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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질, 어찌하오리까? 때 미는 여자 vs. 때 안 미는 여자
“찬바람이 불면 내가 돌아온 줄 아세요.” 몸에 허옇게 일어나는 각질 얘기다. 이 보기 싫은 것을 미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여기 때 미는 여자와 때 안 미는 여자가 있다. 피부과 전문의와 에스테틱 전문가가 보낸 두 가지 각질 관리 처방을 들어보시라.


김경민, ‘친한 사이’, 23×55×44cm, acrylic on bronze, 2011


초콜릿 피부를 위해
때 미는 여자
어릴 적 엄마가 때 밀어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머리가 크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때를 밀었고, 이제 습관적인 때 밀기는 커피색 스타킹을 신은 듯한 매끈한 피부를 유지하는 나만의 피부 관리법으로 발전했다. 골프, 서핑 등 야외 운동으로 늘 까무잡잡한 내 피부를 부러워하는 이가 많다. 흔히 멋진 태닝 피부를 만들기 위해선 3백65일 열심히 태닝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매력적인 피부 톤을 좌우하는 정말 중요한 열쇠는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매끈한 피부 결이다(울퉁불퉁한 셀룰라이트가 보이지 않는 탄탄한 근육형 몸매도 빼놓을 수 없다). 누군가 “어쩜 이렇게 태닝이 고르게 잘됐어요? 어느 태닝 숍 다니세요?”라고 물으면 나는 망설임 없이 “때를 잘 밀어야 해요”라고 대답한다. 각질 제거를 소홀히 하고 피부색을 태우는 데만 신경 쓰다 보면 피부가 얼룩질 수 있기 때문이다. 2주에 한 번 정도 때를 미는데, 때 좀 밀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온몸을 구석구석 박박 미는 것은 생각보다 강도 높은 노동이다. 그래서 각질이 쉽게 떨어지도록 돕는 제품(욕조에 몸을 담그는 시간을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해준다)을 사용한다. 손가락과 발가락 끝에 쪼글쪼글 주름이 생기면 부드럽게 때를 밀기 시작하는데, 타월은 새것보다 몇 번 사용한 풀이 죽은 ‘헌 이태리타월을 선호한다. 이 또한 피부 손상을 줄이는 나만의 노하우. 목부터 팔꿈치와 발꿈치까지 꼼꼼하게 때를 민 후, 보디 클렌저로 남은 각질을 향긋하게 정리한다. 목욕 후엔 차진 보디 크림을 약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발라 각질 아래 있던 뽀얀 속살에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는 걸로 한 달 에 두 번 있는 거사를 마무리한다. _ 정아름(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전문가 의견
때 밀기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여성이라면 보습이 특히 중요하다. 피부에 자극을 주는 만큼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은 필수! 사실 때를 민 후에는 마찰로 인한 자극과 피부 보호막 손상이 필연적이다. 따라서 재빨리 피부 각질층이 회복하도록 진정과 보습 효과가 있는 화장품을 정성껏 발라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곧 벌겋게 달아오르거나 때를 밀어도 하얗게 각질이 일어날 수도 있다. 건조한 계절에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진다. 또 때 미는 주기는 약 2~4주가 적당하고, 피부가 예민하고 얇은 편이라면 약 한 달 정도의 주기가 좋다. 야외 운동도 잦아 이미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가 손상되었다면 때 미는 주기를 좀 더 길게 잡아야 한다.
멋진 구릿빛이라도 피부가 쭈글쭈글해지는 건 원치 않을 테니 말이다. 물론 각질 제거를 소홀히 하고 태닝을 하면 태닝이 고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태닝과 때 밀기를 병행하면 피부 건강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적당한 태닝과 때 밀기로 초콜릿 피부를 유지하길! _ 김소영(신사 테마피부과 원장)

잦은 자외선 노출로 피부 자극이 많을 것 같은 경우다. 보습에 신경 쓰지만 건강하고 매끈한 피부를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선 한 가지 제품으론 부족하다. 보디로션과 보디 버터를 함께 바르거나 오일과 보디로션을 함께 사용해 이중으로 보습에 힘쓰길 권유한다. 각질은 28일을 주기로 생성과 탈락을 반복한다. 2주에 한 번 때를 민다고 했는데 한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_ 임수아(버츠비 스파 원장)

때 미는 여자를 위한 보습 화장품

1 키엘 크렘 드 꼬르
다양한 용량으로 출시하는 고수분 보디 크림으로 건성이나 악건성 피부에 적합하다. 500ml, 6만 5천 원대.
2 버츠비 비타민 E 바디&배스 오일 입욕 시 욕조에 넣어 사용하거나 목욕 후 몸에 마사지하듯 바르는 오일로 혈액순환과 미백・보습 효과가 있다. 118ml, 2만 4천 원.
3 록시땅 시어버터 로즈 울트라 리치 바디 크림 시어버터를 25% 함유한 한정판 보디 크림. 100ml, 3만 6천 원.

