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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DF_행복이 가득한 집 기획관 Home: Sweet Home
개인의 시대를 넘어 핵개인의 시대. 팬데믹을 지나 1인 가구의 급부상과 함께 집은 ‘의무의 공간’에서 ‘취향의 공간’으로, ‘휴식의 장소’에서 ‘해독과 재생의 장소’로 변화 중이다. 무엇보다 그 안에서의 사적 생활이 공적 생활을 앞지르면서 집은 ‘같이의 공간’에서 ‘따로 또 같이의 공간’이 되었다. 1987년 창간 후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탐구해온 <행복이 가득한 집>, 1969년 창립 후 55년 동안 ‘스위트 홈’이라는 가치를 추구해온 ㈜오뚜기가 주관 및 후원한 SLDF 기획 전시 <Home: Sweet Home>. 서영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임태희 디자이너가 풀어낸 여덟 개의 페르소나 룸, 두 개의 라운지를 통해 행복이 가득한 집 즉 스위트 홈의 가치를 조명했다.

생활이 더 분주해지고 편리해져도 식탁 언저리에서만큼은 지긋이 머물고, 수굿이 기다려야 합니다. 좋은 것, 이로운 것, 귀한 것은 다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이곳이야말로 우리를 근본으로 돌아가게 하죠. ㈜오뚜기가 지향하는 스위트 홈의 가치도 그렇습니다. 맛있고 든든한 음식에서 비롯된 행복이 가정과 사회로 퍼져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바로 ㈜오뚜기가 생각하는 스위트 홈입니다.


창립 55주년을 맞아 오뚜기(ottogi.co.kr)의 헤리티지를 담은 이정은 작가의 카레 아트워크와 식재료로 구성한 부엌. 갑빠오 · 소소영 · 신우석 · 이정은 · 채병록 작가의 아트워크 프린팅 에코백을 벽면에 연출했다.
취미로 요리하는 아빠의 부엌
“애들이 요즘 뭘 먹고 다니는지 걱정이다”

학원, 야근, 친구들과의 약속 등 늦은 귀가로 집밥을 챙겨 먹지 못하는 아이들 걱정에 취미로 요리까지 하게 된 아빠. 조금이라도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어 영양 성분표를 들여다보고 비법 레시피도 검색합니다.  


피자와 팝콘 등 간편 먹거리는 오뚜기 제품. 벽에 세운 패브릭 액자 아트워크는 정희기 작가(@higiart) 작품. 위스키는 세바Sevva 소장품. 빈티지 위스키를 장식한 리큐어 캐비닛과 카펫ㆍ샹들리에 조명등은 킨스마켓(@keensmarket), 두 가지 세럼을 한 병에 담아 탄력 있는 피부로 가꿔주는 더블세럼, 더블세럼 라이트, 더블세럼 아이는 모두 클라랑스(www.clarins.co.kr), 친환경 EPP 충전재와 기능성 가죽으로 편안한 착석감과 실용성을 갖춘 톰 소프트 빈백 소파는 플래지어(www.flasier.com) 제품.
잘나가는 마케터 딸의 나 홀로 라운지 
“위스키는 단지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취미 활동 같아서 줄이기 힘들다”

‘그래서 해내는 능력’을 지닌 MZ 세대 직장인 딸. 퇴근 후 홀로 위스키를 탐미하는 것이 가장 큰 휴식입니다. 쉴 틈 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찾아낸 행복이 바로 위스키인 거죠.       


고양이와 의자 커버 등 패브릭 아트워크는 정희기 작가, 매실·사과 등 식재료를 자수로 구현한 작품은 최은정 작가(www.ldkbstudio.kr, <행복>×오뚜기 아트워크 프로젝트 중 식초 편 제작) 작품. 갑빠오 작가와 협업한 아트 카펫은 유앤어스(02-6203-2624) 제품. 오뚝이를 닮은 숫자 8을 높이에 적용한 롤리폴리 인형은 오뚜기몰(ottogimall.co.kr) 판매.
수놓는 고양이 할머니의 바느질 방 
“나는 어느새 할머니가 되었을까”

바늘길 따라 나이까지 빼곡히 수놓은 고양이 할머니. 엉킨 실 풀어가듯 살다 보니 어느새 ‘속 깊은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발가락을 꼬물거리는 캐릭터를 수놓은 침구와 패브릭 책은 정희기 작가 제작. 인형은 오뚜기 공식 캐릭터 ‘옐로우즈’의 봉제 굿즈 시리즈로 오뚜기몰 판매.
책벌레 막내가 꿈꾸는 침실

“세상에 없는 책과 함께 잠들어요”

유튜브 쇼츠 시청 금지당할 때, 땅 파고 들어가고 싶을 만큼 부끄러울 때, 그냥 슬플 때 책을 읽다 보니 독서꽝에서 독서광이 됐어요. 세상 어딘가에 나머지 모든 책을 해석할 수 있는 완벽한 책이 있다던데, 꿈에서 만날 수 있을까요?    


