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크라이크홈의 서촌 한옥 사무실. 게스트 하우스로 쓰던 약 80년 된 한옥을 개조했다.
클라이언트와 상담하는 미팅 테이블에 앉은 손명희 대표.
‘좋아, 좋아, 집’이라는 가시적인 네이밍을 보면 라이크라이크홈이 추구하는 바가 짐작되기도 합니다.
라이크라이크홈의 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사람 사는 집’입니다. 물건이 그냥 툭 하고 자연스럽게 얹혀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편안하고 아름다운 집. 그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전 사실 집이 되게 많은 사람이에요. 주거 프로젝트마다 내가 사는 집이라고 생각하며 임하기 때문이죠. 편안하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집을 만드는 게 목적이에요. 일상 속에서 집이 정말 ‘좋아’질 수 있도록요.
주거 프로젝트가 전체 작업의 90%를 차지한다고요.
SNS에 저희 집을 공유하면서 주거 공간 작업 의뢰가 급격히 늘었어요. 28년 된 돈암동 아파트에 살 때 주방을 우드&화이트에 아날로그한 콘셉트로 레노베이션했거든요. 상부장과 하부장의 형태를 다르게 구성하고, 유럽에서 어렵게 공수한 빈티지 스타일의 하드웨어를 달았죠. 당시엔 우드를 베이스로 한 주방 인테리어가 보기 드물던 때라 뜨아! 하고 놀라면서도 흔치 않는 스타일에 다들 좋아해주셨어요. 라이크라이크홈을 찾는 클라이언트는 대개 저희 집과 비슷하게 작업하길 원해요. 이젠 저희 집이 클라이언트의 시안이랄까요? 저희 집에 하는 여러 공사는 결국 또 다른 클라이언트의 집에 시도해보기 위한 테스트라고 볼 수 있어요.
사무실이지만 공간 대여 서비스를 통해 전시 공간으로도 활용한다. 최근에는 훈밤 작가의 <꿈꾸는 집> 전시를 개최했다.
익숙하지 않은 빈티지함이 라이크라이크홈의 매력이지요.
오래된 것의 깊이감을 좋아합니다. 빈티지, 앤티크 가구를 모으시던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모던하고 새것 느낌이 나는 작업은 저와 거리가 멀어요. 저는 빈티지 가구를 공간에 매치하는 것, 오래된 아파트 등의 작업을 선호하죠. 공사할 때도 집 본연의 건축 형태와 마감재를 살리려고 해요.
작업할 때 항상 놓치지 않는 요소가 있다면요?
주방과 신발장만이라도 도장을 하길 권유해요. 도장 컬러는 매번 화이트로 선택하죠. 그런데 저는 지루한 걸 싫어해서 늘 새로운 걸 시도해요. 가구 위치를 바꿔가며 기분을 환기하는 게 취미일 정도니까요. 부엌의 경우 예전에는 우드 소재를 사용한 따뜻한 스타일을 선호했다면, 지금은 심플한 느낌을 더 살릴 수 있는 천연 대리석을 써보려고 해요. 하드웨어나 컬러로 인테리어에 포인트를 줬다면, 요즘은 재질이 주는 질감을 통해 독창성을 드러내는 연습을 하고 있지요.
프로젝트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은 무엇일까요?
디자인이기 전에 ‘교감’인 것 같아요. 우리는 단순히 집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새로운 인생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을 돕는 친구라고 생각하거든요. 라이크라이크홈과 클라이언트의 진짜 관계는 공사가 끝날 때부터 시작돼요. 저는 아직도 첫 프로젝트를 의뢰한 클라이언트와 연락하며 지내요. 가구뿐만 아니라 반찬 통, 수세미, 고무장갑 등 사소한 것의 정보까지 다 알려드리죠. 제 냉장고 사진을 보시고 레시피를 묻는 분도 있는데, 그럼 전 레시피를 적어서 우편으로 보내드리기도 해요. 삶의 전반적인 메이트인 거죠. 이런 세심함이 라이크라이크홈의 분명한 강점인 것 같아요.
Project
문민지 님의 집
신축 아파트를 전체 리모델링한 사례. 공사업체에서 시공한 기존 것들을 모두 뜯어내고 사는 이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구조를 탈바꿈하면서 조금 더 편안한 느낌을 살렸다. 집주인이 헬싱키 여행에서 접하고 인상 깊어 한 알바 알토 하우스에서 모티프를 얻어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눈이 편안해지는 공간을 완성했다.
김은향 님의 집
3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 레노베이션 사례. ㄱ자 구조 조리대가 있던 주방을 작은 평형에서는 보기 힘든 T자 구조로 과감하게 변형했다. 식기세척기·세탁기·건조기와 같은 덩치 큰 가전을 모두 매립해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하고, 취식할 수 있는 다이닝룸은 주방 옆에 위치한 방에 별도로 마련했다.
라이크라이크홈
서양화를 전공하고 푸드와 리빙 스타일리스트를 거쳐 현재는 인테리어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 신에 몸 담고 있는 손명희 대표가 운영하는 인테리어 스튜디오. 평범한 아파트여도 여러 해를 살면서 우리 집이 좋다는 감탄이 매일 흘러나오는 집을 만든다. 구축 아파트를 인스타그래머블하게 탈바꿈해 주목받았으며, 인테리어디자인과 시공은 물론 공간에 어울리는 가구와 소품을 제안하는 홈 스타일링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likelikehome.kr
사진 로우그라피 이예린(프로젝트)
- 다정함으로 쌓아 올린 집 likelikehome 손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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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좋다는 말을 반복해 외칠 때부터 알아봤다. 손명희 디자이너가 완성하는 집은 ‘사람 냄새’ ‘손때’ 같은 온기가 그득 묻은 단어가 따라붙는다. 만나기 전엔 정성 가득한 편지를 보내 작업을 의뢰하고, 공사가 끝나면 십중팔구 아쉬움의 눈물을 보인다는 수많은 클라이언트는 라이크라이크홈이 지닌 다정함의 가치를 입증한다.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4년 3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