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용, ‘오래된 미래’, 캔버스에 아크릴, 117×80cm, 2013
*작품은 곽승용
작가의 ‘오래된 미래’ 시리즈로, 작업의 화두는 온고지신이다. 누드와 한복이라는 오래된 소재의 만남에서 창작이라는 미래를 경험하는 것. 모델은 익숙함을 유도하기 위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과거 인물을 주로 선택한다. 11월에 갤러리 가이아에서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생각보다 흔한 유방암
주변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는 사람의 수를 헤아려보길. 내 경우엔 열 손가락은 족히 넘는다. 실제로 유방암은 한국 여성에게 갑상샘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그 발병률은 얼마나 될까? “평균적으로 일생 동안 우리나라 여성 스물다섯 명 중 한 명꼴로 나타나죠. 40~50대의 발병률이 가장 높지만 3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환자층이 넓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암병원 유방센터 한원식 교수의 설명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높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유방암 5년 생존율은 1996~2000년에 83.2%였는데, 2001~2005년에는 88.5%로 약 5%가량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91%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해 세계 최고 생존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한원식 교수는 “치료 수준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유방암 예방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유방암 검진이 활성화됐다는 사실을 주목할 만합니다. 그만큼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니까요. 초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치료받는다면 90% 이상 완치가 됩니다”라며 유방암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언젠가부터 기자 역시 ‘30대가 넘으면 유방암 검진을 꼭 해야 한다’는 인식이 박혀 매년 정기검진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발라야 한다’는 수칙만큼이나 당연시 여긴 미용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할까. 그리고 고백건대, 서른넷 무렵엔 악성종양이 의심된다며 바늘로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맘모톰 시술’을 받기도 했다. 최소 2년에 한 번 전문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달 스스로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도 있으니 잊지 말 것.
“규칙적으로 자가 검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유방 형태나 촉감 등에 익숙해져 정상 상태가 어떠한지 알 수 있으니, 만약 몸에 작은 변화가 나타나면 더 쉽게 감지할 수 있습니다.” 한원식 교수가 덧붙인다. 그렇다면 자가 검진 방법은? 한 달에 한 번, 생리 후 3~4일 뒤 자가 검진을 하는 것이 좋고, 폐경 후 여성은 기억하기 쉬운 날을 정해놓고 정기적으로 한다.
거울에 자신의 가슴을 비추어보아 대칭이나 유두 함몰 등의 형태를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양손을 올리거나 옆구리에 붙여 유방 피부를 팽팽하게 한 후 피부가 움푹 들어가는지 본다. 유두에 압박을 가해 분비물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 한편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건강한 식습관일 터. 섬유소, 항산화 물질, 미네랄과 영양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균형 있는 식사를 한다.
유방암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유방 세포를 증식하는데, 그 과정에 DNA가 손상된 변형 세포의 수를 증가시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월경을 일찍 시작하고 늦게까지 할수록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미출산 아이를 낳은 경험이 없다면 출산 경험이 있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1.4배 더 높다. 피임약 경구 피임제를 8년 이상 사용하면 유방암의 발생 위험이 약 1.7배 상승하며, 10년동안 사용하면 약 4.1배 상승한다.
향 전문 브랜드 레흐 대표_임희선
자신의 몸을 최우선으로 하세요
