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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패션 돋보이고 싶을 때 입는 옷, 한복
멋 부려야 하는 자리, 주목받고 싶은 자리에 한복만큼 눈에 띄는 옷이 있을까? 전통 한복이 지닌 고아한 아름다움부터 2023년의 시대상을 담아 트렌디하게 변모한 한복까지. 가장 ‘옛’스러우면서도 가장 ‘힙’한 우리 한복.

바래지 않는 전통의 가치
어릴 적부터 옛 물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던 쉼박물관의 박기옥 관장. 그가 한복을 사랑하는 건 필연이다. 전통의 우리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복을 갖추어 입을 줄 아는 멋을 지닌 그와 10여 년 이상의 시간을 함께하며 더 견고하게 반짝이는 보물들.



“보통은 검은 두루마기를 잘 안 입지요. 하지만 나는 오랜 시간 싫증 나지 않고 어느 옷에도 맞춘 듯 잘 어우러지는 검은 두루마기를 좋아합니다.”

자칫 어두워 보일 수 있는 검은 두루마기를 꽃이 은은하게 수놓인 원단으로 우아함을 더하고, 끝동에는 흰 천을, 깃과 뒷길·고름 끝에는 비취를 손수 달아 세상에 하나뿐인 두루마기로 만들었다.



“옛날에 우리 어머니가 두루마기와 여우 털 목도리를 같이 했어요. 내가 그 센스를 배웠지.”

털 조바위는 두루마기와 색을 맞추고, 검붉은 매화 무늬 치마를 살짝 드러내 밸런스를 맞췄다. 함께 든 화려한 꽃 자수 클러치백은 옥 손잡이와 비취 장식에 반해 구입한 것으로, 60년도 더 된 그의 애장품 중 하나.



“35년 전 우리 큰딸 결혼할 때 홍실주단에서 맞춘 소례복이에요. 큰딸부터 막내아들 결혼할 때까지 입고 아직까지도 입고 있지요.”

금박 장식의 남색 대란치마와 홍색 스란치마, 길게 늘어진 자줏빛 당의에 화려한 대삼작노리개로 마무리해 격식을 갖췄다. 귀를 감싸 보온은 물론 예쁘기까지 한 조바위는 평소 자주 찾는 남대문시장에서 구매한 것.



“베이징에 갔을 때 너무 맘에 들어 사 온 원단으로 맞춘 매화 무늬 저고리와 치마입니다.”


매화가 만개한 금빛 저고리와 적색 치마에 금 표주박과 장도가 달린 붉은 노리개로 포인트를 더했다. 여기에 화려한 장식의 아얌을 쓰고 손잡이와 걸쇠를 대나무로 만든 검정 악어백과 동에 금을 상감한 쌍가락지로 완벽한 외출 복장을 완성했다.


한복의 새 유형
한복도 각 시대마다 유행이 있다. 그 때문에 현대의 한복 역시 새 유행을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한복 디자이너 김영진(차이 김영진·차이킴 대표)은 말한다. 눈치 보지 않고 자기 생각을 옷으로 표현하는 MZ 세대가 스스로 찾아 입고 싶게 만드는, 차이 김영진이 제시하는 2023년의 새로운 한복.



자주색 허리끈으로 포인트를 준 하늘하늘한 운문생고사 퍼프 철릭 드레스와 그 위에 노란 브이넥 프릴 샤 원피스를 입고 꽃신을 신었다.



(왼쪽) 주홍빛 리본 소매 저고리와 생고사 퍼프 철릭 드레스, 코르셋 샤 원피스를 입고 노란 타프타 리본을 허리에 둘러 포인트를 줬다. 

(오른쪽) 장수나 다산을 소망하던 기존 한복의 수壽, 복福, 희囍 같은 한자 대신 차이킴이 개발한 한글 ‘봄’과 딸기, 체리 같은 귀여운 그림의 금박 장식으로 사랑스러움을 더한 옥색 명주 금박 리본과 연두색 저고리에 화사한 산호색 말기 치마를 매치했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가상의 도시 벨몬트에서 영감을 얻은 차이 김영진 한복 컬렉션. 벨몬트에 사는 아름다운 포샤가 입을 법한 의상을 상상하며 몽환과 낭만, 환상의 이미지를 봄처럼 화사한 색감의 한복으로 그려냈다.

분홍색 금박 저고리와 드레스에 연보라색 타프타 금박 리본을 두르고, 그 위에 아웃 주름 퍼프 디테일이 돋보이는 옥빛 철릭 코트를 걸쳤다. 머리에는 화관을 써 마무리했다.



샛노란 아웃 주름 퍼프 저고리와 몽환적인 코르셋 샤 원피스에 연노란 꽃신을 신었다. 그 위에 보라색 타프타 리본을 두르고, 금박 댕기로 만든 미니 리본 장식으로 포인트를 줬다.



중세 시대 서양 드레스의 퍼프소매처럼 한복 소매를 풍성하게 극대화한다거나, 노방 치마로 드레시한 느낌을 주거나, 대형 리본과 베니스 자카르 소재로 장식한 코르셋 등으로 한층 극적 효과를 더해 새로운 한복 패션을 완성했다.

연회색 운문생고사 저고리와 말기 치마에 개나리색 샤 허리 치마로 풍성함을 더하고, 베니스 자카르 소재로 장식한 코르셋과 타프타 리본으로 포인트를 줬다.



(왼쪽) 꽃 자수 트리밍으로 도련과 끝동을 마감한 저고리와 리본 허리끈을 단 옆트임 갈래 치마 드레스를 입었다.

(오른쪽) 금박으로 장식한 보랏빛 저고리와 리본 드레스에 풍성한 소맷단이 매력적인 아웃 주름 퍼프 철릭 코트를 매치했다.


비주얼 디렉팅 서영희│사진 이건호 | 세트 스타일링 노제향 | 모델 박기옥(숨박물관 관장), 성진, 예린 | 헤어 이영재│메이크업 박성희 | 제품 협조 차이 김영진·차이킴 (02-333-6692)

담당 박지윤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23년 2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