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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강영길 빛과 물결, 폭발하는 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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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태양광과 물결의 움직임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만들어낸 선명한 색채. 사진작가 강영길은 추상과 구상, 사진과 회화의 경계에 자리하는 작품을 통해 철학적 고민을 경쾌하게 표현한다.
카메라를 손에 들자 표정이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강영길 작가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자신의 내면적 고민을 보다 자유롭고 경쾌하게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한다. ‘Rhapsody in Color’, 90×60cm, Pigment Print on MASTERPIXTM by Corning, 2018
사진작가 강영길은 서울예술대학 사진학과와 프랑스 E.F.E.T(L’École de Communication Visuelle)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2000년 서남미술관에서 연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두산 아트스퀘어, 갤러리 아트사이드 베이징, 인사아트센터, 한가람미술관, 영은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예술의전당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되었으며, 현재 영은미술관 10기 장기 입주 작가로 활동 중이다.
‘Rhapsody in Color’, 90×60cm, Pigment Print on MASTERPIXTM by Corning, 2018
사람은 물이 있어야 살지만, 물에 빠지면 죽는다. 물은 늘 우리와 함께하는 익숙한 대상이지만 물속은 맨몸으로는 숨조차 쉬지 못하는 두려움의 공간이다. 사진작가 강영길은 물속 사람을 찍는다. “수영을 하는 지인의 물속 사진을 우연히 여러 장 찍었는데, 사진마다 그 빛과 형태의 변화가 어마어마했어요.” 물결과 빛의 변화에 따라 인물의 형태가 흐려져 추상이 되었다가 다시 구상이 되는 찰나가 수백 년 동안 구상에서 추상으로 발전해온 서양 미술사를 압축한 것 같기도, 동양의 윤회사상이 물화物化한 것 같기도 했다. “수영장 물속의 피사체는 숨을 참아야 하는 극한의 상황을 겪으면서, 짧은 시간 죽음에 대한 심리적 공포와 함께 그 후의 평온함을 경험한다. 혼란의 상황을 마주하면서 짧은 시간 동안 본연의 자아에 가까워지는 무의식의 세계를 자신도 모르게 발산하는 물속에 잠긴 피사체의 순간적인 표정과 몸짓을 포착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시간에 대한 직관적인 사유를 시각적 언어로 드러낸다.” (작가 노트 중) 강영길 작가는 강렬한 태양 빛이 내리쬐는 동남아시아의 수영장을 찾아다니며 촬영한 물속 피사체의 사진을 디지털 작업을 통해 여러 장 겹쳐 완성하는 ‘림보Limbo’ 연작을 10년 가까이 작업하는 중이다.
가볍게, 더욱 자유롭게
디지털화된 사진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진가도 많지만, 그에겐 필름이 필요 없고 즉흥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디지털카메라가 축복과 같았다. “필름 카메라로 어떤 대상을 촬영할 땐 셔터를 누르기 전에 과정과 결과물을 미리 고민하고 계획해야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거의 무한대로 찍을 수 있죠. 순간의 영감에 따르거나 아무런 개념 없이 즉물적으로 촬영한 결과를 의도에 따라 재편성할 수 있다는 것이 제겐 가장 흥미로운 요소입니다. 디지털이 사진 표현의 폭을 넓혔습니다. 그 결과가 기존 예술의 틀로 보면 일상적이고 가벼우며 소소한 것일 수 있지만 그 역시 동시대 미술의 중요한 키워드이고요.” 디지털에 의한 가볍고 즉흥적인 우연을 강조하지만, 정작 그의 사진을 설명하는 말들은 고독과 실존 등 무거운 철학적 개념에 맞닿아 있다. 학교에 적응하지못하고 방황하던 10대 시절부터 지금껏 깊숙이 고민해온 주제들. “고민 자체는 심각하더라도 표현을 무겁게 하고 싶진 않았어요. 항상 더욱 가볍고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10대 시절 반항을 멈출 수 있던 건 영화감독이라는 꿈 덕분이었다. 영화 연출을 공부하다 배운 사진이 평생의 업이 되었고, 프랑스 유학에서 돌아온 후엔 상업사진가로 6~7년 정도 광고와 패션 사진을 찍었다. 배우 임수정과 함께 TV 광고에 출연할 정도로 ‘잘나가는’ 상업 포토그래퍼이던 강영길 작가는 아트사이드 갤러리 이동재 대표의 권유로 개인 작업을 시작한 후 지금껏 순수 사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물속의 사람 외에도 이전부터 이어온 ‘대나무’와 ‘와인잔’ 연작 작업을 꾸준히 병행한다. 그때그때 흥미를 느끼는 대로 주제를 바꿔가는 것이 감각을 활용하기에 더 좋다는 그. 가장 최근 시작한 ‘랩소디 인 컬러Rhapsody in Color’ 연작은 <행복> 7월호 표지작이기도 하다. 작업 중에 발견한, 빛과 물 속 피사체가 만나 만들어내는 선명한 색채에 집중한 작품. “사진을 통해 추상을 하는 것. 그런 의도로 시작한 연작입니다. 눈에 띄는 오브제를 사 모았다가 물에 넣어 촬영하지요. 이번 표지 작품은 태국 잡화점에서 구입한 색색의 유리잔을 찍은 것입니다.” 그의 작업은 구상과 추상, 사진과 회화의 경계에 자리한다. 순간을 기록하는 사진이라는 매체 고유의 속성이 피사체의 형태를 흐릿하게 지운 강영길 작가의 작품에선 그리 도드라지지 않는다. 대나무 연작에선 나무의 조형적 아름다움보다는 그 주위를 둘러싼 압도적 어둠이 더욱 돋보인다. 어떤 작업은 나무의 선 하나만 남기고 화면의 95% 이상이 검은색일 정도. 림보, 랩소디 인 컬러 연작에서도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강조해 표현하는 건 물속 피사체가 아닌, 빛과 물결의 움직임과 그 색채다. “구체적 형상은 저에겐 큰 의미가 없어요. 실존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존재와 무無의 연관성, 삶의 아이러니 등 보이지 않는 것을 작품에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강영길 작가는 매체의 특성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사진을 활용한다. “어디 갈 때 카메라를 들고 가지 않는 편입니다. 제 작업에는 순간적 상황을 포착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거든요. 오히려 카메라를 들면 머릿속 생각이 갇혀버리는 느낌이에요. 프랑스에서 사진을 공부하던 20대 때부터 그래왔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죠. ‘사진가가 왜 카메라를 안 가지고 다녀?’라면서요.(웃음)”‘림보’ 연작을 촬영하는 작가와 스태프들.