반려동물을 위한 종이 집 아트워크는 스타일리스트 노제향의 작업으로 오뚜기 제품의 물류 박스로 제작했다. 바닥의 노란색 페인트는 오뚜기 옐로우를 구현한 삼화페인트 Y100 제품.
환경 운동가 엄마가 만든 우리의 집 
“‘우리가 안녕한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끊임없이 너를 살펴야 내가 안전하다’라는 진리를 깨달은 엄마. 반려동물의 가장 가까운 보호자이자,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 열심인 자발적 환경 운동가로 살고 있습니다.     


관람객이 직접 배경 이미지와 방 꾸밈 아이템을 선택해 볼록 거울을 통해 셀카를 찍을 수 있는 드림 홈. ‘숲속의 안방’ ‘하늘 속 거실’ ‘시간으로 가는 방’ 등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드림 홈은 2023 SLDF 공식 포스터의 일러스트를 맡은 아티스트 클레멘타인의 작업. 방 꾸밈 아이템은 오리지낼리티 디자인 가구와 소품을 엄선한 큐레이션 플랫폼 로마드(www.lomad.co.kr)의 셀렉션. 인터랙티브 전시 프로그래밍은 MIL Interactive 작업. 스크린 터치 기능을 더하고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LG전자(www.lge.co.kr)의 스탠바이미 FHD TV와 가까운 거리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HU915QE 빔 프로젝터로 구현했다.
유튜버 꿈나무의 포토 존 
“나는 내일의 콘텐츠를 팝니다”

콘텐츠를 SNS에 올리기 위해 방의 모든 곳이 포토 존이 된 유튜버 지망생. 그가 꿈꾸는 방은 어떤 모습일까요?     


오뚜기 형상과 타일을 구현한 다양한 형태의 핸드메이드 비누는 한아조(www.hanahzo.com) 제품. 샤워 커튼은 오뚜기 일러스트 공모전 당선작인 신우석 작가의 ‘군마일케’ 아트워크로 제작했다.
깔끔쟁이 삼촌의 욕실  
“인간의 네 번째 욕망은 목욕이다”

욕실은 아지트이자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는 공간입니다. 오롯이 품어주는 욕조, 좋은 향기를 내뿜는 비누, 부드러운 물줄기, 이 모든 것이 만들어내는 따뜻함과 평화로움에 매일 욕조에 몸을 담급니다.     


오뚜기 옐로우 지렁이 아트워크는 정희기 작가, 식물 영상은 이성란 작업. 천장에 매달린 식물과 정원 도구는 한남작업실, 행잉 식물 연출에 활용한 공병은 오뚜기 협조.
섬세한 식집사 아들의 손바닥 정원  
“내게 식물의 피가 흐르고 있다”

조용하게 식물을 돌보고, 원예 도구를 모으는 일에서 즐거움을 찾습니다. 식물과 동거하며 시중드는 일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해줄 수 있는 것은 모두 해주고 싶은 마음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오뚜기의 상징 Y100 컬러를 적용한 장우산과 오뚜기팔레트 키친클로스는 오뚜기몰, 페이마 전동 그라인더 601N 프로와 에어플로우 스테인리스 드리퍼· 브루마스터 드립포트·유리 서버·리스 드립스케일, 아람 커피메이커 스탠드 세트는 모두 카페뮤제오(www.caffemuseo.co.kr) 판매. 천장에 장식한 원두 팩은 RPM coffee factory 제품. 커피 잔을 수놓은 방석과 쿠션은 정희기 작가 작품. 빈티지 장은 킨스마켓 제품.
바리스타 할아버지의 방  
“한 잔의 커피는 한 번의 여행과 같다”

퇴직 후 인생의 시작점에 다시 선 할아버지. 평생 해온 일과 전혀 다른 행복을 찾았습니다. 커피콩에서 풍겨나는 향에 끌려 직접 로스팅을 하고 브루잉을 합니다. 성숙한 인격에 삶의 향기가 맴돌 듯 할아버지가 로스팅한 커피엔 시간의 향미가 그윽합니다.         


최혜경 기자 | 사진 박찬우 | 전시 기획 서영희, 임태희 | 후원 ㈜오뚜기

두 디자이너가 펼치는 ‘행복이 가득한 집’
2024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하이라이트 기획전 <디자이너스 초이스>의 주인공, 서영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임태희 디자이너는 ‘오늘날의 집’에 대한 생각을 바탕으로 전시장에 열 개의 방을 지었다. 방을 지은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톺아보는 ‘행복이 가득한 집’.