어느 날 한창 야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오른쪽 가슴에서 피가 나왔다. 속옷에 묻어 있는 걸 발견한 것이다. 걱정도 됐지만 업무상 바쁜 때여서 가장 가까운 병원인 소아과에 갔더니 역시나 큰 병원에 가라고 했다. 집 앞 종합병원에서 초음파부터 유두를 통해 바늘을 유선으로 넣는 등 온갖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도 결과는 “모르겠다. 더 지켜보자” 였다. 그제야 안되겠다 싶어 영동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겼다. 모든 검사를 다시 받았는데, “암일 수도 있으니 수술을 해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이던 당시엔 바늘로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맘모톰 시술이 없던 때라 오른쪽 유방의 거의 4분의 1을 절제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데, 계속 조직 검사를 해보자는 결과의 반복이었다. 한마디로 유방암 확진은 아닌데, 끊임없이 정상이 아니라는 이상 소견이 나오는 상황인 것. 당시 주치의 선생님은 말기 암 환자였는데, 투병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경험했기에 조심스럽게 절제술을 권했다. 주변에서는 아직 어리고 암도 아닌데 가슴을 절제한다는 것을 말이 안 된다고들 했다.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결국엔 주치의 선생님의 말을 따르는 결정을 내렸다. 암일지도 모른다는 불안함 속에서 내 삶을 망가뜨리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차라리 다 제거하는 게 재건술을 하기 용이하다는 말도 설득력이 있었다. 결과는? 3주 후 출근해서 출장도 다녀 올 만큼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회복도 빨랐다. 물론 그 후부터는 내 몸이 혹사당한 건 아닌지 자가 검진하며 충분히 쉬려고 노력했다. 거처도 강원도로 옮겼다. 중요한 건 자기 몸을 잘 들여다보고 잘 다독여줘야 한다는 것. 특히 몸과 정신은 연결되어 있다. 오늘 하루 내 몸과 마음은 안녕한지, 매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곽승용, ‘오래된 미래’, 캔버스에 아크릴, 91×73cm, 2013
월간지 <더 셀러브리티> 사장_조현주
여성성 입증해준 유방암은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
2011년 어느 가을날, 왼쪽 가슴을 만져보니 뭔가가 느껴졌다. 피부염은 아닌 것 같고 속에서 생긴 혹으로 생각되어 바로 병원으로 갔다. 조직 검사 결과 유방암 진단을 받았고 며칠 뒤 절제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진 6개월간의 항암 치료와 35회의 방사선 치료. 그 과정에서 처음엔 ‘하필이면 이런 시련이 왜 나한테 왔을까?’ 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겨났지만,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나는 질병 중에서도 현대 의학으로 완치 가능하다는 유방암에 걸린 운 좋은 사람이야. 유방을 떼낸다는 게 심리적 부담도 있지만, 유방암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가 나의 여성성을 입증하는 거 아냐? 게다가 유방의 본령은 육아를 위한 신체 기관이잖아. 나는 두 딸을 다 키웠으니 제 임무를 완수한 거야.’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나니 치료를 받는 게 힘들지 않았다. 솔직히 독한 항암제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미련 없이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깎았고, 사진가 친구에게 사진도 찍었다.
‘내가 언제 삭발을 해보겠어?’ 가발을 여러 개 사서 어느 날은 단발, 어느 날은 찰랑찰랑 웨이브 머리로 변신도 해보고, 모자 사치도 제법 누린 기억이 난다. 어차피 겪을 일, 유쾌하게 즐겨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내 소식을 들은 주변 사람들이 건강에 좋다는 팔도 특산물을 구해오고 김치를 담가주는 친구, 반찬 해다 주는 후배들 덕분에 투병 기간 중의 우리 집은 노동 없이 얻은 음식들로 풍성한 에덴동산처럼 변했다. 그렇게 사랑받는 것도 감사했다. 아직 아프지만 이미 내 마음은 다 나은 것처럼 개운했다. 이런 긍정의 마인드 덕분인지, 회복 속도가 같이 치료받는 다른 사람들보다 빨랐다. 수술하고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으면 안정권이라 하는데, 이제 2년 남았다. 파이팅!
동참하세요! 유방암 의식 향상 캠페인
‘유방암은 정기검진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와 아모레퍼시픽에서는 핑크리본 캠페인을 매년 10월에 진행한다.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의 경우 전 세계 유방암을 극복한 네 가족 이야기를 공유하고 유방암 검진을 위한 맘모버스 운영, 유방암 관련 시민 강좌 등을 진행하며, 아모레퍼시픽에서는 ‘핑크리본 사랑 마라톤’을 개최한다. 2014년 서울 핑크리본 사랑 마라톤은 10월 19일 여의도 광장에서 열릴 예정. 또 각 기업에서는 매년 브랜드의 대표 제품 중 ‘핑크리본 에디션’을 별도로 출시, 판매 수익금을 유방암 수술 치료비, 학술 연구비 등 유방 건강을 위한 지원금으로 전달한다. 따라서 이 제품들을 구입함으로써 간접 기부를 하는 ‘착한 소비’도 가슴 건강 지키기 운동에 동참하는 하나의 방법일 듯.
1 라 메르 핸드 트리트먼트 손, 발, 팔꿈치 등 건조한 부위를 진정시키고 촉촉함을 부여한다. 50ml, 6만 원대.
2 에스티 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 싱크로나이즈드 리커버리 콤플 렉스 II 피부 정화와 개선 작용을 하는 밤 전용 세럼과 한정으로 선보이는 핑크리본 키체인. 50ml, 15만 5천 원대.
3 크리니크 드라마티컬리 디퍼런트 모이스춰라이징 로션+ 한정판에는 네 가지 상징적 참을 더했다. 200ml, 5만 7천 원대.
4 오리진스 드링크 업 하이드레이팅 립밤 베리 스플래쉬 입술에 자연스럽고 건강한 생기를 준다. 15ml, 2만 1천 원대.
5 헤라 네일 인핸서 핑크리본 캠페인을 위해 출시한 한정판. 칙칙하고 변색된 손톱에 건강한 윤기를 부여한다. 10ml, 1만 5천 원.
작품 협조 곽승용 도움말 한원식(서울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겸 암병원 유방센터 센터장) 참고 도서 <대한민국 최고의 명의가 들려주는 유방암> 제품 협조 라 메르(02-3440-2775), 에스티 로더(02-3440-2772), 오리진스(02-3440-2783), 크리니크(02-3440-2705), 헤라(080-023-5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