촬영에 쓰인 의상을 말리는 모습.
촬영 도중 이야기를 나누는 강영길 작가와 배우 수애. 함께 작업한 작품을 작년 7월 뉴욕 텐리문화원에서 전시했다.
‘Limbo’, 200×120cm, Pigment Print, 2017.
규칙적 생활과 창조적 작업
영화감독을 꿈꾸던 그에게 영화는 지금도 영감의 원천이다. 좋은 영화를 통해 뛰어난 사람의 생각을 엿보고, 여행을 통해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그가 작업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또 하나 꼽은 것이 재미있다. “규칙적 생활입니다. 어린 시절엔 가까운 지인과 술 한잔하면서 감정에 몰입하곤 했지만 40대 이후엔 그런 것들이 오히려 작업에 방해가 되더군요. 아침 조깅으로 시작하는 하루하루의 생활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거나 작업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규칙적 일과와 창조적 작업의 관계에 대한 그의 말에서 문득 매일 아침 샤워하며 하루 작업 계획을 세운다는 회화 작가 강익중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강영길 작가는 지난 2017년부터 작품 전시에 특수 유리 제조 전문 회사 코닝Corning이 개발한 MASTERPIXTM(이하 마스터픽스) 강화유리 액자를 사용하고 있다. 지금도 계동 물나무 사진관 앞 한옥 전시장에 마련된 마스터픽스 안테나 숍에서도 마스터픽스 유리 액자에 담긴 강영길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중으로, 디아섹diasec 등 기존 유리 액자에 비해 눈에 띄게 선명하다. 덕분에 랩소디 인 컬러 연작의 강렬한 색채가 마스터픽스로 더욱 화려해졌다. “폴더폰에서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했을 때의 느낌입니다. 표현이 더욱 자유로워졌어요. 기존 액자보다 가벼워서 운반하기도 좋지요. 여러 장의 사진을 디지털 작업으로 겹쳐 완성하는 제 작업의 레이어를 다 분리해 투명한 마스터픽스 액자 여러 개를 입체로 중첩 설치하는 전시 방식도 생각 중입니다.” 6월 23일부터 7월 14일까지는 웅갤러리에서 개인전 를 연다. 색을 극도로 절제해 화면을 흰색으로 가득 채운 림보 연작과 대나무 연작의 어두운 배경이 흥미로운 대조를 이룬다. 배우 수애와 함께 작업한 림보 연작으로 호평받은 작년 뉴욕 전시 이후 낯선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관객에게 자신의 작업을 보여주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다는 그. “작가니까 죽을 때까지 계속 고민하면서 작업할 거고요. 새로운 아트 페어, 새로운 미술관에서 제 작업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계기를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규칙적 일과로 빚어내는 강영길 작가의 창조적 역량이 뻗어갈 새로운 행로가 자못 궁금해진다.
<행복이가득한집>과 MASTERPIXTM가 함께 하는 캠페인
가볍게, 작품 한 점
지난 2002년 9월호부터 가장 주목받는 동시대 미술 작가의 작품으로 표지를 꾸며온 <행복>은 특수 유리 전문 기업인 코닝에서 제작한 프리미엄 액자 브랜드 마스터픽스와 함께 ‘가 볍게, 작품 한 점’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스마트폰 유리에 쓰는 코닝 고릴라 글라스CorningⓇ GorillaⓇ Glass를 들어본 적이 있으시지요? 마스터픽스는 충격에 강하고 색과 형태가 변 하지 않는 고릴라 글라스로 만든 프리미엄 액자입니다. 선명한 색채와 고화질로 작품의 가치를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는 마스터픽스에 <행복>의 표지 작품을 담았습니다. 얇고 가벼워 어디에나 설치하기 편하지요. 가장 적극적으로 예술을 즐기는 방법, 작품 소장이 어느 때보다 부담 없이 가벼워졌습니다. <행복>의 안목으로 고른 작품을 변치 않는 마스터픽스의 선명한 색채로 소장하세요.
마스터픽스에 담은 이번 달 표지 작품은 강영길 작가의 ‘랩소디 인 컬러Rhapsody in Color’입니다. 크기는 가로 90cm, 세로 60cm이며, 50점 한정, 가격은 60만 원입니다.
[판매처]
네이버쇼핑 아트윈도 디자인하우스 셀렉트숍(swindow.naver.com/art/store/100064067) 또는 스토리숍 전화(080-007-1200)와 카카오톡 친구(M플러스멤버십)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 주문 가능 시간은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6시이며, 토ㆍ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은 쉽니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8년 7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