<디자이너스 초이스>의 주인공 서영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임태희 디자이너.
부스 가운데에는 디자인하우스 독자가 책과 소품을 둘러볼 수 있는 마당을 두었다. 새와 새장은 서영희 디렉터와 정희기 작가가 만든 것.
열 개의 방은 겉보기에는 비슷하지만 창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장면은 모두 다르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변하지 않는 테마는 집이다. ‘행복이 가득한 집’을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에서 서영희 디렉터와 임태희 디자이너는 집이 더 이상 하우스가 아닌 각자의 취향이 담긴 방이라는 생각에 주목했다.

“<행복>과 처음 일한 것이 1995년인데, 벌써 30년이 되어가요. 이렇게 긴 시간이 흘렀는데, 제 기준으로만 지금의 집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 직원들에게 어떤 곳이 행복이 가득한 집이냐고 물었는데, 그 친구들이 ‘저희는 집 아니고 방에서 행복하다’는 거예요. 그때 키워드가 떠올랐죠.” (서영희)

“이제는 가족이 한집에 살아도 거실이 아니라 각자의 방이 더 의미 있는 곳이 되었어요. 집의 개념이 방으로 바뀐 거죠. 그래서 취향이 도드라지고요. 위스키를 즐겨 마시는 딸, 섬세한 식집사 아들 등 이 시대 한국 라이프스타일의 단면을 방 하나하나에 담아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를 통해 자신이 꿈꾸는 행복한 집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랐습니다.” (임태희)



요리를 좋아하는 아빠의 방. 오뚜기 제품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클레멘타인의 그림 위에 로마드의 가구를 배치해 포토 존처럼 연출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지망생의 방.
두 디자이너를 주축으로 모인 팀은 기나긴 대화를 거쳐 가족 구성원을 주인공으로 정했고, 각각을 위한 열 채의 집을 지었다. 임태희 소장이 집 짓기를, 서영희 디렉터가 스타일링을 맡았고, 바느질과 천으로 온기 있는 작업을 하는 정희기 작가도 함께해 곳곳에 따뜻함을 물들였다.


이번 전시가 특히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던 것은 그곳에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마치 내 친구, 우리 아빠의 방과도 같아서 관람객은 “나 이런 할머니가 되고 싶어!”라거나 “여기는 딱 네 방인데” 같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에게 어울리는 방을 발견하기도, 저마다의 방을 상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상상의 나래가 가능했던 건 사소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은 이들의 노력 덕분. 서영희 디렉터는 위스키 애호가에게 자문을 구해 그의 컬렉션과 잔으로 세팅할 정도로 세심함을 발휘했고, 후원사인 오뚜기의 제품과 로고는 위스키 페어링 메뉴, 아빠 방의 벽지 등 곳곳에서 등장해 발견하는 재미를 더했다. 로마드는 직접 셀렉트한 가구가 방에 나타나는 인터랙티브 전시로 포토 존을 꾸미기도 했다.

전시가 끝날 때쯤 식집사인 아들의 방에 심은 수선화가 만개했다. 마치 실제로 누군가의 집이 되어 시간이 흘러버린 것처럼 말이다. 행복이 가득한 집을 묻는 질문은 곧 행복한 나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열 개의 방이 자리를 지킨 4박 5일은 관람객에게 자신의 방과 집, 더 나아가 행복한 각자의 모습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짧지만 긴 시간이었다.



Interview

아트워크 협업한 정희기 작가

이번 전시에 참여해 ‘행복이 가득한 집’을 한층 따스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여러 작업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저는 열 개의 방 곳곳에 묘사된 요소를 텍스타일로 만드는 역할을 담당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요소를 ‘희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었고요. 여러 작업 중에서도 막내 방의 책장과 새장이 기억에 남아요. 책도, 새도 하나만 있을 때는 그 자체가 돋보이지만, 무리 지어 있으니 다양성이나 공존 같은 의미로도 읽히더라고요. 우리는 혼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서 있는 것이라고 종종 생각하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강했던 터라 두 작업이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전시를 위해 특별히 사용한 소재나 아이템이 있었나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집을 전시하는 것이어서 앤티크 가구나 실제로 사용하는 집기 등 시간의 흔적이 묻은 아이템을 곳곳에 배치했어요. 저도 헌 옷이나 빈티지 원단, 재고 원단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행복이 가득한 집’은 어떤 모습인가요?
행복이 가득한 집은 결국 저와 닮은 모습인 것 같아요. 때로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결국 내 집만 한 곳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제 것으로 가득한 공간이 주는 온기가 있기 때문이에요. 나의 감정과 생각의 흐름이 가장 강하게 집중되고요. 집에서 작업하길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경화 기자

글 최혜경 기자, 정경화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4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