 차분한 분위기가 감도는 가운데 보라색 카펫과 빨간색 의자가 어우러져 한층 생기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빼어난 자연경관과 여유로운 생활문화가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미국 동부 코네티컷Conneticut 주. 전통을 자랑하는 부호들의 휴양지로도 사랑받는 이곳에 지난해 봄, 오래된 별장을 삶터로 개조한 집이 등장했다. 코네티컷에서도 유서 깊은 윌턴Wilton 지역 숲 속에 자리 잡은 이 집은 70년이 넘은 ‘고령’답게 고풍스럽고 검박한 자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련된 요즘 주택에 비하면 영락없이 ‘오두막집’이라 해도 맞을 법한 이 집은 건축 당시 주거 문화의 대표적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콜로니얼colonial 스타일(식민지의 주민이 모국의 건축을 본떠 만든 양식으로, 미국에는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스페인계의 다양한 콜로니얼 스타일이 존재한다)’로 지었다. 그리고 이는 콜로니얼 스타일 중에서도 미국 전통에 기반한 가운데 영국 조지언 건축 양식을 접목한 건물로, 현재 미국 내 ‘내셔널리즘 건축 스타일’의 전형으로서 그 보존 가치가 높다. 따라서 이곳을 보금자리로 정한 집주인은 가능한 한 건물 자체의 특징은 그대로 살리되, 인테리어는 현재의 감성을 불어넣는 데 초점을 맞췄다.

2층 규모에 뾰족한 박공지붕의 윌턴 하우스는 3인 가족이 살기에 제법 큰 규모의 공간. 건물 전면 발코니에는 흰색 대들보가 유럽 저택의 열주처럼 줄지어 서 있고, 삼각형 처마가 있는 현관을 중심으로 양쪽 창문이 대칭을 이룬다.

이 집으로 이사하기 전, 유럽에서 13년간 안식년을 보내고 온 집주인 가족은 실내만큼은 그들이 살던 유럽 감성을 현재 시제로 고스란히 끌어들이고자 나름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 첫 번째 선택은 인테리어 개조를 유러피언 컨템퍼러리 디자인의 대표적 아이콘인 네덜란드 회사에 의뢰한 것. 또 가구와 소품은 모두 최신 인테리어 잡지를 펼치면 볼 수 있는 디자이너의 제품을 자연스럽게 매치한 것이다. 그 결과, 실내는 전반적으로 중성적인 톤으로 단장해 숲 속 오두막 고유의 느낌과 유럽의 고풍스러운 빈티지 감성이 담긴 공간으로 변모했다. 여기에 모던 유러피언 디자인 가구와 소품이 적재적소에 포진하면서 한층 생동감 있는 ‘현재 시제’의 집으로 거듭났다.

(왼쪽) 인더스트리얼 철제 가구와 나뭇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피트 하인 이크Piet Hein Eek의 타원형 식탁이 조화를 이뤄 은은한 자연미를 선사하는 주방.


거실 가운데에 있는 벽난로 맞은편 공간은 대형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 다목적 공간으로 연출했다. 바닥과 벽면을 모두 화이트 컬러로 마감하고 과감하게 벽면까지 없앤 개방형 구조는 뾰족한 천장을 통해 그 매력을 한층 극대화한다.


창밖으로 푸른 숲이 펼쳐지는 전망 좋은 침실. 침대를 창문과 창문 사이에 배치, 양쪽으로 전망을 마주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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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스러운 멋을 강조한 화이트 컬러와 빈티지 가구로 꾸민 침실. 낡은 나무 패널을 표현한 벽지로 마감한 벽면 덕분에 소박한 자연미까지 느껴진다.
2 헤드보드가 없는 침대를 놓은 자녀 방. 실용적인 데다 조형미까지 두루 갖춘 책장이 침대 헤드보드를 대신해 침실 분위기를 주도한다.