우아하기 위해
때 안 미는 여자

정육점 도마를 닮은 때밀이 대에 누워 이태리타월로 지우개 밥같은 때를 줄줄 벗기던 이웃 아줌마들. 신체검사 전날, 운다며 엄마에게 등짝까지 맞아가며 빨간 속살이 드러나도록 때 밀던 우리 삼 형제. 깍쟁이에 새침데기이던 내게 때를 미는 건 우아하지 못한 풍경으로 비쳤나 보다. 엄마의 손을 벗어난 후로 나는 ‘때도 안 미는 여자’로 사반세기를 살아왔다. 매일 저녁 <나인 하프 위크> 속 킴 베이싱어의 샤워 포즈를 어줍게 흉내 내며 소낙비 같은 샤워기 물줄기에 몸을 맡긴다. 한 달에 두세 번은(과음한 다음 날, 부부 싸움 한 날, 갑자기 내가 불쌍해 보이는 날) 구름처럼 쌓인 비누 거품 사이로 무 다리(학 다리이길 소망하는!)를 뻗어대며 거품 목욕을 즐긴다. 하지만 물에 퉁퉁 불은 때는 절대로 밀지 않는다. 그건 태초부터 내 것이 아닌 양 모른 체하고 넘어간다. 매일 계면활성제에 혹사당하는 내 피부가 가여워 일주일에 한 번쯤은 물로만 샤워한다. 때도 안 미는 여자로 살다 보니, 환절기에 오소소 살비듬이 솟아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 번쯤은 동네 목욕탕에 들러 눈 딱 감고 세신사에게 몸을 맡겨 묵은 각질을 벗겨낼 법도 하건만, 그럴 땐 끈적끈적 하기가 이루 말할 데 없는 보디 크림으로 온몸의 살비듬을 잠재운다. 그렇게 살며 내가 갖게 된 터무니없는 믿음 하나는 ‘때는 밀수록 더 생긴다’는 것. 다시 말해 때를 밀지 않으면 그때부터 ‘찌든 때 안녕~!’이라는 것. 때 안 미는 여자로 살다 보니 ‘때로 나눈 우정’의 사우나 친구 한 명 없지만, 그래도 나는 오늘 밤 킴 베이싱어처럼 긴 머리 뒤로 착 젖히며 섹시한 샤워를 즐겨볼 테다. 비록 비옥한 뱃살의 40대 아줌마지만! _최혜경(프리랜스 기자)

전문가 의견
매우 바람직한 습관이다. 한국인의 특성상 때를 밀어야 개운하다고 하지만, 사실 때를 미는 것은 피부에 심한 손상을 준다. 각질층은 가장 바깥쪽에서 피부를 보호한다. 억지로 벗겨내면 우리 몸은 피부 보호막이 사라졌다고 판단해 더 많은 각질을 생성하는 데 힘쓰기 때문에 ‘때는 밀수록 더 생긴다’는 믿음이 옳다. 샤워를 마친 후에는 피부에 수분이 남아 있는 5분 이내에 피부 타입에 맞는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야 한다. 피지 분비가 왕성한 여름에는 가벼운 타입의 보디로션이 적합하고, 요즘처럼 찬 바람이 부는 계절엔 크림과 시어버터 등 차진 제형의 보습제를 사용해야 몸에 각질이 일어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끈적임이 이루 말할 데 없는 보디 크림’을 사용한다고 했는데, 끈적거리는 제품은 피부 트러블을 야기할 수 있는 오일이나 합성 유화제를 많이 첨가했을 수도 있으니 적당량만 바르거나, 다른 제형의 보습제를 사용하는 걸 추천한다. 거품 목욕을 할 때에도 너무 오래 물에 몸을 담그는 것보다 15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_ 김소영(신사 테마피부과 원장)

극도로 예민한 피부가 아닌 이상 각질 제거를 전혀 안 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 방치된 각질로 인해 가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 이때 긁으면 피부가 심하게 손상된다. 각질이 쌓이면 따뜻한 물로 충분히 불린 뒤 부드럽게 녹이듯 제거해야 한다. 목욕 후 피부가 물을 머금고 있을 때 오일이나 보디로션으로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면 각질 제거 후에도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고 더욱 생기 있는 피부로 가꿀 수 있다. 임수아(버츠비 스파 원장)

때 안 미는 여자를 위한 각질 제거용 제품

1 오리진스 진저 바디 스크럽 상쾌한 향이 나는 오일과 소금이 섞인 스크럽제로, 젖은 손에 덜어 온몸에 대고 원을 그리며 문지르듯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200ml, 4만 원대.
2 크리니크 스파클 스킨 바디 엑스폴리에이팅 크림 팔꿈치나 무릎 등 특히 각질이 많은 부위에 효과적인 풍부한 크림 타입의 스크럽. 250ml, 3만 원.
3 러쉬 슈가 스크럽 설탕을 함유한 각질 제거제로 스크럽을 하는 동시에 피부를 촉촉하게 가꾼다. 100g, 1만 3백 원.

진행 이정혜 기자
디자인하우스 (행복이가득한집 2013년 11월호) ⓒdesign.co.kr, ⓒdesignhous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