3 거친 나무 표면을 형상화한 세라믹 화병. 반짝이는 실버톤이지만 사실적인 디테일 묘사가 뛰어나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4 유리 돔 안에 관상용 미니 호박을 넣어두니 특별한 센터피스가 되었다.


5 이 집에 존재하는 다양한 디자인 가구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의자. 빈티지 의자에 그림을 그린 것으로, 디자이너 레슬리 오슈만Leslie Oschman이 만들었다.
6 콜로니얼 스타일 집의 백미는 앞마당을 바라보는 발코니. 기둥 사이로 보이는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놓은 흔들의자가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실의 경우 목화솜 같은 부드러운 화이트톤으로 연출했는데, 여기에 자작나무를 세밀화처럼 그려 넣은 벽지와 오렌지 컬러의 안락의자 그리고 나뭇조각을 이어 붙여 만든 테이블이 어우러져 자연미를 더했습니다. 그리고 특히 나무 테이블은 이미 미술 시장에서 작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디자인이다 보니 그 하나만으로 공간에 품격을 더하는 효과도 발휘하지요.” 인테리어 디자인을 담당한 ‘UXUS’ 회사 홍보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집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현재 가장 잘나가는 디자이너의 작품이 실제 공간에 어떻게 놓여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이곳에는 어떤 디자인이 어떻게 연출된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집에는 그 자체로 개성 강한 가구며 조명등, 소품이 놓여 있지만 신기하게도 어느 하나 독보적으로 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관 입구 천장에 열여덟 개의 전등갓이 무리 지어 있는 조명 기구는 분명 압도적인 형태지만, 우리 눈에는 푸른 하늘 반짝이는 은하수처럼 ‘점’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그도 그럴 것이 천장은 조명 기구와 같은 흰색으로 처리하되 벽면은 모두 푸른 밤하늘을 떠올리게 하는 블루톤으로 연출했기 때문. 한편 개방형으로 이뤄진 거실과 다이닝룸은 모두 제각각 다른 스타일의 가구와 조명등으로 꾸몄지만 마치 한 공간처럼 어우러진다. 거친 질감과 흙빛이 독특한 돌로 마감한 벽난로,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나무 대들보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거실은 모던하게 재해석한 화이트 우드 샹들리에를 공통분모 삼아 하나로 연결되는 동시에 모던한 공간을 연출한다. 이 외에도 조리 도구와 주방 가구가 있는 부엌은 그린톤이 감도는 잿빛 수납장과 아일랜드 식탁을 배치한 가운데 철제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가구를 매치했다. 그리고 이 모두는 천장의 고목 서까래가 전하는 낡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한데 어우러지면서 프렌치 빈티지 스타일까지 선사하니, 이 집에 살다 보면 매일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는 있어도 절대 지루할 일은 없을 듯하다.

“그런데도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바로 1층 서재예요. 삼면에 걸친 창문을 통해 햇빛이 풍부히 들어오고 숲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공간, 소박한 나무 책상과 주황색 의자가 놓여 평화로운 한때를 즐기는 데 최고의 보금자리거든요.” 자연을 벗 삼아 최신 감성을 누리고 싶은 집주인의 취향이 절정을 이룬 집. 비록 집주인은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당부했지만 그 세련된 감성과 감각만은 널리, 많은 사람이 공유하면 좋겠다는 것이 이 집을 와본 방문객으로서 바라는 작은 소망이다.


가로로 긴 거실은 개방형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으로 앞뒤가 트여 있는 책장을 파티션처럼 설치, 거실 영역을 구분했다.


(왼쪽) 건축 당시의 콜로니얼 스타일 외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윌턴 하우스. 일정 간격으로 기둥과 창문이 대칭을 이루는 외형이 바로 그 특징이다.
(오른쪽) 집 전면 현관에서 바라본 실내. 고풍스러운 현관과 달리 모던한 유러피언 감성이 깃든 거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디자인 및 시공 UXUS(www.uxusdesign.com) 번역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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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이정민 기자 | 사진 리처드 파워Richard Powers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2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